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석탑에는 목탑이나 전탑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굳이 목탑이나 전탑을 생각할 것 없이 그냥 석탑을 돌로 만든 집으로 생각하고 그 흔적을 보면 되겠습니다. 그것을 보기 위해 잠깐 탑의 구조에 대해서 보아야 하겠습니다. 석탑은 언뜻 보면 아주 단순하게 보이지만 세부로 들어가면 대단히 복잡한 부분으로 되어 있고 그 부분마다 각기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가령 상륜부만 해도 거의 10개나 되는 부분으로 되어 있고 각각 ‘노반’이니 ‘복발’이니 하는 아주 어려운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런 것들을 모두 알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아주 간단하게만 보지요.
탑은 크게 보면 기단부와 탑신부, 상륜부 이렇게 셋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기단부와 탑신부인데 이것을 구별하려면 집의 지붕에 해당하는 ‘옥개석’이 있는지 없는지를 보면 됩니다. 옥개석(지붕)이 있는 것이 탑신, 즉 탑의 몸체이지요. 우리가 ‘3층탑’이다 ‘5층탑’이다 하는 것은 이 탑신의 숫자를 가지고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리고 사리는 바로 이 탑신에 모셔지게 됩니다. 반면 기단은 이런 것 없이 그냥 네모 형의 돌만 있을 뿐입니다.
집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바로 이 탑신부에서입니다. 여기에는 우선 집처럼 지붕이 있지요? 그리고 ‘옥개받침’이라 불리는 처마가 있습니다. 이 처마는 집의 그것처럼 층층으로 되어 있고, 우리 한옥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 끝이 살짝 올라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탑신의 네 귀퉁이에는 기둥의 모습을 새겨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탑이 완벽한 집이 되었지요? 한국의 경우 이렇게 생긴 탑은 앞에서 말한 대로 석가탑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