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Sevilla
스페인 서남부에 위치한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안달루시아의 대표 도시이다.
세비야 관광에서 기대되는 것은 대성당과 스페인광장, 플라멩코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인 쇠락의 한 원인이라고까지 지목되는 대성당은 그 규모에서 세계 세번째라고 하지만
내부에서 풍기는 압도적인 위압감은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당에 못지 않다.
유럽 여행이 곧 성당순례라는 조크가 있어 한 두 곳 방문하면 심드렁해지지만
바티칸이나 세비야 대성당 정도되면 그 압도적인 내부 건축에 위압감과 신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대성당 내부는 어른 두 사람이 팔을 벌려야 감싸 안을 수 있는 크고 육중한 석조 기둥들이
거대한 밀림처럼 빽빽히 서있다.
벽면 어디 한 군데 빈 곳 없이 각종 조각과 부조가 가득하다.
주로 예수의 일생이나 성모마리아상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회화적 수준은 르네상스의 풍부한 영감을 이어받아 풍요롭고 섬세하며 때로 웅혼하다.
성당 내부 기둥과 천정 등의 거대함은 위압감을 주지만
제단의 장식이나 성구와 성화 디테일의 정교함, 스테인드그라스의 화려함 등은 눈을 호사롭게 한다.
네 번의 유럽여행을 통해 동서남유럽의 수많은 성당들을 돌아 다녔지만
로마의 바티칸 대성당을 제외하고 세비야 대성당만큼 정교하고 거대한 규모의 성당은 없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 남미 대륙을 식민지화하고 그곳에서 엄청난 규모의 금은보화와 재물을 수탈하여 대제국을 이루었던 스페인이
불과 1세기도 지나지 않아 그 영화를 잃어버리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대성당의 건축 때문이었다고도 보고 있다.
내세의 하늘나라를 위한 당대인의 염원 때문인지 정복자의 야망을 과시하기 위함인지 알 수 없지만
가난한 자를 돕고 이웃을 사람하라는 기독교의 명령을 이처럼 처절하게? 외쳐야 하는지 하는 의문은 여전하다.
대성당의 시그니쳐는 대성당의 주요 제단이나 성화도 있지만 성당 오른편에 우뚝 서 있는 히랄다 탑이다.
히랄다탑 Giralda Tower은 이슬람 모스크의 첨탑 미나렛minaret에 기독교의 종탑을 올린 탑이다.
15세기말 기독교가 레콩기스타(국토회복운동)를 완성한 후 세비야의 모스크를 없애고 대성당을 세울 때
첨탑만은 허물지 않고 보존하는 대신 위쪽에 기독교의 종탑을 올려 정복을 상징하였다
이슬람을 정복한 기독교가 모스크를 파괴하면서도 현란하고 아름다운 미나렛마저 파괴할 수 없었던 듯하다,
70m 높이의 히랄다탑은 내부에 나선형의 오름 통로가 있는데 계단이 아니고 평면길이다.
예전에 이슬림의 술탄이 말을 타고 오를 수 있도록 계단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34층을 걸어오르면 세비야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오르는데 20분 정도이고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나이든 사람들도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맨 위층에는 큰 종들이 여러 개 매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