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일, 수요일, Saint-Nazaire, Hotel F1 (오늘의 경비 US $99: 숙박료 29, 식품 15.90, 커피 1.50, 기차표 43, 환율 US $1 = 0.9 euro) 어제 밤 복통이 다시 일어났다. 5월 한 달 동안에 세 번째 일어난 것인데 웬일인가? 어제 Normandy 반도 날씨가 아주 나빠서 외출을 하지 않고 저녁을 적당히 먹었는데 그것 때문에 일어난 것인가? 저녁으로 복숭아 한 개, 브라우니 빵 두 쪽, 등산용 캔디 한 개, 커피 한 잔, 그리고 숙소 자판기에서 산 포테이토 칩 한 봉지를 먹었다. 양이나 질로 볼 때 절대 체할 정도는 아닌데 체하고 복통이 일어났다. 몇 시간 동안 고생을 하다가 새벽 5시경 좀 나아져서 잠이 들었다가 아침 8시 반경에 일어났다. 잠은 그런대로 충분히 잔 것 같은데도 하루 종일 피곤하고 배는 아프지는 않았지만 편치는 않았다. 어쩐지 예감이 좋지 않다. 이런 식으로 계속 복통이 일어나면 여행을 중단하고 미국 Utah 주 Salt Lake City 딸네 집으로 날아가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나는 한국과 미국 모두 건강보험에 들어있다. 지난 3월 한국에서 2년에 한 번씩 받는 정기 건강진단의 일부로 받은 위내시경에서 발견되었던 위염 정도의 문제인가, 아니면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이거나 전혀 다른 문제인가? 어제 밤에 한국에서 가져온 활명수를 마시고, 근육통도 좀 있어서 ibuprofen 진통제도 먹고, 4, 5년 전에 비상시를 위해서 의사 처방을 받아서 산 마약 계통의 진통제로 생각되는 진통제도 한 알 먹었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되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복통이 전보다 훨씬 빠른 오전 5시경에 견딜만한 수준으로 나아져서 잠을 좀 잔 것이다. 당분간 음식 조심을 하면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오전 10시쯤 숙소 Normandy 반도의 Bayeux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방수복장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습도가 거의 이슬비 수준으로 매우 높았다. 그래도 Bayeux 기차역까지 가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기차역에 도착해보니 기차 파업이 해결되었는지 내가 탈 기차 정보가 전광판에 나와 있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시내로 가서 점심, 저녁 먹거리를 사고 현금을 좀 더 찾으려고 ATM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시내에 휴대전화 대리점은 보였으나 시간이 충분할 것 같지 않아서 Bayeux에서 프랑스 SIM 카드 사는 것은 포기하고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오늘 결국 Normandy 해변에도 못가고 그 유명하다는 Bayeux tapestry도 못보고 자전거 여행이 시작되는 도시 Saint-Nazaire로 떠났다. Normandy 해변과 Bayeux tapestry 구경은 어제 택시로 했어야 했다. 왜 그 생각을 못 했나 모르겠다. 이번 여행에는 기차에 오르고 내릴 때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에는 오른손에 자전거를, 왼손에 자전거 가방을 들고 가파른 기차 계단을 한 번에 오르고 내렸는데 팔에 무리가 갔는지 팔이 항상 아팠다. 이번 여행에는 배낭을 등에 메고 자전거 가방은 내려놓고 자전거만 가슴에 안고 기차에 오르거나 내린다. 팔에 전혀 무리가 안 간다. 다음에 자전거 가방을 옮기려고 하면 내 뒤에 있던 승객이 항상 가방을 집어서 나에게 건네준다. 다시 기차에 오르거나 내릴 필요가 없이 고맙다는 인사만 하면 된다. 벌써 몇 번째 그런 식으로 했는데 잘 된다. 내가 젊거나 몸집이 컸더라면 지난 2년 동안에 사용했던 방법을 계속 사용할 텐데 이제는 좀 무리다. 기차를 갈아타는 Caen에 도착해서 문제가 생겼다. 갈아타야할 기차 정보가 전광판에 안 보여서 역무원에게 물어보았더니 기차 파업으로 취소되었단다. 역무원이 한참 동안 컴퓨터 검색을 하더니 대안을 제시하는데 Caen에서 St-Nazaire까지의 일부 노선은 버스로 가고 St-Nazaire에 오후 4시 45분 대신 밤 10시 45분에 도착이다. 불편하게는 되었지만 그래도 오늘 도착 하는 것이 다행이다. 이번에 TV에 보니 프랑스는 한 주에 35시간 일하는 것이 보편화되어있다. 그러고도 파업을 하다니 프랑스도 멀지 않아서 “PIGS” 나라들과 같은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PIGS는 (“돼지들”) 경제가 엉망인 유럽연합 나라들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네 나라를 멸시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Saint-Nazaire 숙소에 이메일과 전화로 늦게 도착하는 것을 알렸다. 정식 호텔이 아닌 것 같은데 24시간 직원이 있단다. 기차역 WiFi를 이용해서 이메일과 전화를 했는데 전화는 인터넷 전화인 Skype을 사용했다. 직원이 영어를 해서 통화가 잘 되었다. Saint-Nazaire에서는 하루만 자려고 했는데 하루 더 자야겠다. 어제 밤 복통으로 오늘 하루 종일 피곤했고 복통도 약간 남아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일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Saint-Nazaire에서 현금을 더 찾고 프랑스 SIM 카드를 사서 삼성 탭에 넣어서 정식 프랑스 전화를 사용하고 싶다. 여행지도 유럽 횡단 자전거 길 EuroVelo 6은 프랑스의 대서양 해안도시 St-Nazaire에서 시작해서 루마니아의 흑해 해안도시 Constanta에서 끝나는 약 4,000 km 길이로 프랑스의 Loire 강, 스위스와 독일의 Rhine 강, 그리고 독일에서 시작해서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세르비아를 거쳐서 루마니아에서 끝나는 Danube 강을 따라서 달린다 비가 제법 많이 오는 날이다 기차에 오르기 전에 이곳에서 먹거리를 샀다 어느 도시의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 2016년 6월 2일, 목요일, Saint-Nazaire, Hotel F1 (오늘의 경비 US $40: 숙박료 36, 환율 US $1 = 0.9 euro) 오늘은 숙소에서 하루 종일 앓았다. 식사는 전혀 못하고 물만 가끔 마셨다. 복통에 열도 나고 만신창이가 된 기분으로 앓았다. 책도 안 읽고 TV도 안 보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어서 자다가 말다가 하면서 보냈다. 물론 외출도 못했다. 원래 오늘 EuroVelo 6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는 날인데 예전에는 2, 3년에 한번 정도로 생겼던 복통이 올해 들어서는 자주 생기더니 5월에는 세 번이나 생겼다. 그리고 오늘은 이번 여행 포기를 생각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이곳 숙박료가 싸니 이곳에서 좀 견디어 볼 생각이다. 내일과 모래 이틀을 더 묵으면서 상태를 봐야겠다. 상태가 호전이 안 되면 미국으로 가서 치료를 받을 생각이다. 미국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생각을 하는 이유는 치료가 장기화되는 경우에 미국 의료보험을 이용하는 것이 한국 의료보험보다 더 저렴하고 딸과 사위가 의사여서 의사 선택에 더 이점이 있고 돌봐줄 수 있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 6월 3일, 금요일, Saint-Nazaire, Hotel F1 (오늘의 경비 US $51: 숙박료 36, 점심 7.30, 식품 2.50, 환율 US $1 = 0.9 euro) 오늘 몸 상태는 어제보다는 좀 나아진 것 같기는 하나 아직 자전거여행을 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오늘은 아침 11시쯤 외출을 했다. 우선 은행에 가서 euro 현금을 더 찾았다. 은행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한 번에 (그리고 하루에) 최대로 찾을 수 있는 금액은 450 euro인 것 같다. 휴대전화 SIM 카드를 사려고 했으나 휴대전화 대리점을 찾을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 한국에서 Saint-Nazaire 정도의 도시면 (인구 7만) 휴대전화 대리점이 수없이 많을 텐데 이곳은 찾기 힘들 정도로 적다. 한국이 정상인 것인지 프랑스가 정상인 것인지 모르겠다. 숙소 근처에 맥도날드가 있어서 들어가서 점심을 시키려하니 직원에게 시키는 것이 아니고 기계에 시켜야 한다. 기계에 시켜보려 했는데 잘 안 되어서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시켰다. 세계 맥도날드 중에 기계로 시키는 곳은 프랑스가 유일한 것 같다. 기계로 시켜서 인건비를 얼마나 줄인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프랑스 사람들은 유난스럽다. (후기. 그 후에 다른 나라들에도 많이 생겼다.) 숙소 근처에 있는 수퍼마켓에 가서 저녁 먹을 것과 내일 아침 먹을 것을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숙소 예약을 연장했는데 숙박료는 인터넷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런지 29 euro가 아니고 36 euro다. 숙소 예약은 인터넷으로 하는 것이 제일 싼 것 같다. 숙소는 프랑스에서 제일 저렴한 호텔 체인인데 숙박료는 25 euro에서 40 euro 사이다, 아침식사도 3.50 euro로 저렴하다 숙소 부근 시내 풍경 2016년 6월 4일, 토요일, Saint-Nazaire, Hotel F1 (오늘의 경비 US $36: 숙박료 29, 식품 3.40, 환율 US $1 = 0.9 euro) 오늘은 몸 상태가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오늘 미국행 항공권을 사놓고 기차로 파리로 가려고 했는데 오늘 아침에 마음을 바꾸고 내일 아침에 적어도 단 하루만이라도 EuroVelo 6 자전거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내일 가는 도시 Nantes에 호텔 예약도 해놓고 자전거 도로 지도도 준비해 놓았다. 내일 아침 8시 EuroVelo 6 자전거 도로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Loire 강 건너에 있는 Saint-Previn-les-Pins까지는 택시로 가기로 하고 숙소에 택시 예약을 부탁해놓았다. Saint-Nazaire와 Saint-Previn-les-Pins를 연결하는 다리는 Loire 강이 대서양으로 흘러들어가는 지점에 있는 다리로 아주 길고 건너는 것도 제법 어렵단다. 인터넷에 그 다리를 건넜던 어느 자전거 여행자 표현을 빌리면 “과거에 그렇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자전거를 탄 적이 없었다.”란다. 아마 차들은 고속으로 달리고 자전거는 그 옆을 달려야하는 모양이다. 몸도 성치 않은데 EuroVelo 6 자전거 여행 첫 날부터 고생을 하는 것은 싫다. 위험할 수도 있는데 택시를 타고 건너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아직도 몸 상태는 좋지 않다. 진통은 없으나 약간 체한 기분이고 변도 잘 안 나오고 금방 복통이 재발 할 것 같은 기분이다. 그동안 식사를 제대로 못해서 기운도 많이 빠져있다. 내일 Nantes까지 자전거로 가면서 몸 상태를 주시할 생각이다. 자전거여행을 계속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되면 Nantes에서 기차로 파리로 가서 미국행 비행기를 탈 생각이다. 내일은 그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오랜만에 청명한 날씨가 예보되어있어서 자전거 타기에는 좋은 날씨가 될 것이다. 지금 파리 지역은 지난 며칠 동안 내린 폭우로 Seine 강이 범람해서 야단이란다. 하루 종일 TV에 방송에 나오는데 적어도 1주일은 있어야 강물이 빠질 것이란다. (후기. 결국 복통이 사라져서 자전거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위장 문제가 아니고 쓸개에 돌이 생긴 것으로 판단 났는데 아무 치료 없이 문제가 사라졌다. 그러나 언제 다시 재발될지는 모른다. 결국 2023년에 전문의의 권고를 받아들여서 쓸개 절재 수술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