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러운 대회운영, 잘 준비된 코스, 고성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고성 아이언맨 70.3은 값비싼 대회비를 치르고서라도 다시 오고싶은 대회였다.
대회를 마친지 열흘이 다 되어가지만 대회의 규모만큼이나 많은 사진과 후기, 영상들로 아직 고성의 런주로에 영혼이 묶여 있는 느낌이다. 후기를 남기면 내년에도 도움이 되겠지. 이제 기록을 남기고 24 고성대회를 정말 마쳐야 할때이다.
# 6월14일(금)
여유있는 대회 참가를 위해 금요일 이른오전 준비를 서두른다. 늘 해주셔서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돌아보면 말없이 희생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분들이 우리 클럽을 지켜왔을꺼다.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나는 낼름 내 자전거를 맡겨두고 모닝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린다.
# 대회장 도착, 엑스포구경, 경기설명회 듣기
역시 아이언맨대회는 금요일에 움직여야한다. 등록, 검차, 경기설명회 모두 한산해서 좋다. 토요일은 여유있게 엑스포 쇼핑을 하면 딱이다. 여성 40대 후반 에이지가 30명도 훨씬 넘는다. 전년도 챔피언 언니는 내 바로 뒷번호이다. 맛난 돌장어 먹으며 금요일의 여유를 누린다.
# 대회전날..
대회전날 새벽 조깅 5km.. 숙소에서 바꿈터에 가서 내 자리(1237)를 확인한다. 수영에서 나와 사이클로 나가는 길을 두세차례 동선대로 뛰어보고 다시 조깅으로 복귀. 오는 길 보헤미안 아이언맨 커피차에서 커피를 한잔 마신다.
신의 한수는 아침 수영연습이였다. 오후 번잡한 시간에 공식수영연습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지난해 경험상 오후의 바다와 아침 바다는 엄청 다르다. 조류, 온도, 해파리 등등...아침바다(실제 경기를 치르는 시간)에서 연습하는 편이 훨씬 좋다. 덕분에 오후시간도 절약했다. 차를타고 사이클코스 휙~ 돌아보고 남해바다뷰의 커피집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대회때 쓸 기어백도 여러번 반복해서 점검할 시간이 되었다. 자전거 거치하고 저녁으로 짜장면먹으니 하루가 지나갔다.
# 대회날
새벽 4시 기상. 꾸역꾸역 아침밥먹기. 바꿈터로 향한다. 바꿈터의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 준비시간이 모자란다. 자전거 펌프구하고 바구니 앞에서 어버버~~(나아지질 않는다) 23년 챔피언 언니는 오자마자 신발을 고무줄로 고정/연습두번 하더니 바구니에 러닝화 하나, 수건하나 넣고 바로 휑하니 간다. (역시...챔피언은 달라...난 20분째 어버버버~~)
# 수영 1.9km
초록 수모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 중에서도 거의 맨 끝에서 출발했다. (후미출발이 대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때는 몰랐다) 몸은 안풀리고 그냥 천천히 간다. 수영을 그렇게 매일 강습받으면서도 기록은 안줄어든다. 아마도 기록을 줄이기 위해서는 특별하게 운동해야하는 것 같다. 하지만 기록이 줄지 않더라도 운동 시간(양)이 많다는 것은 체력을 적게쓰고도 그 세션을 완주할 수 있다는것. 즉, 다음 종목에서 힘을 더 쓸수 있다. (아..오묘한 3종의 세계란...그래서 중장거리일수록 수영 훈련에 많은 시간을 써야하는 것 같다) 부표 두개를 돌고나서야 6비트킥을 찰수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때부터는 지그재그로 간다. ㅋㅋ 에라 모르겄다~ 그래도 출발직전 가장 두려운 순간에 의수오라방이 같이 계셔주셔서 의지가 됐다. "나...버리고가지 마요~~" ㅎㅎ
# Bike 90km
아...정말 주로에 사람이 너무 많다. 드래프팅 규정 자체가 의미 없다. (아마도 선두권, 앞쪽 그룹은 이정도는 아니었을꺼다) 고만고만한 실력의 사람이...너!무! 많다. 치고 나가려면 너무 많은 사람을 치고 나가야한다. 느낌상 여자선수 한테는 자리도 잘 안내주는 것 같다. (흥!!칫!!뿡!!) 어쩔수 없이 힘을 아끼고 타는 수 밖에 ...후반부에 힘을 내보자고 생각했다. 후반부에는 잔 언덕이 여러개있다. 보기엔 멋진데 언덕에선 힘없는 철인차+남자선수들, 내리막에서 기를 쓰고 쫓아오는 그들을 두세번 연속되는 잔 언덕에서 제쳐냈다. (아...고탄고개 훈련의 효과란...!!)
바이크는 보급실패. 대실패였다. 에너지젤은 적당했는데 물보급에서 실패. 보급소마다 하나 버리고 하나 받는 계획이였는데 물통에 물이 절반밖에 담겨있지 않았다. 어쩔수없이 포카리 하나 더 받았지만 너무 달아서 힘들었다. 아..작년에도 그랬는데...두번째 보급소=>세번째보급소는 목마름의 구간이였다. 결국 런에서 대가를 치렀다. 바이크 보급소를 한두개 지나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빨대물통을?)
팀복 지퍼가 고장나서 물건너 들여온 경기복...성능이 끝내준다. 비싼 값을 한다. 바람이 부니 등판이 시원~~하다! ㅋ
# Run 21km
1년만에 만난 통곡의 언덕은 여전히 곡소리가 난다. 그래도 걷지 않는게 빠르다. 걷는것과 속도가 비슷하더라도 천천히라도 뛰고있으면 내리막에서 바로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첫 보급소에서부터 물을 퍼먹어댔다. 두세컵으로는 부족해서 어느보급소에서는 아예 멈춰서서 다섯컵을 연달아 마셨다. 얼음을 모자에 하나 뒷주머니에 하나 넣었는데 손에 들고 뛰는게 더 좋았다. 팔에 한번씩 문지르니 시원했다. 어느순간 보급소에 얼음이 다 떨어졌다. 어떤 자원봉사자가 500미리 물통 뚜껑을 따서 테이블에 올려놓으시길래 그걸 들고 뛰었다. 보급소 지체시간도 단축되었고 팔, 다리, 머리, 몸통 내가 원하는 곳에 (신발이 젖지 않게) 물을 뿌릴 수 있었다. 신의 한수...였다. 그런데 다른 보급소에서는 물 500ml가 없었다. 아예 서서 빈 물통에 물을 채웠다. 그래도 들고 뛰니 속도를 조금 낼 수 있었다. 반환점까지 가는 길은 대체로오르막이고 바꿈터로 가는 길은 대체로 내리막이였다. 오르막은 천천히가도 괜찮다 생각했고 내리막은 조금 빨리 가도 괜찮다 생각했다. 6월말 고성의 런 주로는 열(더위)과의 전쟁같다. 열에 익숙하게 훈련해서 제 속도로 달릴수있거나 아니면 열을 컨트롤할수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자기 속도로 달릴수있다.
# 피니쉬
세바퀴를 마치고 피니쉬라인으로 향하는 길목에 들어서면 정말 너무 행복하다. ㅎㅎ 어떤 분이 결승아치 바로 앞에서 쏙 먼저 피니쉬 하신다. ㅋㅋ 그래서 피니쉬 사진은 없다. ㅎ
# 대회를 마치며...
함께 땀흘려온 시간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진다. 지난 겨울 푸른헬스 로라를 타던 시간(훈련시간보다 1시간 반 일찍 나가 난방, 셋팅, 훈련 1시간 전 자전거에 올라타기)부터 뜨거운 고성의 6월까지...부지런히 달려왔다. 나는 좋지 않은 조건에서 운동을 하고 있지만 그 조건 안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경기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만하면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좋지않은 몸상태여서 경기 시작전부터 잔뜩 주눅들어있었다.) 인생 두번째 하프경기를 마쳤다. 절반을 지나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절반을 온김에 나머지 절반을 조금 더 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여기까지 온게 조금 아깝기도 해서...가보지 않은 길이라 아주 많이 걱정스럽지만..선배님들이 기꺼이 함께 땀흘려 주실 것을 믿으며...24년 뜨거운 여름을 구성포에서 보내볼까한다.
첫댓글 우선 6언더 추카 추카
동계훈련부터 쉼없이 달려온 보상이라고 생각하네...
글도잘쓰고 열쉬미한댓가라고 기록도좋네 이제시작이지ㅣ 풀까지가야지 항상홧팅
총무님 대단하십니다! 완주 축하드립니다~
총무님 글을 읽으니 역시 선배님들 덕분에 저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재밌게 즐기고만 올 수 있었단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ㅎㅎ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킹코스 주로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총무님은 오랫동안 아이언맨 여운을 느끼나 봄다(난 골인 하고 나니 아무생각이 없던뎅 ^_^)
연령대만 잘 선택 되었어도 매번 입상 할 수준인데- 안타까버요.
그래도 6언더 하시니 축하하구요~
글을 다 읽고 나니 철인은 태어 나는게 아니고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것 이라는걸 느낍니다.
수고하셨어요 😀
총무님 6언더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앞으로도 부상없이 쭉욱 같이가요~~^^
남궁총 좋은기록(6언더)으로 무사완주 축하하고 그만큼 그간 노력의 댓가겠지만ㅎ
회장님과 함께 회원들 인솔하고 챙기고하느라 무쟈게 애썼네
복 받을기여 울 남궁총
6언더 좋은 기록으로 무사완주를 축하합니다, 그동안 흘린 땀이 결실로 돌아왔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