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5일, 월요일, Rio de Janeiro, Hotel Benjamin (오늘의 경비 US $26: 숙박료 15, 버스 45, 저녁 9, Metro 3, 식료품 3, 기타 2, 환율 US $ 1 = 3 real) 오늘 Sao Paulo 구경을 집어치우고 Rio de Janeiro로 왔다. 콘크리트 정글인 Sao Paulo은 볼거리도 별로 없어서 시내 도보관광이나 할까하다가 고층건물이나 구경하는 것이 별로 마음이 안 내켜서 포기해 버리고 떠났다. Lonely Planet에 의하면 Sao Paulo의 볼거리는 지역 문화와 밤 유흥가라는데 나는 그쪽에는 별로 취미가 없어서 어제 아시아 타운을 본 것으로 만족하고 오늘 Rio de Janeiro로 왔다.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로 알려진 Rio de Janeiro는 “January River - 1월의 강”이라는 뜻인데 1502년 1월 이곳에 처음 도착한 포르투갈 배의 선장이 만을 강으로 오인하고 그렇게 이름을 붙였단다. 선장이 만인 것을 알았더라면 “Baia de Janeiro - 1월의 만”으로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이곳에 처음 정착한 것은 프랑스이었는데 (1555년) 포르투갈이 프랑스를 쫓아내고 (1567년) 다시 정착해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대국인 프랑스가 소국인 포르투갈에게 쫓겨났다니 믿기 힘들다. 그때는 포르투갈이 더 강국이었나? 프랑스가 브라질을 잃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다면 브라질은 지금 프랑스어를 쓰는 제 2의 프랑스가 되었을 것이다. 제 2의 영국이라 할 수 있는 호주와 비슷했을 것이다. 대신 프랑스는 북아프리카, 서아프리카, 동남아의 일부를 차지했다가 20세기 후반에 철수하고 이제는 수많은 북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흑인 이민자들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브라질을 차지하지 못한 것이 보통 배가 아픈 것이 아닐 것이다. Rio de Janeiro는 200여 년 동안 브라질의 수도였다가 1763년 수도를 Salvador에게 뺏겼다. 그러나 브라질의 현재 수도는 Brasilia이다. Rio de Janeiro는 얼만 전에 브라질 최대도시 자리마저 Sao Paulo에게 뺏겼다 그러나 Rio de Janeiro는 아직까지도 브라질에서 제일 유명하고 중요한 도시다. Rio de Janeiro의 전성기는 1920년부터 1950년까지 30여 년 동안이었는데 그 동안 Rio de Janeiro는 세계에서 제일 로맨틱한 도시 중 하나로 알려져서 세계 명사들이 즐겨 찾는 도시였었다. Rio de Janeiro에 도착하니 버스 터미널이 너무 누추했다. 더구나 금방 떠난 Sao Paulo의 최신식 버스 터미널에 비교가 되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지하철과 연결도 안 되어서 불편했고 버스 밖으로 보이는 시내풍경도 누추했다. 버스 터미널 주변은 빈민지역 같았다. 누추한 버스 터미널 때문에 Rio de Janeiro의 첫인상은 나빴다. 단 하나 좋은 것은 버스 터미널 안에 "Backpacker Information Center" 있어서 영어하는 직원이 숙소와 교통편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버스에서 옮겨 탄 지하철은 깨끗한 편이었다. Gloria역에 내려서 밖으로 나오니 내가 찾는 Hotel Benjamin이 바로 앞에 있었다. Gloria 지역은 Rio de Janeiro 중심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떨어졌으니 시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런지 주위에 흑인들이 너무 많이 보였다. 혹시 내가 흑인 동네에 숙소를 정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방 값이 15 real로 싸기는 한데 방이 굴속같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마음에 안 든다. Bonito에서 만났던 미국청년 Andrew는 Ipanema 지역에 있는 Ipanema Hostel을 추천했고 역시 Bonito에서 만났던 이스라엘 청년은 이곳 Hotel Benjamin에 묵었다고 해서 두 군데를 저울질하다가 Ipanema는 너무 시내에서 떨어진 것 같아서 이곳에 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잘못 든 것 같다. 방 값은 싸고 교통이 편하기는 하지만 숙소와 숙소 주위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든다. 잠만 잔다면 그만이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배낭여행객은 하나도 안 보이고 흑인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묵고 있다. 싼 것만 찾는 이스라엘 배낭여행객의 말을 듣는 게 아니었는데, 내일 Ipanema로 옮겨야겠다. 숙소 길 건너 “por kilo” 음식점에 가서 맛없는 음식이나마 배불리 먹었다. Por kilo란 영어로 "per kilogram" 이란 뜻으로 뷔페 음식점인데 손님이 음식을 접시에 담아오면 저울에 무게를 재서 가격을 정하는 식이다. 1 킬로에 얼마 하는 식인데 보통 15 real로 한화로 약 5,000원 정도다. 나에게 1kg은 좀 많고 2분의 1kg은 좀 적었다. 여행지도 2004년 4월 6일, 화요일, Rio de Janeiro, Hotel Benjamin (오늘의 경비 US $14: 숙박료 15, 버스, 지하철 7, 아침 3, 점심 9, 인터넷 5, 식료품 3, 환율 US $1 = 3 real) 오늘 아침식사는 숙소 근처에 있는 다과점 비슷한 곳에서 따끈따끈한 empanada와 (군만두) 커피로 했는데 커피가 참 맛있었다. 커피의 본 고장이라서 그런지 지금까지 남미 여행 중에 마신 커피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숙소 바로 앞에 있는 Gloria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점인 Copacabana에서 내렸다. Copacabana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는 곳이다. 숙소를 알아보기 위해서 Copacabana에 있는 관광 안내소로 걸어가는데 건물사이로 보이는 산정에 그 유명한 Christ the Redeemer 상이 보인다. 관광 안내소에 도착해보니 아직 안 열었다. 아침 8시가 막 넘은 시간인데 아마 9시에 여는 모양이다. 나중에 다시 오기로 하고 한 블록 떨어진 해변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는 중에 길거리에 쓸어져서 잠자고 있는 다섯 명의 흑인 소년들이 보았다. 무엇이 그렇게 피곤한지 햇빛이 강하게 내려 비치고 있는데도 잠에 떨어져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금흘금 처다 보면서 지나간다. 이틀 전 Sao Paulo 길거리에서 잠자고 있던 개 네 마리 생각이 난다. 어느 나라에서나 천덕꾸러기 노릇을 하고 있는 흑인들의 처지가 딱하다. 해변에 당도하니 제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사진으로만 보던 세계 제일의 해변이라는 Copacabana 해변이다. 정말 사진에서 보던 대로 반달형의 해변이다. 모래를 만져보니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먼지는 전혀 없는 깨끗한 모래다. 미국 캘리포니아 Carmel 해변이나 멕시코 Cancun 해변의 모래만큼이나 깨끗하다. 이른 시간인데도 벌서 해변에는 일광욕을 하거나 뜀뛰기를 하거나 공놀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해변 도로에는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길 너머로는 고급 아파트 건물이 즐비하고 그 너머로는 푸른 산이 둘러싸고 있다. 기가 막힌 경치다. 한참을 구경하다가 관광안내소로 다시 가서 숙소를 알아보았다. 영어를 잘하는 직원이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Copacabana는 근래에 너무 혼잡해져서 요사이는 Copacabana 바로 옆에 있는 Rio de Janeiro의 최고 부촌 중의 한 곳인 Ipanema 해변이 외국 여행객에게는 더 인기라며 그곳에 있는 호스텔 한 곳을 소개해준다. 4월 1일부터 숙박료가 내려서 하루에 35 real이란다. 버스를 타고 소개받은 Ipanama 해변 호스텔에 가니 빈방이 없단다. 관광안내소의 직원이 이곳에 전화를 걸어서 숙박료를 물어보면서 빈방이 있는지는 왜 안 물어 봤는지 모르겠다. 영어는 잘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직원이었나 보다. 호스텔 직원이 근처 다른 호스텔을 소개해 준다. 그러면서 그곳에는 틀림없이 빈 방이 있을 거라고 한다. 가보니 정말 빈 방이 있었다. 빈 방이기보다는 빈 침대다. 한 방에 침대가 4개 있는 기숙사식 방이다. 가격은 35 real에 아침식사가 제공된다. 제법 비싼 가격이다. 내일부터 묵기로 하고 계약을 했다. 지금 묵고 있는 숙소보다는 훨씬 더 비싸지만 지역이 좋고 안전하고 분위기도 좋고 매니저가 영어를 하니 관광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쉬고 싶을 때는 한 블록 떨어진 해변 모래사장에 나가서 쉴 수 있고 Rio de Janeiro를 만끽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이다. 점심식사는 Ipanema에서 por kilo 음식점에 가서 먹었다. Ipanema 물가는 아르헨티나 Buenos Aires보다 적어도 20%는 더 비싼 것 같다. 그러나 음식 값만은 비슷한 것 같은데 더 두고 봐야겠다. 특히 인터넷 값이 비싸다. 제일 싼 곳을 찾아가서 했는데도 Buenos Aires의 다섯 배다. 왜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Copacabana 건물 사이로 Rio de Janeiro 상징의 하나인 Christ the Redeemer 상이 보인다 Copacabana에는 이렇게 길에서 자는 어린이 노숙자들이 많다 Copacabana 해변의 아침인데 벌써 대낮 같이 밝다 Copacabana 해변 햇빛이 너무 강해서 찡그리고 있다, 목에 차고 있는 것은 호신용 호각이다 Copacabana의 한 인터넷 카페에는 축구에 관한 사진들이 많은데 태극기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