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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송아지!
글 김동석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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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수아빠는 돈을 모아 송아지 한 마리를 샀다.
영수는 송아지 이름을 고민하다 누렁이라 지었다.
"누렁아!
잘 자고 내일 보자!"
영수는 밤마다 외양간에 가 누렁이를 보다 방에 들어왔다.
"빨리 크면 좋겠다!"
영수는 송아지가 빨리 커서 농사일을 도와주길 바랐다.
"영수야!"
꿈속에서 마법사가 불렀다.
"네!"
"황금송아지를 샀구나!"
마법사가 외양간 문을 열며 말했다.
"우리 송아지가 황금송아지라고요?"
"그래!
이 송아지는 황금송아지다!"
마법사는 그렇게 말하고 외양간 문을 닫고 사라졌다.
"마법사님! 마법사님!"
영수는 꿈속에서 불렀지만 마법사는 대답이 없었다.
꿈에서 깨어난 영수는 옷을 입고 외양간으로 향했다.
"황금송아지!
분명히 마법사가 황금송아지라고 했어."
영수는 가슴이 뛰었다.
아빠가 사온 송아지가 황금송아지라니 믿을 수 없었다.
'삐그득!'
외양간 문을 열자 작은 소리가 났다.
"음메! 음메에!"
송아지는 영수가 들어오자 무서웠던지 소리쳤다.
"누렁아! 누렁아!"
영수가 송아지 이름을 불렀다.
"음메! 음메에!"
송아지는 어둠속에서 엄마를 부르는 것 같았다.
"엄마는 없어!
걱정 말고 잘 자!"
영수는 송아지 이마를 손으로 쓰다듬고 다시 방으로 향했다.
"황금송아지!"
마법사 말이 머리속에서 자꾸만 꿈틀거렸다.
"꿈속으로 들어가 봐야겠다!"
영수는 방에 들어오자마다 이불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황금송아지!"
마법사 말이 귀에서 맴맴 돌았다.
영수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야!
내가 상상을 한 것일 거야!"
영수는 송아지가 황금송아지라니 말도 안 되는 것 같았다.
"황금송아지!
영수네 집 송아지는 황금송아지!
마법사가 황금송아지로 만들어 줄 거야!"
영수는 노래 부르며 잠을 청했다.
..
"안녕!"
학교 가는 길에 순이를 만났다.
"송아지 샀다며?"
순이가 물었다.
"응!"
"예뻐?"
"송아지가 다 예쁘지!"
"무슨 소리야!
안 예쁜 송아지도 많아!"
"그래!
우리 송아지는 예쁜가?"
영수는 송아지 얼굴을 자세히 본 기억이 없었다.
"송아지 얼굴을 자세히 봐야지!"
순이가 화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알았어!
저녁에 다시 보고 알려줄게!"
영수는 정말 송아지 얼굴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젯밤 꿈에 마법사가 나타나서 황금송아지라고 했어!"
영수는 순이에게 어젯밤 꿈 이야기를 해줬다.
"황금송아지!
너희집 이제 부자되겠다."
순이는 영수가 부러웠다.
"꿈이라니까!
꿈속에서 그런 말을 했다고!
그것도 마법사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영수는 꿈을 믿지 않았다.
"마법사가 만들어주겠다는 거잖아!
송아지를 황금송아지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이야!"
"그렇게 해줄까?"
영수는 순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너는 그게 탈이야!
마법사가 황금송아지라고 했으니까 믿어 봐!"
순이는 영수네 송아지를 훔쳐오고 싶었다.
"알았어!
황금송아지가 되면 내가 맛있는 것 사줄게!"
영수는 순이에게 한 턱 쏘고 싶었다.
"넌!
그게 탈이야.
황금송아지라면 그렇게 믿고 지금 한 턱 쏴야지!"
순이는 말 나온김에 한 턱 얻어먹고 싶었다.
"알았어!
내가 집에 오는 길에 떡볶이 사줄게!"
"겨우!
떡볶이?"
"아니!
지금 돈이 없으니까 떡볶이만 사줄게!"
"알았어!
대신 돈 생기면 순대도 어묵도 사줘?"
"알았어!"
영수는 주머니 속에 든 돈을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오늘은 떡볶이!
내일은 순대 떡볶이!
다음엔 순대 어묵 떡볶이!
좋아! 좋아!"
순이는 영수가 사줄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아니!
떡볶이만 사준다니까!"
영수는 돈이 생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사줄 수 없었다.
"호호호!
걱정 마!
황금송아지를 팔면 되니까!"
순이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황금송아지를 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미쳤어! 미쳤어!
내가 황금송아지를 왜 팔아?"
"넌!
돈이 없으니까 팔아야지!"
순이는 황금송아지가 탐났다.
"그럴 일 없어!
돈이 없어도 절대로 황금송아지는 팔지 않아!"
영수도 황금송아지를 팔고 싶지 않았다.
"맛있다!
여기 떡볶이가 제일 맛있어."
영수는 집에 오는 길에 약속대로 순이에게 떡볶이를 사줬다.
"영수야!
일인 분 더 먹자?"
순이는 달콤하고 매콤한 떡볶이가 더 먹고 싶었다.
"돈 없어!"
"그럼!
황금송아지 내가 살게!"
"송아지 가격이 얼마인줄이나 알고 말하는 거야?"
"그럼!
황금송아지니까 송아지 시세보다 더 줄게!"
순이는 정말 영수네 황금송아지 아니 송아지를 살 것처럼 말했다.
"안 팔아!"
"왜?
돈 많이 준다니까!"
"그래도 안 팔아!"
영수도 송아지는 절대로 팔고 싶지 않았다.
..
영수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마루에 가방을 던지고 외양간으로 달렸다.
"안녕!"
"음메! 음메에!"
송아지도 영수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했다.
"가자!"
영수는 송아지를 끌고 들판으로 향했다.
"천천히! 천천히!"
송아지가 끌자 영수가 졸졸 끌려갔다.
"영수야!
송아지 꽉 붙잡고 가!"
샘터에서 빨래하던 엄마가 영수를 보고 외쳤다.
"네!"
영수는 앞산 밤나무골로 송아지를 데리고 갔다.
그곳에 풀이 많아서 송아지가 배불리 뜯어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봐!
황금송아지!"
"음메! 음메에!"
송아지도 영수에게 대답했다.
"넌!
정말 황금송아지야?"
영수는 눈을 마주보며 송아지에게 물었다.
"음메! 음메에!"
송아지가 영수에게 대답했다.
"좋아!
시간이 지나면 알겠지.
송아지인지 황금송아지인지!"
영수는 밤나무에 송아지 목에 연결된 줄을 당기며 묶었다.
"밤이 떨어졌을까?"
영수는 밤나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떨어진 밤을 찾았다.
"밤이다!'
영수는 떨어진 밤을 많이 주웠다.
"밤!
먹을 줄 알아?"
영수가 밤 다섯 개를 손에 들고 송아지에게 물었다.
"음메! 음메에!"
하고 대답한 송아지는 영수 손바닥에 있는 밤 다섯개를 먹었다.
"잘 먹는데!"
영수는 주머니에서 밤 다섯 개를 또 꺼내 송아지에게 주었다.
"음메! 음메에!"
송아지는 이번에도 대답하더니 밤을 다 먹었다.
"밤을 잘 먹는구나!"
영수는 다시 밤나무 밑으로 가 떨어진 밤을 찾았다.
"밤을 먹다니!
밤을 먹어야 황금송아지가 될까?"
영수는 밤을 찾으며 지난 밤에 마법사가 한 말을 생각했다.
"황금송아지만 된다면!"
영수는 더 많은 밤을 송아지에게 먹이고 싶었다.
송아지를 묶어두고 이곳 저곳에 우뚝 서있는 밤나무 밑으로 가 떨어진 밤을 찾았다.
..
"영수야!
송아지 예뻐?"
학교 가는 길에 순이가 물었다.
"응!
예뻐!
내가 보기엔 아주 예뻐!"
영수는 웃으며 대답했다.
"좋아!
그럼 예쁜 송아지 키우니까 오늘도 순대 떡볶이 사줘?"
"뭐!
순대 떡볶이 사달라고?"
"그래!
넌 송아지도 예쁘고 또 황금송아지라며!
그러니까 내게 순대 떡볶이를 사줘야지!"
"말도 안돼!
누가 그런 법칙을 정했어?"
"그거야!
바로 나지!"
순이가 웃으며 말하자
"세상에!
그런 법칙은 없어!"
"야!
순대 떡볶이가 얼마나 한다고 그러는 거야?"
"아무튼!
난 순대 떡볶이 사줄 돈은 없어!"
"그럼!
순대만 사줘?"
"알았어!"
영수는 할 수 없이 순이에게 순대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영희야!
학교 끝나고 집에 갈 때 순대 먹자!"
"와!
좋아! 좋아!"
영희는 순대를 제일 좋아했다.
"내가 사는 게 아니고 영수가 사줄 거야!"
"뭐라고!
영수가 순대 사준다고?"
"응!"
"왠일이니!
그 짠돌이 녀석이!"
영희는 그동안 영수에게 한 번도 얻어먹은 적이 없었다.
"영수!
부자 되었어."
"부자되었다고?"
"응!
황금송아지를 키워!"
"뭐!
황금송아지?"
"응!
얼굴도 예쁜 황금송아지라고 했어."
순이는 그동안 영수에게 들은 이야기를 영희에게 해줬다.
"말도 안 돼!
송아지가 황금송아지라니!"
"나도 믿어지지 않아!
하지만 마법사가 황금송아지라고 했으면 곧 황금송아지가 될 거야."
순이 말을 들은 영희는 황금송아지가 보고 싶었다.
"우리 저녁 때 송아지 보러 갈까?"
"좋아!"
순이도 영수네 송아지 아니 황금송아지가 보고 싶었다.
..
학교에서 돌아온 영수는 송아지를 끌고 밤나무골로 갔다.
"오늘도 밤 많이 주워줄게!"
"음메! 음메에!"
송아지도 밤 맛을 아는 지 대답했다.
"영수야!"
순이와 영희가 밤나무골에 있는 영수를 불렀다.
"왜?"
"송아지 보러 왔어!"
"이쪽으로 와!"
영수는 순이와 영희에게 송아지를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조심해!
논두렁이 미끄러우니까!"
"알았어!"
순이와 영희는 논두렁을 달려 영수가 있는 밤나무골로 향했다.
"와!
정말 예쁘다!"
송아지를 보고 순이가 말하자
"예쁘다!
완전 인형같아!"
영희도 송아지 얼굴을 천천히 보고 말했다.
"이 송아지가 황금송아지라는 거지?"
영희가 물었다.
"아니!
황금송아지는 아니고 꿈속에서 마법사가 그렇게 말했다니까!"
영수는 송아지를 황금송아지로 부르는 게 어색했다.
"맞다!
누런 털이 황금으로 보이니까 황금송아지 맞아!"
영희가 말하자
"맞아!
항금송아지야!"
순이도 영희 말을 듣고 황금송아지처럼 보였다.
"밤이나 줍자!"
영수는 더 이상 송아지를 괴롭히지 않고 싶었다.
"기다려 봐!"
"왜?"
"송아지에게 물어보면 되잖아!"
순이가 말하자
"그렇지! 그렇지!"
영희가 맞장구쳤다.
"송아지야!
황금송아지 맞지?"
순이가 송아지에게 물었다.
"음메! 음메에!"
송아지가 대답했다.
"와!
맞다고 하잖아!
정말 황금송아지를 키우다니!"
순이가 영수를 보고 크게 말했다.
"웃기지마!
항상 그렇게 대답했어!"
영수가 물을 때마다 송아지는 똑같이 대답했다.
"뭐라고 물었는데?"
영희가 물었다.
"송아지야 밤 먹을 래?"
하고 영수가 송아지에게 다가가 물었다.
하지만 송아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거 봐!
대답하지 않잖아!"
순이가 말한 뒤
"송아지야!
넌 정말 황금송아지지?"
하고 또 물었다.
"음메! 음메에!"
"봤지! 봤지!
자신이 황금송아지라고 대답하잖아!"
순이와 영희가 박수치며 영수에게 말했다.
"아니야!
내가 다시 물어볼게!"
영수는 다시 송아지와 눈을 마주치며
"송아지야!
넌 황금송아지가 아니지?"
하고 물었다.
하지만 송아지는 순이와 영희만 쳐다보며 대답하지 않았다.
"와!
이 녀석이!"
영수는 대답이 없는 송아지가 미웠다.
"거 봐!
진짜 황금송아지라니까!"
순이와 영희는 영수네 송아지가 황금송아지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
"이게 뭐야?
황금똥이잖아!"
쇠똥구리는 밤나무골에서 황금똥을 찾았다.
영수네 송아지가 싼 똥이었다.
"황금똥!
이런 똥은 황금송아지만 싸는데!"
쇠똥구리는 황금똥을 굴리며 집으로 향했다.
"영수네 집이 부자가 되겠군!"
송아지를 키우는 영수네 식구들은 아직도 황금송아지인지 몰랐다.
쇠똥구리는 밤나무 밑에서 황금똥을 많이 찾았다.
모두 집으로 가져온 황금똥은 반짝반짝 빛났다.
"히히히!
앞으로 황금송아지가 노는 곳만 따라다녀야겠다!"
쇠똥구리는 황금송아지가 마을에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영수!
영수네 집에 가야겠다!"
쇠똥구리는 영수네 송아지가 똥을 싸면 바로 가져올 생각이었다.
"아무도 모르겠지!"
쇠똥구리는 송아지가 황금똥을 싸는 걸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외양간 앞에서 졸고 있는 쇠똥구리를 고양이 심심이가 물었다.
"나!
송아지 구경하러 왔어."
"왜?"
"송아지 자랑을 하니까 보러왔지!"
쇠똥구리는 눈을 부릅뜬 심심이가 무서웠다.
"누가!
송아지 자랑을 해?"
"그거야!
영수가 했지!"
쇠똥구리는 심심이가 무서웠지만 당당하게 대답했다.
"혹시!
너도 황금똥 갖고 싶어 온 거야?"
심심이는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쇠똥구리에게 물었다.
"아니!
송아지가 황금똥 싸는 걸 어떻게 알았어?"
"그렇군!
너도 외양간을 기웃거리는 게 황금똥이었군!"
심심이는 외양간을 지키며 만난 동물들이 모두 황금똥을 찾는 걸 알았다.
"나는!
송아지똥을 가지러 온 거야!"
"웃기지 마!
너도 황금똥을 가지러 온 거잖아?"
심심이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물었다.
심심이 때문에 영수네 송아지 똥이 황금똥이라는 소문이 들판에 퍼졌다.
들판에 사는 동물들은 너도나도 영수네 외양간으로 달려와 송아지가 똥싸길 기다렸다.
"모두 어떻게 알았지?"
"그거야!
마법사가 황금송아지라고 말해서 그렇지!"
심심이 말이 맞았다.
영수네 마을에 사는 사람도 동물들도 영수네 송아지가 황금송아지라는 소문을 들었다.
"똥이라도!
똥이라도 모으면 혹시 모르잖아!
황금똥일지!"
사람들은 황금송아지가 싸는 똥도 황금똥이라 생각하고 찾아나선 일이었다.
..
"영수야!
황금송아지 잘 키우고 있지?"
꿈속에 마법사가 나타나더니 물었다.
"네!
잘 크고 있어요."
"그 송아지!
잘 키워야 한다."
"네!
마법사님!
황금송아지가 맞는 거죠?"
영수는 마법사에게 물었다.
"그럼!
내가 거짓말은 안 하지!
벌써!
황금송아지처럼 황금똥도 싸는 데!"
마법사는 며칠 전부터 송아지똥을 지켜봤다.
"황금똥을 싼다면!"
"송아지가 싸는 똥은 다 황금이야!"
마법사는 말한 뒤 외양간 문을 닫고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마법사님!"
영수는 마법사가 황금똥이라고 해도 믿을 수 없었다.
"걱정 마!
곧 황금똥은 다 팔릴 테니까!"
어디선가 마법사 대답이 들렸다.
"황금똥!"
영수는 아침이 되면 송아지가 싼 똥을 자세히 관찰할 생각이었다.
"믿을 수 없어!
마법사 말을 믿을 수 없어!"
영수는 마법사 말을 듣고도 믿을 수 없었다.
"영수야!
오늘도 순대 떡복이 사줄 거지?"
학교 가는 길에 순이가 물었다.
"오늘은 좀 사주라?"
"안 돼!
그건 절대로 안 돼!"
순이가 단호히 말했다.
왜?"
"난!
돈도 없고 황금송아지도 안 키우니까!"
하고 웃으며 순이가 말했다.
"너희도 부잣집이잖아?
송아지는 없지만 땅이 많잖아!"
영수는 순이네 집이 훨씬 부자라는 걸 알았다.
"땅은 농사를 지을 뿐 황금이 아니잖아!
넌!
황금똥을 싸는 황금송아지가 있잖아!"
순이는 황금똥을 싸는 황금송아지가 욕심났다.
"누가 그래?"
"뭐!
내가 봤지!
밤나무골에서 싼 똥을 보니까 모두 황금똥이던데!"
"정말!
황금똥이란 말이야?"
"그래!
내가 주워서 다 가져갔지!
아무튼!
황금똥을 주워갈 수 있게 초대해줘서 고마워!"
순이는 영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
"영수야!
황금송아지는 잘 크지?"
꿈속에서 마법사가 영수에게 물었다.
"네!
잘 크고 있어요."
"너도!
황금똥을 모으고 있지?"
"아니요!"
"왜?"
"저는 황금똥인지 몰랐어요."
"그럼!
내일부터 황금송아지가 싸는 똥을 모두 모아야지!"
"네!"
영수는 대답했지만 똥을 모을지는 알 수 없었다.
송아지가 싸는 똥이 황금이라니 정말 믿을 수 없었다.
"영수야!
오늘도 순대 어묵 떡볶이 사줄 거지?"
학교 가는 길에 만난 순이가 물었다.
"돈 없어!
오늘은 돈 없으니까 사줄 수 없어!"
"무슨 소리야!
황금송아지 키우면서!"
"눈깔사탕 사줄 게!"
"무슨 소리야!
십 원 하는 눈깔사탕 하나 사주고 끝내려고?"
순이는 영수가 핑게 대며 사주지 않으려고 하는 걸 알았다.
"돈이 없어!
그러니까 오늘은 눈깔사탕만 먹어."
영수는 정말 주머니에 돈이 없었다.
"그럼!
황금송아지를 내게 팔아?"
"싫어!"
"돈 많이 줄게?"
"싫다니까!
송아지는 절대로 안 팔아."
영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송아지는 팔 생각이 없었다.
"그럼!
그 꿈을 팔아?"
"꿈!
마법사가 황금송아지라고 말했던 꿈을 팔라고?"
"그래!
내가 그 꿈 살게."
"싫어!
꿈을 팔면 우리 송아지도 일반송아지가 될 거야!"
영수는 꿈도 황금송아지도 팔고 싶지 않았다.
순이는 집요하게 영수를 따라다니며 꿈과 황금송아지를 팔라고 애원했다.
..
"천상의 달콤한 맛!"
황금똥을 맛보면 천상의 달콤한 맛이 났다.
세계의 요리사들은 황금송아지가 싼 황금똥을 찾았다.
영수네 가족은 세상에 한 마리뿐인 황금송아지를 가진 걸 몰랐다.
마법사와 순이만 그 송아지를 알아보고 가치를 인정했다.
또 쇠똥구리도 고양이도 눈에 보이는 황금송아지를 알아봤다.
"영수야!"
마법사가 꿈에 나타나 영수를 불렀다.
"네!"
"황금송아지 똥에서 천상의 달콤한 맛이 나는 건 알지?"
"네!
천상의 달콤한 맛?"
"그래!
아직도 똥맛을 못 봤군!"
"네!"
영수는 떡도 아닌 똥을 맛 볼리 없없다.
"이런!
아직도 키우는 황금송아지 똥맛을 모르다니!"
마법사는 영수가 아직도 맛보지 않았다는 말에 힘이 쭉 빠졌다.
"마법사님!
정말 우리 송아지가 싸는 똥맛이 천상의 달콤한 맛이예요?"
영수는 너무 궁금해 다시 물었다.
"그럼! 그럼!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천상의 달콤한 맛이지!"
마법사도 황금똥을 찾으면 먹고 싶었다.
"마법사님!
어른황소가 되어도 황금똥을 쌀까요?"
"당연하지!
어른이 되든 할아버지가 되든 똥은 다 싸야 살 수 있으니까!"
마법사 말처럼 황금송아지는 어른황소가 되어도 황금송아지로 불렀다.
영수는 마법사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집에서 키우는 송아지가 천상의 달콤한 맛을 내는 황금똥을 싼다고 하니 더 좋았다.
"영수야!"
학교 가는 길에 순이가 불렀다.
"안녕!"
"오늘은 잡채 떡볶이 순대 사줄 거지?"
"얘는!
날마다 사달라는 게 많아!"
"오늘은 잡채를 꼭 먹어야 해!"
순이는 잡채가 먹고 싶었다.
"왜?"
"그 소문 못 들었어?"
"무슨 소문?"
"그 분식집 잡채에 천상의 달콤한 맛이 들어갔다고 했어!"
"뭐라고?"
"천상의 달콤한 맛!"
순이는 잡채에 황금똥 소스가 들어간 걸 알았다.
"세상에!
너는 모르는 게 없구나?"
"그렇지!
황금송아지만 사면 되는 데!"
순이는 오늘도 영수가 키우는 황금송아지를 탐냈다.
"아무튼!
송아지는 안 팔아!"
영수도 절대로 황금송아지는 팔고 싶지 않았다.
"제발!
내게 팔아라!
가격은 후하게 쳐줄테니까!"
"아니!
절대로 안 팔아!"
영수도 만만치 않았다.
오래오래 송아지를 키우고 싶었다.
순대 떡볶이를 파는 아주머니는 매일 들판에 있는 쇠똥구리에게 황금똥을 살 수 있었다.
그 똥을 요리할 때마다 조금씩 넣었더니 천상의 달콤한 맛이 났다.
하지만
분식집 아주머니도 황금똥에서 천상의 달콤한 맛이 나는 지 모르고 있었다.
"순이야!
넌 천상의 달콤한 맛이라는 말 어디서 들은 거야?"
영수는 순이가 말하는 것들이 궁금했다.
"천상의 달콤한 맛!
꿀과 설탕을 넣어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맛이지!
오래전에 마법사가 꿈에 나타나 말해준 것 같아!"
순이 대답은 단순했다.
꿈에 마법사가 나타나 말해준 것을 믿을 뿐이었다.
"넌!
꿈에 나타난 마법사 말을 믿는 구나!"
"당연하지!
꿈에 나타난 것만도 행복한 데 천상에서 사용하는 요리 비법을 가르쳐주니 얼마나 좋아!"
순이는 마법사가 말한대로 요리를 했다.
황금송아지가 싼 황금똥을 말려 가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요리할 때마다 조금씩 넣었다.
그 뒤로 순이가 만든 요리는 천상의 달콤한 맛을 냈다.
모든 사람들이 순이가 하는 요리를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다고 했다.
그 뒤로!
순이는 밤마다 꿈속에서 마법사를 만나고 싶었다.
"그랬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순이 말을 듣고 집에 돌아온 영수는 외양간으로 갔다.
"황금송아지!
천상의 달콤한 맛을 내는 황금똥을 싸는 황금송아지!"
"음메! 음메에!"
황금송아지가 대답했다.
"알겠어!"
영수는 달빛이 들어오는 외양간에 앉아 오랫동안 황금송아지를 안아주었다.
달빛도 오래오래 외양간을 들여다보며 영수와 황금송아지를 지켜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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