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이 길거리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한 해 영아유기 사건이 50건 이상, 영아살해 사건은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영아를 유기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직 성의식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10대들입니다. 보건복지부의 ‘시설입소 미혼모 현황(03~07)’ 자료에 따르면 2003년 1,835명이었던 시설 입소 미혼모의 수는 2004년 1,791명, 2005년 1,970명, 2006년 1,985명, 2007년 2,161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미혼모 지원, 일시보호소 운영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지원 수준은 미비하고 특히 IMF 이후 아동보호시설은 포화상태가 되어 현재 입양대기 아동은 3천명이 넘습니다. 또한 미혼모 이외에도 경제적 이유, 이혼, 불륜, 산후 우울증으로 버려진 아기들은 시설에서 요구하는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유기의 위험성에 더욱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영아들은 화장실, 쓰레기장, 길거리에 버려지며 특히 겨울에는 저체온증, 동사 등으로 생명을 잃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베이비박스는 아기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베이비박스는 이러한 영아들이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발견될 때까지 신체를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최적화된 환경으로 고안된 공간입니다. 건물 벽면에 난방 시설과 알림벨 기능이 갖추어져 있어 아기가 베이비 박스에 들어오면 벨이 울려 아기가 들어왔다는 것을 알립니다. 이렇게 베이비박스를 통해 들어온 아기들은 즉각적인 보호를 받게 됩니다.
현재 미·유럽의 여러 선진국가에서도 베이비박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산부인과에서는 ‘사랑의 바구니’, 일본의 병원에서는 ‘신생아 포스트’, 체코의 병원에서는 ‘베이비박스’란 명칭으로 독일 80여 곳, 체코 50곳, 이탈리아 10여 곳, 헝가리 12곳, 폴란드는 16곳, 그리고 그 외 스위스, 프랑스, 캐나다, 일본, 중국 등에도 베이비박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베이비박스는 이미 세계 여러 사회복지국가에서 영아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구실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회 일각에서는 부모의 책임을 강조하며 베이비박스가 영아 유기에 대한 부모의 경각심과 죄책감을 줄여 오히려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하지만 영아 유기를 양산하는 병폐가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무조건 부모 개인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것은 정부의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매년 수많은 영아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기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우선입니다.
영아 유기를 방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부모들이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이 아직 조성되지 않은 오늘 버려진 영아를 살리는 실효성 있는 대책은 없고 아기를 버리는 부모들에 대한 처벌법만 존재합니다.
베이비 박스는 당장 영아들이 화장실, 쓰레기장, 길가에 버려져서 생명, 신체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사전에 막고 있습니다. 부모의 양심과 책임, 그리고 처벌에 관한 논쟁에 앞서 가장 중요한 영아의 생명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당신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베이비박스 설치를 비롯하여 버려진 영아 보호를 위해 법을 제정하기 위한 서명에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독일엔 80개, 체코엔 50개 이렇게나 많이 베이비박스가 설치되어는 있는 나라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 고작 1개 그것도 국가가 아닌 교회에서 설치한 대한민국 베이비박스엔 올해만 해도 30여명에 가까운 아기가 베이비박스를 통해 보호를 받았습니다. 체코에선 베이비박스를 설치한 후 5년동안 20명이 베이비박스 보호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린 2년 6개월도 채안된 짧은 기간에 60명이 넘는 엄청난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건 베이비박스 존폐유무를 떠나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찾고, 이를 해결할 문제예방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