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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HM 정책동향 Report 2006/08/24
국내 의료클러스터 구축전망과 과제
(재)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이 용 균
1. 산업 클러스터의 배경
2. 지역혁신 클러스터
2.1 혁신 클러스터 추진배경
2.2 외국 클러스터 사례
2.3 국내 의료기기 산업클러스터 사례
3. 국내 의료 클러스터의 추진현황
3.1 중앙정부의 의료 클러스터 추진현황
3.2 지방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치 유치활동
4. 의료 클러스터의 추진과제
1. 산업 클러스터의 배경
클러스터(Cluster)란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관련 기업, 기관들이 일정 지역에 모여 있는 것을 말한다. 클러스터의 개념이 이론적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경영전략의 대가인 하바드 M. Porter교수의 경쟁론(On Competition, 1998)에서 클러스터가 국가경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이론이 제기되면서 부터이다.
M.Porter교수는 경쟁에 있어서 클러스터의 역할을 최근에 새롭게 인식하고, 특정 국가, 광역시, 지방 등의 사업부문에서 성공한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클러스터가 경제를 주도하고 있으며, 따라서 국가 간의 경쟁우위에서 클러스터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는 것을 밝혀냈다.1)
그 동안, 연구개발 기능을 담당하는 대학 및 연구소, 생산 기능을 담당하는 대기업 및 중소기업, 각종 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벤처캐피탈과 컨설팅 등의 기관이 한 군데에 모여서 클러스터를 형성하면 정보와 지식 등의 공유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보고되어 왔다.
산업 클러스터의 효시가 된 실리콘밸리의 경우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지대에 스탠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70년대 들면서 클러스터를 형성,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 산업 집적지가 만들어 졌다. 그 영향으로 일본도 80년대부터 도요타 등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지금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90년대부터 클러스터를 만들자는 주장이 대두되기 시작했고, 근년에는 정부와 지자체 등이 클러스터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설계된 산업단지는 단순 생산기능의 집적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라는 시대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 왔으나 혁신주도형 경제시대에 더 이상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리고 국내 산업단지 내 전통 제조업은 갈수록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기업의 설비투자가 감소되면서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식에서 우리나라에서도 90년대부터 클러스터 조성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산업단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2년에는 ‘공업배치법’을 ‘산업집적활성화법’으로 개정하는 등 클러스터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는 전국의 산업단지 중 창원, 구미, 울산, 반월·시화, 광주, 원주 등 7개 지역을 '혁신 클러스터화' 시범단지로 지정, 2008년까지 모두 6114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2).
2. 지역발전과 혁신 클러스터
2.1 혁신 클러스터 개념
각국에서 클러스터의 도입 배경에는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 대학들이 일정지역에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깔려있다. 국내에서도 클러스터가 지역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며 지방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행정복합도시 이전 및 지역경제발전혁신도시(기업도시) 조성’과 맞물리며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지방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 산학연 네트워크 기능이 확충된 혁신 클러스터가 강조되고 있고, 국내외 다음과 같은 성공사례가 정책추진 배경이 되고 있다.
2.2 외국혁신 클러스터 사례 : 스웨덴 시스타
혁신 클러스터 해외 성공사례로서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프랑스의 소피아앙티폴리스, 스웨덴의 시스타, 핀란드의 울루, 대만의 신죽 등 세계적 혁신 클러스터들이 있다.
그중에서 스웨덴의 시스타 사이언스파크는 미 실리콘밸리에 이은 세계 2위의 정보기술(IT)단지로 무선통신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시스타는 단지 내 기업과 대학의 긴밀한 산학협동으로 블루투스 등 숱한 차세대 IT기술을 개발해왔고 무선통신기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는 스웨덴의 대표적 통신기업 에릭슨을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MS), 노키아, 오라클 등 IT기업과 스웨덴 정보기술연구소(SITIAB) 등 기업·연구소 700여개가 입주해 있다.
원래 이 지역은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정부가 군사훈련장으로 사용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76년 에릭숀이 이곳에 입주한 뒤 IBM,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세계적인 기업이 뒤따라 입주했으며 현재도 계속 입주하고 있다.
에릭숀의 기술경쟁력이 외국의 유력 정보통신기업체들을 불러들여 클러스터를 만들어낸 것으로, 정보통신분야 기업들이 산업단지를 이루면서 스톡홀름 대학을 비롯하여 연구소가 진출하기 시작하였고, 스웨덴왕립공대 IT 관련 학과도 시스타로 옮겨 운영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왕립공대와 스톡홀름대학은 시스타 사이언스 파크 내에 90년대말 IT대학을 공동 설립해 산학협력에 가속도를 더했으며, 시스타 지역 내의 기업들과 스웨덴왕립공대는 협력지원센터를 설립, 산학연 협력네트워크의 중심기구 역할을 수행하면서 세계적인 클러스터의 성공사례가 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2.3 국내 의료기기산업 클러스터 사례 : 원주시 의료기기
원주에서 의료기기 산업이 육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8년 연세대 원주캠퍼스(의공학과)와 원주시 그리고 기업들이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하면서부터다.
원주시와 연세대는 연세대 원주캠퍼스가 있던 흥업면의 구 원주군 보건소 내에 공동으로 창업보육센터를 개설하고, 99년10월에 태장 농공단지에 3150평의 ‘원주 의료기기 산업기술단지’를 조성, 19개 업체를 입주시키면서 의료기기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 후 '산업단지 혁신 클러스터사업' 7개 시범 산업단지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원주시는 대표적 클러스터 추진도시로 부상했고, 각 종 의료용 진단기기 및 치료기기, 재활 기구를 개발·생산하는 업체가 66개나 모이게 되었다.
산업자원부에서도 2003년도 90억원을 들여 흥업면 매지리 연세대 원주캠퍼스 내에 ‘첨단 의료기기 테크노타워’를 건설하여 창업보육업체, 기업부설 연구소 등을 입주시킴으로서, 각 종 교육지원·첨단의료기기장비지원·핵심기술·마케팅 등 의료기기 전반에 걸쳐 자문 및 기술 등이 한 건물에서 종합지원체계를 이루게 하였다.
현재 클러스터 효과로서 연세대 원주캠퍼스(의공학과)와 기업들이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원주시가 의료기기 산업 메카로 떠오르고 있으며, 의료기기 관련기업이 뿌리를 내려가면서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는 인근 기업의 핵심 연구 인력을 공급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3. 국내 의료 클러스터의 추진현황
3.1 중앙정부의 의료 클러스터 추진현황
그 동안 보건복지부가 추진해 온 대표적인 클러스터인 오송생명과학단지에는 단지 내 식품의약품안전청, 질병관리본부, 독성연구원, 보건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5대 보건의료 국책기관이 입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생명의과학연구소, 바이오정보센터 등 연구지원시설이 설립될 예정이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로서 오송지역에 조성이 완료되면 인근 첨단지식산업 벨트인 오창 과학산업단지(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기타 BT관련 연구소), 충주 첨단산업단지(ITㆍBT업종 유치), 제천 한방산업단지(한방관련 연구소 및 기업), 대덕연구단지(정부출연연구원, 민간연구소) 등 4개 단지와 네트워크를 이루게 된다.
최근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의료 클러스터 조성계획에 의하면 2010년까지 5개년사업으로 암 등 10대 질병 메디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된다.3) 정부의 메디 클러스터는 ‘의료산업’과 ‘클러스터’라는 두 개념이 결합된 신조어로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신약·의료기기·생명공학(BT) 제품 개발 기업 및 연구소를 연계시키는 의료 집적단지를 말한다.4)
이러한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사업은 의료연구 및 임상실험, 제품화, 의료서비스 등이 한 곳에 집적된 글로벌 첨단의료허브를 구축하는 것으로, 대통령 자문 기구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정부 발표자료는 의료산업을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2006년 연말까지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결정 연구용역을 거쳐 2007년도 상반기까지 후보지를 선정한 뒤 이를 대상으로 타당성 검토를 벌여 2007년도 하반기에 최종 후보지를 결정한다는 로드 맵을 제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총 3조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8만여 개의 신규 일자리와 5조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2 지방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치 유치활동
□ 경북도와 포항시
포항시는 "첨단의료 복합단지 지정사업"에 대비하여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에 첨단의료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연구중심 의료센터(암.심혈관)와 바이오신약, 의료기기 중심의 연구개발과 산업화 등 바이오 중심의 특화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포항시의 조성계획은 올해부터 2015년까지 10개년 사업으로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내에 국.도비, 민자 등 1천150억원을 투자해 동남권 연구중심센터와 바이오신약, 의료기기분야 기술산업화지원센터, 바이오인력양성센터 등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세부 항목별로는 1단계로 2008년까지 사업 타당성 조사용역과 추진단.자문위원회 구성, 바이오신약. 의료기기개발위원회 구성 등을 완료하고, 2단계로 2012년까지 연구중심 의료센터, 기술산업화지원센터, 바이오인력양성센터 를 설립하고, 3단계로 2015년까지 연구.임상실험에 따른 성과를 도출하고 바이오. 의료기기 상용화와 바이오 전문 국내외 우수기업 및 연구소를 유치해 본격적으로 바이오단지를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포항시는 "포항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인 포스텍을 비롯 방사광가속기연구소, 나노기술집적센터 등 최첨단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테크노파크 2단지를 바이오신약 및 의료기기 중심의 의료산업 특화단지로 조성해 나갈 계획"을 밝히고 있다.
□ 대구시
대구시는 지역의 풍부한 의료관련 고급인력과 관련산업(IT·BT·MT·NT·광학 등) 기반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에서 구상하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유치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대구시는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의료와 관광이 연계된 첨단의료 복합단지와 관련하여 지방 최대 의료 인프라와 연구인력 보유를 내세워 지역 내 유치를 추진키로 했다. 또한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세계적인 종합병원, 10대 질병정복 메디 클러스터 구축 등 자체적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구상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첨단의료복합단지 및 Focus Group을 지난해 구성 산·학·연·관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지역보건의료사업 육성 및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5)
□ 전라북도
전라북도는 의과대학, 암연구센터, 임상시험센터, 벤처기업 등을 한곳에 집약시킨 병원 중심의 의료클러스터의 구체적인 조성계획안을 제시했다. 전북도는 방사선연구원 설립하여 의료영상첨단기술개발 사업, 차세대방사선사업, 나노계측 X-선 개발사업 등에 총 1388억원을 투자해 전북암연구센터와 함께 방사선이용기술 혁신클러스터를 구축하여 국가 RT기술 허브지역으로 육성하기위한 기반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방사선연구원은 정읍시 14만평 부지에 본관 및 방사선연구시설 등을 설립하고 향 후 고부가가치의 신기술을 개발하고 주변에 연구산업 클러스터 기능을 지원해 첨단방사선 응용 의료센터 중심의 의료클러스터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6)
□ 대전시
대전시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취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내세워 유치 당위성을 적극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대전은 현재 경쟁중인 인천 송도 등 다른 지역에 비해 국토의 중심부라는 지리적 특성과 대덕특구 등에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분야 R&D 기능과 바이오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으며, 현재 22개 BT관련 연구기관과 4천632명의 연구원, 84개 의약산업기업, 17개 대학 및 10개 종합병원 등이 소재, 전국 최고 수준의 R&D 기능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을 경쟁우위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4. 의료 클러스터의 추진과제
현재 국내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전략에는 첨단의료복합단지 구축방안(예 : 오송생명과학단지), 병원중심 메디 클러스터(예 : 미국MD 앤더슨 암센터)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정부 또는 지방정부 주도형의 메디 클러스터 발전전략에서는 의료복합산업단지 개념의 클러스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간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메디 클러스터는 병원이 보유한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병원중심의 연구와 실용화 네트워크 구축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7)
표 1.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병원중심 메디클러스터 비교
자료:보건산업진흥원, 병원중심의 메디클러스터 전략, 2006.7
따라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지방정부 주체의 단지형(團地) 메디 클러스터에서 지역 내 핵심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메디 클러스터 전략이 대안으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역 내 클러스터 주체들(지방정부, 산,학,연, 핵심의료기관 등)의 역할, 정보교류, 협력방안 등이 메디 클러스터 계획수립 시 함께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 밖에 그 동안 해외 산업클러스터 성공사례를 분석한 보고서에 의하면 산업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생네트워크, 개방적 조직문화 및 클러스터 내 인력육성 등 다음과 같은 발전전략이 요구된다.8)
첫째, 클러스터가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야 한다. 클러스터가 상호 개발과 생산을 분담하는 네트워크로 형성되고, 외부환경변화에 개방적이고 구성주체 간에 조직문화가 유사해야 한다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 클러스터의 구성주체간의 역할구분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클러스터 내 구성주체들이 비젼 제시자, 시스템 통합자, 기술제공자 등으로 구성되어 각자의 역할이 지위개념이 아닌 역할의 분담형태로 구성되어야 한다.
셋째, 공생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한다. 클러스터의 조직형태가 수직 통합이나 시장 분산형이 아닌 협력하는 분업적 네트워크 조직으로 형성되어야 하며, 구성주체들의 조직문화의 동질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현재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메디 클러스터를 통한 국내 의료산업의 혁신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국내병원의 인적, 물적, 지적 역량을 기초로 한 ‘병원중심의 메디 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요망되며, 국내 병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망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