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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의 아모레미오......
유성호텔과 리베라호텔 뒷길을 나는 수요일 금. 일요일 아침에 꼭 지나다닌다. 유성에 오신 분들이 하루를 지체할때 아침을 먹기 위해서는 이 골목에 80%는 찾아온다. 아침에 선지국 냄새가 골목을 꽉채워 싫어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냄새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여러가지 농익은 냄새중에 하나라고 나는 생각하고 싶다..저녁엔 정말 관광특구 유흥가 뒷골목이라 건물도 사람도 비밀에. 술에 젖어 취해있다....
주택단지 끝 마지막 건물이 서울온천장과 힐튼모텔을 지나 주택과 유흥가를 잇는 봉명교 다리가있는데 유성구에서 이곳을 서울 청계천 복원 같이 만들어 테마거리로 조성하고 희팝거리 축제로 관광객을 유치한다고 하며 요즘도 계절따라 꽃으로 다리를 장식하고 있다.. 지저분한것을 가릴수 있는 눈이 소복히 쌓이면 그림이 참 예쁘고 물이 많을때는 큰고기도 다니고 ..밤에 흐르는 물빛에 온갖색색의 모텔 간판조명들이 물에 비쳐 홍콩 도심 중앙에 흐르는 강물과 야경 못지 않게 화려한 다리로장식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행복을 느끼게 한다...비오는 날도 낭만이 있는것 같은데........ 그러나 낮에는 밤에 비해 초라하고 지저분하며 꼭 화장을 지우고 마주한 늙은 포주 얼굴 같은 느낌이랄까..... 다리를 지나 왠쪽 샤크노래방 오른쪽 조가네 가마솥설렁탄 집이 마주하고 있으며 또 청진동해장국 원조할머니 낙지볶음(kbs-TV 맛자랑 방영집) 마주보고 골목 중앙에 사방으로 또 조그마한 골목이 유성호텔과 리베라호텔사이 오복일식집과 인생역전 민속주점이 자리하고..골목 한 중앙엔 이 거리와 어울리지 않은 늙고 큰 고목의 느티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있다. 도심을 건설하면서 이 나무를 철거하지 않는것은 오래된 고목이라 그늘이 좋아 주민들을 쉬게하는 쉼터로 배례한것일수도 있고 또 주민들과 세월을 공유한 많은 추억을 담고 있어 고향의 향기같은 느낌으로 주민들의 반발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나 지금도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굵은 쇠로 둘레를 의자로 원을 만들에 놓아 앉을수는 있서나 나무를 만질수는 없게 해놓았다... 리베라호텔 뒷쪽 세븐페이스 생맥주집이 마주하는 케네디로즈 호프집이 있고 그 옆에 유성호텔 온천공 건물에 "SINCE 1915" 온천공을 보호하기위해 출입을 일시 제한 합니다."라는 펫말을 붙여논 철대문이 있는데 아마 이곳이 처음 유성 온천물이 나온터와 발견한 "공주갑부 김갑순공"의 집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내부는 볼수없고 들어가는 입구에는 큰대나무가 쭉 나열되어 잘 자라고 있으며 안쪽은 수도관 같은것이 있는데 자세히 볼수가 없어 모르겠지만 옛날에는 이곳도 유성을 대표하는 관광코스가 아니였을까? 케네디 로즈 호프집 앞에는 마라린먼로 (영화 7년만의 외출) 그 유명한 그림속의 여인을 마네킹으로 만들어 세워 놓았다..케네디하면 마라린먼로가 떠오르고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했던 섹시한 여인이 아닌가.. 지하철에서 올라오는 바람에 의해 흰 원피스 자락 한쪽이 살짝 올라가 팬티가 보이는 여인상 마네킹이 웃고 있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아 샛빨간 맆스틱을 바른 입술위에 떨어지는 눈송이가 아이러니하다...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11월 하순 비가 내리는 저녁때 그 골목을 지나다 비를 맞고 있는 그 여인에게 우산을 씌워 주고푼 장난기로 눈높이를 맞춰볼때 술집안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아주 익숙한 리듬이........ "아모레 아모레 아모레 아모레미오...." 지금은 계시지 않지만 아버지께서는 이 노래를 참 좋아 하셨다. 약주 한잔 드신날이면 전축을켜 이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시기도 하셨다. 이태리 샹송과 시골 초등학교 교장이라.... 지금 생각해보니.. 지식인이 많이 부족했던 그 암울했던 시기 시골 초등학교 교장으로 생에 점을 찍으시려고 공부하시지는 않으셨을텐데... 시골 생활의 정막한 세월을 보내신 아버지의 고단한 영상이 어린다.. 장천 장날에 약주 한잔하셨던지 ..아님 돌모리 (석우동)동네 입구 들어서면 과부가 운영하는 주막집의 마지막 주모의 교태섞인 구성진 가락에 탁주 한잔 하시고는 그 허전함을 아모레로 대신하지 않았을까......
"아부지의 서정" 아모레와 돌모리를 생각하면 내 가슴에 아모레가 얹힌다.. 나는 아버지 안에 그렇게 많은 고통 얘기가 그 노래에 숨어 있는 줄 몰랐고..아버지의 가슴에 담아둔 세월이 그렇게 무거운지도 지금에야 아주 조금 이해 할것 같다..지금 내 나이가 그때의 아버지 나이가 아닐까?...... 어느 시인은 "나를 키운것 8할이 바람이다"라고 저술 했는데 내가 처음으로 느낀 애련한 아픔이나 막연한 형체와 까닭도 없는 그리움의 8할은 돌모리와 아모레가 아닐런지....표현이 너무 징 한가...
"비극적인 장면에서나 나올법한 심각하고 비정한 전주가 잠깐 흐르고 이어 잔잔하게 통기타의 반주가 흐른다... 그리고 그 반주에 맞춰 결코 미성이라고 할수 없는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모레 아모레 아모레 아모레미오.... 제목도 그래서 아모레인줄 알았는데 1960년대 초 하루 한번씩 라듸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그래서일까. 아모레화장품이라는 상품을 탄생시킨바 있는 대 히트곡이다.. 이태리 인기 배우이자 가수인 Alide chelle 형사 ost 1943.16세 밖에 안된 나이에 성숙한 목소리로 불렀던 sinno me moro죽도록 사랑해서의 영화 주제곡...아모레미오......
아모레는 나에게도 참 익숙한 단어다... 선친의 체취벤 삶의 터에서 수없이 듣던 아모레와 그리고 돌모리는 어린시절 나의 심성이 형성된 곳이며 내가 지성괴 이성이 눈을 뜨기 시작했고 50~~~년이란 지난 지금까지 내 삶의 자양분을 공급하는 마르지 않는 샘인곳이다. 그곳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터는 고향의 터와 옥양목 겹저고리 입은 어머니의 터일것이다.... 사람은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닮아가며 늙어 가는게 아닌가?..... 우리는 지금 옛날보다 훨씬 많은것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마음들은 더 가난하고 허전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비급하게 살아간다.... 내 가슴에 아버지가 찾지하고 있는 그 자리에 다른 어느. 누구. 또 무엇으로도 대신 채우고 싶지 않고 비워진 아버지 자리로 남겨 놓고 싶다.. 그래도 한 사람이 자리하기 까지는 얼마나 긴 드라마가 엮어지는지 모른다..객관적으로 별일이 없는듯 해도 내 주관적에는 아직도 할말이 너무 많다..... 하늘이 허락한 아버지딸로 이 세상에 "신화"같은 인연을 만들고 나는 또 나를 엄마로 온 아들에게 "설화"같은 이야기를 꿈꾸보며...... 사랑의 색깔을 나타내는 음색의 아모레는 지금은 전설같은 그리움이더라.....
나는 지금 계획한 일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영원한 침묵에 ..그 정갈한 삶의 ..그 길로 내 인품 만큼 사람의 향기로 소박한 삶의 여정으로 쉼없이 따라가고 싶다..... 하루종일 "비"뿌리는 날은 "정"인의 안부가 더 목마르다.... 그리움이 흘러내리는 비오는 날에 웃으면서 울고 있는 마라린먼로의 아모레를 가슴에 담고 "비"에 젖은 대전은 또 그렇게 잘있단다......
무자년 (쥐띠)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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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francesca 친구, 참 잘도 섰네...아니 쓰기란 아무나 하지만, 그런 서정과 마음의 깊이는 아무나 못하지. 친구도 우리네 고향 아부지,어머니에 대한 삶의 형틀과 느낌에 큰 차이는 없었구나 하고 (그래도 당시 교장선생님 댁에)...어쨋거나 유성의 번화가 뒷골목 풍광이 그리워지네...왕년(70년대중반)에 그곳 그 거리 많이도 다녔지...
francesca !! 전문 글쟁이는 아닌 듯한데 가슴에 콕 닿게 하는 솜씨가 범상치 않네 그려^^* 잘 읽고 가네. 참 나는 대구를 잘 모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