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정유재란, 난중일기에 나오는 한시 모음
<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원제 :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저자, 최인)>
인용 한시 '상권'
1
胡地無花草 북쪽 땅에 꽃과 풀이 귀하니
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네.
自然衣帶緩 옷과 띠가 저절로 느슨해지는 것은
非是爲腰身 야윈 몸 때문만은 아니라네.
- 당나라 시인 동방규
2
孤城月暈 외로운 성에 달무리 서매
大鎭不救 크디큰 진영을 구해 내지 못하누나.
君臣義重 군신의 의리는 무겁고
父子恩輕 부자의 은혜는 가볍다.
- 동래부사 송상현
3
臣有大綱 신하는 큰 강이 있으니
授命酬分 목숨을 바쳐 직분을 갚음은
志士所程 지사의 당연함이건만
利害奪之 이해가 그것을 빼앗아
允蹈者鮮 진실로 실천한 이가 적으니
臨難乃明 난에 임해서야 나타나네.
侃侃趙公 강직한 조공은
學旣踐實 학문이 이미 실천되어
合忠履貞 충성에 합하고 바른 것을 밟았네.
昔歲龍蛇 전 년 용사의 해가
連屬陽九 운이 양구를 당해
島夷構兵 섬 오랑캐가 침범했네.
金湯失險 금탕이 험함을 잃어
莫敢儲胥 감히 막아 내는 이 없어
直抵漢京 바로 한경에 쳐들어왔네.
鑾輅西遷 임금의 행차가 서쪽으로 파천하매
公泣其血 공이 피눈물을 흘리니
義重身輕. 의는 중하고 몸은 가벼웠네.
- 외암 윤근수
4
十日金沙寺 열흘 동안 금사사에 머무는데
三秋故國心 삼 년 동안 고국을 생각한 듯
夜湖噴爽氣 한밤의 호수는 서늘한 기운을 뿜고
歸雁有哀音 돌아가는 기러기는 슬프게 울고 가네.
虜在頻看鏡 적이 있으니 자주 칼을 보고
人亡欲斷琴 친구가 죽었으매 거문고를 끊으려 하네.
平生出師表 평생에 외우던 출사표를
臨難更長吟 난을 당해 다시 길이 읊노라.
- 송강 정철
5
有女同車 함께 수레 탄 여인 있어
顔如舜華 무궁화처럼 얼굴이 고와라.
將翶將翔 왔다갔다 거닐면
佩玉瓊琚 패옥소리 들리어라.
彼美孟姜 저 어여쁜 강씨 집 맏딸이여
洵美且都 진실로 아름답고 어여쁘구나.
有女同行 함께 수레 탄 여인 있어
顔如舜英 무궁화처럼 얼굴이 고와라.
將翶將翔 왔다갔다 거닐면
佩玉將將 패옥은 찰랑거린다.
彼美孟姜 저 어여쁜 강씨 집 맏딸이여
德音不忘 정다운 그 소리 잊지 못해라.
- 시경 정풍 중 유녀동거(有女同車)
6
綢繆束薪 얽어 묶은 땔나무 다발
三星在天 삼성은 하늘에 떴고
今夕何夕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일까요.
見此良人 이 사람 만났지요,
子兮子兮 그대여, 그대여
如此良人何 이처럼 좋은 분이 어디 있을까요.
綢繆束芻 얽어 묶은 꼴풀 다발
三星在隅 삼성은 동남쪽에 떴고
今夕何夕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일까요.
見此邂逅 이 사람 만났지요.
子兮子兮 그대여, 그대여
如此邂逅何 이처럼 좋은 만남 어디 있을까요.
綢繆束楚 얽어 묶은 가시나무 다발
三星在戶 삼성이 방문 위에 떴고
今夕何夕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일까요.
見此粲者 이 훌륭한 분을 만났지요.
子兮子兮 그대여, 그대여
如此粲者何 이처럼 훌륭한 분이 어디 있을까요.
- 시경 당풍 중 주무(綢繆)
7
國事蒼黃日 국사가 창황한 날에
誰能郭李忠 누가 곽재우와 이순신의 충성을 능히 하랴.
去邠存大計 빈(주나라 도읍)을 떠남은 큰 계책을 위함이요
恢復仗諸公 회복은 제공을 믿네.
慟哭關山月 관산(고향)의 달에 통곡이요
傷心鴨水風 합수(한강)의 바람에 상심일세.
朝臣今日後 조신들아 금일 후에도
尙可更西東 다시 서인이니 동인이니 하려나.
- 선조, 조선 14대 왕
8
細雨天街柳色靑 부슬비 내리는 도성거리에 버들빛이 푸르다,
東風吹入馬蹄輕 봄바람이 불어오니 말발굽이 가벼워라.
舊時名宦還朝日 전날, 대관들은 아침에 환도하고
奏凱歡聲滿洛城 즐거운 개가소리 한양성에 가득하구나.
- 행조(行朝)의 참요(讖謠) 작자미상
9
甘泉宮裏照宣麻 감천궁 속에 선마가 비치니
五十將軍盡伏波 오십 장군이 모두 복파로다.
人望周宣新禮樂 사람들은 주 선왕의 새 예악을 바라고
天開箕子舊山河 하늘은 기자의 옛 산하를 열었네.
砲車夜赤流腥血 포차가 밤에 붉으니 비린 피가 흐르고
玉帳春靑聽凱歌 옥장에 봄이 푸른데 개가를 듣네.
遙想天顔多喜色 멀리서 상상컨대 임금님 얼굴에 기쁜 빛이 많으리니
三韓從此息干戈 삼한에 이로부터 전란이 종식되리.
- 아계 이산해
10
老蚌親陽爲怕寒 늙은 조개가 볕을 쪼임은 추위를 겁냄인데
野禽何事苦相干 들새는 무슨 일로 괴롭게 서로 건드리나.
身離窟穴朱胎碎 몸이 구멍 속을 떠났으매 붉은 태가 부서졌고
力盡沙灘翠羽殘 모래 여울에서 힘이 다되었으매 푸른 날개가 상했네.
閉口豈知開口禍 입을 닫고 있을 적에 어찌 입을 열 때의 화를 알겠으며
入頭那解出頭難 머리를 들이밀 적에 어찌 머리 나오기 어려울 줄 알았으랴.
早知俱落漁人手 어부의 손에 함께 들어갈 줄 일찍이 알았더라면
雲水飛潜各自安 구름과 나는 놈 물에 잠긴 놈 각기 스스로 편히 할 것을.
- 명나라 장수 작자미상
11
毒世妖蛇走大海 세상에 독을 풍기던 요망한 뱀은 큰 바다로 달아나고
吞人暴虎入深山 사람을 삼키던 포악한 범은 깊은 산으로 들어가리.
追兵百萬成何事 추격하는 군사 백만이 무슨 일을 성취하랴,
饋餉徒傷百姓錢 공궤(음식을 바침)하느라고 한갓 백성의 돈만 손해 끼치네.
- 명나라 참군 여응종
12
海徼鯨兒靖 바닷가에 고래새끼가 조용하니
王師萬里旋 만 리에 왕사(王師)가 돌아가네.
風霆嚴部伍 바람 번개처럼 군대가 엄숙하고
龍鳥渡山川 용과 새처럼 산과 내를 건너가네.
時際中興日 시국은 중흥하는 날을 만났고
秋登大有年 가을이라 풍년이 크게 들었네.
壺漿賢父老 항아리에 미음 담아온 어진 부로,
從此祝堯天 이제 요(堯)의 세상을 축원하소.
- 명나라 유격 송대빈
13
南土遺氓望北雲 남도에 남은 백성이 북녘 구름을 바라보니
吾君之子建奇勳 우리 임금의 아들이 기이한 공을 세웠구나.
撫軍靈武由宸命 영무에 무군(세자가 군대에 나감)함은 임금의 명을 받은 것이요,
監國臨安倣典墳 임안(임시수도)에 감국(세자가 궁을 지킴)함은 옛 법을 모방함일세.
地轉天旋迎鶴馭 땅이 구르고 하늘이 돌아 학가를 맞이하니
壺漿簞食載香盆 항아리에 미음 바구니에 밥이며, 머리에는 향불 피운 동이를 이었다.
后來蘇我其無罰 세자가 오셔서 우리를 살리시리니
勿遄回旋救溺焚 빨리 돌아가지 말고 물에 빠지고 불에 타는 것을 구해 주시오.
- 호남선비 작자미상
임진왜란, 정유재란, 난중일기에 나오는 한시 모음
<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원제 :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저자, 최인)>
인용 한시 '하권'
14
歲暮京南客未回 경남에 해는 저물었는데 손은 돌아가지 못하니
那堪惆悵此登臺 여기서 대에 오르매 슬픔을 어찌 견디랴.
萬山雪積迷蒼翠 온 산에 눈이 쌓였으매 푸른빛 아득한데
千里煙嵐蔽草萊 천 리의 좋은 경치 쑥대밭에 가리워졌네.
日午庭前鶯夢擾 한낮 뜰 앞에는 꾀꼬리가 꿈을 깨우고
朔風樓外鵲喧槐 겨울바람 루 밖에는 까치가 홰나무에서 지저귀네.
天涯四顧無窮思 하늘 끝에서 사방으로 돌아보니 끝없는 생각
憂國空慙廊廟才 나라를 걱정하니 큰 재주 못 됨이 부끄럽네.
명나라 천장 진운홍
15
去年今日客京華 지난해 오늘에 한양 길손 되었는데
今日新春又離家 오늘 새봄에 또 집을 떠났네.
嬴得朱顔途路遠 반평생에 먼 길을 다녀 파리함만 남았으니
令人傷感自嗟呀 느끼고 상심해 스스로 슬피 탄식하네.
명나라 천장 진운홍
16
仕路驅馳三十年 벼슬길에 돌아다닌 지 삼십 년
歷來勞苦未容安 괴로움 겪노라고 편안할 수 없었네.
今冬又奉傳宣命 금년 겨울 또 널리 가르치라는 사명 받았으니
萬里遐荒枕雪眠 만 리 먼 곳에서 눈을 베고 자네.
명나라 천장 진운홍
17
否運重回士女殲 비운(否運)이 다시 돌아와 사람들이 죽으리니
丙丁之禍碧於藍 병정(丙丁)의 화가 쪽빛보다 푸르도다.
西行鐵瓮愁無酒 서쪽 철옹(평안도 맹산)에 가자니 술 없는 것이 걱정이요,
東走金剛喜有鹽 동쪽 금강으로 달리니 소금 있음이 기쁘도다.
翠蓋雖驚遼鶴唳 임금의 일산이 비록 요동 학 울음에 놀라나
黃巾竟碎漢靴尖 황건(황건적)이 마침내 한나라 발끝에 부서지리.
他年待得干戈息 훗날 전란이 평정되길 기다려서
吾骨須收瘴海南 바다 남쪽에 나의 뼈를 묻어 다오.
동래부사 송상현
18
長江曲曲繞平沙 긴 강 굽이굽이 모래사장을 감도는데
城舍蕭條愴物華 성곽과 촌락이 쓸쓸해 광경이 서글프다.
山色按天靑不齗 산빛은 하늘에 닿아 푸르름이 끊이지 않고
松陰滿地綠無涯 소나무 그늘은 땅에도 가득해 푸르름이 가이없네.
纔經箕子千年國 지금 기자(기자조선)의 천 년 나라 이어지고
更泛張騫萬里槎 다시 장건(전한의 외교가)의 만 리 뗏목을 띄우리.
日下五雲何處是 해 밑의 오색구름 어느 곳이 거긴고
危樓徙倚夕陽斜 높은 누각 옮겨가며 석양이 빗겼네.
명나라 상천사 이종성
19
堂堂又赳赳 당당하고 용감한 그대 없었으면
微子國應危 이 나라 운명 위험했으리.
諸葛七擒日 제갈량처럼 일곱 번 사로잡고
陳平六出時 진평처럼 여섯 번 계책을 내놓자
威風萬里振 위풍은 만 리에 떨쳤고
勳業四維知 공적은 세상에 두루 알려졌소.
嗟我還無用 아, 나는 더 이상 쓸모없으니 돌아가겠소.
指揮且莫辭 지휘권 돌려드릴 테니 사양 마시오.
명나라 제독 진린
20
蚌鷸持多日 조개와 황새처럼 오랜 날을 서로 버티니
王師久未旋 우리 군대는 오래도록 돌아가지 못하누나.
何當除此賊 어찌하면 이 왜적을 쳐 없애어
露布奏淸邊 변방을 맑게 했다는 승전보를 임금에게 상주할 수 있을꼬.
명나라 부총병 이방춘
21
賊勢披靡久 적의 형세가 쓰러진 지 오래이니
何憂曷月旋 어느 달에 돌아갈까를 어찌 근심하리.
鯨鯢授首日 흉악한 괴수가 목을 바치는 날
功業定無邊 공업은 반드시 끝이 없으리.
조선수군 별장 조아무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