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제를 위협하는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교육 전문가들은 사교육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교육비 부담뿐만이 아니라, 사교육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교육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면, ‘사교육비 다이어트’도 할 수 있다.
1_학원에 보내면 성적이 오르는 비법, 과연 있을까?
학원에서 단기간에 학교 시험 성적을 올리는 ‘비법’이란 매우 간단하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문제를 반복해서 풀게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중간·기말고사 출제 범위는 내용이 매우 적다. 이 좁은 범위에서 25문항씩 출제하다 보면, 낼 수 있는 문제가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때 가장 큰 문제는, 학원이 학생들에게 기본 개념과 원리를 충분히 설명하고, 그 학습 내용을 학생이 스스로 익힐 수 있는 시간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원 덕에 성적을 유지하던 학생들의 상당수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성적이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
guide 꼭 학원에 보내야 할 상황이라면 현명한 전략을 세우세요. 무엇보다 내신 대비 전 과목 학원은 보내지 말아야 합니다. 사교육을 이용하는 현명한 전략이란 부족한 과목을 중심으로 한시적인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필요한 기간 동안 필요한 과목만 수강하는 꼼꼼함이 필요합니다. 집에 오면 숙제와 복습을 먼저 하는 습관을 길러주세요. 처음에는 지도하는 일이 번거롭지만, 한번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부모도 편하지만 무엇보다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적어도 중학생 때는 자기만의 ‘공부 기술’을 반드시 터득해야 합니다.
2_아이가 원해서 학원에 가는 것도 말려야 할까?
먼저 학원에 보내달라는 아이의 요구가 정말 타당한지 구체적으로 알아봐야 한다. 아직 어린 아이들의 자가 진단이 모두 맞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왜 학원에 가고 싶어 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와 깊이 대화를 나누면서 정말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인지 객관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guide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고, 인터넷 방송이나 개인 교습이 부적절한 경우에는 선행학습을 덜 시키면서 아이들 개개인의 부족한 부분을 성의 있게 지도해줄 학원을 찾아 한시적으로 활용해보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과목 수와 기간을 꼭 필요한 만큼으로 한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1년 이내의 적절한 시점에 사교육을 벗어나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세요. 수강 기간이 1년을 넘어서면 위험합니다.
3_맞벌이 가정은 학원 외에 대책이 없을까?
아이가 초등 3학년이 되면 많은 부모가 아이의 공부를 본격적으로 챙기기 시작하면서 학습 중심의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의 공부와 생활을 돌봐주지 못하는 자신의 ‘빈자리’를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 아이가 영원히 낙오하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도 커진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 뒤 집에 홀로 있어야 할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고민에 맞벌이 부부는 학원 사교육을 선택한다. 이게 가장 마음이 놓이고 편리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신중해야 한다.
guide 초등 저학년 때는 방과 후 학교와 학교 도서관, 인근 어린이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해보세요. 같은 동네의 맞벌이 부모들이 뜻을 모아서 아이들을 같이 방과 후 학교에 보내고,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불가피하게 학원에 보내야 한다면 학습 위주의 학원보다 놀이와 흥미 중심의 학원에 보내세요. 자율적인 학습 경험이 축적되면 아이들이 큰 성취감을 느끼고, 더욱 공부에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4_학원에서 실시하는 선행학습, 과연 효과 있을까?
많은 학부모가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면 자연스럽게 반복학습을 하게 되어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행학습은 생각만큼 효과가 없다. 학원에서 한 번 들어본 것이라 어설프게 알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아이가 많다. 그래서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다. 이렇게 배운 내용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단계의 선행학습을 계속하면, 결국 학습 기초가 부실해진다. 선행학습 열풍은 대부분 학원이 조장한 것이며, 학원에 ‘선행반’이 많은 것은 부모를 자극하기에 좋고 돈을 벌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guide 학원에 다녀야 할 상황이라면 학교 진도에 맞추어 보충·심화학습을 진행하는 곳을 선택하세요. 특히 학기 중에 선행학습을 하는 학원에 아이를 보내면 학교와 학원의 이중 진도에 시달리느라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렵습니다. 방학 때는 지난 학기에 배운 것 가운데 취약한 부분을 중심으로 총 복습하도록 지도하세요. 다음 학기 것을 미리 공부하고 싶다면 중간고사 분량인 3개월분까지만 예습하도록 하세요. 그것을 넘으면 공부해도 남는 것이 없답니다.
5_영어 교육은 빠를수록 좋다?
영어 조기교육이 학원가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많은 학부모가 영어 조기교육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결정적 시기 가설’에 부담을 느낀다. 평소 조기교육에 비판적인 사람도 막상 내 아이의 문제가 되면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영어권에서 자라지 않는 이상 아무리 투자를 해도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영어는 외국어일 뿐. 다만 일찍 시작한 아이들의 발음에 현혹되고 스펠링 점수에 눈이 멀기 쉽다는 것. 영어도 아이의 인지 발달과 함께 발전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리고 전문가들은 6~7세 시기에 영어만 사용하는 유치원에 다니는 것은 자녀의 종합적인 성장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조언한다.
guide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와 방법은 아이마다 다릅니다. 내 아이에게 맞는 시기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죠.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보이고 동기 부여가 충분히 되었을 때가 적기입니다. 아이에 따라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유아기의 아이가 2년에 걸쳐 습득하는 영어를 초등학생은 6개월이나 1년이면 다 터득할 수 있으니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최근에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영어 도서관이 활성화되어 있고, 학교에도 영어 도서가 많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런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EBSe 영어교육채널(www.ebse.co.kr)이나 리틀팍스(www.littlefox.co.kr)와 같이 무료이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해보세요.
6_외국어고에 가려면 학원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한다?
특목고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과열된 경쟁 속에서 이른바 ‘외고 등 특목고 진학을 위한 영어 로드맵’이 사교육 과열 지구를 중심으로 회자되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유아나 초등 저학년 때부터 기초 영어 능력을 튼튼히 하고, 고학년 단계부터는 학습 강도를 높여 더욱 수준 높은 영어 실력을 쌓아가면서, 고교 입시는 물론 이후 대학 입시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토플, 텝스 등 공인 영어 인증시험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한 준비를 병행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많은 영어 교육 전문가가 초·중학생의 영어 실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토플과 같은 시험 성적이 중시되는 경향에 우려를 표했다. 시험에 나오는 지문은 어린 학생들의 지적 수준을 뛰어넘기 때문에, 물어보면 우리말로도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도 문제의 정답은 맞힌다는 것이다. 그런 우려 결과 2011학년도부터 특목고, 자립(율)형 사립고 등의 입시제도가 개선되었다. 별도의 필기시험이 금지되고, 각종 영어 인증시험, 경시대회의 수상 경력 등에 대한 내용 또한 일절 기입할 수 없게 되었으며, 성적은 학교생활기록부, 즉 내신 성적 위주로 평가하게 된다.
guide 본격적으로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중3 이전에 영어를 끝내고, 공인 인증시험 고득점을 목표로 공부해야 한다는 학원의 영어 로드맵은 매우 과장되어 있기 때문에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특목고의 입시제도도 개선되었기에, 평소 어학에 관심이 있고 소질이 있다고 인정받은 아이들은 외국어고 진학을 검토해볼 것을 권장합니다. 이전처럼 높은 수준의 영어 인증시험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영어 내신 성적은 1~2등급 정도 유지하고, 꾸준히 독서하여 읽은 것을 자신의 말과 글로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집 사교육 의존도 테스트
각 가정이 얼마나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지 그 정도를 알아보는 자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홈페이지(www.noworry.kr)에 들어가면 온라인 플래시 검사지로 측정할 수도 있다.
매우 그렇다 0점 약간 그렇다 1점 거의 그렇지 않다 2점 전혀 그렇지 않다 3점
1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처질 것 같다.
2 주위 사람들의 사교육 관련 정보에 소신과 신념이 흔들린 적 있다.
3 아이가 공부를 못하거나 성적이 떨어지면 그 해법으로 사교육을 떠올린다.
4 아이가 집에서 놀고 있으면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5 공부 잘하는 아이의 엄마가 추천해주는 사교육 코스라면 따라 하고 싶다.
6 아이가 학원에 가 있으면 안심이 된다.
7 형편이 된다면 사교육을 더 많이 시키고 싶다.
8 사교육 없이 공부 잘했다는 수석 합격자의 인터뷰를 신뢰하지 않는다.
9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이 학교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10 영어 및 수학 과목의 조기교육 효과를 믿는다.
11 일단 성적을 올려놓아야 아이의 진로 및 적성 탐색에 유리할 것이다.
12 사교육은 자연스럽게 복습·예습을 유도하여 아이의 학업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13 조기교육이나 영어캠프가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14 아이가 학과와 대학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대학을 먼저 보라고 권하겠다.
15 학원은 학교와 달리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개별 지도를 할 것이다.
16 선행학습 중심의 사교육이 복습 중심의 사교육보다 학업 향상에 더 효과적일 것이다.
17 돈이 많이 드는 사교육일수록 효과도 클 것이다.
18 아이가 원하면 학원 가는 것을 허락하겠다.
19 시험이 다가올수록 아이가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20 내 아이는 학교 진도보다 3개월 이상 빠른 수학 선행 사교육을 받고 있다.
21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가 사교육 받는 시간이 늘고 있다.
22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늘고 있다.
23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교과 패키지형 사교육을 받고 있거나 받을 의향이 있다.
24 숙제를 많이 내주는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을 선호한다.
25 내 아이는 일주일에 두 과목 이상 사교육을 받는다.
26 아이의 학업 상담을 학교 선생님보다는 학원 선생님과 많이 한다.
27 사교육 때문에 아이가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
28 부모가 시키지 않으면 아이가 집에서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다.
29 부모가 시키지 않으면 아이가 집에서 스스로 책을 읽지 않는다.
30 아이의 사교육 문제로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다.
31 사교육비 때문에 가정경제에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32 아이가 사교육을 꺼리거나 거부해서 혼낸 적이 있다.
33 아이의 사교육 스케줄이 걸린다면 가족의 여가 계획을 바꾸겠다.
합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우리 가족 사교육 의존도 점수는 몇 점?
0~19점 사교육에 심하게 의존하고 있어 아이와 부모 모두 매우 힘겨운 상황!
당연히 학습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고 장기적으로는 사교육과 공교육의 피로감이 누적되어 학습 능력과 정서 상태에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교육을 무리하게 강요하여 아이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사교육비 부담 역시 커질 테지요. 이제부터라도 사교육 필요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여 사교육을 다이어트해야 합니다.
20~49점 불안감과 정보 부족으로 사교육에 다소 의존!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사교육 의존도가 심화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는 자신이 사교육에 의존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혹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해서 사교육에 의존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결과는 사교육에 대한 진실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주변의 잘못된 소문에 노출되어 생긴 부작용일 수 있습니다.
50~79점 매우 건강한 교육관의 소유자!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이 아이에게 해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확인되지 않는 정보에 흔들리지 않으려 애씁니다. 하지만 아이가 기대에 못 미치면 가끔 흔들리기도 하지요. 또한 사교육에 대한 의존심은 물리치지만 사교육이 물러간 빈자리를 더 적극적이고 풍성한 자녀 교육으로 채우지 못해서 이런저런 고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80~99점 ‘유기농 자녀 양육형’, 즉 사교육의 유혹에 흔들림 없는 자녀 교육관 실천!
주변의 많은 학부모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사교육의 폐해를 잘 알고 의존하지 않되,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절제 있고 적절히 활용하거나 혹은 사교육 없이 자녀 교육에 힘쓰며 아이에게 맞는 맞춤형 답을 찾아 실천합니다. 또한 과도한 사교육 정보에 불안해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며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고 권유하여 잘못된 사교육 형태를 바로잡으려 노력하기도 하고요. 물론 그들에게 나누어줄 만한 ‘자녀 교육 노하우’도 꽤 확보하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좋은 옆집 이웃’이고, 사교육 예방 전도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