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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는 최근 대·내외 경제위기 상황이 자동차 판매 감소라는 점에선 분명 위기이지만,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유가·경기침체로 인해 한국 업계의 강점인 소형차 부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게 '청신호'이다.
물론 전 세계적인 자동차 수요 감소는 문제다. 세계최대 시장인 미국은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980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넘게 줄었다. 지난달만 따지면 15.5%나 줄었다. 미국 금융위기가 심각해짐에 따라 올해 4분기에는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세계 2위 시장인 중국도 지난달 판매가 2년1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덩달아 한국 자동차산업도 주춤하고 있다. 올해 1~8월 완성차업체의 국내 누적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한 257만8956대에 그쳤다. 해외 생산량도 줄고 있다. 지난 6월 14만537대였던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량은 7월엔 전월보다 10.6% 줄어든 12만5502대로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9.6% 더 줄어 11만3331대까지 내려갔다.
■현대차, TPS(도요타생산방식) 대신 'HPS(현대생산방식)'로 위기 극복
■GM대우 "연비·디자인 높여 판매 끌어올린다"
GM대우는 신차 개발 때 연비 향상에 최우선 노력을 쏟아 위기 상황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마티즈, 젠트라, 젠트라X, 라세티 해치백 등 연비가 높은 소형차 생산 비중이 높은 만큼 유가 인상 및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특히 보령 파워트레인 공장에서 생산되는 6단 자동변속기는 토스카급의 중형 세단에 이미 장착됐고, 11월 시판되는 준중형 세단 J300에도 장착되며, 이후 소형차에까지 차례로 얹힐 예정이다. 6단 자동변속기는 기존의 4단에 비해 승차감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5~10% 연료 절감효과가 있다. 또 내년 하반기 출시되는 마티즈 후속의 경우 차가 기존 모델보다 커지고 디자인·편의장비도 크게 좋아지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GM대우 관계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수도·전기 등 각종 에너지 자원 절약 캠페인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각 부분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 절감 노력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유가 급등 등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대처하기 조직 운영의 '크로스 기능(Cross Function)'을 강조하고 있다. 객관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주관 부서와 관련 부서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 참여해 조직원들간의 의사 소통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낭비요소를 철저히 줄여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서성문 연구위원은 "엔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소형차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공장의 노사관계 안정, 생산성 향상만 이뤄진다면 시장 확대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