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F01
극단[쎄실극장] 제 7회 공연작품
[날개] [안개]에 이은 창작극 시리즈 제3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制作(제작) 林 碩 奎 (임석규)
趙 世 熙 (조세희) 作(작)
李 彦 鎬 (이언호) 脚色(각색)
蔡 允 一 (채윤일) 演出(연출)
F02
나오는 사람들
배우 1----------------------------
.. 2----------------------------
.. 3----------------------------
.. 4----------------------------
.. 5----------------------------
.. 6----------------------------
.. 7----------------------------
.. 8----------------------------
.. 9----------------------------
무대
(무대위에 여러개의 금속 조각품이 있다.뫼비우스의 띠를 상징한 것으로 적당히
위치를 옮겨가며 무대 장치로 활용한다. 그 외에 꼭지점이 절단된 피라밋형의
작은 사다리가 몇몇개 있다. 두개를 포개놓을수도 있게 제작해야 한다.
체육관의 띰틀처럼
배경에는 나선형 굴뚝과 거대한 지남철에 매달린 각종기계 공구들이 실꾸러미
엉키듯 한 형태로 씨루엥을 이루고 있다. 그밖에도 팬지꽃밭, 방죽에 미끄러지는
나무배 등이 극진행에 따른 분위기로 배경막을 이룬다.이러한 것들은 색 빛
음향과 분위기에 따른 조화를 이루며 여러가지 추상적인 형태를 상징해 주도록
한다. 여기에 나오는 효과음은 모두 음악적이어야 한다. 이 극에 나오는 배우는
아홉명이다. 그 아홉명의 배우가 등장인물 전체를 소화하도록 한다. 이 극이
진행하는 동안 배우들은 모두
002
무대 위에서 퇴장하지말아야 하며 자기의역이 아닌 경우에는 극 진행에
활용되지 않는 장치 및 소도구에 의지해 자유롭게 앉거나 눕거나 혹은 진행하는
극을 보고 있다가 자신의 배역 차례에 끼어든다. 또한 극 진행은 연습장과
공연장을 동시 에 보여주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배우들은 자신이
써야 할 소품과 의상의 준비 분장을 고치는 등의 행위를 극을 진행하여 준비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난장이로 나오는 역만은 자신의 모습을 불빛 정면으로
들어나지 않아야 효과적일 것이다. 그대신 상대역 배우는 난장이가 마치 자신의
주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가정하에 상대해 주어야 할 것이다. 즉 난장이가
무대에 안나온다는 뜻이다.)
(조명이 들어온다. 드럼소리. 행진곡이 울린다. 등장인물들 곡에 맞추어 행진해
나온다. 빠른 발놀림이나 실제로 가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드럼소리, 서서히
거리의 소음, 공장의
003
소음으로 리듬이 변한다. 행진하던 무리의 대오가 흩어진다. 힘이 넘친 사람,
지친 사람, 꾀부리는 사람 등으로 구분된다. 대오는 완전히 흩어져 각자 정해진
위치로 간다. 누군가가 구령을 부친다.구령을 받는 무리 제<<0>> << >>금이다.
구령소리는 불협화음속에 흩어져 버리고 만다. 모두들 자유분방한 움직임이 되어
버린다.
사이
드럼소리 다시울린다. 가산의 난장이 가족이 행진한다. 무리들 시선이 그들을
따른다.)
[배우1] 야 저기 난장이가 간다
[2] 어디?
[1] 저 길 복판으로
[2] 난장이 아들도 간다.
[3] 어디?
[2] 저 길 복판으로
[3] 난장이 마누라도 가는데?
[4] 어디?
004
[배우3] 저 길 복판으로
[4] 난장이 딸도 가는데?
[5] 어디 어디?
[4] 저 길 복판으로
[무리들] 난장이 딸 참 예쁘다. 참 예뻐
(모두들 자기의 대사를 한꺼번에 지껄여 반복한다. 드럼소리는 도시 공장의
소음으로 합세한다. 이러한 불협화음은 마지막 무리들의 대사에서 화음을 이루며
일치한다)
난장이 딸 참 예쁘다. 참 예뻐
(배우1이 뛰어나온다. 꼽추다)
[1] (소근거리듯) 어이 이리나와 봐! 빨리!
(배우2가 기어나온다. 앉은뱅이다)
[2] 왜그래?
[1] 대장이 사라져 버렸어
[2] 알아 저희들끼리 가버렸어!
[1] 소리 치지마 차력사가 꺅다구
[2] 그는 안깨!
[1] 아직 모르는구만 그 자는 잠귀가 밝아 전번에도 자는거 깨웠다구 터졌잖아
[2] 그 자는 영원히 안깨!
[1] 왜 죽기라도 했냐?
<b> [페이지] 005
[배우2] 아니 가버렸어!
[1] 뭐야? 차력사도 갔어?
[2] 모두 다 갔어. 봐! 대장 천막이 없잖아. 팔아먹던 약보따리 차력에 쓰이는
각목 병쪼가리 심지어 라면 끓이던 냄비쪽도 없어! 계집애까지 데려갔어!
[1] 빌어먹을! 우리몫은 어찌 됐지?
[2] 같이 날라버린거야
[1] 뭘 하구 있었어!
[2] 고물차가 발동 거리는 소리에 깼다구 내가 일어나는 순간에 차는 떠났어.
잘 알잖아 난 누웠다 일어나면 힘들다는걸. 자빠진 거북이가 뒤치는 것만큼이나
힘들어 난...
[1] 소리라도 치지 그랬어
[2] 먼저 주위를 둘러보려했어.
[1] 가자!
[2] 어디로?
[1] 고속도로엔 통금이 없어. 지나가는 차를 잡아 타자구 대장은 표받는 곳
쯤해서 차를 세워놓고 통금해제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지금 가면 잡을 수 있어
[2] 잡아서?
[1] 우리몫을 받아야지. 그게 어떤 돈인데. 그리고
006
(칼을 꺼낸다) 배를 갈라버릴거야
[배우2] 칼은 집어넣어
[1] 자넨 보고만 있어. 자네 몫까지 받아낼께. 그 차력사한테 코피 터져가며
쇼를 해 손님을 모은게 누군데 저희들끼리 가. 그래서 돈을 번건 누구고! 번돈은
모아 똑같이나누자고 하더니 계획적이었다구
[2] 우리 애들은 아직 살아 있겠지?
[1] 그애들은 끈질기다구 울건 없어
[2] 오늘을 죽어살면서 내일 생각은 왜 했지.
[1] 몫돈이 필요했잖아. 토끼같은 자식들의 집이 필요했잖아. 장갑끼어!
(꼽추 앞서간다. 앉은뱅이 엉덩이 끌며 따라간다. 자동차
질주소리.헷드라이트가 배경막을 가르며 지나간다. 꼽추 웃옷을 벗어 흔든다.
몇번 반복한다.)
개새끼들 그냥 지나갔어
[2] 또 오겠지
[1] 벌써 몇번째야! 보고도 서질 않잖아!
[2] 이번엔 꼭 설걸
[1] 길 복판에 자꾸 나서지 마! 위험하다구
[2] 이번에 안서려면 나를 치구 넘어가야 돼
007
그러니까 꼭 선다구
[배우1] 담배 있나?
[2] 성냥이 없어?
[1] 빌어먹을!(사이) 차가 안와
[2] 가자구! 한발이라도 가깝게 (엉덩이 끌고 간다) 저것봐! 저기
[1] 뭘? 뭘보란 말이야
[2] 숲속으로 날아가 버렸어.
[1] 자넨 밤눈이 어둡잖아. 그런데 캄캄한데서 뭘 봤어
[2] 반디불 개똥벌래였다구
[1] 개똥벌래는 씨가 말랐다구. 사람들이 모두 잡아죽였어
[2] 그렇담 다 죽이질 못했나봐
[1] 자네가 잘못본거야
[2] 분명 봤다니까!
[1] 차가 왜 안오지. 대장을 잡아 토끼 새끼한테 가야지. 우린 토끼집을
사줘야돼! 이리와봐. 방문이 어두워도 저건 보이겠지. 저 달빛아래 흐르는 샛강
아랫쪽을 봐
[2] 저건 공장 아냐?
[1] 형무소야. 저 속에 누가 있는지 알아? 행복동에 살던 난장이 생각나!
[2] 자네하구 친했지.
008
[1] 그래 그난장이를 우리패에 끌어들이려 했지. 그친구 아들이 저 안에 있어.
난장이가 늘 자랑하던 아들이야
[2] 왜 저길 들어갔지?
[1] 신의 동생을 죽였어
[2] 신의 동생이라 했냐?
[2] 그래 현대의 신 자넨 그 말을 못 알아들어. 지위 고하를 막논하고 그
신앞에선 맥을 못추지 그놈은 전지 전능이야. 난쟁이의 아들도 그놈을 죽인다는게
그 동생을 죽인거야. 공연히 죄만 졌다구 나도 그를 죽일거야
[2] 야 차오는 소리다. 이번엔 꼭 서게 될거야 (앉는뱅이 기어간다 꼽추 옷을
흔든다)
[같이] 야! 야!....
(자동차의 급브레이크 소리. 이어 종소리. 배우들이 모두 움직인다. 자연스레
율동을 한다. 종소리 길게 여운을 남긴다. 굴뚝위에 달이 떠오르는 실루엥)
[배우6] 영희야
[3] 영희야
[4] 영희야
009
[모두] 영희야!
[배우3] 우린 지금 영희를 찾고 있읍니다 사람들은 영희가 지나가면 난장이의
딸이 지나간다고 합니다. 영희가 지나간다고 하지 않읍니다. 영희도 머리, 아니면
가슴에 팬지 꽃을 달랐읍니다. 전 지금 허허벌판 공터에서 영희를 찾고 있읍니다.
바로 우리집터 였던 곳이죠 엊그제 철거를 당했읍니다. 저희가 지은 집이었죠.
(환상조명)
[7] 큰오빠 뭐해?
[3] 집짓기 하고 있어
[7] 무슨 집?
[3] 오두막집
[7] 누구와살거?
[3] 우리집 식구들
[7] 그리구?
[3] 그리구 원하는 사람은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집
[7] 명희 언닌?
[3] 명희 언니도 원한다면 물론
[7] 나두 할까
[3] 그래 너도 해
[7] 뭣부터 할까?
010
[배우3] 먼저 흙을 날라와
[7] (흙 날라오는 시늉) 자 흙 가져왔어 그리구 또 뭐?
[3] 다음은 돌
[7] 무슨 돌
[3] 아무돌이나 구멍이 숭숭 뚫린 돌이면 더 좋아
[7] 그건 왜?
[3] 바람이 잘 통하거던 집은 가급적 바람이 잘 통해야 된대
[7] 자 돌 날라왔어. 헌데 큰오빠 왜 흙하구 돌로만 집을 지어 나같으면 금이나
은 아니면 보석같은걸로 짓겠는데
[3] 그럼 안돼 누가 와서 뺏어가
[7] 그렇구나. 자 여기 또 돌-
[4] 형 뭐해!
[7] 작은 오빤! 보면 몰라. 우린 집짓기 놀이 하는 거야
[4] 나도 시켜줘
[3] 그래 넌 나무를 주어와. 대들보 하구 석가래 감이다.
[4] 알았어 형 멋진걸로 가져올께
[7] 큰오빠, 여기 또 흙. 아이구 힘들어 집짓기 힘들다.
[3] 힘들면 넌 꽃밭을 만들지 그래.
[7] 무슨 꽃 심을까?
[3] 네가 좋아하는 꽃
[7] 난 팬지 꽃을 좋아해 큰오빠 마당이 온통 팬지 꽃밭이다.
011
[3] (보고) 야 멋있다. 예쁜데. 음- 이 꽃 향기
[배우4] 형 여기 나무 가져왔어. 영희야 저리 비켜서 다친다
[3] 많이도 가져왔다. 여기다 부려
[7] 작은 오빠. 그게 무슨 나무야?
[4] 팽나무야 천년이 지나도 벌래가 안 먹는 나무래
[3] 자, 그럼 대들보를 올려볼까 잡아
[4] 어영차
[같이] (돌아가며) 하나 둘 어영차 하나둘 어영차
[3] 어때 멋지지?
[7] 아담해
[4] 고사 안지내?
[3] 지내야지.고사다 (중얼중얼)
[7] 큰오빠 생각대로 지어졌어?
[3] 그럼
[4] 형 어디 설명해봐
[3] 그래 한번 둘러보겠니? 우선 방이 다섯개 파란색에 구름무늬 벽지로 깨끗이
도매를 했어
[7] 방이 왜 다섯개야! 아빠하구 엄만 한방을 같이 쓰시잖아
[3] 남는 방은 지섭이 형이 놀러오면 쓰게 될거야
[4] 그형이 놀러오면 난 싫어
[7] 왜? 난 그 오빠 좋든대
012
[4] 나도 그 형은 좋아해 허지만 맨날 아버지 하구 우주여행 타령만 해서 싫어
[3] 그 얘긴 나중에 하구 집구경 마져 하자 우선 공장에서 돌아오다 보면
우리집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솟는가구
[7] 큰오빠 요즘 굴 뚝에서 연기가 안나 모두 연탄을 때잖아
[3] 연기대신 가스가 나오지 그건 독-가스야 우린 갈잎을 태워서 밥을 하거던.
앞마당과 뒷뜰에는 뭐가 있겠니? 꽃밭이야 팬지 꽃
[7] 야 멋있어
[3] 그리구 장독대.간장독엔 빨간 고추가 노란 메주 검정숯이 하루종일 햇볕을
빨아대지
[4] 나는 거기서 일광욕 할래. 웃통벗어 제치고
[3] 책도 볼 수 있지 그 옆에 맑은 샘물이고이는 우물도 팠지..
[7] 밤에 거기서 머리감을래 목욕도 하고. 그럼 팬지 꽃향기가 달빛을 타고 온
집안을 감싸겠지?
[3] 그때 네 몸에선 팬지꽃 향기가 풍풍 날거야
[7] 사람들이 날 보면 뭐랄까 그래도 난장이 딸이라고 놀릴까?
[4] 형 가만안둬. 우릴 난장이의 자식이란 놈은 가만
013
안둔다구
[베우3] 그사람들이 옳게 본거야 우리가 난장이의 자식이라는 것하구 영희가
예쁘다는 건 제대로 본거라구
[4] 누가 뭐래 놀리니까 그렇지
[7] 오빠 걱정마. 난 아무렇지도 않아 부끄럽지도 않구 저 팬지 꽃들 좀 봐.
키가 작아도 얼마나 예뻐 난 저 꽃밭에 앉아 있을때가 제일 좋아 매일 저기 앉아
있을 테야 밖에 안나가구 저기서 기타 치면서 놀테야
[4] 네가 기타치면 난 노래할께
[3] 난 라디오 고쳐서 듣고 있겠어.
(7과4 기타치며 노래한다)
(난장이 씰루엔 나와서 따라부른다)
[노래]
"사랑이 없는 집엔
전기불도 수도선로 끊기고
사랑이 없는 집엔
꽃나무도 자라지 않는다.
벌나비도 날아들지 않는다
사랑으로 일하고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사랑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팬지 꽃 줄기에 머물게 한다"
014
(3 라디오를 고치고 있다. 삑- 삑- 하는 잡음만 나온다)
[배우4] 형 잘 안돼?
[3] 되겠지
[7] 큰오빠 이 기타 괜히 샀나봐
[3] 왜? 줄이 하나 끊어졌지만 넌 참 잘 치잖니 다음엔 좋은걸루 사줄께
[7] 큰오빠 라디오가 영영 안 고쳐지면 어쩌지?
[3] 걱정 마 고쳐질거야
[7] 내가 이 기타 안 샀으면 큰오빤 소리나는 라디오로 샀을거 아냐
[3] 무슨 소리야 넌 기타를 좋아해 갖고 싶었잖아
[4] 형은 결국 고쳐낼 걸 그렇지 형!
[7] 큰오빤 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그럼 명희언니도 계속 만나구
[3] 명희 얘긴 그만둬
[7] 고입 검정고시까지 합격하구 학교에 못 가는 대신 라디오 통신강의륵을
들어야 하잖아 큰오빠 왜? 그렇게 봐
[3] 영희야 넌 참 예쁘다. 얼굴도 마음도 이리와. 이 꽃 하나 꽂아줄께
그러니까 더 예쁘다. 그렇지 영호야
[4] 응 영흰 참 예뻐 내가 빵집에서 일할 때 형하구 나하구
015
지나다가 가끔 들여다 봤어 하늘색 제복을 입고 섰으니까 더 예쁘더라. 저게 정말
내 동생인가 싶었어
[배우7] 오빠! 고마워 오빠들한테 커다란 꽃다발 만들어 줄래 꽃을 더 많이
심어갖구. 내년 봄엔 저 방죽가에도 온통 꽃을 심겠어. 후년 봄엔 방죽건너에도.
그리구 온 천지에 오빠들이 나가는 공장 앞 뜰에도 심어줄께
[3] 영희야 그런 건 기대하지 마.
[7] 왜? 그게 안 될 것두 없잖아?
[3] 세상 일이란 생각대로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아
[7] 하다가 안되면 하느님께 기도하겠어. 그렇게 해 달라구
[4] 우리집은 재개발지구에 들어 있어.
[3] 곧 헐리게 돼
[7] 그건 나두 알구 있지만...
[3] 여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고급 아파트
[7] 그럼 우린 어디로 가
[3] 글쎄... 어떻게 되겠지.
[4] 안돼 우리집은 아무도 못 헐어
[3] 여긴 동네가 너무 지저분해 안 그러니?
[4] 형은 지금 누구네 편이야!
[3] 계단으로 바위를 치면 어찌 되겠냐? 우린 계란이야 결국 집은 헐리고 말아
016
[배우6] (큰 푸대 들었다) 너희들 중 누가 아버지 짐좀 받아오면 안되냐
[3] 이리 주세요 어머니
[6] 그만둬 집에서 놀구들 있으면서 아버지 연장 봇짐이 무거운 거 몰랐냐
[7] 엄마 큰오빤 라디오 고치고 있었어요.
[3] 아버진요?
[6] 방죽가에 계시다. 지섭이를 만났어. 얘기 하시다 들어오신대
[6] 그래 동회엔 가봤어.
[3] 네 사람들이 아우성이에요 듣는 사람은 없는데 소리치는 사람들 뿐이에요.
갈라진 논 바닥에서 개구리 때가 솟아오른 것 같아요. 시끄럽게 울어대요 그들이
뭘 요구하는지 모르겠어요
[6] 그들을 나무라는 거냐?
[4] 난 그들을 미워해요.
[6] 우리도 그들 중의 하나야 너희들이 한꺼번에 놀게 되지만 않았어도 난 집이
헐리든 말든 걱정안해
[4] 아버진 뭐하시구요?
[6] 아버진 믿지마 이젠 늙으셨어. 지치셨어. 아버진 이제 쉬셔야 해
[4] 벽돌공장 굴 뚝 위에서 말이죠 사람들이 뭐라는지 아세요?
017
난장이가 굴뚝 위에서 재주부린다구 해요
[배우6] 너 방금 뭐라구 했니? 아버지 말을 함부로 하면 가만 안 둔다.
[4] 아버진 악당도 못돼요. 악당은 돈이나 잘 벌지
[6] 아버진 좋은 분이셔 너희들이 그건 알아야 돼
[3] 영호야 네가 말을 잘못했어
[4] 형! 나도 그건 안다구 허지만-
[6] 영희야 부엌에 가서 식칼 좀 가져와
[7] 엄마 식칼은 왜?
[3] 어머니
[6] 내가 식칼로 뭘 하려는지 알구? 대문 기둥에 붙은 표찰을 떼어둬야지 그게
있어야 입주권을 팔잖냐
[3] 입주권을 팔려구요?
[4] 팔긴 왜 팔아
[6] 우리에게 아파트 입주할 돈이있니?
[4] 아파트로는 안 가
[6] 그럼 여기서 어쩔 작정이냐?
[4] 그냥 사는 거야 이건 우리집이야 우리 다섯식구가 손톱이 빠지면서 지은 집
아니야
018
[배우6] 한달전만 해도 그런 얘긴 통했단다. 이젠 그런 얘기가 어거지야
생때라구
[3] 엄마말이 맞아 시에서 아파트를 지어 놨으니 얘긴 그걸로 끝났어.
[4] 그건 우릴 위해 지운 게 아니야 철거민은 거의 입주권을 팔고 있잖아
[7] 우린 못 떠나. 우리 갈곳이 없어 안 그래? 큰오빠
[4] 어떤놈이든 집을 헐러 오면 그냥 안둬
[3] 그만둬. 여긴 무법천지가 아니야.
[4] 난 법같은 것 몰라
[7] 나도 그런거 몰라. 우리에겐 해당 안돼 (운다)
[3] 울지마 영희야
[7] 울음이 자꾸나와 저 팬지 꽃은 어쩌지? 난 오빠들에게 약속했어.
하느님에게두 빌구 엄마 저 마당에 난장이 꽃은 어쩌냐구. 우리가 집을 잃으면 저
난장이 꽃도 집을 잃게 되잖아
[6] 넌 지금 꽃 걱정을 하지만, 난 우리 식구들의 잠자리 걱정을 하고 있단다
[7] 엄마 우리가 그들 아니에요. 팬지꽃이 우리 다섯식구라구요
[6] 그동안 물이나 많이 줘두렴.
[7] 큰오빠 좀 있으면 짓밟혀 죽을텐데 물은 줘 뭐하지?
019
[배우3] 풀숲의 풀벌래를 보렴. 단 며칠의 생명을 위해 얼마나많은 몸짓을 하고
있냐? (굴뚝 위의 난장이 실루엘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한방울의 이슬을
받아먹기 위해 온 밤을 기다리며 얼마나 많은 울음을 울어야 하는지아냐?
[7] 몰라 난 그런 것 몰라.
(7 뛰어간다. 울면서- )
[3] 영희야
[7] 난 벌래가 아니라구!
[1] 벌래가 아니라구? 사람들은 날보구 벌래라는데?
[3] 아버지. 그 위에서 뭐하세요
[1] 난 지금 연습중이야 달나라에 가서 천문대 일을 보기로 했거던 지섭이가
시켜준댔어
[3] 그 얘길 곧이 들으세요
[1] 넌 학교에서 뭘 배웠니? 뉴우톤의 관성의 법칙은 국민학교에서도 배워. 넌
어떻게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는지 모르겠구나
[3] 달엔 어떻게 가실 수 있다는 거에요?
[1] 지섭이가 우주센터에 편지를 보냈어. 그곳에서 곧 답장이 올걸. 너도
지섭이에게 좀 배워야겠구나. 책이라도 빌려 보렴.
[3] 알아요. 그 일만년 후의세계라는 책. 그 책은 더이상
020
보지 마세요 지업이 형의말도 믿지 말구요
[1] 그럼 뭘 믿어야 되겠냐? 내가오늘 겪은 얘길 해줄까? 저 언덕 위에 동네가
있지? 수도가 잘 나오지 않아. 그래서 수고 꼭지를 새로 달면 물이 잘 나온다니까
아무도 믿질 않아. 나더러 벌래라는거야
[4] 어떤 놈이 아버지 더러 그런소릴 해요
[2] 그뿐이야? 펌프를 놓는 놈들에게 맞으셨다구
[4] 그걸 가만 뒀어요! (3을 보며) 형!
[2] 얘길 끝까지 들어. 포도나무집 아주머니가 말려주지 않았다면 아버지는
맞아 죽을 뻔 하셨대
[4] 가서 죽여버릴 테에요
[1] 흥분할것 없어 그런일은 오늘 뿐 아니잖냐. 그 아주머니가 날 살려
내겠다고 칼을 휘저었어. 내가 갈아준 칼이지. 피가 났어. 허벅질 절룩거리면
달아나 버렸다구 힛히 그집에 수도 꼭질 갈아줬지. 오늘 밤부터 그집에 물이잘
나올거야 사람들은 왜 서로의 말을 믿지 않는지 모르겠어. 지대가 높고 수압이
낮으니 수도 꼭지를 땅으로 얕게 달면 물이 전보다는 잘 나올거 아니냐?
[3] 허지만 지섭이 형 얘기는 믿을게 못돼요. 허황하다구요
[1] 너부터가 안믿으니 그럼 넌 내가 언제까지 이 땅에서 모진 고생을 하며
말라죽길 바라냐?
021
[배우3] 마음대로 생각하시구 어서 내려오세요
[1] 내게 큰소리 치지 마라 난 네 애비야 지섭이에게 얘기해 쇠공을 쏘아
올려보여주마
[3] 설혹 가신다 해도 달은 삭막해요 생활이 단조롭고 권태로울거예요 우주복을
거추장스럽게 입어야 외출이 되고 옷이 조금 찢어져도 못살아요 시계를 잘못 봐도
못살고 산소가 떨어져도 죽어요. 게다가 십사일간 밤만 계속 되는 곳이에요
(배우2 끼어든다)
[2] 이땅은 더욱 삭막해 넌 어째 일차원의 우주밖에 모르냐? 이걸봐라.
뫼비우스의 띠라는 거야 평면의 띠는 안과 밖이 구분되어 있어. 이것을 한번
꼬아서 부쳐봐. 안을 따라가면 밖이 되고 밖을 따라가면 안이 돼 좀 더배워.
그리구 생각해 우주는 무한해. 신비의 세계가 거기 있 거기 있어. 시야를 넓혀.
네속에 우주가 있다구. 우주는 네 밖에 있는 게 아니야 우주의 첫 관문인 달에
천문대가 있어. 가장 행복한 사람이 거기서 일을 하게 돼 네 아버지가 거기서
일을 하게 될거야 삭막한 이 땅에선 터무니 없이 시간을 낭비하게 돼 약속과
맹서는 깨어지고, 기도는 받아들여지지 않아. 눈물도 보람없이 흘려야 하고
마음은 억눌리고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아.
[3] 난 그렇게 생각지 않아요. 이 땅엔 철 따라 꽃이 피고
022
개울은 강물이 되어 힘차게 바다로 흘러요. 하느님은 누구에게나 일용한 양식을
주시고, 노력하는 자에겐 행복의 문도 열려 있어요
[2] 너는 지상에 살면서 천당을 생각하는 사람 같구나. 아버질 보렴. 이 땅에서
기대할 께 있어요
[1] 나로서는 없어
[2] 왜 그래요?
[1] 사랑없는 욕망만 넘쳐 흐르기 때문이지 아무도 남을 위해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아. 내 묻겠는데 이 애비가 평생 일을 안하며 살았냐?
[3] 일은 늘 하셨죠?
[2] 어떻게 했지?
[3] 열심히 했죠
[1] 암 열심히 했지. 나 뿐 아니라 식구 모두가 쟤들 엄마는 인형옷도 만들고
제책소에 나가 종이 접지 일도 했어. 쟤들은 학교에도 못 나가고 일터로 갔어. 난
가슴이 아펐지
[2] 그럼 나 뿐 짓을 하셨냐?
[3] 아니요 한번도 안하셨죠
[2] 법을 어긴 적은 있냐?
[3] 없어요.
[2] 기도는 드렸나요?
023
[1] 기도도 드렸지.
[2] 그럼 뭐가 잘못 됐지? 대답해봐
[3] 모르겠어요.
[2] 더구나 끔찍한 건 뭐죠?
[1] 자기 생각 때문에 고통을 받는 일이라구
[2] 그럼 떠나야죠?
[1] 암 떠나야지
[3] 떠나다니 어디로요
[2] 달나라로...
[3] 전 아직 이해를 못하겠어요.
[2] 언젠가 너도 우주인을 보게 될거야 네 마음의 창을 두드릴 껄.
[3] 그래서 안내려 오실 껀가요? 모두들 기다리고 있어요 저녁을 드셔야
하잖아요
[1] 달이 더높이 뜨는걸 보고 가겠다. 너희들 먼저 먹어. 난 지섭이와 그 얘길
더 하다가 가겠어.
[3] 나는 영희를 찾고 있읍니다. 영호도 영희를 찾고 있읍니다. 영희는
우리집이 없어질때 사라졌읍니다. 영희는 명희를 잘 따랐었죠
(배우 7.8 나온다)
[8] 영희야! 너희집 새로 진 것 보러왔다 새집이라 좋지?
024
[7] 응 좋아 언니한테 보여줄께 있어
[8] 그게 뭔데?
[7] 장독대 공구리 칠 때 내가 썼어 읽어볼께. 명희 언니는 큰 오빠를
좋아한다.
[7] 조게 빨리 지워버려
[7] 이젠 지을수가 없어 세멘이 굳어버렸어
[8] 그럼 난 갈래
[7] 가봐. 큰오빠 안보구 갈거야
[8] 몰라 얘
[7] 홋호 큰오빠가 방죽에서 명희언닐 기다리고 있어
(7 줄 끊어진 기타를 친다)
[8] 날 기다렸니?
[3] 명희야
[8] 응 왜?
[3] 영희가 나한테 무슨 약속을 했었는지 알아?
[8] 무슨 약속을 했어
[3] 이 방죽 가 전체를 꽃밭으로 만들겠다고 했어
[8] 어머 멋있겠다.
[3] 저 건너도 그렇게 하겠대
[8] 그럼 꽃씨를 많이 받아놔야 되겠다.
[3] 그럼 아주 많아야지. 우리집 마당에 가득 심어 논 거
025
못봤 니?
[8] 봤어. 집이 한결 멋있어 보이드라. 냄새도 좋고
[3] 그런데 아버진 달만 쳐다보지
[8] 왜 그러신대?
[3] 아버진 달나라에 가서 사시겠대 거기서 가장 멋진 천문대 일을
보시겠다는거야
[8] 어머! 재미 있겠다.
[3]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구나
[8] 이리와앉아 달을 봐 너희 아버지가 어디 쯤 집을 짓고 사시게 될까?
[3] 글쎄. 난 아버지하구 생각이 달라
[8] 어떻게 다른데?
[3] 아버진 달을 늘 올려다보구 계시지만 난 내려다 보고 있거던
[8] 건 무슨소리냐?
[3] 저길 봐 저 강물속
[8] 넌 참 재미있어. 하늘의 달보단 강물속의 달이 더 예뻐 보인단 말이지?
[3] 우리 배탈까?
[8] 아니 타곤 싶지만 물이 흔들리면 네 달이 찌그러질 껄
[3] 그렇구나. 너 도도새 아니?
[8] 도도새가 뭔데?
026
[3] 지섭이 형이 얘기하는데 지섭이 형 알지. 아버질 매일 찾아오는 대학생 저
건너 삼층집에 가정교사로 있어 다 떨어진 옷을 입고 다녀도 아는 게 많아 그 형
얘기가 날개가 없는 새래 날개를 사용할 생각을 안해서 퇴화해 버렸대. 그래서
사람들에게 모조리 잡혀 멸종돼 버렸대
[8] 그런데 그 새가 어쨌게
[3] 내가 꼭 그 도도새란 생각이 들어
[8] 왜 그런 생각을 하지
[3] 모르겠어. 왜그런지
[8] 영수야?
[3] 응?
[8] 넌 날 좋아하지않지?
[3] 왜 난 널 좋아해
[8] 그런데 왜 쓸데없는 얘기만 해
[3] 내겐 중요한 얘기야
[8] 그만둬
[3] 화내지마
[8] 배가고파 우리집 밥은 먹기싫어
[3] 그럼 어떻게 하냐 그래도 먹어야지 뭘 먹구 싶니
[8] 응- 사이다. 포도, 라면,빵,사과,계란,고기,쌀밥 김...
[3] 그럼 어떻게 하냐? 이담에 내가 다 사줄께
[8] 괜찮아 안사줘두... 대신 나하구 한가지만 약속하면 네가 하자는 대로 다
할께.
[3] 무슨 약속?
[8] 공장에 나가지않고 학교에 다닌다구
[3] 난 학교에 갈거야 그리구 공부 열심히 해서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될테야!
[8] 정말?
[3] 그래 넌 내가 뭘 했으면 좋겠니?
[8] 큰 회사에 다녀
[3] 그래 큰 회사에 다닐께
[8] 약속했다.
[3] 그래 약속했어.
[8] 그럼 됐어 네가 하구 싶은 대로 해
[3] 네 가슴을 만져보고 싶어
[8] 만져봐
[3] 보드랍다
[8] 네가 처음이야
[3] 참 따뜻해
[8] 네 가슴을 만져본 사람은 너밖에 없어
[3] 가슴이 막 뛰는구나
[8] 아무에게도 말하지마
[3] 말 안할께
[8] 동생들에게도?
028
[3] 말 안해
[8] 절대로?
[3] 그래 절대로
[8] 그럼 눈 좀 감어
[3] 자 감았다(눈을 감는다)
[8] 그대로 가만 있어.
(8. 3에게 입맞추고 뛰어간다)
[3] 너 어디가?
[8] 집에...
(7. 기타 치며 노래한다)
[7] 명희언니는 큰오빠를 좋아한대 큰오빠도 그건 알지 나도 알아. 나도 그건
알아 나는 다 봤어.
[8] 조게 너 이리와
[7] 명희 언니가 날 때리겠어?
[8] 아니 가자 저기로 - 반딧불 잡아줄께
[7] 반딧불이 어디 있어?
[8] 저기 없으면 별 똥별 줏어줄께.
[7] 큰오빠! 나 명희 언니하구 별 똥별 줏으러 간다 큰오빠도 따라와
가-001,,0A0010
(난장이의 실루엣이 푸대를 끌고 간다 금속성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 푸대속에
연장들의 마찰음)
칼 갈아요 수도꼭지 고쳐요 고장난 펌프 고쳐요
(4 라듸오 고치고 있다 삑 삑대는 잡음 6 다가간다)
[6] 영호야 너 뭐하는게냐
[4] 형 라듸오 고쳐보는 거예요
[6] 너희들은 돌려가며 그걸 주므르냐? 집안에 할일이 많은데
[4] 이게 고장나서 형이 통신수업을 못 받잖아요
[6] 형하구 영희가 입주권 시세 알아보러 갔어 너도 좀 나가봐
(배우들 무리지어 소리친다)
[무리1] 입주권이요 입주권
[무리2] 시세가 얼마예요? 얼마예요?
[무리3] 입주권 있어요! 입주권 있어요
(그들은 제가끔 떠들어 댄다 시장판의 시끄러움 영낙없다)
가-002,,0A0020
[배우9] 입주권 팔아요
[5] 입주권이요 있어요
[9] 입주권 있나요?
[7] 시세가 얼마예요?
[9] 22만원이요
[7] 그것밖에 안돼요?
[9] 그것도 한껏 올라서 그래요
[5] 입주권이요
[3] 시세가 어떻게 돼요?
[5] 22만원이오
[3] 그것밖에 안돼요?
[5] 공정가격이오
[3] 내일이면 더 오를까요
[5] 더 내릴지도 몰라요
[7] 오빠 그걸 꼭 팔아야 돼
[3] 그래야 전셋돈 빼주려고 꾼돈 갚을께 아냐? 명희넨 그 돈은 받아야 이사할
수 있대 자진 철거하려고 짐까지 싸놓고 기다린대
[7] 억울해 그냥 뺏기는 기분이야 그게 어떻게 해서 지은 집인데
[3] 우리가 집터를 잘못 잡은 죄야
[7] 그게 왜 우리 죄야 우린 죄없어
[3] ...
가-003,,0A0030
[4] 형 어떻게 됐어?
[3] 지금 시세를 알아보는 중이야
[4] 마가 웬만하면 그냥 흥정하래 명희네 돈 빨리 갚아야 한대
[3] 내일이면 또 내릴지도 모른대
[9] 내일이면 똑 떨어질껄!
[7] 오빠! 그만 흥정해
[9] 내게 팔아요 난 중간업자가 아니에요 직접 입주하려구 그래요 그 이상은
오르지 않아요
[3] 그러시다면 저희껄 사세요
[9] 명의변경은 되는 거죠?
[4] 그럼요 물론이죠
[7] 저흰 표찰이 있어요 작은 알미늄판에 건물번호가 찍혔어요
[9] 알아요 그럼 만원만 깎아요
[3] 저희껀 무찰이 아니라니까요 무허가 건물 조사때 빠진 무찰보다 우선권이
있어요 여러가지로 유리하죠 우린 인감증명도 있어요 아버진 평생 처음 그걸
때셨어요
[9] 그래서 안깎아 주겠어요? 내일이면 시세가 몇만원 내릴텐데
가-004,,0A0040
[7] 큰오빠 어쩌지?
[3] 글쎄...
[9] 손해 더 보지말구 깎아서 팔라니까
[5] 가만 내게 파시오
[9] 내가 이미 흥정해 놨어요
[5] 얼마에 했어요?
[7] 아저씨 시센 얼만데요?
[9] 팔지마세요 저사람은 부동산 업자예요
[5] 아주머니 왜 이래요 이십오만원 주지
[9] 별꼴이야?
[5] 다른데로 가보쇼
[7] 저흰 아주머니에게 팔구 싶어요 아주머닌 그만큼 못주시겠어요?
[9] 내가 왜깎겠어요 돈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지...
[5] 이봐 저 아주머니가 사가도 결국 나한테 가져 온다구 보겠어? 이 가방안에
가득한게 다 입주권이라구
[3] 저녁에 집으로 오세요
[5] 당장 갑시다 어이 운전수 빨리 차 갔다대 잘 파신거요 이웃에도 아직
안판사람 있으면
가-005,,0A0050
얘기해 시세보다 더 주는 사람이 있다구
[3] 영희야 가자
[7] 큰오빠 결정했어 (대답없다)
[4] 응 세단차 타는 사람이 사기로 했어
[7] 난 그냥 뺏기는 것 같아 우리집도 내 꽃밭도 그걸 다시 찾을 순 없을까? 응
오빠!
(난장이의 실루엣이 달을 등지고 있다 영희의 기차소리가 들린다 릴리프트읍
노래의 곡조다)
[4] 형 이제 그만 들어가
[3] 영희를 찾아야지 어디로 갔을까?
[4] 글쎄... 형 영희의 기타소리가 나는것 같아
[3] 어디? 아냐 저건 풀벌레 소리야 영희야 영희야
(배우 5에게)영희 보셨어요
[5] 봤지 (술취한 소리)
[4] 어디서요?
[5] 조 방죽가 풀숲에서 그 친구들이 데려갔어 딸국
[3] 누가요?
[5] 너희 아버진 알고 있을껄 느이 아버지가 신호를 보내드군 굴뚝 위에서
거대한 비행접시가 날아왔어 그 동체 밑에서 우주인이 나와 영희를
가-006,,0A0060
끌어 넣었어 꼭 순식간에 날아오르드군 꼭
[3] 그만두세요
[5] 내말을 못 믿겠냐 소문이 자자한데
[4] 터무니 없는 소문이예요
[5] 그럼 실컨 찾아보렴 있을턱이 없다구
[3] 아저씬 취하셨어요 가 주무세요
[5] 내가 취했다구 아직 남았어 저걸 다마시구 가야해 철거당한 우리집 말이야
전쟁때 비행기가 한번 지나가면 저지경이 되지 폐허야 구들장 대들보 기왓장
수도꼭지 장도까지 다 팔아서 마셨어 이젠 창문과 대문만 남았어 저걸 마져
마셔야 하잖아 내 뱃속은 하늘처럼 넓어 그속에다 다시 지을 꺼야 느이 아버지도
나하구 똑같은 생각을 할껄 이번엔 철근 콘크리트로 지을까 훗후 딸국 히히
(배우5 쓰러진다)
[4] 형 정말 우주인이 영희를 데려 갔을까?
[3] 그주정뱅이 아저씨 말을 믿냐?
[4] 믿을순 없지만... 그 아저씨가 말하는 비행접시가 내렸다는 곳이 바로
여기야
가-007,,0A0070
[3] 그때문에 여기서 밤을 지새웠니? 우주인이 또 올것 같아서?
[4] 아니
[3] 그럼 뭐냐?
[4] 찾아 나설데가 없어 갈데가 없어
[3] 아버지의 우주인이라면 또 올수도 있겠지
[4] 그건 무슨 소리야
[3] 아버지가 매일 보시는 책속에 서라면 말이야
[4] 지섭이 형이 아버지께 준책?
[3] 쇠공을 쏘아 보여주겠대
[4] 쇠공이 하늘로 올라갈까?
[3] 글쎄...
[4] 올라가다 떨어질껄 형 나 오늘 공장에 가봤어
[3] 어느 공장인데?
[4] 단추공장이야 형형색색의 단추가 작업탁자마다 수북해 눈이 부실지경이야
처음 들어가면 선별작업이래 그 다음엔 구멍뚫는 일을 하게된데 여자 아이들도
많아 여자아이들은 포장하는 일을 해 처음 선별작업할 땐 멕여주고 재워만 준대
공장안엔 기계에서 나온 호마이카 먼지가 안개처럼 가득해 영희가 돌아오면 거길
들어가면
가-008,,0A0080
어떨까? 우릴 받아줄것 같아
[3] 먼저 영흴 찾아야지 어머니가 울고 계실거야 아버진 울고 싶어도 못우셔
[4] 형 배안고파? 어제 저녁부터 굶었잖아?
[3] 그 주정뱅이 아저씨가 왜 그런 얘길 했을까?
[4] 우주인 얘기? 술김에 꾸며댄 얘기겠지
[3] 어떻게 그런 얘기를 꾸며댈수 있을까? 지섭이 형이나 아버지라면 몰라두?
[4] 형 왜그래? 영희는 집을 나간거야 틀림없어
[3]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4] 영흰 외출할 때 꼭 얘길 하구나갔었잖아 안그래?
[3] 그건 나두 알아 그럼 그애가 왜 집을 나갔겠어?
[4] 나두 그 이유를 알수가 없다구 그럼 그런소린 하지마! 집에 가보자
[8] 영수야 네가 방죽가에 있는 줄 알았어
[4] 우린 지금 영희를 찾고 있어
[8] 알아 집 나간앨 찾아 뭐하니? 어련히 돌아올까 봐
[4] 영희가 집 나간걸 어떻게 알아?
가-009,,0A0090
[3] 너하구 무슨 얘기 있었니?
[8] 아니 영희만난지 오래됐어 나 영수하고 할 얘기가 있어
[4] 형 나 먼저 들어갈께
[3] 같이 가
[4] 집앞 에서 기다리고 있을께
[3] 무슨 얘긴데?
[8] 나 집 나갈꺼야
[3] 그게 무슨 소리냐? 왜?
[8] 네가 약속을 안 지켜서 나가는건 아니야
[3] 약속을 못 지켜 미안해
[8] 우리 앉아서 얘기해 네가 좋아하는 구름 벽지가 흘러간다 오늘 우리집
헐었어 아버지가 곡괘이질 몇번 하니까 그만이였어 우린 내일 이사가
[3] 어디로?
[8] 성남으로 간대나봐 허지만 난 이사가는 집엔 안가 난 네가 공장에 안나가고
학교에 나갈걸 기대하고 있었어 하지만 넌 나하고 약속같은건 생각지도 않고 있어
그렇지? 왜 대답이 없니?
[3] 명희야 난 널 좋아해 허지만 우리 아버진
가-010,,0A0100
난장이야
[8] 그게 어쨌다는거야! 그게 우리 약속하구 무슨 관계야
[3] 날 좀 봐 사람들은 키작은 난장인 늙지도 않는다구 생각해 헌데 그건
착각이야 아버진 늙어가셔 눈도 어두워가 머리도 빠지구 의욕도 줄었어 밤이면
이가 쑤셔서 잠은 못주무셔 체념과우울증에 빠져서 일은 못하셔 앉아 울지말구
[8] 난 네가 처음이야 널 좋아해
[3] 나도 그래 아버지가 평생 해온 일은 다섯가지야 채권매매 칼갈기 고층건물
유리닦기 펌프수리 수도 고치기 아버진 이제 힘든일 못하셔 위험한 일도 못하시구
[8] 그게 네 공부하구 무슨 상관이야
[3] 난 장남이야 아버지 일을 대신해야 해
[8] 그만둬! 넌 내 꿈이였어 내꿈을 모두 깨버리구 있다구
[3] 아니야 아직은 아니야 난 틈틈이 공부해 라듸오 통신강의록을 들어
[8] 거짓말 네 라듸오는 고장난지 오래됐어
가-011,,0A0110
[3] 이제 곧 고쳐질꺼야
[8] 다 그만둬 라듸오 따위로 어떻게 공부를 해 넌 날 자꾸 속이구 있어 네가
미워졌어
(3의 가슴에 안겨 주먹으로 친다) 난 너한테 라듸오 하나두 사줄수가 없다구
[3] 라듸오는 꼭 고칠거야 그동안 책을 볼꺼야 명희야 너 왜 자꾸 이러니? 그럼
난 어쩌라구
[8] 네가 좋아 네가... 허지만 난 떠나야해 난 다방에 가서 일하게 될꺼야 날
찾지마
[3] 그건 안돼
[8] 내가 널 찾아갈께 꼭 찾아갈께
[3] 명희야! (배우8 뛰어간다)
[6] 찾지도 못하면서 왜 이제 들어오냐? 영희가 집을 나간건 모두 느이들
때문이야
[3] 어머니도 영희가 집을 나갔다구 생각하세요?
[6] 그래 아니면 갈데가 없잖아! 돈도 없구 집두 없어지구 공장은 왜들
쫓겨나니? 다른 사람은 멀쩡하게 일배워 잘들 다니는데 왜 느이만 쫓겨나? 영희가
나간건 느이 책임이야
[4] 어머니 형은 지금 기분이 안좋아요
가-012,,0A0120
[6] 그게 에미 때문이야? 난 지금 느이들 때문에 속이 상해 있어!
[1] 가만둬! 저 애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 공장 사장을 만나서 암판을
하기로 했대 공장 아이들이 모두 행동 통일을 약속하구 슬슬 빠졌대 결국 남은건
저희들 뿐이였다구
[4] 그게 아니에요 얘기만 먼저 새버렸어요
[1] 마찬가지야 사장을 만났으면 느이가 원하는걸 얘기 했을께 아니야
안그렇냐?
[3] 네 그랬어요 아버지.
[1] 넌 다른데 할 화풀일 내게 하는구나 잘했다 느이도 잘하고 그애들고 잘했어
걱정할것 없어 느이들 이제 일류기술자가 될거야 어느 공장에 가든 일하고 돈
벌수 있어
[6] 모르는 소리 마세요
[1] 어쨌어! 공장도 옮겨보는게 좋다구 한군데만 있으란 법있어?
[6] 그게 안된다니까요 이 근처 공장끼린 다 연락이 돼 있어요 모두 같은
통속이라구요 쟤들은 낙인이 찍혔어요 쟤들을 받아줄 공장은 없다니까요
가-013,,0A0130
[1] 무슨 소리야 쟤들이 반역죄라도 졌단 말이야
[6] 그만 두세요 지섭이가 안에서 기다려요 점심을 먹어야 하잖아요 쟤들은
어제 저녁부터 먹질 않았어요 얘들아 영수야 정말 느이들에겐 잘못이 없어-
아버지도 마찬가지야 느이느 에미를 잘못만나서 고생을 하는거야
[3] 아니에요 어머니-
[4] 어머니 제가 상을 볼께요
[6] 그래 우리 밖에서 먹자 지섭일 나오라구 해
(그들은 상 차린다)
[3] 아버진요?
[6] 아버진 약주를 하셨어 좀 많이 드셨어 고통스러우실거야 한잠 주무셔야
풀리실꺼야
[4] 이거 불고기 아니예요
[6] 그래 입주권 판돈에서 조금 떼서 사왔어
[3] 영이도 없는데요?--
[6] 지섭이가 오랫동안 못올것 같다구해서 어서들 앉아
[4] 지섭이형 어디가?
[2] 응 가볼곳이 생길거야
[3] 아주 먼곳이야!
[2] 삼층집 그녀석이 시험에 또 떨어져 버렸어
가-014,,0A0140
그 책임이 내게 올걸
[4] 두번씩이나 떨어지다니
[2] 자 느이들이 많아 먹어
[3] 형을 위해 사온건데...
[2] 난 여기저기서 가끔먹잖냐-
[6] 그사람 똑똑하게 생겼는데 왜 자꾸 떨어지지?
[2] 우주인이 시험지를 자꾸 훔쳐간대요
[3] 우주인이 왜그걸 훔쳐가지?
[2] 우주인이 그 친구가 떨어질걸 알았거던
[4] 그 우주인 점쟁인데
[2] 모르는게 없지
[4] 그 우주인에게 물어보면 영희있는곳을 알까?
[2] 물론 알겠지
[4] 지섭이 형이 좀 물어봐 줘
[2] 다음번에 올때 그 해답을 가져오지
[6] 밥 더줄까?
[2] 전 됐읍니다
[3] 나두요
[4] 난 좀 더 먹을래. (꽝소리)
[6] 에구머니 무슨 소리지?
[4] 저것봐! 담장에 구멍이 뚫어졌어
가-015,,0A0150
[2] 저런
[6] 뭐냐?
[3] 노란 바가질 썼어요!
[6] 어서 먹자 아버질 깨워라 어서!
[2] 서두르지 마세요 저들은 기다릴껍니다 저 물좀 주세요 영수하구 영호
잘들어 어떤일이 있어두 느이는 나서면 안돼
(배우5 큰 햄머를 들고 나와장치를 친다 요란한 소리
[배경] 배경막에서 고층건물 무너지는 그림 폭격에 주저앉는 그림등 배우2
다가가 제지한다)
[2] 방금 무슨짓을 하셨나요?
[5] 자진철거 기간이 지났소 그래서 강제집행 하는거요
[2] 그래요? 선생 오백년이나 걸려 지은집을 단숨에 허는군!
[5] 뭐요?
[2] 편의상 오백년이라 한거요 제대로 따지면 천년 아니 오천년이나 걸려
지은거요 오년이 아니라 오천년!
가-016,,0A0160
[5] 이걸 놓쇼 오천년이고 오백년이고!
[2] 못알아 들었어!
[5] 공무를 방해할 셈이오?
[2] 당신들이 덫을 놓은거요!!
[5] 난 그런것 몰라 상부에 얘기해
[6] 지섭이!
[2] 그럼 상부에 가 전해봐! 내가 치더라구!!
(친다 5 피하고 그를 친다 2쓰러진다 5, 2를 끌고 간다 3,4 달려들 기세다 1
소리친다)
[1] 느이들 가만있어!
[4] 저걸 가만둬! 끌려가잖아요! 형! 아버지!
[1] (씰루엣이 간다) 칼 갈아요 수도 고쳐요...
[3] 아버지!
[4] 아버지! (계속 반복해 부른다)
[3] 어머니 아버지가 안보이셔요!
[6] 굴뚝위에 안계시냐?
[4] 안보이셔요!
[6] 방죽에는?
[3] 거기도 안계셔요
가-017,,0A0170
[6] 배는 있냐?
[3] 방죽가에 뒹굴어요 다 깨진채
[6] 다른델 찾아봐!
[3] 우리는 방죽가에 살았읍니다 우리집이 헐리기 전입니다 사람들은 우리배를
난장이 방주라 했읍니다
[1] 영수야 어서 배에 타 (1,3 배에 탄다)
[4] 안돼요 위험해요 그 배는 밑이 샌다구요 형! 아버지!
[3] 가운데로 가꾸 들어가면 어째요! 우린 수영을 못해요 그 노 이리 주세요
[1] 놔라! 힘으로 아빌 막을 셈이냐?
[3] 물을 퍼야겠어요 (신을 벗어 물푼다)
[1] 가만히 좀 앉아있어
[3] 물이 발목까지 찼어요
[1] 우리 조용히 좀 얘기하자
[3] 무슨 얘긴대요?
[1] 엇그제 왔던 꼽추 아저씨 있지?
[3] 누구요?
[1] 엇그제 왔던 사람
[3] 전 모르겠는데요
가-018,,0A0180
[1] 인석이 시치밀 때
[3] 엊그제가 아니예요 삼년전 일이예요
[1] 좋은 사람이다 전에 그 아저씨와 일한적이 있어
[3] 언제 그런일이 있었어요?
[1] 그 신발 이리내 장남인 네가 믿지 않으니 네 동생들도 믿질않아
[3] 어머닌 아세요?
[1] 네 어머닌 병적이야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해 그 꼽추아저씨가 날 데리러
올꺼야 그럼 날 막지마
[3] 신발주세요 물을 퍼내야 해요
[1] 잠자코 들어 난 이제 힘든 일을 못하겠어 안돼
[3] 아버진 일 안하셔두 돼요 저희가 있잖아요
[1] 너흰 학교에서 공부만 하면 돼 그게 느이가 할일이야
[3] 배가 바라앉겠어요 그 노 이리 주세요
[1] 네가 노를 잡겠다구? 그럼 물은 누가 퍼내구?
[3] 아버지가요 노젓는 것보다 쉽잖아요
[3] 아버지가요 노젓는 것보다 쉽잖아요
가-019,, 0A019
[1] 그러면서 나더러 쉬라구? 아직은 네가 물을 피라!(배우3 신받아
물푸는 마임) 영수야 너는 장남이다 그래서 너와 단둘이 애기하고
싶었다 너희 어머니가 들어선 안될 애기야
[3] 또 무슨 말슴인데요?
[1] 서둘지 마라 난 죽기로 결심했다
[3] 뭐라구요?
[1] 너에게만 애기하는거야 난 죽기로 결심했어
[3] 왜요?
[1] 너희들하구 느이 엄마 때문이야
[3] 저희가 뭘 어쨌게요?
[1] 스스로 생각해 알아야지 느희들 짐이 되기 싫어서야
[3] 저흰 짐으로 생각지 않아요 돌아가시면 아버진 비겁자예요
[1] 그래도 할수없다
[3] 아버지
[1] 너만 내편이 되어 준다면 죽을 생각까진 없어 당분간 떨어져 사는거야 또
한분 걷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 꼽추아저씨와 셋이서 모이는거야
가-020,,0A0200
[3] 모여서 어쩌시게요?
[1] 물을 퍼라 배가 가라앉겠다 약장수와 일을 하게 돼 차력사로 고용을 한댔어
떠돌이 같지만 돈많이 벌었어 자식을 대학까지 보내고 집도 으리으리하대 우린
동업자가 되는거야 내겐 마지막 기회 아니냐? 집도 헐리고 느인 학교대신 공장에
나가잖냐? 영희도 집을 나간채 돌아오지 않구 난 마음이 편치않아 희망도 없고
난... 벌레야 마지막 꿈틀대 돈을 모아야 해
[3] 아버진 꼽추가 아니에요 앉은뱅이도 아니구요 아세요?
[1] 소리치지 마라 허지만 난 벌레야
[3] 어머니와 의논하세요 동생들과도!
[1] 그렇담 일은 틀렸다!
[3] 전 모른척 하겠어요 어머니와동생들이 좋다면요 허지만 아버지가 꼽추와
앉은뱅이하구 어떤 차림으로 어떤일을 하게될진 뻔해요 약장수가 어떤 계획으로
앉은뱅이 꼽추에 아버지까지 원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이용만 당하실꺼예요
가-021,,0A0210
[1] 그만둬라 지금 내 가슴이 아프다 찢어질것 같아 들어가라
[3] 아버진요?
[1]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가겠다 어서 내려!
(배우3 방주에서 나온다)
내 걱정은 마라!
(배우4, 3에게)
[4] 못찾았지 형!
[3] 안계셔 못찾았어
(배우5 다가선다)
[5] 아버질 찾냐? 끅 딸꾹
[3] 네 보셨어요?
[5] 소용없어 그 친구들이 모셔갔어 아버지가 또 신호를 보내드군
[3] 또 취하셨어요 절 잡으세요
[5] 넘어지진 않아 난 오뚜기라구 딸국 저 아래로 비행접시가 날아와서... 딸국
(엎어진다)
[4] 몹시 취했어 모셔다 드려댜겠어 형 내등에 업혀줘(업는다)
[3] 가자 아버진 걱정마 영희가 걱정이야
[4] 형은 이 아저씨 얘길 믿어?
가-022,,0A0220
[3] 못믿을것두 없지않냐. 못믿을것두
(곡마단의 구슬픈 가락이 흐른다 굴뚝위에 난장이 곡예사가 가락에 맞추어
몸짓을 하고 있다 배우7 나온다 수건을 가졌다)
[7] 난 지금 밖에서 우리집을 드려다 보고있어요 우리 식구들이 꼼지락거리는게
보여요 팬지꽃도 있죠 모두 저 금고속 가방안에 있어요 내 옆에는 사내가 자고
있어요 매일밤 자고 있죠 난 지금 이수건을 저 사내의 얼굴에 덮을꺼에요
마취재가 흥건히 묻어있죠 손발이 떨리고 가슴이 뛰어요 저 사내가 첫날 내게 한
그대로에요 그를 따라온게 엊그제 같아요 밤마다 꿈에 우리집 식구들이 보여요
비행접실 타고 있죠 날 찾아요 아버진 나때문에 못떠난대요
(배우5 다가선다)
[배우5] 날 따라왔나?
[7] 그 가방을 따라왔어요 내 꽃밭이 그속에 있어요 우리집도요
[5] 무슨소리야 집으로 돌아가!
가-023,,0A0230
[7] 싫어요 돌아갈 집이 없어졌어요
[5] 그럼 어쩌겠다는거야?
[7] 저희집을 뺏어가셨잖아요
[5] 어감이 안좋군 내가 산거야 도루 뺏어 가겠다? 좋아 차에 타라구 내가 할일
을 주지 그건 뭐야 (카타 뺏어 던져버린다)
[7] 안돼요
[5] 그보다 더 좋은걸 사주면 되잖아 이런차 처음 타보지? (발동걸고 달리는
음향) 내말을 잘들어 안그러면 쫓아 낼꺼야 내겐 안돼요 라는 말이 인통해 대신
다른 직원보다 많은 보수를 주지
[7] 아저씬 생각보다 친절하시군요
[5] 아저씨가 아니야 난 이제 스물일곱이야 사실 난 전부터 널 봤어 넌 찬
예쁘게 생겼어 너희 아버지가 널 낳은건 기적이야
[7] 아버지 얘긴 말아요!
[5] 여기서 잠깐 내릴까 내려! 자 이리와 먼저 옷을 맞춰 그 꼴루야 어디
(5,7의 몸을 구석구석 잰다)멋지군 거울을 봐 맵시를 좀 부려 온김에 서너벌 맞춰
날 위해서야 (또 잰다)
가-024,,0A0240
[7] 한번 재면 됐지 왜자 꾸 재요?
[5] 여러벌 맞춘다구 했잖아 멋지게 차리구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해 어때
깨끗한 사무실이지? 여러분 주택이나 아파트 상담하실분은 전화를 주세요 은아
부동산은 여러분의 꿈이 깃든 주택을 염가분양 합니다 직접 찾아주시면 친절이
봉사합니다
(전화벨 7 전화받고 부동산 안내 반복한다 서너번쯤)
[5] (박수) 좋았어 아주 훌륭해 자 이제 갈까 퇴근이야 (간다) 이게 내방이야
어때 이런 침대에서 못자봤지 저녁엔 푹 쉬어야 해 내일을 위해서 목욕은 했지?
향수는 안 뿌려도 좋아 (애무한다) 내 침실은 포근하다구 여긴 우리 둘 뿐이야
가정부는 출퇴근을 해 매우 경제적이지?
[7] 우리집은 어찌됐죠?
[5] 옷을 벗어 난 안돼요라는 말을 싫어 한다구
[7] 우리집은요? 아-
[5] 소리도 치지말구
[7] 우리집은...요
가-0025,,0A0250
[5] 울지도 마
[7] 가방에 아직 있죠?
[5] 말도 하지말구!
[6] 영희야 너 뭐해!
[7] 제 옷을 벗겼어요!
[6] 빨리 일어나 옷을 입어라!
[7] 안돼요 엄마!
[6] 너희 증조할머니 동생이 어찌됐는지 아니? 알몸으로 강물에 떠올랐어 왠지
아니?
[7] 전 그런거 몰라요
[6] 주인서방과 잠자리를 같이 했기 때문이야 주인여자에게 사매질을 당했어
[7] 전 달라요
[6] 같아!
[7] 달라요
[6] 정 그러면 난 목을 매겠다
[7] 엄마!
[5] 가만있어!
[6] 핀은 어쨌냐?
[7] 핀은 왜요?
[6] 옷이 튿어지면 핀으로 꿔매야지
가-026,,0A0260
[7] 아빠더러 난장이란 아인 이걸로 찔러버릴테야
[6] 그럼 안돼 상처가 나 피가 나
[7] 찔러버릴꺼야!
[5] 아 앗 따거! 이게 반항을 해!
[7] 반항 안했어요
[5] 비상수단이 있어 (수건 집는다) 이럴줄 알구 준비했어
[7] 뭔데요?
[5] 병원에서 쓰는거야 (수건 덮는다)
[7] 무서워요 하지마세요 아 날 그냥...
(늘어져버린다 배우5 안고 장치속으로 들어간다 잠시 배우7의 실루엣 배우5
장치를 두드린다 금속성 마찰음이 봉고리듬을 낸다)
[7] 엄마 큰오빠가 저 아랫집 유리창을 깼대
[6] 아빠가 사과하러 가셨다
[7] 그집아이가 놀렸어 근데 왜 아빠가 사과하러가!
[6] 느이가 잘못하면 그책입은 아빠가 지신단다
[7] 언제까지?
[6] 느이가 클때까지 (리듬 바뀐다)
가-027,,0A0270
[7] 아빠나 꿈꿨어 (배우1 실루엣) 기분이 좋아
[1] 무슨 꿈인데?
[7] 아빠가 거인이 되는 꿈
[1] 개꿈을 꾸었구나
[7] 아빠가 거인이 돼서 날 업구 날아갔다구
[1] 너희들 꿈은 다 개 꿈이야
[7] 그래도 난 기분 좋아
[1] 자랄땐 그런 꿈 꾼단다
[5] 헛허 네가 오면서 난 기분이 좋아 사업도 잘되고 이리와
[7] 싸게사 비싸게 팔죠 팔지않고 쌓아두기도 하죠!
[5] 더 오를때를 기다리는 거지 너는 참 귀엽다!
[7] 저 금고속에 가득하죠?
[5] 바쁠건 없어
[7] 우리것도 있죠?
[5] 물론 가만좀 있어 그게 팔리면?
[7] 또 따라가야죠
[5] 그래서 맨밑에 내려놨어 쯔쯔즈 내곁에 오래 있으라구
가-028,,0A0280
[7] 그럴 생각은 없어요
[5] 그럼 ? 어쩌겠어?
[7] 제게서 뺏어갔으니 저도 빼어가야죠
[5] 돈주고 샀어
[7] 속인거죠 속여서 뺏은거죠 저까지
[5] 내가 그걸 뺏기면?
[7] 우리집 식구에게 가져가요
[5] 정말 어리군 넌 어려 어떻게 뺏어 가겠어
[7] 금고의 번호를 알아놨어요
[5] 헛허 금고를 바꿔야겠어 그 속에 돈도 있어
[7] 알아요 호신용 권총도 있죠
[5] 돈도 뺏어가봐
[7] 그 동안 돈은 충분히 주셨어요
[5] 앞으로 더 많이 주지
[7] 일한 댓가만큼만 주시면 돼요
[5] 그걸로 다시 사갈 생각없어
[7] 사오신 값에 주신다면 기다리죠
[5] 그건 안되지 난 사업가야 사온값에 팔려면 애초에
가-029,,0A0290
시작을 안했어 그게 사업의 정석이야 아버지에게 많은걸 배웠어 아버진 정말
큰사업을 하셔 나처럼 부동산 따윈 구멍가게 쯤으로 생각하시지 난 아버질
존경해
[7] 저두요
[5] 느이 아버지하구 우리 아버진 근본적으로 달라 아버진 부자야 그리고
거인이야 난장이와거인사이야
[4] 형 아버질 난장이라고 부르는 놈은 죽여버려
[3] 그래 죽여버려
[4] 정말이다
[3] 그래 정말이야
[5] 내 얘기 들어 아버진 큰 회사를 어러게 갖고 있어 난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게 돼 그러자면 그 이전에 나대로의 훈련이 필요해
가-030,,0A0300
난 머리도 좋아 누구도 내머릴 못 당해내 당분간 내게서 떠날 생각은 마 넌 날
따라오면서 선택권이 없어진거야 내껄 뺏어가지도 훔쳐가지도 못해 말을 많이
했더니 갈증이 나는군
[7] 결국은 전 어쩌실 껀가요
[5] 네게는 선택권이 없다했잖아 마실꺼나 가져와 맥주가 좋겠군
[7] 두잔 가져오면 안돼요?
나-001,,0B0010
[5] 같이 마시겠다 좋아 기분한번 내자 내 잡귀가 밝으니 그걸
훔쳐갈 기회가 좀처럼 않을꺼야(음료수 가져온다) 가만 왜 손이
떨리지? 알아들어 그 속에 뭘 탔지? 물론 한 쪽 컵에만 대란한 척
하지만 어리석은짓 했어 먼저 마셔봐(7 망설이다)그걸 마시면 오늘은
잠을 푹 잘껄 넌 밤마다 잠을 못 이뤘잖아 잠을 못자면 건강에 해로워
꿈도 못 꾸게 할수있다면 정신병원은 사업이 잘 될꺼야 어때? 졸음이 오지?
날 이기지 뫄한댔잖아 핫하 우리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사업가란 이십사시
간 긴장이 밑천이고 성공의 열쇠다 어! 내가 왜이러지? 제가 이겻나봐요
[5] 아니 그럼(휘청) 요것이 이런
[7] 침대에 웁혀드릴께요(부축한다)
[5] 이런 잠이와 곧 깨게 될껄
[7] 아니요 제가 처음 온날 사용하시든게 남았어요(수진 보인다)
[5] 안돼 그건 (늘어진다 수건 얹는다 손이 떨린다 가방을 뒤진다 서류를
꺼낸다)
[7] 오 어지러워 나는 그의 얼굴에서 수건을 떨꺼예요
나-002,,0B0020
그는 날 좋아했어요 그가 깨어나지 못하면 난 죄를 짖게 돼요 그는
깨어날꺼예요
[1] 영희야 너 뭐하니?
[7] (희열) 아빠 찾았어요 우리껄 찾았다구요 갈께요 갈...
[1] 영희야 너 왜그러니!
[7] 잠이 와요 며칠밤을 못잤어요 게다가 한모금마셨어요
[6] 잠들면 안돼 핀 어쨌니?
[7] 핀 핀을로 찔러도 잠이 와요 어지러워요 공장에서 야근할때도 그랬어요
찬바람을 쐬야 할텐데 발이 말을 안들어요
(비틀댄다 배경막에 몽롱한 느낌의 화면이 어른댄다 우주 멀리서 오는듯한
전파음향이 간혈적으로 퍼져 온다 배우7 해매이는 듯한 율동 무리들 따라서
율동한다
[무리1] 저 난장이의 딸이냐?
[2] 그렇군
[1] 어쩐 일이지?
[2] 글쎄..
[1] 곧 쓰러질것 같아
나-003,,0B0030
[2] 가서 부축해줘 (무리 팔 껴안아 부축한다)
[7] 절... 절 아세요?
[무리1] 알지 집이사한거 알아
[7] 몰라요
[무리2] 여긴 웬일이지?
[7] 철거 확인증이 필요해요
[무리1] 철거확인증은 왜?
[무리2] 입주권을 팔았잖아 팔아버리고 무슨 필요로 그러는거야?
[무리1] 그 새단차 사내가 사갔잖아?
[7] 아저씬 어느편이예요 아파트에 들어갈 사람은 저희예요
[무리2] 딴은 그래
[무리1] 서루는 갖고 있어?
[7] 여기 모두 있어요
[무리2] 당사자 입준데 서류가 무슨 필요야 계 고장과 교찰이 되면 돼 참
아버지 얘긴 들었나
[7] 아버지가 어쨌게요?
[무리1] 포도 나무집엘 가봐 널 찾아 식구들이 매일 거길 와
[7] 아버진요
[무리1] 거길 가면 알게돼
(무리들 헤어진다)
[3] 아니 넌...
나-004,,0B0040
[7] 큰오빠 (쓰러진다)
[3] 영희야 어찌된 일이야(부축)
[7] 큰오빠 아버진...
[3] 가만 아무말도 마 의사를 불러와야겠다
[7] 괜찮아 잠을 못잤을 뿐이야 졸음이 와
[3] 그럼 한잠 자라 염려말구 자
[7] 빼앗겼던걸 찾았어 이걸봐 그속에 우리집도 팬지 꽃밭도 다 있어
[3] 잘 했다 어서 자
[7] 수속까지 다 끝냈어 아버진 엄만 작은오빤!
[4] 한잠 자거라 자구나서 얘기하자
[7] 얘기해 그전엔 못자 어서
[3] 우린 널 찾느라구 밤낮을 해맸어 보이지 저 벌판이 우리집이 있던곳이야
어머닌 종일 거기 서 계셨어 네 이름을 부르면서 우셨어
[7] 엄마!(훌쩍)
[3] 아버진 벽돌 공장 굴뚝에서 엄마와 달을 보고 계셨어 우린 방죽가를 헤맷고
아버진 우주선을 타고 떠나셨어 이 땅에서 떠나신거야 널 따라 가신지 알았어
벽돌공장 굴뚝이 헐릴때 우린 그속에서 아버질 찾아냈어
나-005,,0B0050
철거반 사람들이 아버질 끌어냈어 반쪽짜리 거적을 덮어갖고...들구 있냐
잠들었구나?
[7] (울음소리)아니 아빨 보고 있어 저길봐 저 굴뚝위에 아빠가 있어 이걸
보여드릴래 큰오빠 날 좀 잡아줘
[3] 영희야 울지마
[7] 울음이 자꾸나와
[3] 그럼 속으로 울어
[7] 응 속으로 울께 큰오빠 울음 안나와?
[3] 그치라니까?
[7] 그쳐도 자꾸 솟아 자꾸만
(난장이 손끝에서 작은공이 수없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실루엘 음악 경과한것
아기곰 끼리의 걸음마 정도로 길게
음악 소리에 이어 공장의 소음 고막을 찢는다 각종 기계들이 불을 뿜는다
지남철에 매어 달린 각종 공구들이고 차된다 그 공구들이 사람의 형상으로 바뀐다
배우들 공장에서 작업하는 몸 놀림 그들은 알아들을수 없는 소리를 서로
지꺼려댄다 공장 소음 때문에 의사가 엇갈린다)
[4] 클라인씨의 병 클라인씨의 병이라 안과밖이 없는 병이
나-006,,0B0060
랍니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에 나무잎 흔들리는 소리) 도대체 어떻게 그런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말 인지 모르겠읍니다 우리는 운강시로 이사를 했읍니다
운강은 도시 전체가 공장지대죠 아버지는 한줌의 재로 변했고 영희도 울면서
돌아왔읍니다 (3 책을 보며 서성인다) 형은 우리집의 가장이 됐읍니다 형이
없으면 제가 가장이 되죠 어머닌 말이 없으시고 영희는 가끔 얼굴이 붉어집니다
우리집 식구는 오늘 꽃이 핀들에 와 있읍니다 들놀일 왔죠 (배경막이 도원의
꽃밭환상) 음- 이꽃향기 형 형은 틈만나면 책을 봅니다 형 그거 무슨 책이야
[3] 응 법률책
[4] 형 법률가가 될꺼야?
[3] 아니 난 선반공이 되겠어
[4] 근데 웬 법률책이지
[3] 이 책 뿐 아니야 정치 경제 사회 역사 철작 노동문제 볼께 많아
[4] 그러다 형 박사되겠다
[3] 박사는 못 돼두 몰라서 당하지는 말아야지 (새소리 고조)
나-007,,0B0070
[4] 새소리다 어디서 나는거지?
[3] 나무 위겠지 무슨 새겠니?
[4] 몰라 형은?
[3] 비색꺼야 호반새라고도 해 비오는 날을 예고해 주는 새래 개울가재를
잡아먹고 산대 행복동 방 죽가에서 저 소릴 들었지 확인해 볼까 (망원경 보는
난장이 실루엥)
[4] 형 어디가?
[3] 정말 비샌가 보구올께
[1] 새잡지 마라
[3] 무슨 샌가 보려구 그래요
[1] 그래도 놀라서 달아나잖냐?
[3] 놀라지 않게 가만히 볼께요?
[1] 영주 넌 호기심이 많은애야
[7] 작은 오빠 (씰루엘이 사라진다)
[4] 어머닌 어디 계시냐...
[7] 저기오셔 이것봐 나물 뜯었다 고사리 원추리 물취 제미 쑥도 있다 어머
저것봐 예뻐라 복사꽃
[4] 너처럼 예쁘다
[7] 내 얼굴이 저렇게 붉어
[4] 가끔
나-008,,0B0080
[6] 영희 넌 태어날때 유난히 울었어
[7] 왜 그랬을까 엄마
[6] 세상이 뜨거웠나봐
[7] 엄마가 어떻게 알아
[6] 네몸 전체가 붉었어
[7] 지금도 그래? 엄마 지금도 빨개졌어?
[6] 걱정마라 햇별때문이야
[7] 햇볕이 참 좋아 큰 오빤
[4] 새소릴 따라갔어
[7] 무슨 샌데
[4] 새는 못 봤어 소리만 들었을 뿐이야 무슨샌지 확인하고 오겠대
[7] 나두 따라갈껄
[6] 느이들이 이렇게 좋아하는건 처음봤다 진작 한번 와 볼껄
[7] 엄마 숨차?
[6] 숨이야 차지만 공기야 맑고 좀 좋냐 아
[7] 아유 시원해
[6] 행복동을 떠난후 맑은공긴 처음이야 은강의 공긴 목을 찔러
[3] 독가스에요 보세요 저 아래 은강시의 오염된 공기가
나-009,,0B0090
먹구름처럼 내려앉았어요
[6] 그렇구나 저기서 우리가 살고 있다니 믿을수가 없어
[1,2,5] 콜록 콜록
[8,9] 콜록콜록
[4] 형 저게 바다지 잿빛안개같은거
[3] 그래 저게 옛날엔 푸른 색이였대 은간은 바다마져 오염시켰어
[7] 엄마 여기 좀 앉아 (신문지 깐다)
[6] 그래 여기서 점심먹자
[7] 큰오빠 무슨 새였어
[3] 내 생각이 맞았어 비새였다구
[6] 여기도 비새가 있구나
[3] 생각나시죠 행복동 방죽가에 많이 날아온 새
[6] 난 새소리듣구는 구분을 못하겠드라
[7] 엄마 기분 참 좋아보여
[6] 좋기만 하냐 식구끼리 놀이오기는 처음이야 더구나 느이들이 모두 공장에
다니게 돼서 더 좋아 모두 앉아라
[3] 우린 재수가 좋았어요 전 조립공 보조에서 한달말에 드릴를 받았잖아요
자동차 트렁크에 나사못을 끼우는 일이죠
[4] 사람들이 형더러 쌍권총의 사나이래요 꼭 권총같이 생겼거든요 은강
자동차에서 쌍권총의 사나이 하면
나-010,,0B0100
모를 사람이 없어요
[7] 나두 은강방직에선 다 알아 빈 깡통에다 꽃을 심어 놨더니 다 줘대
[4] 봤어 푸른 재복에 흰 작업모를 쓴 네가 물을 주고 있드라
[7] 싫어하는 사람은 생산부장뿐이라구 심통에다 엉터리 꼭 기계같아 기계가
서면 안돼요 생산량이 줄어요 졸지도 말구 한눈도 팔아선 안돼 그래서 우린
기계를 보기위해 막 뛰죠 한시간에 칠천이백걸음이에요 아유 다리야
[6] 영호 넌 어떻냐?
[4] 전 열처리 장으로 옮겼어요 그래도 펄펄 끓는 쇳물 날으던 때보단 땀이
덜나요
[7] 나 어제 큰오빠 봤다
[4] 어디서 봤는데
[7] 근로자 교회사무실에서 나오는데 부르려다 딴사람들이 있어서 그만뒀어
[6] 거긴 뭐하러 갔었냐?
[3] 노동법에 대해서 확인할께 좀 있어서요 목사님은 모르시는게 없거든요
[6] 무슨 확인인데?
나-011,,0B0110
[3] 제가 알고 있는게 틀렸나 해서요
[6] 난 네가 늘 걱정이야
[7] 엄마 내가 괜히 얘기했나봐
[3] 제가 어쨌는데요?
[6] 휩쓸리지마라 우린 행복동에 살 때 너무 고생했어 너희들이다 공장을
쫓겨나고 받은 고통은 잊을수가 없어
[4] 형 이제 그런데 상관하지마
[3] 상관안할께
[4] 약속해?
[3] 그래 약속할께 아 배고파
[6] 그래 우리 밥먹자
[7] 엄마 여기다 펼까?
[6] 엄마가 할께
[7] 엄마 왜 그래?
[4] 어머니 우시잖아
[6] 너무 좋아서 그래 우린 내내 오늘과같은 날만 있었으면 좋겠다
[3] 어머니두참 염려마세요 우린 내내 이럴 꺼에요
[6] 느이 아버지가 생각나는구나
[7] 엄만 아빠가 계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뭐
나-012,,0B0120
[4] 그럼 아버지가 계셨으면 우린 공업학교를 나와 처음부터 기능공 대우를
받았을지도 모르구
[6] 아버지 얘긴 말자 최선을 다하셨어
[4]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이 아니에요
[1] 얘들아 숙제 다했니? 숙젤 해야지
[3] 지금 그리고 있어요
[1] 그게 뭐냐?
[3] (사다리에 가서)먹이 피라맛이예요
[1] 그 용도가 뭐냐?
[3] 생태계를 설명하는 그림이죠
[1] 설명해봐
[3] 맨 밑이 녹색 식물은 밑단계죠 이 식물은 먹는게 이단계이고 식물을 먹는
작은 동물이 삼단계고 이것을 잡아먹는 큰 육식동뮬이 사단계죠
[1] 너도 형처럼 설명할수 있냐?
[4] 전 못해요 그래도 전 알죠 우리도 맨 밑이에요 우리에겐 잡아먹을게 없어요
헌데 잡아 먹는게 세층이나 있어요.
[7] 엄마 밥은 어떻게 됐어
[6] 그래 어서들 먹자
[7] 큰오빠 어디가?
나-013,,0B0130
[3] 물 떠올께 저기 보니 샘물이 있어 먼저 먹구 있어 (간다)
[7] 엄마 큰오빠더러 너무 뭐라구 하지마
[6] 걱정이 돼서 그래 느이들은 무슨 짓을 해두 마음이놓이는데 영수는 왜
그런지 자꾸 마음이 안놓여
[4] 그건 엄마가 공연히 다른 생각을 하셔서 그래요
[6] 다른 생각이라니 뭐
[4] 그만 두세요 어머니 이제 부두에서 나무껍질 벗기는 일 같은건 하지마세요
크게 보탬도 안되잖아요
[6] 왜 안되냐 그걸 말려 때면 연탄도 안사고 또 남는건 팔수도 있잖냐
[4] 고생하시는거에 비하면 무슨 소득이에요 형은 오히려 어머니가 바닷물에
퉁퉁불은 나무 더미 위에서 그걸 베끼시는 걸 보고 괴로워 하다구요
[6] 네 형이 없을때를 대비해서 그걸 하는거야
[4] 형이 어딜가게요?
[6] 언젠가는 집을 나갈것 같아
[7] 큰오빠 아무대도 안가
[6] 쫓겨다니게 될지도 몰라
[4] 누구에게요?
[6] 전번에도 일주일씩 집을 비웠잖냐
나-014,,0B0140
[4] 그건 조합일때문이에요
[6] 느인 몰라 얻어맞아 피투성이가 돼서 들어온적도 있어
[4] 그건 작업하다 다친거래요 형은 아무일도 없을꺼에요 형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건 형의 죄가 아니야
[7] 아이 엄마 왜 자꾸 그래요 (3 온다)
[3] 물이 얼음장이야 왜 밥들 안먹어
[7] 큰 오빠기다렸어
[4] 아 참 맛 좋구나
[7] 엄마가 만든 김밥 오래간만이야
[3] 샘물속에 개울가재가 있어 손을 살짝 넣으니까 뒷걸음질 하면서 꼬리를
털어 내가 잡으려는줄 알았나봐 잽싸드군
[1] 그래서
[3] 바위틈으로 쏙 들어가버렸어
[4] 밥먹구 우리 가볼까
[7] 그래 엄마도 같이 가요
[6] 그래 같이 가자
[7] 나비가 큰오빠 어깨에 앉았어 가만있어 움직이지 말구 날아가잖아 움직이지
말라니까 어머 거 나비봐
[1] 영희야 너 나비 만지면 안돼
[7] 왜에 아 빠
나-015,,0B0150
[1] 그손으로 눈 비비면 장님돼
[4] 영흰 곤충채집 해가야 한대요
[1] 그건 내가 해주마
[7] 싫어
[1] 왜 아빠가 장님될까봐? 오빤 어차피 장님이야
[4] 왜 아빠가 장님이에요?
[1] 세상이 잘 보이지 않아
[3] 그래서 아빠가 장님이라면 이세상 장님 아닌 사람 몇있어요?
[1] 많지 눈 뜬 장님이 많아 그래서 난 달나라로 가기로 했어 가자 영희야 나비
잡으러 가
[7] 싫다니까 아빠가 나비 따라다니는것 보면 애들이 놀려대 영희야 가재 보러
가자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난장이 씰루엥 칼 갈고 있다. 수동식 구리인디에서
불똥이 튄다 컨베어 돌아간다 드릴 작업하는 3의 마임 일에 쫓기고 밀린다 지쳐서
헐떡인다 4 돌아와 보고 있다)
[4] 형 뭐해?
[3] 아버진 보고 있어?
나-016,,0B0160
[4] 형 작업시간 끝났다구
[3] 그래 알아
[4] 모두 퇴근하고 형 혼자야
[3] 우리도 가자 네 어깨가 커졌구나
[4] 형 나 오늘 이상한걸 봤어
[3] 뭘 봤는데
[4] 친구 아버지 장례식엘 갔었어 우리 아버지처럼 화장을 하드군 한웅큼의
재가 돼서 나와 아버지의 재보다 많은줄 알았어 그런데 난장이 아버지나
키큰친구의 아버지나 분량은 마찬가지야 강물에 뿌렸졌어 이해할수가 없어
[3] 이해 못하긴 나도 마찬가지야 허지만그건 알아 생명은 하나의 추상이야
만질수도 볼수도 없는거야 한웅큼의 재가 생명 그자체는 아니야
[4] 어쨌튼 아버진 달나라에 가시겠다고 하셨는데 한줌의 재가 되어 강물로
가셨어
[3] 영호야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 강물이 어디로 가겠니? 바다로 흘러가잖냐
[4] 바다도 오염돼 가구 있다구?
[3] 바닷물은 햇빛과 달빛을 타구 하늘로 올라가 오염의 찌꺼기는 이 땅에
남기도 증말된 물이 되어
나-017,,0B0170
허공에 머물다가 비가 돼서 땅으로 충만이 내려 그리고 나무 뿌리를 통해서
샘물을 통해서 살아있는 생명체의 구석구석 들어가 무엇이든 씻어내고 있어 이
땅에서도 달나라에서도 아버진 우주 어디에도 계셔 끝없는 우주여행을 하셔
우리에겐 보이지 않을 뿐이야 영호야 난 너하구의 지킬수 없는 약속을 했어
[4] 형 알고 있어 나도 어머니 때문에 그 약속을 했어
[3] 잘했다 어머닌 이제 늙으셨어 난 우리회사 노조지부장을 찾아갔었어 시간의
수당이 빠진걸 협의했어 내 월급봉투에만 빠진게 아니야 은강의 전 종업원이 모두
빠졌어 근로협약 29조에 의하면 시간외 수당을 본봉에 기준해서 50%를 가산
지급토록 되어있어 지금까지 아무도 그 문젤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대 그리고 우린
기능공의 일을 하면서 태반이 견습공의 보수를 받고 있는 문제도 부당해고자의
복직문제도 은강회장님의 사회 복지를 위해 20억을 내놓으신것도 얘길 하면서
그20억중에 우리가 받아야 할 정당한 임금에서 깍여진 돈도 포함돼 있으며 그돈은
당연히 종업원들의 돈이며 사회복지를 위한 명분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환경 복지
문제도 개선 되어야 함을 강조했어
[4] 잘했어 형 통쾌해 아버지가 계셨으면 뭐라고 하셨을까
나-018,,0B0180
전처럼 잘했다고 하셨을꺼야
[3] 그게 잘못됐어 그 지부장이 회사 사람일줄은 꿈에도 몰랐어 그후 내가 쓰는
기계는 자꾸 고장나고 미처 못다 조립한 작업물은 손도 못댄체 밀려가구 가까스로
해낸것도 겁사 과정에서 불량품으로 채크당해나와
[4] 형 그건 음모라구
[3] 해고자 명단에 오르기전에 나와야겠어 어머니가 뭐라할까?
[4] 은강 방직에서 잡역부를 모집해 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것만 다행이야
[6] 영수야 이걸봐라
[3] 그게 뭔데요?
[6] 읽어보면 알아
[3] 콩나물 이십원 이건 가계부군요
[6] 영호 영희도 같이 읽어봐
[3] 왜간장 이십원
[4,7] 왜간장 이십원
[3] 고등어 자반 백오십원(4,7 따라한다) 정부미 육천오백원 영희티셔츠 구백원
새우젓 오십원 영호 직장동료 부의금 오백원 배추 이백이십원 라디오 수리비
칠백원
나-019,,0B0190
감자와 닭내장 백오십원 길 잃은 할머니 백사십원 치릉약 백이십원 꽁치
백팔십원 두통약 백오십원 밀가루 삼천팔백원불우이웃돕기 이백원 엄마 오른쪽
어금니 천오백원 왼쪽 어금니 천오백원 다 읽었어요
[6]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거기서 삼분의 일을 줄여야 해 어디를 줄이겠냐?
[7] 엄마 걱정 마세요
[6] 어째 걱정이 안되니?
[3] 은강방직 잡역부로 옮기게 됐어요
[6] 결국 일을 또 저질렀구나?
[7] 큰 오빤 온강에서 인기가 아주 좋아요
[6] 그 인기가 네 오빨 망치게 한다구
[4] 어머니 너무 염려마세요 형이 하는일은 정당한 것이에요 법으로도 보호가
돼 있구요
[6] 난 법같은것 몰라
[3] 어머니 어디가세요
[6] 젖은 나무 껍질을 널어야겠다
[4] 어머니가 걱정하시는것도 무린 아니야
[3] 나도 그건 알고 있어
[7] 큰 오빠 명희 언니 생각나?
[3] 행복동 살때 자주 만났지
나-020,,0B0200
[7] 큰 오빨 좋아했지?
[3] 지나간 얘기야
[7] 그 언니하구 똑같은 언니가 있어 우리 공장 노조 지부장이야 큰오빨 한번
만나재
[3] 난 만나서 어쩌겠다는 거지?
[7] 의논할께 있대 밖에 와 있어 들어오라구 할까?
[3] 아니 내가 나가지
[8] 저 흰 곧 회합이 있어요
[3] 전 끼어들고 싶지 않은데요
[8] 그럼 제가 작성한 노트만 검토해 주세요 자신이 없어서 그래요
[3] 저는 아는게 없어요
[8] 다 알구 왔어요 도와 주세요 영희가 하구두 관계가 돼요 영수씨도
우리공장소속 아니에요
[3] 그럼 노트만 같이 검토하는 겁니다
(검토한다 배우)
[배우1] 영수는 당분간내보내지마
[6] 알았어요
[7] 엄마 큰 오빠가 뭘잘못했어
[6] 그집 아인 뭘잘못 했니?
[7] 아버질 난장이라구 했어
나-021,,0B0210
[6] 허지만 그애는 돌을 던져 우리집 창문을 깨지 않았잖냐? 그앤 잘못이
없다구
[7] 왜 없어요 아버질 난장이라구 했잖아요
[1] 아버진 정말 난장이야
[8] 좋아요 그렇게 고치죠
[3] 도움이 됐읍니까
[8] 절대적이죠 그날 좀 나와 주세요
[3] 무슨 자격으로 말인가요
[8] 증인으로요? 영수씨도 피해자로 당하셨잖아요
[3] 전 빠졌으면 좋겠는데요
[8] 그럼 우리 모두가 슬퍼질꺼에요
[3] 좋아요 해 보죠 대신 문의 회합을 해봐야겠어요 총연습이죠 모두 모이라고
하세요
(배우들 모두 개구리소리를 내며 나온다)
여러분 여러분이 사용자께 요구사항을 충분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모이시라한겁니다 우리의 대표자가 여러분의 요구사항을 전달 한후 그 의견이
무시됐을때를 대비해서 모의회합은 해보자는 겁니다 여러분이 사용자도 되고
근로자도 되어 진지하게 해보십시요 자 시작하세요
(남자들 여자들을 에워싼다)
[여무리] 개골 개골
나-022,,0B0220
[2] 우리는 회의록을 작성하여 전종합원에게 공개 할것을 약속합니다
[여] 개골 개골
[8] 핀
[5] 핀이라니?
[2] 무슨 얘기요?
[여] 개골 개골
[4] 야근중 조는 공원을 핀으로 찔러 깨웠다? 믿을수 없어
[여] 개골 개골
[5] 회사가 지시한게 아니요 과잉 감독자의 잘못된짓이요
[여] 개골 개골
[2] 일단 조사해 보겠소 다음 사항
[여] 개골 개골
[5] 임금은 년초에 인상조정 됐고 상여금도 그 기준으로 지급했오
[여] 개골 개골
[2] 여러분이 원하는게 뭐요
[여] 개골 개골
[5] 모든게 법대로 해나가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해요 그럼 여러분도 일자리를
잃게 돼요
[여] 개골 개골
[4] 이건 협박이 아니요
[여] 개골 개골
[5] 회사가 잘되면 그 이익을 몇사람이 나누어 갖는줄 아는데 그건 잘못
생각이요
[4] 회상의 발전을 위해 조금만 참고 기댜리세요
[2] 기업의 이윤은 사회로 환원되고 종업원의 봉급으로 지급되고
주주배당금으로 나가고 기업자체의 축적금으로 공정하게 배분됩니다
[여] 개골 개골
[5] 도대체 말을 못 알아 듣는군
[4] 더 이상 얘기할것도 없어요
나-024,,0B0240
[2] 여러분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거에요 허리띠를 동여 매지 않고 어떻게 큰
일을 합니까
[여] 개골 개골 개골
[4] 임금 25% 인상 상여금 200%지급 부당해고자 무조건 복지
[5] 그럼 회사발전에 막대한 지장이 와요
[2] 말도 안돼
[여] 개골 개골
[4] 뒤에서 조정하는자가 있어
[5] 찾아내
[2] 모두 해산시켜
(배우들 해산하며 개구리 소리가 고조된다 침묵)
[3] 결국 이렇게 끝납니다 그 후의 대책은?
[8] 저흰 각오가 돼 있어요 단식을 할꺼에요
[3] 일단 보류하죠 모두 희생당할 필요는 없 읍니다
[8] 이상은 보류할수 없어요
[3] 다른 방법을 찾아보죠
[8] 다른 방법 뭐가 있겠어요?
[3] 모두들 우주여행을 하는겁니다
[8] 갑자기 무슨 소리에요 회합은 예정대로 진행할꺼에요
다-001,,0C0010
[배우7] 큰 오빠 비새는 어떻게 비가 올까라는걸 미리알고 올까
[3] 글쎄... 아버지가 달에가 천문대 일을 보시겠다는 이유를 이제 알것 같아
그런거겠지 지섭이 형이 오면 나도 달나라에 가는 길을 물어보겠어
[6] 아버지가 잘못 생각 하셨어 애초에 어느 시골로 터전을 옮겼어야 했어 그럼
아버지도 안돌아 가셨을 거야
[4] 시골에서 뭘 먹구 살아요?
[6] 땅을 파서 농살 짓지
[4] 팔 땅은 있어요?
[6] 남의 땅을 부치면서도 잘들 살드라 영수 넌 왜 공장일만 못하는거냐? 왜
가만히 시키는 일만 못해?
[3] 난장이 처럼 살기 싫어서 그래요
[6] 난장이라 했니? (빰친다) 넌 결국 내게 손지검까지 시키는구나 누가 너더러
그렇게 살랬니?
[3] 날 자꾸 적게 만들려는 치들이 있잖아요 다른 공원들은 또 아무것도
모르구요
[6] 넌 너무 똑똑해 그러려니 해둬 모르면 모르는채 놔둬! 내말을 안듣다가
너는 결국 감옥살일 하게돼 이 문틀에 머릴 찧는 에미와 동생들을 안보려면 좀
가만있어
다-002,,0C0020
[8] 억울해요 우린 너무 억울해
(배우들 무리지어 노래한다)
[6] 넌 어째 가는곳 마다 요주의 인물 소릴 듣냐 제발 좀 빌자 어떻게 해야
되겠냐?
[3] 어머니 저들은 지금 날 필요로 해요
[6] 우리도 지금 널 필요로 한다 넌 장남이야 이집안의 기둥이야 동생들에게
미안한걸 알아야 해 네가 공장일만 시키는대로 열심히 한다면 무슨 걱정이냐
이대로 시간이 지나가면 우리도 편해질 날이 오지 않겠니?
[3] 시간이 지나가면 우린 모두 늙어 죽어요
[6] 어딜 가려구
[3] 바람좀 쏘이려구요
[6] 게 잠깐 더 앉아
[3] 머리가 아파요 깨지는 것 같아요
[6] 네 아버지가 살아 생전엔 내속이 이토록 답답해 본적이 없었어 행복동에서
집헐리며 고생할때도 이렇진 않았어
[3] 그건 저두 마찬가지에요 제 몸이 아버지 보다 훨씬 적게 느껴져요 아버지의
아버지 보다도 그분들은 그분들 시대의 성격을 가졌어요 제 생애는 결국
다-003,,0C0030
작은 어릿광대로 끝나고 말꺼에요 전 두려워요
[4] 형은 뭘 그렇게고민해
[1] 내 형의 고민을 난 안다
[4] 그게 뭐에요?
[1] 나와 같은 고민이지
[4] 아버지 고민은 뭔데요?
[1] 네 나이쯤 되면 스스로 알아야돼
[4] 어떤놈이 아버지께 폭력을 썼어요?
[1] 폭력이란 주먹이나 몽둥이만이 아니야 길가에 버려진 갖난아이를
내버려두는것도 폭력이야 슬픈 얘기책이나 슬픈 영화는 보고 울어도 고통 받는
이웃을 보고는 울질 않아 만원 버스에서 어린이를 제치고 먼저 라는 사람이 있어
감정이 없어 사랑이 매말랐어 이것이 모두 폭력이야
[4] 형 생각이 그거야?
[3] 아버지 말씀이 그렇다잖냐?
[4] 그럼 형은 이상주의자야?
[3] 난 잘모르겠어
[4] 그게 어디 형이 고민할 문제야?
[3] 난 잘 모른다구 했어
[7] 엄마 지섭이 오빠왔어?
[4] 지섭이 형이?
다-004,,0C0040
[6] 이게 얼마만이유?
[2] 분위기가 안좋을때 찾아왔군요
[6] 영수때문이라우 앉아요
[2] 영수가 왜요?
[6] 제 아버지 하군 딴판이라우 그 어른이야 이제 편해지셨지 뭐
[2] 와볼수가 없었어요 아주머닌 오래 사세요 애들이 편히 모실껍니다
[6] 그럴날이 올까? 안믿어져 왜 그런지 안 믿어져 먼길을 왔을테니 뭘 좀
먹어야 않겠우
[2] 그랬으면 좋겠어요 영수야 너 나좀보자 얼굴이 왜 그러냐? 고뇌와 번민의
가면으로 딴사람이 돼 버렸구나
(바닷가 분위기 음향)
[3] (웃고) 형은 그동안 뭐했수?
[2] 우주여행을 했지 철공소 자전거포 주물공장 부두노동 방직공장 조선소
버스안내양 합숙소 고무공장등 여러곳의 우주인들과 궤도 선회를 했어 내 손
가락을 보겠니? 여덟개 뿐이야
[3] 끔찍해
[2] 우주선에 찍혀서 이렇게 된거야 두개가 우주공간을 떠돌아 그래 넌 뭘했니?
다-005,,0C0050
[3] 한거 별로 없어요
[2] 다 알고 왔어 임금 25%인상, 상여금 200% 부당해고자 18명 복직을 요구하고
있어 그게 다야 넌 뭘 얻겠니? 다른 사람들이 한일을 따라서 하는것 뿐이야 네
잘못을 알아야돼
[3] 제가 뭘 잘못했죠?
[2] 넌 모르는 게 너무 많아
[3] 저도 그건 알아요 그래서 요즘 노동자 교회목사님과 거기 나오는 다른
선생님께 많이 배우고 있어요
[2] 그래 뭘 배웠니?
[3] 눈을 떴어요
[2] 네가 장님이였었나? 현장안에서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밖에서 뭘 배워
네가 가르켜야 할 사람에게 눈을 떴다구 너의 무지가 널 묶어 버렸어
[3] 난 형의 말 뜻을 모르겠어요
[2] 네가 안해도 할 사람이 많은데 내가 하는 이유는 뭐냐?
[3] 그럼 제가 할 일은 뭐죠?
[2] 현장을 지키는 일이야
[3] 제가 일하는 곳이 현장이에요
다-006,,0C0060
[2] 그럼 앞으로 그곳을 지켜 그곳에서 생각하고 그곳에서 행동해 난 바쁜
사람이야 행복동 시절의 추억을 위해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이곳에 오지 않았어
너하고 바닷가를 산책하러 온것은 더욱 아니야 저길 봐라 바다 좋지? 아주 잔잔해
저 위를 걷고싶지? 넌 아주 어설프게 내가 할일을 하고 있어 네가 걱정할 문젠
하나도 없어 바다에서 제일 좋은 것은 바다위를 걷는거겠지 그다음 좋은것은
자기배를 타고 항해 하는것이고 그다음은 바다를 바라보는 거야 넌 그 세번째
좋은걸 해야하지않니? 바다는 항시 잔잔한건 아니야 그속엔 파도도 있고 해일도
있어 달이 바닷물을 끌어당기고 밀어내고 하는 사실을 알고 있니? 너 자신의 문젤
과소평가 하지마 과대평가도 말구 가봐야겠다 온강 사람들을 위해 한시간쯤
강언하기로 했어 우주공간에 대해서... 너도 가 보겠니? 눈물 흘리는 우주인들을
보게 될꺼야 클라인씨의 병을 생각해봐
[3] 클라인씨의 병이요?
[4] 클라인씨의 병
[7] 큰오빠 지부장 언니가 실종됐어 며칠째 안보여 아무리 찾아도 없어
없어졌어
[3] 걱정마 달나라로 갔을꺼야 우주인이 돼서...
다-007,,0C0070
[남무리] 클라인씨의 병 클라인씨의 병
(여무리 노래를 나직히 부르기 시작한다 클라인씨의 병을 읊어대는 남무리의
소리와 조화를 이룬다)
[4] 형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 클라인씨의 병? 그게 무슨 소리야?
[3] 나는 알아냈어 내부와 외부가 구분이 없는병이야 여기에서는 안이곧 밖이고
밖이 곧 안이야 때문에 벽이 막혔다는건 아무 의미가 없어 따라서 이 세계에
갇혔다는 것은 곧 우리의 착각이라구 지섭이 형의 말뜻을 이제 알겠어
(노래 고조되기 시작)
[4] 형 어디가?
[3] 나도 우주여행을 해야겠어 (뛰어간다)
(난장이의 씰루엥이 손수레만한 수저를 끌고 간다
그 앞을 막아서는 그림자
돌아서 가려한다
또 막아서는 그림자
난장이 수저위에 앉아 릴리프트 노래를 부른다.
남자들도 따라서 부른다.
다-008,,0C0080
한편에서 여자들의 노랫소리 고조된다 난장이 다시 가려고 헐떡인다 3 따라가
거들어 준다. 그림자 막아선다 그들은 수저를 밀치고 당기면 씨이소오를 벌린다
두 개의 다른 노래가 선동적으로 교차되는 가운데 그림자들과 난장이 부자의
씨이소가 계속된다. 여자들의 노랫소리 차라리 울음소리에 가깝다. 자꾸
반복된다. 배우 3 칼을 꺼내든다. 전기용접기에서 퍼져 나오는듯한 빛이 튄다.
배우 3 막아서는 그림자 하나의 가슴에 칼을 꽂는다. 비명- 일순간 모든게
정지된다 천천히 노랫소리 계속되다가 사라진다 모두 사라진다 배우 4 나와
앉는다 금테 안경에 씰크 셔츠를 입었다 배우5 나온다)
[4] 형 형까지 올줄 몰랐어 새벽잠을 설쳐가며 변호사까지 데려와
어쩌겠다는거야
[5] 우린 그런 얘기 말자
다-009,,0C0090
[4] 형을 잘 알아 숙모님이 오자해서 억지로 왔겠지 숙부님의 장례식이
끝났으면 빨리 미국으로 돌아가
[5] 너도 날 귀찮게 생각하니?
[4] 난 형을 위해서 하는 소리야 뭘루 하겠어 스카치 버번 꼬낙
[5] 생각없어
[4] 형은 미국 생활에 덜 젖었군 형하구 나하군 사촌간이지만 좀 다른게
있잖아?
[5] 뭐가?
[4] 난 릉강 구룹총수의 후계자고 형은 중역이 될 사람아냐? 난 형을 도와주고
싶어 나중을 위해서
[5] 고맙구나
(배우4 이터폰을 누른다)
[4] 오토밀 하나 가져와 어제 술을 좀 많이 마셨어 바다 별장에 갔었거던 미친
계집애들 숙모님은 어리석은 행동을 하셔
[5] 난 모르겠어 네말대로 돌아가 공부나 계속 해야겠어
[4] 이따 아버지 뵈웁고 그 말씀부터 드려둬 숙모님을 따르다간 이로울 거
하나도 없어
다-010,,0C0100
[5] 그래야 큰 아버지가 만족해 하시겠지?
[4] 형도 은강의 식구라는걸 강조 하실꺼야 온강이 우리나라 세금 4%를
부담하고 매상액이 국내시장의 4%, 수출은 5%를 기록하고 있다는걸 알아야왜
[5] 대단하구나
[4] 대단하지
[9] 오트밀 가져왔어요
[4] 그만둬 형하고 같이 식당에 내려가 아침식살 하겠어 요리사에게 준비하라구
해 은강은 크다구
[5] 그 얘길 강조하는 이유가 뭐냐?
[4] 숙부님이 돌아가셨다구 그 몫을 떼달라는 숙모님 말씀이 통할것 같은가
생각해 보라구 할아버지 대부터 산봉우리에서 눈덩이를 굴려내려 지금의 은강이
된거야 바위에 부딛쳐 깨지구 웅덩이에 빠져 녹기도 하면서 말이야 이걸 쪼갤순
없지 형은 공부 끝내고 돌아와 경영진에 참여하는 게 제일 자연스러워
[5] 넌 아주 철저하구나
[4] 안그러면 이담에 은강을 유지못해 숙모님은 이제 우리집 사람이 아니래
[5] 어째서?
[4] 아버지가 말씀하실꺼야 아버진 나보다 더 철저해
다-011,,0C0110
그 살인자가 왜 술부님을 찔렀는지 알아?
[5] 글쎄...정신분열증 환자가 아닌가 했는데 재판정에 나가서 보니그것두
아닌것 같아
[4] 아버질 죽이려다 비슷하게 생긴 숙부님을 살해 한거야
[5] 그 얘긴 들었어
[4] 변호사가 가잖아 아버지 비서가 쫓아내고 있어
[5] 은강에서 온 젊은이가 왜 큰 아버질 죽이려 했을까
[4] 난장이의 아들 살인범 말이야? 은강을 파괴하려는 자야
[5] 그 가족들은 이차원의 세계에서 온 사람들 같드군
[4] 형이 바루봤어 그들은 그런 사람이야
[5] 그들은 나머지 한차원을 어디다 뺏겼을까?
[4] 뺏기다니 형 그렇게 생각하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어 몇해후에 형은
자동적으로 온강의 중역이 돼
[5] 난 돈이 많은것도 싫어
[9] 회장님이 오시래요
[4] 형 가봐 끝나고 나하고 아침식사해
(배우5 장치를 돌아서 간다 어둠속에 배우1 도사리고 있다)
다-012,,0C0120
[1] 넌 아주 귀국해 버린거냐?
[5] 아닙니다 돌아가 공부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1] 그럼 왜 예서 어른대? 아버지 장사 치뤘으면 어서 가 나도 네 어머니
앞으로 회사를 몇개 떼어 줘야 한다구 생각하니?
[5] 전 그일이 관심 없읍니다
[1] 이건 알아둬 너희 어머닌 용서받지 못할짓을 했어 공부 마져 끝내고 와
[5] 네
[1] 그땐 우리가 잠시도 쉴수 없다는 상태인걸 알꺼야 우린 지켜야 할께 많아
지키면서 행동이 가능한 변혁을 늘 생각해야돼 사람들은 우리가 근거없이
성공한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도 한때 허리띠를 졸라맸었다는 사실을 그들은 몰라
우린 한편으로 그들을 설득하고 또 한편으로 그들을 밀어부칠 힘을 축적하고
있어야돼 그들이 기다릴줄을 모르기 때문이야 그들은 우리에게 이중의 고역을
주고 있는거야 느이 아버지 일은 평생 잊을수가 없어 온강이 탄생하면서 이렇게
큰 희생을 치뤄본 적이 없다구 나라와 나라 사이라면 전면전쟁을 일으켰을꺼야 이
이상 타당한 전쟁 이유가 어디 있겠냐?
다-013,,0C0130
[5] 그들도 큰 아버님과 같은 이유를 들까요
[1] 네가 그런걸 묻다니 그들은 우리가 고맙게 해준 일은 생각지 않아
[5] 그들 나름 대로 희생을 치뤘다고 생각하겠죠?
[1] 넌 정말 사회를 모르는구나 그 얘긴 나중에 또 하자 미국지사에서 필요한
돈을 갖다 쓰거라 너희 어머니에 대해선 이 봉투속의 사진이 말해 줄꺼다 남편
무덤에 풀이 마르기 전에 무슨 짓을 했는지 보겠냐?
[5] 그만 두겠읍니다
[1] 그럼 가봐
(배우5 돌아서 나온다 배우4 막아선다)
[4] 형은 가만 있어도 형 앞으로 이익 배당금이 나와 쌓이게 돼있어
[5] 그렇구나
[4] 내가 형이라면 숙부님을 찌른자의 선고 공판을 보구 가겠어
[5] 그래야 될 이유라도 있냐?
[4] 살인자도 무죄가 되게 할순 없잖아
[5] 그거야 법정에서 할 문제 아니겠냐?
[4] 남쪽 공장에서 한 지섭이란 자가 올라와 설쳐대
다-014,,0C0140
그자는 살인범이 죄가 없다는 거야 그런 나쁜놈이 있다구
[5] 그럴만한 증거가 있다면야...
[4] 증거란 찾아내고 만들기에 따라 달라녀
[5] 내가 질문 하나 하자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했따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서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깨끗한 얼굴로 내려왔다 어느쪽 아이가
얼굴을 씻을것이라고 생각하니?
[4] 그걸 말이라구 물어 얼굴이 더러운 아이가 씻을건 뻔하잖아
[5] 내 생각은 달라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자기도
깨끗하다고 생각했고 반대로 깨끗한 얼굴을 한 아이는 상대방의 더러운 얼굴을
보고 자기도 더럽다고 생각할꺼야
[4] 좋아 형 얘긴 일리가 있어 그래서 깨끗한 얼굴의 아이가 씻는다? 고 얘길
왜 물었지?
[5] 또 한번 묻자 두 아이가 굴뚝청소를 했다 한 아이는 더러워 졌고 한아인
깨끗하다 누가 씻을것 같냐?
[4] 똑같은 질문을 두번씩 하는 이유가 뭐지?
[5] 네 생각을 알고 싶어서야
[4] 난 이미 먼저 질문에 대답했어
다-015,,0C0150
[5] 깨끗한 아이가 씻는다? 변함없냐?
[4] 한개의 질문에 해답이여러개 있을순 없잖아
[5] 그게 문제야 두 아이가 시꺼먼 굴뚝속에 들어가 청소를 했는데 한아인
얼굴이 더럽고 한아인 깨끗하다는 일이 있을 수 있냐?
[4] 이제야 형의 질문 이유를 알겠어 형 정신있어? 누굴어떻게 한잔데 변명을
하고 나서?
[5] 내 생각을 얘기 했을뿐이야 한지섭이란 사람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가봐 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4] 나쁜놈 악당들이니까 그렇지 난 그들을 용서못해 절대로... 살인범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어 더 나쁜놈은 한지섭이란 자라구 그놈은 대학까지 다닌놈이
일부러 초라한 옷을 입고 일부러 노동판을 떠돌며 그들과 작당을 하고 일부러
난장이들과 어둘려 우주여해의 허황된 소릴 지꺼리는 놈이라구 그놈은 음모자라구
그놈은 심한 편견과 오만과 악의까지 차있다구 그놈은 진실을 덮어버린체
적반하장 우리를 죄인으로 몰아부치는 놈이라구 형이 그런 놈을 두둔하고
비호하려 들다니 이해가 안가 우리 아버지들이 뭘 어떻게 했다고 무슨 잘못을
저질렀지?
다-016,,0C0160
[5] 자기들을 괴롭혔대
[4] 말도 안되는 소리야
[5] 인간을 소외 시켰대
[4] 거짓말
[5] 넌 지금 나까지 소외 시키려 하고 있어
[4] 뭐라구 형하구는 어째서 말이 안통하지?
[5] 나도 그런걸 느껴
[4] 실망했어
[5] 넌 지나치게 저들을 미워해 그 이유가 뭐냐?
[4] 아버지의 말씀 대로 저들은 기다리지 않았어 그게 날 못견디게 해 그게 날
작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어 그게 우릴 아주 작은 난장이로 만든다구(흥분) 난
선고 공판을 봐야겠어 내가 직접 재판장이 됐으면 해 피고는 앞으로 나오라
(재판정이 된다) 피고는 은강 방직에서 뭘했지?
[3] 보전반 기사 조수로 일했읍니다
[4] 일을 열심히 했나?
[3] 제 나름대로 열심히 했읍니다
[4] 그 외에 무슨 일을 했나? 열다섯개의 모임을 만들었지?
[3] 모임은 전부터 있었읍니다
다-017,,0C0170
[4] 활발하진 못했어 회원수는?
[3] 백오십명 정돕니다
[4] 그 백오십명이 몇명씩의 동료를 갖고 있나
[3] 열명 정돕니다
[4] 그 열명은?
[3] 모릅니다
[4] 좋아 그럼 짧은 시간에 천오백명이 한꺼번에 전달 사항을 받을 수 있겠지?
[3] 무슨 뜻입니까?
[4] 피고가 선동할 수 있는 인원 말이야 그들에게 단식을 종용했지?
[3] 그런적 없읍니다
[4] 거짓말 작업장의 기계를 파괴하라 했지?
[3] 전 오히려 그들을 만류했읍니다
[4] 그럼 기계가 왜 파손됐나?
[3] 실수였읍니다 나중에 수리해 다시 가동했읍니다
[4] 좋아 그럼 피고의 방에서 무엇이 나왔나? 질산,나트륨, 황,목탄이
발견됐지?
[3]네
[4] 누가 구입했나?
[3] 우주인들이 구입했읍니다
다-018,,0C0180
[4] 우주인? 그들이 그걸 왜 그입했지?
[3] 화약을 만들려고 구입했읍니다
(배우들 웅성댄다)
[4] 그래 만들었나?
[3] 중간에 포기했읍니다
[4] 어째서지?
[3] 엉뚱한 우주인이 피해를 입을것 같아섭니다
[4] 그래서 칼을 썼나?
[3] 네
[4] 이 칼이지?
[3] 그렇읍니다
[4] 이칼로 뭘했나?
[3] 신을 죽였읍니다
(웅성댄다)
[4] 신이라구 했나?
[3] 네 난장이 신입니다
[5] 잠깐 피고는 지금 제 정신이 아닙니다
[4] 피고 본인은 변호인의 변론이 타당하다 생각하는가?
[3] 타당치 않읍니다 전 분명 제 정신입니다
[4] 그래 피고는 신을 죽였다고 생각하나?
[3] 그렇습니다 이세상엔 더이상 난장이가 없을껍니다
다-019,,0C0190
[4] 아니야 피고는 사람을 죽였어
[3] 아닙니다 난장이 신을 죽였읍니다
[4] 아니야 사람이야 사람을 죽였어
[3] 절 어쩌실 껍니까?
[4] 어쩌냐고 사형을 선고한다
[1] 사형을 선고한다
[7] 오 하느님
[2] 사형을 선고한다
[8] 오 하느님
[5] 사형을 선고한다
[6] 오 하느님 영수야 (허물어지듯 쓰러진다)
[7] 엄마 (7,6을 부축한다)
[4] 내가 무슨 짓을 했지? 형 난 저 친구를 끔찍히 ...누구보다도
좋아했는데... 내가 왜 그랬지
(5에 매달린다)
(헨델의 메시아곡 할렐구야 퍼진다 앉은뱅이 앞으로 나온다 주위가 조용해 진다
꼽추가 그앞으로)
[2] 이제오냐?
[1] 그래
[2] 왜 이제오냐?
다-020,,0C0200
[1] 난장이를 기다렸어
[2] 못 만났니?
[1] 만났어
[2] 그런데 왜 혼자와
[1] 아들 때문에 나중에 온댔어
[2] 아들이 어쨌게?
[1] 달나라에 가겠대
[2] 달나라?
[1] 그래 달나라 반디불을 남기고...그래서 아들을 데려다 주고 오겠댔어
[2] 그럼 오래 걸리겠구나?
[1] 곧 올꺼야 아들만 데려다 주고 곧바로 온댔어
[2] 그럼 우린 어쩌지?
[1] 그동안 연습이나 해두자
[2] 연습 좋아 연습이나 해두자
(음악 고조된다 앉은뱅이 지휘봉 꺼내 지휘한다 노래 더욱 고조된다 꼽추 그
주위에서 춤을 추며 품속에서 꽃가루 꺼내 뿌린다. 앉은뱅이 서서히 일어서고
있다 굴뚝위에 영수의 씰루엘이 나타난다 손을 양어깨에 대고 팔딱인다
다-021,,0C0210
그 실루엘이 점점 커진다 릴리프트 읍의 노래가 합창으로 들린다 아주 낮은
소리로-)
- 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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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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