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 블로그에 특별한 댓글이 하나 달렸습니다.
그 내용은 '나는 꼼수다. <<< 탐진강님~ 요즘 무지 핫한 방송이랍니다~ 팟캐스트 국내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고있죠~ 시간나실 때 한번 찾아 들어보세요^^'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순간 궁금증이 뇌리를 스치더군요.
'나는 꼼수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 방송은 들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여러 바쁜 일정으로 관심을 두기가 쉽지 않았지요. 그냥 스치는 생각은 방송가에서 늘 화제인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의 패러디가 아닐까 정도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새벽에 일찍 일어났습니다. 우연히 트위터에서 '나는 꼼수다' 방송이 곧 올라올 것이라는 글을 봤습니다. 그 사이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도 나는 꼼수다와 출연자 정봉주가 자리잡고 있었지요.
도대체 '나는 꼼수다'가 어떤 방송일까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공식 명칭은 '딴지 라디오-김어준의 나는 꼼수다'였습니다. 김어준 총수가 이끄는 딴지일보에서 만드는 인터넷방송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헌정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더군요. 지난 2011년 4월 27일 인터넷방송을 시작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3년 2월까지 방송할 예정이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문제점을 해학적으로 풍자 비판하는 방송일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겠지요.
게다가, '나는 꼼수다' 방송에 고정 출연하는 인물들의 구성도 독특했습니다. 고정 출연자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탐사보도로 유명한 주진우 시사인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 PD 등 4명이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나는 꼼수다'가 애플의 아이튠즈 팟캐스트 사이트에서 최근 국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더군요. 게다가, 미국 팟캐스트 뉴스-정치 부문 프로그램에서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당초 '나는 꼼수다'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유저들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시원시원한 방송으로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서서히 폭발하기 시작했지요. 그 후 인터넷 다운로드도 가능해지며 폭발적 인기를 등에 업고 1위를 차지했던 것입니다. 방송전문가들이 출연한 것도 아닌 '나는 꼼수다'가 국내의 라디오방송 '컬투쇼'와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제치고 1위를 한 데 이어 세계인들이 듣는 미국 팟캐스트에서도 1위를 한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요.
그 동안 '나는 꼼수다'는 정치, 시사, 사회, 경제, 연예 등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졌습니다. 기성언론에서는 보도되지 않은 이야기들이지요. 권위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기검열로 인해 언론의 기능이 축소된 상황에서 '나는 꼼수다'는 억눌린 대중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해주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소위 '이빨을 깐다'고 할 말한 고정 출연자 입담꾼들이 풍자와 해학으로 정곡을 찔러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방송 주요 주제와 다운로드는 아래 박스를 참고하면 됩니다.
'나는 꼼수다' 방송 주요 주제 및 다운로드 듣기
- BBK총정리
- 한나라당의 내분
- 140억의 비밀
- 남북회담과 부산저축은행
- 중수부폐지와 등록금문제
- 반값 등록금 문제
- 오세훈의 무상급식
- 청계재단의 진실
- 3MC의 비밀
- 6미터의 비밀
- 농협사태의 비밀
- 딴지일보 해킹과 장자연(1)
- 장자연 사건과 인천공항
- 정봉주, 댓글부대 그리고 자원외교
- 정봉주, 오세훈 그리고 큰목사님
이번 15회의 경우 당초 '의료민영화와 보수단체'가 예정됐으나 '정봉주, 오세훈 그리고 큰목사님(조용기 목사)으로 변경돼 오늘 새벽에 새로 방송분이 올라온 바 있습니다.
다운로드 듣기 : 애플 아이튠즈 팟캐스트 http://itunes.apple.com/us/podcast/id438624412
오늘 새벽에 올라온 '나는 꼼수다'의 주제는 '정봉주, 오세훈 그리고 큰목사님'이었습니다. 벌써 15회가 방송됐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성역없이 딴지를 걸고 거침없는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BBK사건, 4대강 사업 등은 물론 오세훈의 무상급식 반대, 반값 등록금 문제, 장자연 성상납리스트 사건 등 사회적 이슈가 모두 다뤄졌습니다. 대략 1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고정출연자들이 내뱉는 독설과 뒷담화를 듣노라면 키득키득 웃지않을 수 없더군요.
그런데 대중들이 '나는 꼼수다'에 열광하는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사실 '나는 꼼수다'는 기존 방송과 비교하면 처음에는 '방송이 왜 이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방송을 계속 듣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더군요. 각본없는 즉흥 방송에다가 출연자들의 실랄한 직설화법이 마치 함께 대화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부적합한 과격 단어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기존의 시사방송 프로그램과 완전히 차별화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어쩌면 시사 골방토크나 패러디 시사만담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형적 시사 토론 프로그램과 다른 시사방송의 이단이나 돌연변이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겠지요. 그러나 '나는 꼼수다'는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를 통해 친근감을 주고 있습니다. 딱딱한 시사토론이 아니라 쉽고 편안한 이야기로 시사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재미와 친근감이 넘치는 것이지요. 기존 방송으로 치자면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나 '세상을 바꾸는 퀴즈(세바퀴)'를 시사토크로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사 토크 중에도 출연자들의 너털웃음이 끊이지 않는 방송이니까요. 넥타이를 매고 근엄하게 앉자 틀에박힌 논쟁을 하는 시사토론과는 달랐지요.
또 다른 성공요인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따른 방송전략일 것 같습니다. '나는 꼼수다'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아이튠즈의 팟캐스트에 인터넷방송을 올렸을 뿐인데 대중들은 알음알음 찾아듣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 보유자가 급증하는 시대상이 그대로 적중한 것이지요. 대중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방송을 즐겨볼 수 있게 된 것이지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도 입소문을 내는데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더욱이, 힘들고 억눌린 시대에 사는 사람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해주는 방송방식과 내용의 다양성도 상승효과를 발휘했겠지요. 현 정권의 실정과 이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도 '나는 꼼수다'를 뜨게 한 요인일 것입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이명박과 BBK의 관계를 폭로했으나 대법원은 판결을 못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가 만든 스타가 한 명이 있습니다. 바로 정봉주 전 의원입니다.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BBK 저격수'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집중 제기했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 동안 정봉주는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꼼수다'에 정봉주가 출연하면서 대중들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선고일이 선고기일 변경 명령에 의해 추후지정으로 변경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대법원이 선고일을 변경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오늘 '나는 꼼수다' 방송분에서도 출연자들은 대법원 선고일에 변경된 이유는 정확히 모르더군요. 다만 대법관이라면 양심과 권위가 있는 분들인데 잘못된 판결을 하면 후배들과 후세에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 될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했습니다. 대법원이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서 모르지만 대법관의 명예가 있는데 쉽게 판결하지 못하는 사연이 있겠지요. 사실 정봉주가 제기한 BBK 사건은 이미 동영상 증거가 있을 정도로 이명박과 관련이 큽니다. 대법관이 정권의 압력에 의해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정치적 판결에 주저할 수 밖에 없는 셈입니다.
또한 오늘 대법원장 후보에 양승태 대법관이 지명된 것도 그 이유가 되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대법원장이 새로 임명된 이후 정봉주에 대한 선고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미룰 수 있습니다. 정치적 역사적 부담이 큰 정봉주 판결이니까요. 또한 내년이면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입니다. 현 정권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정봉주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하면 국민들의 여론에 기름을 부을 수 있습니다. 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극심한 상황에서 정치적 판결을 할 경우 대법원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적어도 대법원은 국민들에게 법과 양심의 보루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현재까지 정봉주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문제가 있어 왔습니다. 정봉주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등의 주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정봉주는 검찰에 의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2008년 당시 정봉주에게 징역 1년을 판결했습니다. 그 후 대법원은 정봉주에 대한 선고 판결을 미뤄 왔습니다. 벌써 2년이나 됐습니다. 그리고 어제 8월 18일은 대법원이 확정 통보한 선고일이었습니다. 만약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정봉주는 구속 수감되고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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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사건에 연루 의혹은 김경준의 누나 에리카킴이 이명박과 사진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2009년 12월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여러 증거와 증언을 종합할 때 정 전 의원이 공표한 내용은 주요 부분이 허위사실임이 인정된다. 관련 내용을 공표할 때 확보한 자료의 진실성이나 작성 경위 등에 대해 관련자 확인을 거쳤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고 의혹제기 수준을 넘어선 발언을 했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대중들은 이같은 법원 판결에 대해 반발했습니다. BBK 동영상은 물론 에리카 킴의 기획입국, BBK 설립을 주도한 김경준의 진술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BBK 사건에 이명박이 연루된 것은 맞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김경준의 변호사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서 이명박이 가담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도 정봉주에게는 긍정적입니다. 김경준을 변호한 김정수 변호사는 BBK 주가조작사건에 이명박이 가담했다고 주장해 기소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술 변호사는 처음에 허위사실 유포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어제 무죄 판결로 최종 결론났습니다. 정봉주 판결을 앞둔 대법관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 수 있겠지요. 정봉주도 무죄 판결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지요. 끝나지 않은 BBK 사건은 현 정권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명박을 법정에 세우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무엇보다 대법관들이 정봉주 판결을 연기한 이유는 '나는 꼼수다'의 영향도 클 것입니다. 대중들이 '나는 꼼수다'에 열광하고 정봉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편결을 내릴 경우 역풍이 두렵겠지요. 결국 정의가 이기는 힘은 바로 대중들의 관심과 지원일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마십시요.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힘은 국민 여러분께 있습니다.'라고 했던 이유와 일맥상통합니다.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힘은 바로 국민 대중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나는 꼼수다'와 정봉주에게 대중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세상을 바꾸는 대중의 힘입니다.
첫댓글 요즘 즐겨 듣는 방송 중에 하나가 "나는 꼼수다" 입니다. 스마트폰이 없어 다운로드해서 듣는데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네요. 관심있으신 분은 들어보세요.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하는지 공감하실 듯 합니다. 특히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은 꼭 보셨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