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독주회를 마치며
며칠 따뜻하던 날씨가 지난주 목요일부터 서서히 추워지기 시작하더니 연주당일인 토요일에는 제법 매서운 찬바람이 부는 날씨로 변하였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또다시 추운 날씨 가운데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연주장을 찾아 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청중분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프로이데기타앙상블 단원 여러분 그동안 바쁜 가운데에도 독주회 특별출연과 송년회 그리고 합주단창단준비모임까지 많은 일정을 소화하시느라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준비하면서 함께 했던 시간들이 즐겁고 기쁜 순간들이었기를 바랍니다.
덕분에 저는 너무나 아름다운 시간들을 함께할 수 있었고 계획한 모든 행사를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연주회를 후원해주신 바노바기성형외과, 닥터스포뮬러, 씨엠알 코퍼레이션, 도서출판 신아사, 이비락, 뮤직필드 등 모든 후원자분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후원해주신 분들을 기억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행사에 언제나 처럼 후원에 선뜻 참여해 주신 따뜻한 마음에 저는 진한 감동과 함께 용기를 얻고 연주준비에 매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독주회는 여름에 수술을 받은 후에 건강회복이 조금 늦어지기도해서 한 동안 고민하다가 10월경에 올해가 지나가기전에 독주회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서둘러 컨셉을 구상하고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작년 독주회에서 제이아츠홀이 수용하기에는 조금 벅찬 수의 청중이 와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음향장비로 인해 클래식 기타의 작은 소리에 청중들이 답답함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올해에는 제대로 된 연주장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서초동에 있는 흰물결아트센터를 서둘러 예약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계획된 릴레이콘서트가 독주회 한 주 전에 있어서 두 주 연속 협회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으니 가급적 같은 날에 진행하는 것이 어떠냐는 임원진의 요청에 고민하다가 두 개의 행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제이아츠홀로 다시 장소를 변경하고 독주회 시간도 조금 앞으로 당겨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에 시작한 독주회가 벌써 14번째에 접어 들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그동안 너무 짧은 기간에 너무 소홀히 독주회를 준비한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철저히 준비해야된다는 책임감이 강하게 들었을때는 이미 올해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태라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습니다
연습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하여 밤에 연습하고 다음날 새벽에 연습하는 방법으로 연습을 시작하였는데 이제는 나이가 좀 들어서인지 건강이라는 복병이 나타나서 체력이 옛날 같지 않다는 사실을 또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독주회 프로그램은 거의 모든 곡을 새로운 곡으로 구성하여서 숙달하고 암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곡을 단기간에 외우다보니 잘 외어서 치다가도 갑자기 멍해지면서 이건지 저건지 막 햇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연주곡은 최소한 6개월 이상 아니 더 오랜 시간 묵혀서 자연스럽게 울려 나오도록 해야하는데 나 스스로 실천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반성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암보연주하기로 결정하고 암보에 매진하였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프로이데기타앙상블도 갑자기 출연이 결정되어 실제 연주 준비기간이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단원들이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11월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연습은 연주회전 한 달 동안 4번 밖에 만나지 못했고 총 연주곡 5곡 중에서 3곡은 연주회 약 3주 전에 악보를 받았으며 앵콜곡은 한 주 전에 받아 연습을 시작했기에 연주가 무르익지 못한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열정과 의지로 준비하였고,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임하여 만들어 낸 결과물이기에 더욱 소중하며 애써 주신 단원분들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플라멩코댄서와의 연습도 남아 있기에 틈틈이 연주곡을 준비했습니다. 마리솔님과는 이미 한번 같이 연주해본 경험이 있었고 전문댄서이기 때문에 걱정은 크게 되지 않았지만 반드시 만나서 컨셉을 계획하고 방법을 구상해야하기에 함께 연습하고 연주장 점검도 별도로 함께 하였습니다.
또 하나의 준비는 음향부분이었습니다.
연주장에 음향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음향전문기사도 없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로 나 스스로 음향을 체크해야하기 때문에 연주회 일주일 전에는 음향장비와 씨름했습니다.
부족한 장비와 임향기기에 대한 짧은 지식으로 클래식기타의 소리를 잡아내기란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어느 정도 소리를 만들어 이 정도면 아쉽지만 연주에 사용할 만큼은 되겠다 싶어서 장비를 가지고 연주장에 갔습니다.
문제는 연주당일에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문제 없었던 장비가 연주장에서는 하울링이 생기고 음질이 잡히질 않아서 리허설시간 대부분을 음향장비를 붙들고 씨름하다가 리허설을 거의 하지 못했고 문제는 독주자가 마음을 추스리고 차분하게 연주에 임해야하는데 이미 머리속이 너무나 어수선했고 거기에 합주연습까지 지휘하고 나니 최대한 침착하게 연주에 임하려던 나의 생각이 수포로 돌아간 것을 알았고 마음을 추스리기에는 이미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기실에서 노력하였습니다.
임석현 사회자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멘트가 연주의 시작을 알렸고 곧이어 조금은 무거운 맘으로 무대로 올라갔습니다.
첫 곡을 연주하면서 음향이 무언가 잘못되어 있음을 느끼면 연주하는 내내 신경이 쓰여 계속 이어가기에는 소리가 너무나 귀에 거슬려서 연주 도중 청중에게 양해를 구하고 스피커 하나를 끄고 다시 연주를 시작했는데 처음보다는 신경이 덜 쓰였습니다.
그러나 집중력을 잃어 버린 연주자가 흩어진 마음을 마인드콘트롤을 통해다시 평온은 찾기는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한 곡 두 곡 연주해가면서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을 보며 서서히 포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ㅎㅎ
1부 마지막 곡 줄리아니의 대서곡으로 어느 정도 만회하려고 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오랫동안 연주해서 암보에 자신이 있었던 이 곡도 갑자기 기억이 안나는데 참으로 대책이 없더라고요~~ 문제는 차분하지 못한 상태라 아뿔사! 템포를 너무 빨리 잡아버려서... 다 아시겠지만 이때는 방법이 없습니다 연주자가 순간 순간 진정해보려고 처절하게(?) 노력해 보지만 에구 이미 멈추기에는 열차의 가속도가 이미 붙어 버렸으니 꽁무니에 매달려 함께 달려갈 수 밖에 없는것이 자연의 섭리.
어찌 어찌 대서곡을 마무리하고 1부를 무사히(?) 마치고 2부에는 좀 낫겠지하는 심정으로 2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첫 곡으로 네베스의 두 개의 남미 작품을 연주했는데 이 곡도 새로 준비한 곡이지만 나만의 해석으로 어느 정도 멋지게 준비했는데 연주에 몰입할 수 없었고 연주자의 감정이 살아나지 않아 이 곡도 마음에 들도록 마무리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독주곡인 You raise me up은 두 주 전에 이미 한번 연주했었고 나름 청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은 곡이라 이 곡으로 잘 마무리하자고 생각했는데 왠걸요! 이건 더 생각이 안나서 몇번 다시 시작해보았지만 아예 생각이 안나서 청중석에 앉아 있는 홍운하님에게 부탁해서 악보를 가지고 오게해서 악보를 보고 연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히히히 이젠 완전포기!
허 참~ 인간의 허약함이란 아니 나의 허약함이란 것을 참 너무나 뻬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준비를 잘 했다 하더라도 나는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신이 허락하지 않으면 안되는구나 자연의 섭리를 따라가지 않으면 안되는구나하는 것을 다시 한번 체험했으며 언제나 겸손하게 점검하고 또 점검하고 또 준비하는 자세로 더욱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독주회를 계속 이어온 것의 원동력은 이를 통해 또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깨닫고 나를 도약 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생각이었고 이렇게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늘 도전해 왔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깨달음을 얻은것 같았습니다.
곧 이어진 플라멩코와의 연주 - 마리솔님의 뛰어난 춤새와 튀는 언변이 청중들을 사로잡아 주었고 역시 예상했던대로 열정적이 무대로 이어 졌습니다~
마지막 무대는 독주회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기타합주의 무대였습니다
기타합주는 단원들이 기타를 들고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아름답습니다.
각기 다른 직업과 다른 연령의 연주자들이 함께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같이 호흡하는 자체 만으로도 훌륭한 예술적 가치가 있는 예술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연습이 충분치 않아서 아직 서툴렀지만 너무나 아름다웠고 독주회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 주었습니다.
앵콜곡으로 '펠리스 나비닷'을 청중과 함께 부르며 연주행사는 따뜻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부족한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하여 함께 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한걸음 달려와 주신 제가 존경하는 최원식 회장님을 비롯한 한국기타협회 원로분들, 세나투스기타앙상블 노돌호단장님과 단원분들, 정말 오랫 동안 뵙지 못해 그리워했던 김승옥님과 부군되시는 오박사님의 깜작 방문은 저를 감동케했고, 저의 연주회에 사모님과 함께 항상 기쁜 얼굴로 참여해 주시는 오랜 인연의 김진녕 장로님, 바쁜 가운데에도 늘 참석해서 힘을 보태주는 중앙대 클래식기타동아리 후배들, 연주회 때마다 청중동원은 물론 안내 등 몸소 굳은 일까지 도맡아 하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멀리 용인에서 한달음으로 와 준 윤혜진 선생님,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해 주는 서울교회 식구들, 음악을 사랑하고 기타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코리안기타앙상블 정현걸 단장님과 단원 여러분, 멋진 카메라를 들고 연주장을 장악하신 이제 우리 식구 다 되신 강원선 사진작가님, 광명의 멋쟁이 기타애호가 강선중님 그리고 일일히 열거하지 못하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셔서 이번 연주회는 더욱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연주회는 좀 더 철저한 준비와 기획으로 기억속에 깊이 남는 행사를 준비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2023 장윤식클래식기타리사이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2023년 12월 18일 양주에서
기타리스트 장윤식
첫댓글 장윤식 교수님 너무너무 고생 하셨습니다
성황리에 마친 연주회 축하드립니다
첨 듣는 새로운곡들 이었지만 전혀 낯설지 않고 신선한 느낌 멋진곡 들이었습니다
역시 우리 장윤식 교수님 !! 이시다 생각 했어요~
새로 창단한 프로이데 합주단 데뷰무대도 자축하며
앞으로의 활동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