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홀, 50/50 가드의 효용성과 가능성에 대하여
일단 경기부터 하나 보고 시작하자!
Bellator 81, 마친 헬드의 놀라운 그라운드 게임
지난 11월 16일 Bellator 81 대회에서는 폴란드의 20살 영건 마친 헬드와 UFC 출신의 베테랑 리치 클레멘티의 라이트급 경기가 열렸다. 마친 헬드는 토홀드로 승리했는데, 이 경기에서 마친은 50/50가드, 인버티드 가드, 업사이드다운 하프 가드 등 그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스포츠 주짓수에서만 통한다’고 알려진 기술들을 선보이며 압도적인 그라운드 운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총 15승 중 8번을 서브미션으로 따낸 그는 폴란드의 떠오르는 하체 관절기 달인이다.
이 경기가 시사해주는 바는 크다. UFC를 제외하고 사실상 전세계 2위 단체로 인식되고 있는 Bellator에서 지금까지 실전성이 없다고 비판을 받아온 주짓수 기술들을 이용해 승리를 거둔 그의 경기는 ‘기술의 진화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든다. 경기가 끝난 후 MMAFighting.com에서는 50/50 가드의 고수인 라이언 홀과의 인터뷰를 통해 마친 헬드의 경기 분석과 추후 종합격투기에서 50/50 가드의 효용성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50/50는 중립적?
50/50 가드는 누구에게 유리할 것 없는 중립적인 포지션이라고 알려져 있다. 라이언 홀은 이에 대해 “50/50은 표면적으로는 중립적이다. 말하자면 클린치 상태에서 상대와 내가 겨드랑이를 한쪽씩 파고 있는 상태와 비슷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립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올림픽 레슬러 출신인 댄 헨더슨과 겨드랑이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그게 중립적일까? 50/50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50/50 상태에선 상대와 나 모두 스윕이나 서브미션 혹은 백으로의 전환 기회를 가지고 있지만, 기술에 얼마나 숙달되어 있는가에 따라 활용 가능성은 천지차이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50/50 가드는 주짓수 대회에서 상대방을 묶어두고 경기를 교착상태에 만들기 위해 쓰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라이언 홀은 “주짓수 대회의 규칙상 이러한 단점이 나타난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종합격투기에선 타격이 허용되기 때문에 주짓수 대회보다 더 공격적으로 50/50 가드를 사용할 수 있다.”라며 종합격투기에서 50/50이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50/50 가드는 UFC에서도 이미 사용된 바 있다. 후지마르 팔하레스와 앨런 벨처의 경기에서 후지마르의 인버티드 힐훅을 방어하기 위해 앨런 벨처가 50/50 가드를 이용해 상대를 묶어 놓은 바 있었다. 주짓수 시합에서는 문디알 3회 우승자인 하파엘 멘데스나 딘 리스터가 50/50 가드에 매우 능하며, 아토스 출신 선수들이 이 기술을 즐겨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종합격투기에선 하체 관절기의 달인인 후지마르 팔하레스, 이마나리 등이 50/50을 이용한 하체 관절기를 사용한다.
기술의 결함이 아닌 선수의 능력 부족
종합격투기에서 하체 관절기는 늘 파운딩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암바나 백쵸크 등 다른 기술에 비해 하체 관절기에 능한 선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라이언 홀은 “하체를 즐겨 쓰는 선수가 적은 것은 주짓수 대회 규칙 때문이기도 하다. ADCC를 제외한 유명한 대회들은 모두 힐훅과 골반 오버훅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선수들은 하체보다는 다른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라며 주짓수 대회의 제한성에 대한 비판도 가했다. 그는 또한 “종합격투기에서 하체 관절기가 위험한 이유는 제대로 하체 관절기를 쓸 줄 아는 선수가 적기 때문이다. 펀치에 대해 생각해보자, 샌드백을 강하게 때릴 수 있다고 해서 복싱을 잘 하는 게 아니다. 복싱이라는 것은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면서 상대를 맞추는 것이다. 메이웨더를 생각해보자. 메이웨더가 큰 글러브를 끼든 작은 글러브를 끼든 난 장담컨대 그가 상대방에 얼굴을 떡으로 만들 능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중요한 것은 글러브의 크기가 아니라 그가 보여주는 복싱 기술이다. 하체 관절기도 같다. 다리를 부러뜨릴 힘이 있다고 해서 하체 관절기를 잘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상황에 적절한 주짓수 기술을 잘 사용하는 것이다.”라며 기술 자체가 결함을 지닌 것이 아니라 기술을 거는 선수의 수준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마친과 클레멘티의 경기에 대해서는 “마친은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하파엘 멘데스가 저 상황에 있었다면 경기는 45초만에 끝났을 것이다. 마친에겐 더 공격할 만한 틈이 있었고, 클레멘티 또한 빠져나갈 기회가 많이 있었다.”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주말 종합격투기 경기를 앞둔 라이언 홀은 평상시 종합격투기 훈련에서도 50/50 가드나 인버티드 가드를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합은 그의 2번째 프로 시합이며(2006년에 이미 한차례 프로 시합을 뛴 경험이 있다), 상대는 4승 5패의 필립 데샴뷸트 선수이다. 라이언 홀이 출전하는 Slamm-1 대회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