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누야 하누!
글 / 김동석
그림 /
010-7334-4876
인물 /
사건 /
배경 /
https://real-movie.kr/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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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가 새끼고양이를 입양했다.
밤마다 새끼고양이를 안고 잠을 잤다.
"엄마!
이름 뭐가 좋을까!"
서진이는 엄마랑 저녁 먹으러 나가면서 물었다.
"예쁜 이름 많잖아!
천상으로 가는 기차에 탄 새끼고양이 이름 다 예쁘더라!"
"맞아!
갈비! 순대! 라면! 김치! 김밥!
그리고 엄마고양이 이름은 샘이었지!"
새끼고양이들은 천상으로 가는 기차에서 분양되어 모두 수성에서 내렸다.
하지만 엄마고양이 샘은 어린왕자와 여우를 만나기 위해 천왕성으로 기차를 타고 떠났다.
"그래!"
"엄마!
우리 고양이도 한국적인 이름으로 지어야겠다!"
"좋지!
쌈장! 떡볶이! 오뎅! 된장! 고추장! 백김치!
한국적인 이름 많잖아!"
엄마는 생각나는대로 말했다.
"독특하면서도 부르기 편하면 좋겠다!"
서진이는 엄마 손을 잡고 식당까지 가면서 새끼고양이 이름 생각뿐이었다.
..
"엄마!
아빠는 몇 시에 약속했지!"
"7시!
한우 전문점에서!"
"와!
오늘 한우 먹는 거야?"
"그럼!
아빠가 오늘 한턱 쏜단다!"
"무슨 날이야!
아빠 생일은 벌써 지났는데!"
"아빠가 보너스 탔데!"
"정말!
오늘 한우 많이 먹어도 되는 거야?"
"그래!
소 한 마리 잡자!"
엄마가 웃으면서 말했다.
"좋아!
황소 한 마리 잡아서 먹어볼까!"
서진이는 오랜만에 한우를 먹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엄마!
새끼고양이 이름 생각났어!"
"뭔데!"
"하누!
원래는 한우인데 하누로 부르면 좋겠어!
어때?"
"하누!
한우보다 세련되긴 한 것 같다!"
"좋아!
그럼 새끼고양이 이름은 하누야!"
서진이는 한우 고기를 먹으러 가면서 떠오른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
"아빠!
고양이 이름 지었어요!"
"뭐라고!"
"하누!
아빠 어때요!"
"좋은데!
그런데 혹시!
한우를 늘어뜨린 거 아냐!"
"맞아요!
아빠 어떻게 알았어요?"
"척 하면 척이지!"
아빠는 듣는 순간 한우가 생각났다.
새끼고양이 하누도 아빠 말처럼 느리게 느리게 행동했다.
"하누!
라고 누가 지은거야?"
"당신 딸이 지었어요!"
"서진이가!"
"네!"
엄마는 대답하고 한우 고기를 상추에 싸 맛있게 먹었다.
"서지니는 작명가 해도 되겠다!
하누! 하아누!
하누라는 고양이 이름 아마도 우리가 처음이겠지!"
아빠는 새끼고양이 이름이 맘에 들었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서진이는 대답을 하면서도 우리 집 고양이가 처음이었으면 했다.
..
'야옹! 야옹!'
서진이 가족이 집에 들어오자 소파 뒤에 숨어있던 새끼고양이가 울며 나왔다.
"하누!
넌 이제부터 하누야!"
서진이가 새끼고양이를 안고 이름을 불렀다.
"하누!
한우가 아니고 하누야!"
서진이는 새끼고양이를 안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이름을 자꾸 불렀다.
"하누!
앉아! 기다려!"
새끼고양이와 눈을 마주친 서진이는 빨리 이름을 각인시키고 싶었다.
"하누!
뭐 하누!
이리 안 오고 뭐 하누!
앉으라고 하면 앉아야지 뭐 하누!"
서진이는 새끼고양이 이름을 부르면서 좋아했다.
"엄마!
하누 불러 봐!"
부엌에 있는 엄마에게 서진이가 말하자
"하누!
이리 와!"
하고 엄마가 불렀지만 하누는 본 척도 안 했다.
"아직!
이름을 모른가 봐!"
"당연하지!
아직 스무 번도 부르지 않았잖아!
"맞아!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자기 이름을 인식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
엄마는 대답 없는 새끼고양이를 보면서 밀린 설거지를 했다.
"아빠!
하누 불러보세요!"
서진이가 하누를 소파에 내려놓고 안방으로 들어가 아빠에게 말했다.
"하누!
뭐 하누!
이리 와봐 야 하누!"
하지만 아빠가 불러도 새끼고양이는 소파에서 꼼짝도 안 했다.
"하누!
아빠가 부르잖아!
빨리 가봐야지!"
하고 엄마가 말해도 새끼고양이는 소파 뒤로 들어가 숨었다.
"하누!
또 자려고 들어가는 거야!"
서진이가 말해도 새끼고양이는 소파 뒤로 들어가 숨었다.
"엄마!
고양이들은 어둠을 좋아하는 것 같아!"
"그렇지!
밤에 주로 활동하니까!"
새끼고양이는 밤에 이곳저곳을 다니며 놀았다.
엄마도 몇 번 냉장고 뒤에서 새끼고양이가 나오자 놀란 적이 있었다.
하누는 대부분 시간을 잠자는 데 소비했다.
서진이나 엄마가 불러도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배가 고프거나 화장실에 갈 때만 나오는 것 같았다.
"난!
사람들이 안아주는 게 싫어!"
가끔 하누는 베란다에 나가 혼자서 중얼 거렸다.
"뜨거운 햇볕이 좋아!
따뜻해서 너무너무 좋아!"
하누는 다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베란다 화분 뒤에 숨어 낮잠을 잤다.
..
"엄마!
오늘 김밥 싸는 거야!"
"응!"
"고기 김밥 먹고 싶어!
하누 많이 넣은 고기 김밥!"
"얘는 미쳤어!
하누를 김밥에 넣으라고!"
하고 엄마가 말하자
"아니!
하누 아니고 한우 말이야!
소고기 한우 볶은 것 말하는 거야!"
"그럼!
그렇지!
난 또 하누를 넣어달라고 하는 줄 알았다!"
"설마!
김밥에 새끼고양이 넣어달라고 하겠어!"
하고 말하며 서진이가 웃었다.
"서진아!
고양이 이름 정말 잘 지은 것 같아!"
"그치! 그치!
고양이 이름 때문에 엄마랑 내가 웃을 수 있다니!
너무너무 좋아! 좋아!"
서진이는 새끼고양이 이름이 정말 맘에 들었다.
"야옹! 야옹!
나도 김밥 주세요!"
하누가 서진이와 엄마가 김밥 먹는 것을 보더니 하누도 먹고 싶었다.
"하누!
너도 하누 김밥 먹고 싶어!"
서진이가 말하더니 김밥에서 불고기를 조금 꺼내 하누에게 주었다.
"야옹! 야옹!
한우 고기 맛있어요!
더 많이 주세요!"
새끼고양이 하누는 정말 불고기가 맛있었다.
..
"하누!
엄마는 뭐 하누!"
서진이는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 침대로 올라온 하누에게 물었다.
'야옹! 야옹!'
"하누!
밥 달라는 거야!
아니면 물 달라는 거야!"
'야옹! 야옹!'
하누가 계속 서진이를 보며 소리쳤다.
"하누!
같이 놀자고 하는 거야!"
'야옹! 이야옹!'
"그 그렇구나!
하누! 심심해서 놀자는구나!"
서진이는 책을 내려놓고 하누를 안고 거실로 나왔다.
"하누!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고양이 하누!
넌 우리 집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
서진이는 소파에 누워 하누를 안고 말했다.
'야옹! 이야옹!'
하누도 기분이 좋은 지 노래를 불렀다.
..
하누는 무럭무럭 자랐다.
집에 아무도 없는 날은 베란다에 나가 햇볕을 쬐며 낮잠을 잤다.
서진이가 집에 오면 인사를 하고 곧장 소파 뒤로 숨기도 했다.
서진이는 어른고양이가 된 하누를 안고 싶어도 도망 다녀서 붙잡기도 힘들었다.
"하누!
뭐 하누!"
하고 서진이가 찾으면
'야옹! 야옹!'
하고 하누가 대답했다.
이제는 자신의 이름이 하누라는 것도 아는 것 같았다.
"하누!
오늘은 팅팅이 오는 날이야!
책 읽어주는 고양이 팅팅이가 어떻게 책 읽는 지 잘 보고 배워!"
하고 서진이가 하누에게 말했다.
'야옹! 야옹!'
하누는 서진이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대답했다.
..
'디잉동! 디잉동동!'
책 읽어주는 고양이가 서진이네 집 초인종을 눌렀다.
"디잉동! 디잉동동! 디잉동! 디잉동동!
역시 초인종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니까!"
책 읽어주는 고양이는 초인종 소리를 흉내 내며 기다렸다.
'디잉동! 디잉동동!'
서진아 문 열어줘야지!"
엄마가 부엌에서 일하며 외쳤다.
"네!
나가요!"
하고 대답한 서진이가 현관문을 열러 나갔다.
오늘도
책 읽어주는 고양이 팅팅이는 두 집이나 방문예약이 잡혀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