낌새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주돈이는 낌새를 파악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낌새는 인식에 관한 인식, 스스로의 감정이나 생각을 객관화시켜서 마치 내가 나를 관찰하듯 탐색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그 관찰을 토대로 내가 어떠한 선한 행위를 할지, 악한 행위를 할지를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낌새를 파악하기 위해서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는 2년 전부터 취미로 명상을 해왔는데, '알아차림에 관한 알아차림' 이라는 개념과 주돈이의 낌새의 개념에 공통된 요소가 보여서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몸의 감각을 관찰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자신의 호흡, 자신의 생각, 감정, 그리고 이것에 온전히 정해진 시간동안 몰두하는 것입니다.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다소 난이도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저 역시도 부모님께 가끔 화를 내기도 하고 친구에게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명상을 한 이후로는 그러한 것이 표면상으로 드러나는 일은 드물어지고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당연히 감정적 동요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표면상으로 티가 거의 나지 않는 이유는 "나 지금 화나는 상태네?" 하고 저 자신을 관찰하고 그에 대한 어떠한 감정적 판단(예시: 누군가 어깨를 치고 지나갔을 때- 아 나쁜xx네! 하는게 아닌 '저 사람이 나의 어깨를 치고 지나갔네') 을 내리지 않고 그저 현상 그 자체를 객관적으로 기술하는겁니다. 그러면 놀랍게도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그리고 다소 느리더라도 더 신중하게 말과 행동을 조절할 수 있었고 그 결과 감정이나 생각의 즉각적 반응이 줄고 침착함과 신중함이 늘었습니다. 매우 화가 나는 상황이 있더라도 즉각적으로 반응해서 큰 화를 입는 것 보다는 다소 느리더라도 신중하게 반응하는 것이 진정으로 향후 미래에 좋은 결과를 미치게 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것은 적지 않은 경험을 통해서 깨달았지요. 이러한 수양을 통해서 주돈이가 강조한 '사특한 욕심'이 드는 상태를 미리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명상만 하는 것이 아닌, 주변과 어울리며 이러한 마음을 혼란한 상황에서도 챙기는 것이 진정한 낌새를 파악하기 좋은 연습이 되리라고도 여겨집니다.
내 눈 앞에 있는 케이크가 다른 사람의 것임을 앎에도 단지 먹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본능에 따라 즉각적으로 섭취할 때,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케이크를 보고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닙니다. 그걸 부정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지금 난 저 케이크를 먹고 싶은 상태구나' 라는걸 인지하고 '그럼에도 저 케이크는 내 소유가 아니니까, 먹으면 안돼' 라며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돈이가 말한 선과 악의 갈림길인 낌새를 알아차리고 알맞게 선을 행하는 방식이라고 제 나름대로 비유적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예시들은 많고 단순히 감정이나 욕심, 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다양하고 많은 일들과 사례들이 있으니, 이는 파편적인 것이겠지요,
하지만 제아무리 파편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핵심 개념을 짚어두면 "시중"의 상태에 접어들어, 알맞은 상황에서 알맞게 행하는 적재적소의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상태, 그로써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고 경험을 축적한 것의 정수가 언젠가 지혜로 거듭나고, 그 지혜를 시중의 상태에서 활용할 때, 우린 성인에 한 없이 가까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봅니다.
첫댓글 명상의 알아차림의 특징을 주돈이의 낌새로 설명하신 게 정말 독특한 관점이네요! 1년 명상자 한 수 접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