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빨간 사과라니!
글 김동석
그림
010-7334-4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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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엉덩이가 빨간 원숭이가 살고 있었어요.
원숭이는 나무를 타면서 신나게 놀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닭 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소리 나는 곳으로 달려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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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꼬! 꼬꼬댁!’
수탉 코코가 나무 아래서 지네와 싸우고 있었어요.
코코는 부리로 쪼고 발톱으로 밟아가면서 지네를 죽이려고 했어요.
하지만 지네도 도망가려고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코코를 공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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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는 지네와 코코가 싸우는 것을 구경했어요.
“누가 이길까!”
지네와 코코는 한 참을 싸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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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를 잡아먹으면 독이 있어서 죽을 텐데!”
원숭이는 코코가 걱정되었어요.
‘꼬꼬꼬! 꼬꼬댁!’
코코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숲속에 울러 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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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는 지네는 점점 힘을 잃어갔어요.
“으윽! 독을 퍼트려야 하는데.”
지네는 입 안에 독을 품고 코코를 물고 싶었어요.
하지만 코코가 지네의 입을 부리로 쪼아서 입이 사라져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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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꼬! 꼬꼬댁!’
코코는 소리를 치며 날개 짓을 하더니 지네를 한 입에 삼켜버렸어요.
아직 살아있는 지네를 먹어선지 코코는 목을 이리저리 흔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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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지네를 삼키다니!”
나무 위에서 지켜보던 원숭이도 놀랐어요.
놀란 원숭이 엉덩이가 빨개지면서 사과 하나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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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끼오!’
코코는 지네를 먹은 뒤 더 크게 외쳤어요.
“저 녀석 목소리가!”
코코 목소리에 놀란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질 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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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내줘야지!”
원숭이는 닭들이 숲 속에 오는 게 싫었어요.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꽃과 열매를 모두 따 먹기 때문이었어요.
코코가 닭을 이끌고 나타난 숲에는 개미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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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사과잖아!”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원숭이 엉덩이를 보고 코코가 말했어요.
코코 눈에는 원숭이 엉덩이가 정말 사과로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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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따야겠어!”
코코는 사과가 먹고 싶었어요.
바위에 발톱을 날카롭게 갈았어요.
그리고 나무를 오르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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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올라오다니!”
원숭이는 앉아있는 나무를 오르는 코코를 봤어요.
“나무도 오르고 날기도 하고 대단한 녀석인데!”
원숭이는 나무를 기어오르는 코코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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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지 마!”
원숭이는 나뭇가지를 흔들며 소리쳤어요.
하지만 코코는 빨간 사과를 따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았어요.
싸움을 잘하는 코코는 원숭이가 무섭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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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만 따고 내려올 거야!”
코코가 나무를 오르다 외쳤어요.
그런데 나뭇가지에 있던 빨간 사과가 눈에 보이지 않았어요.
“사과가 어디로 갔지! 바닥으로 떨어졌나!”
코코는 나무 아래를 내려다 봤지만 빨간 사과는 보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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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우리 구역이야!”
엉덩이가 빨간 원숭이가 더 크게 외쳤어요.
“사과 숨긴 녀석이 너지!”
코코는 원숭이가 사과를 숨긴 것으로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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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과나무가 아니야!”
원숭이는 코코를 향해 천천히 말했어요.
“내가 눈으로 보고 올라왔거든!”
코코는 나무 아래서 본 빨간 사과를 생각하며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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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과를 따먹은 적이 없는데!”
원숭이는 정말 숲에서 사과를 따먹은 적이 없었어요.
“내가 분명히 봤어!”
코코는 나무 아래서 분명히 빨간 사과를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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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는 거 아니니!”
원숭이는 코코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슨 소리야! 분명히 나뭇가지에 빨간 사과가 있었어!”
코코는 화를 내며 고개를 들고 크게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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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 엉덩이 보고 착각하는 거 아냐!”
하고 원숭이가 말했어요.
“보라고! 보라고!”
원숭이는 빨간 엉덩이를 코코를 향해 보여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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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코코는 고개를 들고 원숭이 엉덩이를 봤어요.
“정말! 엉덩이가 빨갛다니.”
코코는 나무 아래서 본 것이 사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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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가 왜 빨간 거야?”
코코가 원숭이에게 물었어요.
“사과를 많이 먹어서 그래!”
원숭이는 어릴 때 먹은 사과가 생각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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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밭이 어디 있는데?”
코코는 정말 사과가 먹고 싶었어요.
“저기 산 너머에 사과 밭이 있어!”
원숭이는 가을이 되면 사과밭으로 가서 사과를 따먹었어요.
“거기까지 가려면 강도 건너야 해서 위험해!”
원숭이는 사과 밭으로 가는 길이 험난하다고 코코에게 말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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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있다고!”
“그래!”
코코는 나무에서 내려올 기운이 없었어요.
사라져버린 사과를 생각하니 화가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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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사과가 빨갛게 익을 거야!”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 빨간 사과를 먹을 수 있었어요.
엉덩이가 빨간 원숭이는 가을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나랑 같이 가고 싶으면 가을까지 기다려!”
하지만 코코는 지금 당장 빨간 사과가 먹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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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다릴 수 없어! 내일 당장 갈 거야.”
나무에서 내려온 코코는 집으로 향했어요.
“날 수 있을까!”
마당에서 날개를 펴고 날고 싶은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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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사과가 맛있게 익지 않은 것을 아는 원숭이였어요.
“고집 부리다니!”
코코가 사과나무 밭으로 간다는 말이 걱정되었어요.
강을 건너다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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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사과 밭을 향해 출발했어요.
“원숭이 엉덩이를 보고 사과라고 생각하다니 바보같이!”
어제 숲에서 나무를 오르던 생각을 하며 코코는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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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가 친구들에게 사과밭에 가자고 했지만 닭들이 따라나서지 않았어요.
“사과가 얼마나 맛있는데!”
코코는 오래전에 아빠 닭이 따다 준 빨간 사과의 달콤한 맛이 생각났어요.
“많이 먹고 와야지!”
코코는 사과 먹을 생각만하며 달리고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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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에서 싸움 잘하는 닭 코코! 모두모두 길을 비켜라!”
코코는 달리면서 노래를 불렀어요.
길가에 꽃들도 곤충들도 코코의 노래를 듣고 모두 고개를 숙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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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엉덩이를 보고 사과라고 한 바보 같은 코코!
그래도 나는 싸움 잘하는 닭 코코다.”
코코는 살던 집에서 멀어질수록 무서웠어요.
“원숭이 말을 들을 걸!”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사과 밭을 향해 앞으로 나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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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가 강을 건너고 사과 밭에 도착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또 동물에게 잡혀 먹혔는지도 알 수 없었어요.
하지만 싸움 잘하는 코코는 살아서 사과 밭에 무사히 도착할 것 같았어요.
“코코! 어디쯤이야?”
엉덩이가 빨간 원숭이는 숲에서 제일 높은 나무에 올라가
코코를 불렀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