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시어머니...옆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의 동네로 시집오셔 81살이 되셨다.
천상 여자라는 말, 어머니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분
집에서 살림하고 농사짓는 일만 평생 하셨던 분.
고된 시집살이 얘기를 들으면 참으로 안됐다는 생각이 저절로 날 만큼 고생도 숱하게 하신분이다.
23살에 시집이라고 왔더니 어린시누이가 고작3살...그 위에 고만고만한 시동생들...
시아버지(나에겐 시할아버지)는 첩할머니에게 빠져서 가정을 등한시 하고
남편을 첩에게 뺏긴 시어머니(나에겐 시할머니)는 그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며느리에게 푸셨단다.
시집와서 3년 동안 애가 생기지 않아 애도 못낳는다고 구박당하고
첫 딸을 생산하시니 그나마 애라도 낳는다고 안쫒겨 나셨다는데
둘째도 딸...또 구박을 당하시고,
3번째 도전에 나의 옆지기 소선촌을 낳으셨댄다.
그때 어머님 나이가 서른.
그러니 이 맏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할까?
애지중지 물구 빨구 키웠을 아들을 차지해버린 나를 어찌 생각하셨을까 짐짓 궁금해지기도 한다.
얼마전 울 아들이 여자친구랑 카페에 놀러와 처음 얼굴을 선뵀는데
어머니께서는 우리 손주 인물이 훨 낫다~ 애가 너무 말랐다 등등
못마땅은 아니지만 한마디로 울 손주가 손해다 라는 결론이신데...
나를 보고도 저러시지는 않았을까 문득 20여년전을 떠올리게 되었다.ㅎㅎㅎ
그래도 나를 맏며느리라고 특별히 챙겨주시는 부분이 많이 있다.
집안의 대소사를 의논하시고 내 의견을 대부분 따라주시고 비교적 우리는 죽이 맞는 고부라 생각했다.
내가 선뜻 이곳 설악 시댁옆으로 올 결심을 한것도 시부모님이 결코 까다로운 분이 아니라는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어머님도 며느리가 오니 든든해 하시고 밥해주시는걸 즐거워 하셨다.
염치없게 매번 밥을 얻어먹으며 그저 고마운 마음 뿐이라서 주시는대로 잘 먹었다.
어머니는 주는대로 먹어치우는 며느리에 재미가 들리셨는지 점점 밥을 고봉으로 퍼주셨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위해 나는 점점 위의 크기를 늘려나갔다.
아니다..어느순간 나는 사육당하는 기분마져 들었다.
왜냐면....밥만 열심히 주셨음으로...
어머니는 밥심이 최고라 여기시며 밥만 많이 주셨다.
아아 이러다가 탄수화물 중독이 될까 두렵다...
난 비건이 아니다. 고기도 먹고 싶다.
그래서 장을 봐다 드리면...당쵀 고기를 주시지 않는거다.
왜? 아들이 올 때를 기다리시느라.....ㅋㅋㅋㅋ
그렇다 우리집 식탁에 고기가 올라오는 날은 소선촌이 오는 날이다.
그 전에는 그야말로 국물도 읎다.ㅠㅠ
맨날 푸성귀에 된장찌개...밥만 고봉으로 수북히 주실 뿐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소선촌이 와서 그나마 고기라도 먹게되면 사실 난 교대로 먹어야 하므로
몇 점 못먹고 일어서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맘 놓고 실컷 먹어봐야지 하구 수저를 드는 순간엔
"에그 우리 손주만 이 맛있는걸 못먹네" 라고 어머니는 말씀을 하시고
"너는 자식두고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냐..."로 이 며느리는 알아듣는다.ㅎㅎㅎㅎ
눈치가 보여 맘놓구 먹지두 못하는 실정.
다음번에 한번 더 먹을 요량으로 고기를 넉넉하게 사다 드리지만 그 다음은 없다. 왜?
손주 못먹었다고 그걸 굳이 싸보내니까.
먹을거에 정이 난다더니...점점 섭섭한 마음이 가득해졌다.
어떻게 아들만, 손주만 위하냐고요~~
여기 며느리도 일한다구욧~!!!
그럴때마다 소선촌에게 카톡으로 엄청 뭐라뭐라 해붙였다.
칭얼거리는 마누라 위로해 주지는 못할 망정 누가 남의편 아니랄까봐 남편노릇이다.
노인네가 하는 말 왜 스트레스 받아 ...그러려니 하고 이해를 해야지.
그리고 먹고싶으면 니가 직접 해먹든가~
아니 이 잉간이 시방....그걸 말이라고...
남자들은 단순해서 참 좋겠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면 징징거릴 일도 없거늘...
아직은 어머니 밥 얻어먹는 며느리가 지 먹고싶다고 어머니 제쳐두고 맘껏 고기를 요리해서
목구멍으로 넘길 수가 있나 말이다...
눈치 없는건 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마누라가 그렇게 지랄(?)을 해 댔는데도
올 때는 빈손이다.
나 같으면 고기를 잔뜩 사와서 시어머니께 저사람도 고생하고 있고
우린 회사에서 밥두 잘나오고 회식도 자주 하니까 걱정말고 드셔요~ 해주면 어디가 덫나냐~~~~!!!
에그 앓느니 죽는다고...
기대치에 눈꼽만큼도 못 미치는 남편은 제껴두고..
내 옆에는 친구같은 딸이 있지 않는가...
딸래미가 9시에 문 닫는 날은 나가서 뭐라도 사먹자고 부추긴다.
첨엔 양심에 찔려서...그래도 어른들을 빼놓고 우리끼리 어떻게 먹느냐며 주저했던 나는..
섭섭한 마음을 굳이 상기하면서 더이상 미안해 하지말자 어짜피 시부모님들이 좋아할만한 음식은 아니다.
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넣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ㅊ묵고 있다.
한번이 어렵지......두번 세번은 일도 아니당
몰래 먹는거라 더 맛있나...ㅋㅋㅋ
도둑질도 하면 할수록 느는건가....점점 간이 커져서...
어느새 대식가의 반열에....미친듯 먹어치운 이 음식들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게 데체 무슨짓이란 말인가...
어무이~ 어쩌다가 이 며느리를 이렇게 시험 들게 하나이까~~~~
아이고 웃프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웃기는 일 이겠으나 나는 정말이지 눈물겨운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어쩌다가 내가 이리 아귀처럼 먹는거에 집착을 하게 됐는지..
암튼 몰래 먹어 더 맛있는거 같기두 하구...ㅋㅋㅋㅋ
이 글을 쓰는 동안 어머님이 옆집서 가져왔다며 시루떡을 한접시 주고 가셨다.
다 먹고 살자고 일하는건데 굶으면 안된다고..(평일 점심은 교대해줄 사람이 없어서 난 굶고 있다)
그렇다. 울 어머니는 결코 아들만 아는 그런분은 아니다.
다만...당신이 살아오신 것처럼..여자란, 부모란 마땅히 양보하고 희생해야 하는 존재로 아시는거다.
나 역시 그런 아내이길 엄마이길 원하시는듯 하다.
그런데 어쩌나...난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고 개성이 강한데...
모난돌이 정 맞는다고 좌충우돌 하며 난 과연 둥근돌이 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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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문 닫고요? 가족 모두 식당으로 가도 저는 못 간답니다...
가는 가족들도 늘 미안해 하고...이게 참 거시기 합니다. ㅋㅋㅋㅋ
그러고보니 3대에 걸친 그댁 여성심리의 변천사와
행동양상을 일반화시킨다면 고부간의 갈등은 결국
모성본능의 운명적 작동기제임에 틀림없는것 같쥬?
여자가 애기를 낳게되면 남편이나 시부모보다
내애기가 최고 우선순위로 여기는게 우주진리..
시할머니도 시어머니도 나도 며느리도 그렇게
가문혈통이 이어지고 지구의 생명활동은 지속!!
오늘 티몬님의 전원일기 단상은 모계중심 여성상위시대
재진입 진화변천 과도기 요약압축 발췌본이나 다름없넹. ㅎ~
ㅎㅎㅎ 맞습니다.
과도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멈춰있는 어머님의 과도한 모성애가 때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쩌겠어요 슬기롭게 헤쳐나가야지요~
정하고 망치 필요혀요?
튼실헌걸루 ........
ㅋㅋ
흥,칫,핏
가따바쳐야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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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간혹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힘들때가 있다 느끼지만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신 분들의 고생에 비교하겠습니까...
서로 따뜻한 부분만 보고 살아야지요..
가끔 괴기가 땡길때는
퇴근후 둘이서 삼겹살 먹고들어갑니다.
우리도 가게에선 냄새때문에 밥제대로
못먹고 빵.고구마.계란.과일등으로 한끼해결 한답니다. 먹자고하는일인데
먹는게 영거시기 하당게유~~~^&^
그러게나 말입니다.
가게에선 저도 맘대로 뭘 먹지를 못해요.
덕분에 체중이 3키로나 빠졌어요.
아무리 삼시세끼 챙겨먹어도 찌지를 않네요.ㅎㅎㅎ
요샌 딸아이가 학교 가니 점심은 건너뛰고 두끼를 먹는데 여전히 아침먹을때 시어머니 그러십니다.
밥 잔뜩 먹어라 점심도 굶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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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씁니다~ 소선촌은 각성해야 합니다.
그걸 고로코롬 모를수가 있냐고요~
눈치코치 진짜 음써요.
울 전주조 카페님들 현명하신걸 좀 배워야 할텐데...ㅎㅎㅎ
여자들이여 ~~~
당당해라~~~ㅎㅎㅎ
당당하게 먹구 있어유~ㅋㅋ
글잘쓰는넘은 붓을안가린다더니 어쩜 비가오나 눈이오나 수작들만 쏟아내는지 미춰불것네~에
정도 맞을만큼 맞았씅께 그정도로살어 너무또 동글리믄 사는게 재미없잖뉴
별눈네는 왜저런댜 개뜩이나 고기값 많이들어가는달인디~😡😡
으이그~이걸 시방 칭찬이라구 한거야?
어이쿠~ 내가 실수한겨?
아님 망치질을 더해야 할려나 ?
ㅠㅠ
이싸람이...댓글 보니 국어수준 대략 알겠네...핵심을 못짚는구만~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두 가지...ㅉㅉ
전국에대놓고 지금 사랑싸움 하자는거여뭐여?ㅋㅋ
소선촌님 여기서 이러면 질것같은 생각이.. 요즘 뇨자들은 무서버요~~ㅋ
내가 다 부끄럽습니다 ㅋㅋㅋㅋㅋ
부부지간 이기고지고가 있겠습니까마는 싸우고자하면 지는 깜냥도안되지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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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요 중립 절대 아니어요
엄마편이 확실합니다.
참고 또 참던 엄마가 생각나네요.
울 엄마 고생했는데 편해보지도 않코 돌아가셨네요.
참는것이 미덕이라 생각했던 그 시절 우리네 어머니 누구라도 다 고생하셨지요..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었으니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게 필요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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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참 코미디 같습니다...
좋게 보면 좋은거구요..
어쩌겠어요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야죠...
요새 너무 먹어버릇했더니 안먹고 자려면 허전합니다. ㅋ
난 이래서 마누라가 전주조에 가입하면 집 나간다고 했습니다 ~~~ㅎ
ㅎㅎㅎ
잘하셨어요
어차피 좋아하시지
않는음식이잖아요
어른들과 함께 사시면
그럴수 있지요
충분히 이해가갑니다
참 영특하십니다
요즘 저희집도 각자생활이다보니
저도 고기가 먹고싶고
여양실조 걸릴것같아요
저런...가까우면 함께 몰래 사먹구 돌아다닐텐데....고기도 적당히 먹어줘야 합니다,.
현명하신겁니다.꾹꾹 참고 해주길 바라는것보담 스스로 터득해야 스트래스 안받거든요.ㅎ
유정님 반갑습니다.
네...참아서 쌓이면 그것처럼 감당못할 폭풍은 없지요..
지햬롭게 헤쳐나가야 하는데 그 길에 딸아이가 있어 큰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