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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畵題] : 화가가 그린 그림에 쓴 시나 각종 글.
제찬(題贊)이라고도 한다. 그림으로 다 나타내지 못한 화의(畵意)와 창작 동기 등을 나타내기 위해서, 또는 작품에 대한 감상 등을 문학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적은 것으로 글의 성격과 종류에 따라 화찬(畵贊)·화시(畵詩)·제시(題詩)·화기(畵記)라고도 한다.
글은 작가가 직접 쓰기도 하고 친지나 후원자, 또는 후대의 감상자·소장자가 써넣기도 한다. 화제의 글은 본디 詩가 주종을 이루고, 그림의 주제와 어울리는 기존의 詩句를 인용해 쓴 경우가 많았다. 이는 文人畵의 기본요소로서 중국에서는 송대(宋代)부터 쓰이기 시작하였으며 명대(明代)에 이르러서 보편화되었다.
한국에서는 고려 후기에 문인화가 소개되면서 쓰이기 시작하였고, 조선 후기에 가장 성행하였다.
매(梅).
⊙고산청영(孤山淸影)-외로운 산 맑은 그림자.
⊙암향부동(椆香溥動)-옅은 향기가 떠돈다.
⊙조매춘신(早梅春信)-이른 매화 봄소식.
⊙고방독무(孤芳獨茂)-고고히 꽃답고 홀로 무성함.
⊙고방교결(孤芳皎潔)-고고히 꽃답고 맑고 깨끗함.
⊙매죽쌍청(梅竹雙淸)-매화와 대가 둘 다 맑다.
⊙매림해갈(梅林解渴)-매화 수풀에서 갈증을 푼다.
⊙설리개화(雪裏開花)-눈 속에 꽃이 핀다.
⊙유향대월(幽香帶月)-그윽한 향기에 달빛이 서리었다.
⊙유자소영(幽姿疎影)-은은한 자태와 그윽한 그림자.
⊙신선설빙(神僊雪氷)-신선의 고상함이 눈과 얼음과 같다.
⊙암향소영(暗香疎影)-그윽한 향기 성긴 그림자.
⊙일지춘화(一枝春花)-한가지의 봄꽃.
⊙우향운담(雨香雲淡)-비는 향기롭고 구름은 담담하다.
⊙세한삼우(歲寒三友)-추위 속의 소나무 대나무 매화.
⊙세한이아(歲寒二雅)-추위 속의 대나무 매화.
⊙세한이우(歲寒二友)-추위 속의 매화 국화.
⊙삼고초려(三顧草廬)-초려를 세 번 찾는다.
⊙임풍일소(臨風一笑)-바람결에 한 번 웃는 매화.
⊙청향암송(淸香暗送)-맑은 향기를 은은히 보내는 매화.
⊙군자지교(君子之交)-매화의 지조는 군자의 사귐.
⊙절조자지(節操自持)-절개와 지조를 스스로 지닌 매화.
⊙일정춘색(一庭春色)-매화가 피니 온 뜰이 봄빛이로다.
⊙조매춘신(早梅春信)-일찍 핀 매화가 봄소식을 전한다.
⊙고사미인(高士美人)-뜻 높은 선비와 아름다운 여인 같은 매화.
⊙한골청진(寒骨淸珍)-찬 뼈대에 맑은 구슬 같은 매화.
⊙공산재옥(空山裁玉)-고요한 산에 옥을 발라놓은 것 같은 매화.
⊙일지춘신(一枝春信)-매화 한 가지가 봄소식을 전한다.
⊙운승격고(韻勝格高)-운치가 뛰어난 격조 높은 매화.
⊙소염방형(素艶芳馨)-흰 꽃송이에 꽃다운 향기.
⊙묵영함방(墨影含芳)-수묵으로 그린 매화의 그림자가 꽃다운 향기를 머금었네.
⊙방신선전(芳信先傳)-꽃다운 봄소식을 먼저 전하는 매화.
⊙조전춘신(早傳春信)-일찍 봄소식을 전하는 매화.
⊙냉향한옥(冷香寒玉)-싸늘한 향기가 찬 구슬 같은 매화.
⊙강로야매향(江路野梅香)-강 길에는 들 매화 향기롭다.
⊙매장설공춘(梅將雪共春)-매화는 눈과 봄을 함께 한다.
⊙매화여고인(梅化如高人)-매화는 기품이 고사와 같다.
⊙풍취매경향(風吹梅徑香)-바람이 매화 길에 부니 향기롭다.
⊙조매소식동(早梅消息動)-이른 매화는 보이게 안보이게 움틀 대다.
⊙우숙야매황(雨熟野梅黃)-비 한동안 오니 야매는 노래진다.
⊙고방압속자(孤芳壓俗姿)-고고한 꽃다움이 속된 모습 누르다.
⊙춘근유매지(春近有梅知)-봄이 가까움을 매화가 있어 알겠노라.
⊙매변유별춘(梅邊有別春)-매화 주변에는 특별한 봄이 있노라.
⊙계매작소춘(溪梅作小春)-시냇가의 매화는 작은 봄을 이루었다.
⊙향중별유운(香中別有韻)-그윽한 향기 속에 특별한 운치가 있다.
⊙여향천재청(餘香千載淸)-매화에서 풍기는 그윽한 향기는 천년 뒤까지 맑으리.
⊙춘근야매향욕동(春近野梅香欲動)-봄 다가오자 야매의 향기 동하려 한다.
⊙수변임하자연춘(水邊林下自燃春)-물가의 수풀 아래는 자연히 봄이다.
⊙반야매화인몽향(半夜梅花人夢香)-밤중에 매화는 꿈에 들어와 향기롭다.
⊙일지소영와동창(一枝疏影臥東窓)-한가지 성긴 그림자 동창에 와 누웠다.
⊙매화독대한류결(梅花獨對寒流潔)-매화는 찬 시내를 대해 홀로 맑다.
⊙심여매화일양청(心與梅花一樣淸)-마음은 매화와 더불어 한결같이 맑다.
⊙강상매화독자춘(江上梅花獨自春)-강 위의 매화는 홀로 스스로의 봄.
⊙수묵매화천지심(數默梅花天地心)-두어 그루 그윽한 매화는 천지의 마음.
⊙수매소죽일창풍(瘦梅疏竹一窓風)-메마른 매화 성긴 대, 한 창의 바람.
⊙애매자고속시인(愛梅自古屬詩人)-매화 사랑함은 자고로 시인에 속한다.
⊙설리향래접미지(雪裏香來蝶未知)-눈 속에서 향기 나니 나비 알지 못한다
⊙설만산중고사와(雪滿山中高士臥)-눈 가득한 산 속에 고사인 매화 누웠다.
⊙애매자고속시인(愛梅自古屬詩人)-매화 사랑함은 자고로 시인에 속한다.
⊙청설매화조옥당(晴雪梅花照玉堂)-맑게 개인 눈과 매화는 옥당에 비친다.
⊙반창명월수주매(半窓明月數株梅)-반쯤 열린 창문 밖의 밝은 달 아래 두어 그루의 매화나무.
⊙일지매화화설향(一枝梅花和雪香)-한 가지의 매화가 눈과 더불어 향기롭다.
⊙춘도매변천리심(春到梅邊千里心)-봄이 매화나무 가에 이르니 천리의 마음.
⊙빙자설혼자무진(氷姿雪魂自無塵)-얼음 같은 모습과 눈 같은 정신이 스스로 티끌을 없앤다.
⊙죽리매화담박향(竹裏梅花淡泊香)-대나무 속에 매화가 피니. 그 향기 담박하다.
⊙수전풍래암향만(水殿風來暗香滿)-물가의 전각에 바람이 불어오니 매화의 그윽한 향기가 전각에 가득하다.
⊙독유매화백 함향색상기(獨有梅花白 含香色相奇)-홀로 핀 매화가 희니 향기를 머금은 빛깔이 더 욱 신기롭다.
⊙소염설응수 청향풍만지(素艶雪凝樹 淸香風漫枝)-흰 꽃은 눈이 나무에 엉긴 것 같고, 맑은 향기 는 바람결에 가지가 가득하다.
⊙향중별유운 청극부지한(香中別有韻 淸極不知寒)-매화의 향기 속에 특별한 운치가 있고 맑음이 극진하여 추위를 모른다.
⊙풍인삼춘향 설롱남지색(風引三春香 雪弄南枝色)-사람은 삼춘가절의 향기를 끌어오고, 눈송이 같 은 매화는 남쪽 가지의 빛을 희롱한다.
⊙소영횡사수청천 암향부동월황혼(疏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성긴 그림자 가로 비끼니 물 맑고 얕아 그윽한 향기 떠도니 달은 황혼이라.
⊙임수일지춘조점 조인천수설동청(臨水一枝春早占 照人千樹雪同淸)-물에 임한 한가지가 봄을 일찍 차지해 사람에 비친 많은 나무 눈과 같이 맑아라.
⊙노지횡출수화신 수기모제설야춘(老枝橫出數花新 誰寄茅齊雪夜春)-늙은 매화가지 가로 뻗어 두어 꽃 새로우니 뉘라서 초가에 눈 오는 밤 봄을 보냈나.
⊙시고자어매화호 식담방지채미장(詩高自與梅花好 食談方知菜味長)-시흥 높으니 스스로 매화 좋아 해 식성 담박하니 바야흐로 채소 맛좋음 알더라.
⊙군자고향래 응지고향사 내일기창전 한매착화미(君自故鄕來 應知故鄕事 來日綺窓前 寒梅着花未)- 그대 고향에서 왔으니 응당 고향 일 알리라 오던 날 비단 창 앞에 한매 꽃이 피었더냐.
⊙장각수지매 능한독자발 요지불시설 위유암향래(墻角數枝梅 凌寒獨自發 遙知不是雪 爲有暗香來)-
담모퉁이의 두어가지 매화 추위 떨치고 스스로 피었네 멀리에서 이것이 눈 아님을 앎은 그윽한 향기가 오기 때문이라.
⊙월하독음시 한향암습의 직의춘신조 호접작단비(月下獨吟時 寒香暗襲衣 直疑春信早 胡煂作團飛)- 달빛아래 홀로 시를 읊을 때 매화향기 그윽이 옷에 스민다. 그렇다 봄소식 빠른 줄 알고 나 비가 떼지어 날지나 않을지.
⊙북풍취도인 고목화위철 일화천하춘 만리강남설(北風吹倒人 古木化委鐵 一花天下春 萬里江南雪)- 북풍이 사람에게 휘몰아치니 고목은 거친 쇠로 화한다. 매화 하나 피니 천하가 봄인데 먼 만리 강남엔 눈이 내린다.
⊙한암여삭철 범목미감의 독유매화랭 소소점취미(寒巖如削鐵 凡木未堪依 獨有梅花冷 疎疎點翠微)- 추위 속 바위는 쇠 깎아 놓은 듯 해 범상한 나무들은 의지함 감당 못한다. 홀로 매화는 차가움 이 있어서 듬성듬성 점들이 아련히 푸르다.
⊙벽간천심형 한매기수춘 방지변수정 수영읍파신(碧癎千尋逈 寒梅幾樹春 芳枝邊水淨 瘦影湎波新)- 푸른 도랑은 천길 이나 먼데 한매 몇 그루에 봄이 왔다. 꽃다운 가지 물가에 맑고 수척한 그림 자 물결에 짖어 새롭다.
⊙죽색청매색 매향담죽향 색향상탕척 안비세참상(竹色淸梅色 梅香澹竹香 色香相蕩滌 眼鼻細參詳)- 대나무 빛은 매화 빛보다 맑고 매화 향기는 대나무 향보다 맑다. 색과 향기가 서로 깨끗이 씻으 니 눈과 코가 자세히 뚜렷하다.
⊙매화막혐소 화소품미장 사견죽외영 시문월하향(梅花莫嫌小 花小風味長 私見竹外影 時聞月下 香)-매화 꽃 작다고 싫어하지 마라. 꽃이 작으면 풍미 뛰어난다. 잠깐씩 대 밖의 그림자도 보 고 때로는 달빛 아래 향기도 맡는 것을.
⊙문춘하처래 춘래재하허 월추화불언 유금자상어(問春何妻來 春來在何許 月墜花不言 幽禽自相 語)-묻나니 봄은 어디서 오며 봄은 와서 어디 있는가. 달이 지고 나자 꽃은 말 없는데 깊은 산의 새들 스스로 속삭인다.
⊙백옥당중수 개화근객배 만천풍설리 하처득부래(百玉堂中樹 開花近客杯 滿天風雪裏 何妻得夫來)- 백옥당 가운데 있는 나무에 꽃이 피면 가까이 있는 손님 술잔을 든다. 하늘 가득 찬 풍설 속에 어디에서 이것을 얻어 왔는가.
⊙고사선인빙설용 진심이공채운공 연년일소상봉처 장재수연고무중(姑射仙人氷雪容 塵心已共彩雲 空 年年一笑相逢處 長在愁煙苦霧中)-고사산 선인의 빙설 같은 모습 속진의 마음 이미 채운과 함께 비웠다. 해마다 한 번 피어 서로 만나는 곳에 모진 안개 속에 수연이 길이 있다.
⊙진일심춘부득춘 망혜답편농두운 환래적과매화하 춘재지두이십분(盡日尋春不得春 芒鞋踏遍幐頭 雲 還來適過梅花下 春在枝頭已十分)-종일 봄 찾았으나 봄은 얻지 못하고 짚신 끌고 언덕 위의 구름속 서성이네. 돌아오다 마침 매화 밑을 지나니 가지머리에 이미 봄이 충분히 있었네
⊙애간선자백설용 유공타일낙지공 연년일소문향일 장재환정미원중(愛看仙資白雪容 惟恐他日落枝 空 年年一暨聞香日 長在歡情美園中)-신선 바탕 백설 같은 모습 보기 사랑하나 다만 어느 날 떨 어진 가지 빌가 두렵다. 해마다 한 번 피어 향기를 맞는 날 깊이 아름다운 동산에서 기쁜 정에 잠긴다.
⊙춘풍원리군선발 월야은근대미인 천자만홍혼실색 소원경동양삼지(春風園裏君先發 月夜慇懃對美 人 千紫萬紅渾失色 小園驚動兩三枝)-봄바람 동산 속에 그대 미리 피니 달밤에 은근히 미인을 대한다. 울긋불긋한 꽃들이 홀연히 빛 잃으니 작은 동산은 두세 가지에 놀라서 움직인다.
⊙아가세연지변수 타타화개담묵흔 명월고산처사가 호광한침옥횡사(我家洗硯池邊樹 朶朶花開澹墨 痕 明月孤山處士家 湖光寒浸玉橫斜)-우리 집 세연지가의 나무엔 가지마다 꽃 피니 담묵의 흔적 달 밝은 외로운 산 처사의 집에 호수 빛 차게 스며 매화 가로 비꼈다.
⊙설만산중고사와 월명임하미인래 소쇄강매사옥인 의풍무어담생춘(雪滿山中高士臥 月明林下美人 來 瀟灑江梅似玉人 倚風無語澹生春)-눈 쌓인 산중에 고사가 누었으니 달 밝은 숲 아래 미인이 찾아온다. 산뜻한 강매는 미인을 닮아서 바람 의지해 말 없으니 맑은 봄이 생긴다.
⊙백설초청호월래 암향소영납전매 자장냉담흔연립 불향동풍원미개(白雪初晴皓月來 暗香疎影臘前 梅 自將冷淡欣然立 不向東風怨未開)-흰 눈 개이자 밝은 달 떠오니 은은한 향기 성긴 그늘의 섣 달의 매화 몸소 냉담하게 홀연히 서서 오지 않는 동풍을 원망해 피지 않네
⊙삼십년전식차매 연년장향수연개 지금최질풍상후 매도화시불인래(三十年前植此梅 年年長向壽筵 開 至今癆疾風霜後 每到花時不忍來)-삼십년 전에 이 매화 심었더니 해마다 늘 수연 향해 피었 다. 지금에는 풍상에 꺾여 버린 뒤라 매양 꽃 필 때면 참아올 수 없네.
⊙유매무설부정신 유설무시속료인 박모시성천우설 여매병작십분춘(有梅無雪不精神 有雪無詩俗了 人 薄暮詩成天又雪 與梅倂作十分春)-매화 있어도 눈이 없으면 정신마저 거칠고 눈이 있어도 시 가 없다면 세속화 된 사람이라, 박모에 시 이루어지니 하늘에서 또 눈이 내려 매화와 더불어 넉 넉히 봄을 아울러 짓는다.
⊙일수한매백옥조 박림촌로방계교 부지근수화선발 의시경춘설불소(一樹寒梅白玉條 迫臨村路傍溪 僑 不知近水花先發 疑是經春雪不消)-한 나무 찬 매화 백옥 같은 가지가 시골길에 바싹 붙어 시 내 다리 옆에 있다. 물이 가까우면 꽃 먼저 피는지 모르지만 봄 지나도 아직 눈 안 녹은 것이나 아닐는지.
⊙몽각요대답월화 향혼고고영횡사 사혐옥색천연백 일야동풍염채하(夢覺瑤臺踏月華 香魂嗶嗶影橫 斜 似嫌玉色天然白 一夜東風染彩霞)-꿈 깨어 요대에서 달빛을 밟으니 꽃향기 고고히 그림자 가로 비꼈다. 옥색 싫은 것 같아 천연으로 흰데 하룻밤 동풍이 아름다운 노을 물들인다.
⊙매화득월태청생 월도매화월양명 매월소소우기절 유인답월요화향(梅花得月太淸生 月到梅花越樣 明 梅月蕭疎雨奇絶 有人踏月繞花香)-매화가 달 얻으면 하늘이 생기고 달 매화에 이르면 모양 날려 밝다. 매월이 쓸쓸하니 비 더욱 기이하고 사람 달빛 밟으니 꽃향기 둘렸다.
난(蘭)
⊙미인향초(美人香草)-미인의 향기를 지닌 화초인 난.
⊙청향자원(淸香自遠)-난의 향기는 멀리까지 풍긴다.
⊙군자지향(君子之香)-군자의 향기를 지닌 난.
⊙격귀품고(格貴品高)-품격이 고귀한 난.
⊙유곡가인(幽谷佳人)-그윽한 난은 나라에서 으뜸가는 향기.
⊙우절고방(幽節呱芳)-난의 그윽한 절개와 고요한 향기
⊙난토유향(蘭吐幽香)-난은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다.
⊙공곡유방(空谷幽芳)-고요한 골짜기에 피어있는 난의 그윽한 향기.
⊙풍로청향(風露淸香)-바람에 나부끼고 이슬을 머금어 더욱 향기가 많은 난.
⊙난죽창애(蘭竹蒼崖)-푸른 이끼가 낀 벼랑에 있는 난과 대나무.
⊙취객소영(醉客笑影)-취객의 웃는 그림자, 물가에 있는 풍란을 말함.
⊙공곡유정(空谷幽貞)-고요한 골짜기에 난 그윽한 정절.
⊙난죽쌍청(蘭竹雙淸)-난의 맑은 향기와 대나무의 맑은 그늘이 한데 어울리다.
⊙무풍임류(無風臨流)-바람에 춤추며 흐름을 굽어보는 난.
⊙청향의석(淸香倚石)-맑은 향기의 난 꽃이 바위를 의지하여 피었다.
⊙방복승풍(芳馥乘風)-난의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날아온다.
⊙감벽수향(紺碧垂香)-벼랑의 푸른 난은 향기를 풍기며 드리워 있다.
⊙난죽쟁연(蘭竹爭姸)-난과 대나무가 고움을 다투다.
⊙청향자원(淸香自遠)-난의 맑은 향기가 멀리까지 풍겨온다.
⊙유향청원(幽香淸遠)-난의 그윽한 향기가 맑게 멀리까지 풍긴다.
⊙기형여란(其馨如蘭)-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
⊙난훈계북(蘭薰桂馥)-난초의 향과 계수나무의 향기.
⊙유란국향(幽蘭國香)-그윽한 난초는 일명 국향이다.
⊙현애유방(懸崖幽芳)-낭떠러지에 걸린 그윽한 꽃다움.
⊙노근절엽(露根折葉)-드러난 뿌리와 꺾인 잎.
⊙난죽쟁연(蘭竹爭姸)-난초와 대는 어여쁨을 다투네.
⊙군자지풍(君子之風)-군자의 풍도로다.
⊙난엽요계생(蘭葉遼階生)-난초가 섬돌에 둘리어 났다.
⊙난계기향풍(蘭桂起香風)-난초와 계수나무는 향기로운 바람 일으키고.
⊙풍청혜대향(風淸蕙帶香)-바람 맑으니 난초 향기 뛴다.
⊙난훈점석향(蘭薰焽席香)-난초가 좋으니 삿자리에 향기 풍긴다.
⊙자연지고개(自然之高介)-자연의 높은 절개를 지닌 난.
⊙유란대로향(幽蘭帶露香)-그윽한 난은 이슬을 머금어 향기롭다.
⊙청한란기원(淸寒蘭氣遠)-맑고 찬 난의 향기가 멀리까지 풍긴다.
⊙소심자방결(素心自芳潔)-소심란의 향기가 스스로 맑다.
⊙일정춘애혜란향(一庭春靄蕙蘭香)-뜰의 봄 아지랑이에 혜란이 향기롭다.
⊙심림불어포유정(沈林不語抱幽貞)-깊은 숲 말없이 그윽한 난초 품는다.
⊙생무도리춘풍면(生無桃李春風面)-살아서 도리가 춘풍과 만남 없다.
⊙명재산림처사가(名在山林處士家)-이름은 산림의 처사 집에 있다.
⊙구원향청노기한(九洌香淸露氣寒)-구원의 난향 맑으니 이슬 기운이 차다.
⊙설경투개천벽화(雪俓偸開淺碧花)-눈길에 엷게 핀 얕고 푸른 매화.
⊙빙근난토소홍아(氷根亂吐小紅芽)-맑은 뿌리 어지러이 작고 붉은 싹이 돋고.
⊙감벽취향옥량총(紺碧吹香玉兩叢)-검푸르며 향기 뿜는 옥같은 두 떨기.
⊙자유유향사덕인(自有幽香似德人)-난은 스스로 그윽한 향기를 지니고 있어 마치 덕이 높은 사람 과 같다.
⊙기엽유란대로향(幾葉幽蘭帶露香)-몇 잎의 그윽한 향기를 지니고 있어 마치 덕이 높은 사람과 같 다
⊙유곡가인독자향(幽谷佳人獨自香)-깊은 골짜기에 사람도 없는데 난만히 제 홀로 향기롭다
⊙공곡유란인공형(空谷幽蘭人共馨)-빈 골짜기의 그윽한 난은 사람마저 향기롭다
⊙생어유곡 향개십리(生於幽谷 香開十里)-그윽한 계곡에 생겨나서 향기가 십리에 퍼진다.
⊙기취여옥 군자가패(其臭如玉 君子可佩)-그 냄새가 구슬 같으니 군자가 찰만하다.
⊙가인유곡리 고사백운중(佳人幽谷裡 高士白雲中)-아름다운 여인은 골짜기 속에 있고 뜻 높은 선 비는 백운 속에 있다
⊙절경요가패 입실자성방(折莖聊可佩 入室自成芳)-줄기 꺾어서 차고 다닐 수 있으니 방에 들어가 면 자연히 꽃다워진다.
⊙의란유인조 녹죽군자덕(湱蘭幽人操 綠竹君子德)-가냘픈 난초는 은자의 지조요. 푸른 대나무는 군자의 덕이라.
⊙난혜생심림 결근동분방(蘭蕙生深林 結根同芬芳)-향기로운 난초는 깊은 숲에 나서 뿌리를 맺어서 좋은 향기가 같다.
⊙유란본자향 불용풍상차(幽蘭本自香 不用風相借)-그윽한 난초는 본시 스스로 향기로워 바람을 서 로 빌려 쓰지 않는다.
⊙병석소화수 임풍세엽장(竝石疎花瘦 臨風細葉長)-돌과 함께 있어 성긴 꽃은 여위고 바람에 임해 서 가는 잎은 길다.
⊙야죽자소산 유란역착잡(野竹自蕭散 幽蘭亦錯雜)-들 대나무는 스스로 쓸쓸하고 한산하며 그윽한 난초 또한 뒤섞이어 엉키었다.
⊙풍취난향초 사양노난심(風吹亂香草 斜陽路難尋)-바람 불어 향초에 어지럽고 해 비끼니 길 찾기 어렵다.
⊙현애노기절 공곡파유향(懸崖露奇節 空谷播幽香)-벼랑에서 기이한 마디 드러내고 빈 계곡에 그윽 한 향기 퍼뜨린다.
⊙춘란여미인 불채수자헌(春蘭如美人 不採羞自獻)-봄의 난초는 미인과 같아서 부끄러워하며 스스 로 드리려 하지 않는다.
⊙처위유곡향 출위왕자서(處僞幽谷香 出僞王煮瑞)-제 자리에서는 그윽한 골짜기의 향기가 되고 나 가서는 왕자의 상서로움이 된다.
⊙혜본난지족 의연식미동(蕙本蘭之族 倚然息味同)-혜초는 본래 난초의 무리이니 의연히 냄새와 맛 이 같다.
⊙의란유인조 녹죽군자덕(湱蘭幽人操 綠竹君子德)-아름다운 난초는 유인의 절조요 푸른 대나무는 군자의 덕이다.
⊙난토유향죽농자 호접불래황조수(蘭吐幽香竹弄姿 蝴蝶不來黃鳥睡)-난초 유향 뿌리고 대는 미태를 부리고 나비는 오지 않으나 꾀꼬리는 졸고 있다.
⊙만청정원미풍발 홀송청향도죽래(晩晴庭院黴風發 忽送淸香度竹來)-늦게 개인 정원에 미풍이 부니 문득 맑은 향기 대나무 건너온다.
⊙석근난지향무가 운정송삼취작층(石根蘭芷香無價 雲頂松杉翠作層)-돌부리의 난초 백지는 향기에 값이 없고 구름에 솟은 솔과 산 나무는 푸르게 층이 이룬다.
⊙심곡향풍범자란 운근사의벽낭간(深谷香風泛紫蘭 雲根斜倚碧琅卧)-깊은 골짜기의 향기로운 바람 은 자란에 뜨고 돌에 비스듬히 풀에 대가 기댄다.
⊙거고귀능하 치험재자시 차일혹가전 차근종불이(居高貴能下 値險在自恃 此日或可轉 此根終不以)- 높은데 있어도 귀함을 능히 낮추고 험함을 당해도 스스로 믿음이 있다. 어느 날 혹 옮겨갈 수도 이 뿌리는 종지않으리.
⊙종풍불석향 부계자련영 공산낭자춘 반속야초령(從風不惜香 俯溪自憐影 空山狼藉春 半屬野樵領)- 바람에 따라 보내는 향기 아끼지 않고 시내 굽어보며 스스로의 그림자 사랑하네, 공산에 낭자 히 펼쳐진 봄이야 반은 시골 나무꾼의 차지인 것을.
⊙숭란생간저 향기만유림 채채욕위증 하인시동심(崇蘭生澗底 香氣滿幽林 采采欲僞贈 何人是同心)- 숭란은 산골짜기 밑에서 나와 향기를 그윽한 숲에 채운다. 캐고 또 캐서 보내 드리고자 뉘라서 이 마음과 같은 이 있으랴.
⊙유란기총무 형극잉부제 소심자방결 이연여지구(幽蘭旣叢茂 刑棘仍不除 素心自芳決 怡然與之俱)- 그윽한 난초 떨기 이미 우거지고 가시덩굴도 그대로 둬 뽑지 않았다. 본 마음 그대로 꽃답고 깨 끗하니 즐거운 모양으로 더불어 함께 한다.
⊙명월불유인 홍안자쇠로 하일귀상빈 여군환구호(明月不留人 紅顔自衰老 何日歸湘濱 與君還舊好)- 명월은 사람을 머물러 있게 하지 않으니 홍안도 저질로 쇠잔해 늙는다. 어느 날 상강가에 되돌 아 가서 그대와 더불어 옛 좋던 때로 돌아갈 것인가.
⊙뇌뢰기괴석 복복수지란 사득기중의 유정재필단(磊磊幾塊石 馥馥數枝蘭 寫得其中意 幽情在筆端)- 우둘투둘한 몇 덩어리 돌 향기 풍기는 두어가지 난초 거기에 담긴 뜻 그려내니 그윽한 정이 붓 끝에 담긴다.
⊙초벽일천척 난화재공벽 하유채초인 신수절부득(痒璧一千尺 蘭花在空碧 下有採痝人 伸手折不得)- 깎아지른 언덕 일 천자나 되니 그 공중에 푸른 난초 꽃이 있네. 그 밑에 나무하는 사람 있으나 손 뻗어도 그것을 꺾을 수 없네.
⊙음애백초고 난혜다생의 군자거험이 내여항인이(陰崖百草枯 蘭蕙多生意 君子居險夷 乃與恒人異)- 그늘진 벼랑에 모든 풀이 마르지만 난초는 거기에 살 뜻이 많다. 군자는 험하거나 평평한 곳에 있어도 보통 사람과는 다른데 가 있다.
⊙지란생어심 림불이무인 이불방군자불 이곤궁이개상(芝蘭生於深 林不以無人 而不芳君子不 以困 窮而改常)-지란은 깊은 숲에서 나서 사람이 없다해서 향기 내지 않지 않으며 군자는 곤궁하다 고 떳떳함을 고치지 않는다.
⊙수배난예양삼재 일난풍화차제개 좌구부지향재실 추창시유접비래(手培蘭蘂兩三栽 日暖風和次第 開 坐久不知香在室 推窓時有蝶飛來)-난초 두 세 그루 가꾸어 놓으니 따뜻한 바람불어 차례 로 피어나네. 오래 앉았으나 창을 열면 때때로 나비가 날아든다.
⊙녹엽청총방석재 고근불여중화개 주란전권산창하 습습향종지상래(綠葉靑瘳傍石栽 孤根不與衆花 開 酒蘭展卷山窓下 習習香從紙上來)-푸른 난초를 돌 옆에 심으니 꽃들과 어울려 피지 않는다. 술 다하고 산창 아래 책을 펴 보니 산들산들 향기가 종이 위로 오네.
⊙춘란미료하란개 화리분명환아애 열진영고시분앙 기회발거기회재(春蘭未了夏蘭開 畵裏分明喚阿 楖 閱盡榮枯是盆椵 幾回拔去幾回栽)-춘란 지기 전에 하란이 피니 그림 속엔 분명 부드러움 불 러 우두커니 섰다. 이 화분의 피고 짐 다 보았으니 몇 번이나 또 심었던가.
⊙춘우춘풍사묘안 유정일운낙인간 이금구경무지기 타파오분갱입산(春雨春風寫妙顔 幽情逸韻落人 間 而今究竟無知己 打破烏盆更入山)-봄 비 봄바람에 신비한 모습 다 해서 그윽한 정 좋은 운 율 인간에게 내렸는데, 지금에 이르도록 진가 아는 이 없으니 화분 깨뜨려 버리고 다시 산에 들 어가리.
⊙사득지란만폭춘 방첨기필난형진 세간미오구용납 상견온형담원인(寫得芝蘭滿幅春 傍添畿筆亂荊 榛 世間美惡俱容納 想見溫馨澹遠人)-지란 그리니 화폭에 봄 가득하고 옆에 몇 자 쓰니 잡목처 럼 어지럽다. 세상의 곱고 미움 모두 받아들여 부드러운 향기 담원한 사람을 생각해본다.
⊙난화본시산중초 환향산중종차화 진세분분식분앙 불여유여반연하(蘭花本是山中草 還向山中種此 花 塵世紛紛食盆央 不如鍮與伴煙霞)-난초 꽃은 본시 산중의 풀이니 다시 산으로 돌아가 이 꽃 을 심는다. 속세에선 어지러이 화분에 심지만 고요한 산수화 짝하게 머물러 두게 함만 같지 않 으리라.
⊙차시유정일종화 불구문달지연하 채초혹공통래경 경사고산일편차(此是幽貞一種花 不求問達只煙 霞 采樵惑恐通來徑 更寫高山一片遮)-이것은 그윽하고 정결한 하나의 꽃, 이는 알려지기 보다 고 요한 산수 바란다. 나무꾼이 혹여 여기로 올까 두려워 다시 높은 산 하나 그려 넣어 막았다.
국(菊)
⊙수색삼추(秀色三秋)-삼추에 빼어난 빛. 유색재야(愉色在野)-들에 있는 그윽한 빛.
⊙요략독수(搖落獨秀)-나뭇잎 떨어지는데 홀로 피어나다.
⊙고방독무(孤芳獨茂)-홀로 피고 홀로 무성하고.
⊙황리만염(荒彤晩檾)-거친 울타리 늦은 아름다움.
⊙청향일실(淸香一室)-맑은 향기가 방안에 가득히.
⊙삼경냉향(三徑冷香)-삼경의 차가운 향기.
⊙냉향유운(冷香有韻)-차가운 향기에는 운치가 있다.
⊙추휘금화(秋輝金範)-가을을 빛내는 황금의 꽃송이.
⊙황화주실(黃花朱實)-누런 꽃 붉은 열매.
⊙동리여홍(東籬餘興)-동쪽 울타리 향이 남아있고
⊙영수묵국(永壽墨菊)- 장수하는 수묵 국.
⊙향표풍외(香飄風外)-향이 바람밖에 휘날린다.
⊙냉향정색(冷香貞色)-냉랭한 향기와 변함 없는 빛깔을 지닌 황국화.
⊙만향한취(晩香寒翠)-국화의 늦은 향기가 차고 푸르다.
⊙동리가색(東籬佳色)-동쪽 울타리 밑에 핀 국화의 아름다운 빛깔.
⊙만절냉향(晩節冷香)-늦은 절기에 차가운 향기를 지닌 국화.
⊙소염방자(素艶芳姿)-흰 국화의 아름다운 모습.
⊙삼색능상(三色凌霜)-세 가지 빛깔의 국화가 서리를 이겨내고 피었다.
⊙청풍향로(淸風香露)-맑은 바람에 향기로운 이슬을 머금은 국화.
⊙추요금화(秋耀金花)-가을철에 빛나는 황금 같은 꽃.
⊙유색재야(幽色在野)-그윽한 빛깔이 들에 있다(들국화).
⊙금풍옥로(金風玉露)-가을바람에 옥같은 이슬을 머금은 국화.
⊙오상일지(傲霜一枝)-서리를 이겨내고 핀 한가지 국화.
⊙동리추색(東離秋色)-동쪽 울타리 밑에 국화 피는 가을빛이 완연하다.
⊙추영고한(秋影孤寒)-가을 그늘에 홀로 추위를 이겨내고 핀 국화
⊙냉담청유(冷淡淸幽)-차고 맑고 깨끗하고 그윽한 향기를 지닌 국화.
⊙추색담청(秋色淡淸)-가을빛이 맑고 깨끗한 국화.
⊙독수고방(獨秀孤芳)-홀로 뛰어나고 홀로 향기로운 국화.
⊙향수담영(香垂潭影)-국화의 향기가 연못 그늘에 드리웠도다.
⊙추색정중생(秋色靜中生)-가을빛이 고요한 가운데 피어난다.
⊙한화발황채(寒花發黃彩)-추위에 피는 국화가 황금빛 색채를 발한다.
⊙노하발금영(露下發金英)-이슬 아래에 황금 같은 국화가 피었네.
⊙추향상하국(秋香霜下菊)-가을 향기가, 서리 아래서 핀 국화에서 풍긴다.
⊙산추국엽향(山秋菊葉香)-산 속에 가을이 오니 국화 잎새가 향기롭다.
⊙소경은이락(疏徑隱彤落)-외진 길 울타리에 숨어 떨어지고.
⊙국의다감고(菊意多甘苦)-국화의 뜻은 고생을 달게 여김이 많다.
⊙지애시상처(只愛柴桑處)-다만 섶이나 뽕나무 울타리 사랑하고.
⊙상만이변색(霜滿彤邊色)-울타리 가의 꽃에 서리 가득하고.
⊙지지송추영(枝枝送秋影)-가지마다 가을의 그림자 보내고 있다.
⊙시의문연명(詩意問淵明)-시의 뜻 도연명에게 묻는다.
⊙추상불개조(秋霜不改條)-가을 서리도 조리 고치지 않는다.
⊙소상설상자(所尙雪霜姿)-눈과 서리맞을 모습 높이는 바다.
⊙상국신화일반황(霜菊新花一半黃)-서리 기운에 핀 국화의 새로운 꽃은 반쯤 노랬도다.
⊙서풍중구국화천(西風重九菊花天)-가을 바람 쌀쌀한 9 월 9 일이 되니 국화가 필 때로다.
⊙황국화개황엽비(黃菊花開黃葉飛)-노란 국화 피는데, 단풍잎은 떨어져 날린다.
⊙소원황백구추향(小園黃白九秋香)-작은 정원에 노란 국화 흰 국화가 피니 9 월달 향기로다.
⊙홍엽황화추경관(紅葉黃花秋景觀)-단풍 속에 황국화 피니 가을 경치가 너그러워 볼만하다.
⊙강변풍락국화황(江邊楓落菊花黃)-강변의 단풍 떨어지니 국화 노랗게 핀다.
⊙수경엽엽대상기(瘦莖葉葉帶霜氣)-메마른 줄기 잎마다 서리 기운 띄고.
⊙번화편편함추청(繁花片片含秋淸)-많은 꽃 조각마다 가을 맑음 머금고.
⊙반개반예역상의(半開半蘂亦相宜)-반은 피고 반은 꽃술 또한 서로 좋다.
⊙중방당추수 이향대상신(衆芳當秋瘦 爾香待霜新)-모든 꽃 가을되면 메마르지만 네 향기는 서리 기다려 새롭다.
⊙만자춘풍락 일황구월향(萬紫春風樂 一黃九月香)-만 가지 붉은 꽃 봄바람 즐기는데 노란 국화 하 나 구월에 향기롭다.
⊙소심상내냉 만절본무하(素心常耐冷 晩節本無瑕)-본디의 마음은 항상 추위를 이겨내고 늦도록 지 키는 계절에는 원래 티가 없다(절개).
⊙만향풍미호 정재국화천(晩香風味好 正在菊花天)-늦은 철 향기에 바람 맛이 좋으니, 바야흐로 국 화가 피는 계절이로다.
⊙가색불위염 정심상자지(佳色不爲艶 貞心常自持)-아름다운 빛을 고운 채 하지 않고, 곧은 마음을 항상 스스로 지니는 국화.
⊙청상하리락 가색산화지(淸霜下籬落 佳色散花枝)-맑은 서리가 울타리 아래로 내리니, 아름다운 빛이 꽃가지로 흩어진다.
⊙영요금간수 향염옥담풍(影搖金澗水 香染玉潭風)-그림자는 금빛 시냇물에 흔들리고, 향기는 맑은 연못 바람에 스며든다.
⊙연명거후수능채 아애동리구월향(淵明去後誰能採 我愛東籬九月香)-도연명 가고 난 뒤 뉘 능히 따 리요 나도 동쪽 울타리 구월 향을 사랑한다.
⊙만자천홍추풍락 동리가국오상신(萬紫千紅秋風落 東籬佳菊傲霜新)-울긋불긋한 단풍 가을 바람에
지니 동쪽 울타리 고은 국화 서리맞아 새롭다.
⊙정색황위귀 천자백역기 세인간수별 균시오상지(正色黃僞貴 天姿白亦奇 世人看雖別 均是傲霜枝)- 바른 색으로는 노란 것을 귀히 여기지만 타고난 모습은 흰 것도 또한 기이하다. 사람마다 보는 것 비록 다르지만 이 모두가 서리에 굽히지 않는 가지다.
⊙미초유정취 정유군자인 사인불가견 도여물상친(微草幽貞趣 正猶君子人 斯人不可見 徒與物相親)- 숨은 듯한 풀의 그윽하고 곧은 풍취야말로 바로 군자의 사람 됨 같다. 이 사람을 볼 수 없으면 헛되이 물건과 서로 친할 뿐.
⊙가색함상향일개 여향염염복매태 독련절조비범종 증향도군경동래(佳色含霜向日開 餘香檦檦覆怩 苔 獨憐節操非凡種 曾向陶君徑東來)-국화 아름다움 해를 향해 피었으니 뒤에 남은 향기 부드럽 게 이끼를 덮는다. 홀로 절조 사랑하니 범상한 종류 아니라 일찍이 도연명 향해 동쪽에서 왔었 다.
⊙춘영하무계추향 만절환능오설상 불견동풍도리면 기간수죽반고방(春榮夏茂季秋香 晩節還能傲雪 霜 不見東風桃李面 畿竿修竹伴孤芳)-봄에 성하고 여름에 우거져 가을에 향기로우니 늦은 절기 에 도리어 눈서리 굽히지 않는다. 동풍에 피어나는 도리를 보지 않고 몇 그루 수죽은 국화를 짝한다.
⊙일야신상착와경 파초신절패하경 내한유유동리국 금속화개효갱청(一夜新霜着瓦輕 芭蕉新折敗荷 傾 耐寒唯有東籬菊 金粟花開曉更淸)-하룻밤새 서리가 기와에 가벼이 내리니 파초는 꺾어지고 연대도 쓰러졌다. 추위 견디는 것은 오직 동쪽 울타리의 국화꽃 뿐 금빛 꽃이 피니 새벽 다시 맑다.
⊙일총상국소정원 불여군방독수번 청옥엽능한우습 황금예오냉풍번(一叢霜菊笑庭園 不與群芳獨秀 繁 靑玉葉凌寒雨襲 黃金蘂傲冷風扪)-한 떨기 서리맞은 국화 정원에 피었으니 뭇 꽃과 어울리 지 않고 홀로 곱게 피었다. 청옥같은 잎은 찬비 덮쳐도 업신여기고 황금 빛 꽃술은 찬바람 불 어도 굽히지 않는다.
⊙찬영기상굴옹탁 양주증영도로준 우여고송동절조 경수황무공유존(餐英幾上屈翁卓 釀酒曾盈陶老 樽 又與孤松同節操 逕雖荒蕪共猶存)-국화 꽃잎 몇 번이나 굴원의 식탁에 올랐으며 국화 술은 일찍이 도연명의 술독 채웠다. 또 외로운 솔과 더불어 절조 같이 하니 길 비록 거칠지만 오직 함께 있도다.
⊙노향초색천심중 청예황와자일총 최시남국사응우 단리부장간서풍(露香草色淺深中 靑蘂黃華自一 叢 最是南國似凝雨 短籬扶杖看西風)-이슬 향기 띈 풀빛이 얕고 깊은 중에 푸른 꽃술 노란 꽃이 한 떨기 있네 아마도 남국에 비가 엉긴 것 같아서 낮은 울타리에 지팡이 짚고 서풍을 본다.
죽(竹)
⊙허심직절(虛心直節)-속이 비고 마디가 곧은 절개가 있는 대나무
⊙청풍고절(淸風高節)-맑은 바람과 절개를 지닌 대나무
⊙청영요풍(淸影搖風)-대나무의 맑은 그림자가 바람결에 흔들림
⊙청풍부진(淸風不盡)-대나무의 맑고 시원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옴
⊙허심우석(虛心友石)-욕심 없는 마음으로 바위를 벗삼은 대나무.
⊙회풍대우(廻風帶雨)-바람에 흔들리고 비를 머금은 대나무.
⊙교간불운(交幹拂雲)-대나무 줄기가 엇갈리어 구름을 쓸고 있다.
⊙수균포절(修筠抱節)-껍질을 깨끗이 닦은 마디(절개)를 지닌 대나무.
⊙유군자풍(有君子風)-군자의 풍도를 지닌 대나무.
⊙고간수록(高竿垂綠)-높은 대나무의 줄기가 푸르름을 드리우고 있다.
⊙청절능추(淸節凌秋)-대나무의 맑은 절개가 가을 서리를 이겨낸다.
⊙담연유취(淡然幽趣)-담담하게 그윽한 정취를 지닌 대나무.
⊙죽림고사(竹林高士)-속세를 떠나 대나무 숲에서 한가히 지내는 뜻 높은 선비.
⊙우후청자(雨後淸姿)-비 개인 뒤 대나무의 맑고 깨끗한 모습.
⊙운근옥립(雲根玉立)-구름까지 닿은 옥을 세운 듯한 대나무 줄기.
⊙농엽수연(濃葉垂煙)-대나무의 짙은 잎이 연무 속에 드리워 있다.
⊙일창풍죽(一窓風竹)-창문에 비치는 대나무의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린다.
⊙월영풍성(月影風聲)-대나무의 달 그림자와 맑은 바람 소리.
⊙연지우엽(煙枝雨葉)-구름을 쓸고 비를 머금은 대나무.
⊙심허사죽(心虛師竹)-마음 비워 대를 배운다.
⊙흉유성죽(胸有成竹)-가슴에 자란 대가 있다.
⊙경질정심(勁質貞心)-굳센 바탕 곧은 마음.
⊙격청모고(格淸貌古)-격은 맑고 모습 예스럽다.
⊙수죽산거(水竹山居)-수죽은 산에 있고.
⊙허심고절(虛心高節)-빈 마음 높은 절개.
⊙수죽훈풍(修竹薰風)-수죽의 향기로운 바람
⊙풍죽취세(風竹取勢)-풍죽이 기세를 취하고.
⊙쌍간비옥(雙竿比玉)-두 줄기 대나무 옥에 비기고.
⊙죽리청풍(竹裏淸風)-대 속 맑은 바람.
⊙유절고방(幽節孤芳)-그윽한 절조 외로운 꽃다움
⊙죽청풍자훈(竹靑風自薰)-대나무가 푸르니 바람 절로 향기롭다.
⊙만죽인청풍(萬竹引淸風)-일만 대나무가 맑은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무죽사인곡(無竹使人谷)-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의 마음을 속되게 만든다
⊙죽세야지유(竹細野池幽)-대가 가느니 들 못이 그윽하고.
⊙녹죽조추성(綠竹助秋聲)-푸른 대가 가을 소리 돕고.
⊙청풍만죽림(淸風滿竹林)-맑은 바람이 대 숲에 가득하다.
⊙풍정죽함추(風靜竹含秋)-바람 고요하니 대나무가 가을을 머금는다.
⊙죽수갱청유(竹樹更淸幽)-대나무는 다시 맑고 그윽하다.
⊙청풍재죽림(淸風在竹林)-맑은 바람은 대 숲에 있다.
⊙녹죽동청풍(綠竹動淸風)-푸른 대나무 맑은 바람에 움직인다.
⊙녹죽임청유(綠竹臨淸流)-푸른 대나무 맑은 흐름에 임한다.
⊙반야죽창우(半夜竹窓雨)-한 밤중에 대나무 창에 비 오고.
⊙추죽공선청(秋竹共蟬淸)-가을 대나무 매미와 함께 맑다.
⊙춘풍화죽명(春風花竹明)-봄바람에 꽃과 대 밝아지다.
⊙신순보소림(新筍補疎林)-새로 난 죽순이 성긴 대 숲 보충하고.
⊙종죽인추성(種竹引秋聲)-대나무 심어 가을소리 끌어들이고.
⊙풍정죽무성(風定竹無聲)-바람이 자니 대나무 소리 없다.
⊙사시청풍래(四時淸風來)-사시사철 맑은 바람 온다.
⊙허심병고결(虛心秉高潔)-마음을 비워 높은 절조 잡는다.
⊙확수견정지절(確守堅貞之節)-굳은 절개를 굳게 지키는 대나무
⊙세한수사차군(歲寒誰似此君)-추운 겨울에 누가 이 대나무처럼 절개를 지키랴.
⊙강남연우죽지저(江南煙雨竹枝低)-강남의 연기와 비에 대나무 가지가 늘어졌다.
⊙취죽한소설미수(翠竹寒消雪未收)-푸른 대나무에 추위는 사라졌으되 눈은 아직 남아있다.
⊙녹죽고송무속진(綠竹高松無俗塵)-푸른 대나무와 큰 소나무는 속세의 티끌에 때묻지 않았다.
⊙수죽무심역유정(修竹無心亦有情)-길찬 대나무는 마음이 비었건만 정을 지니고 있다.
⊙취죽고오상후계(翠竹高梧爽後谿)-푸른 대 높은 오동 뒤 계곡 시원하고.
⊙우여허관죽음청(雨餘虛館竹陰淸)-비 온 뒤 빈집에 대 그늘이 맑다.
⊙야관풍래죽기청(野館風來竹氣淸)-시골 집 바람 부니 대나무 기운 맑다.
⊙노송수죽임연정(老松瘦竹臨煙亭)-노송과 메마른 대나무 연기 낀 정자에 임했다.
⊙죽림제조부지휴(竹林啼鳥不知休)-대 숲에 우는 새 그칠 줄 모른다.
⊙월냉공정죽영한(月冷空庭竹影間)-달빛에 찬 빈 뜰에 대 그림자 한가하다.
⊙촌전죽수반장계(村前竹樹半藏谿)-마을 앞 대나무 시내 반을 감추고.
⊙만풍정죽이추성(晩風庭竹已秋聲)-늦바람에 뜰의 대엔 이미 가을의 소리.
⊙죽림다처취인가(竹林多處聚人家)-대 숲 많은 곳에 인가 모이고.
⊙금서창소죽향지(琴書窓小竹香遲)-금서의 창이 적으니 대 향기 더디 온다.
⊙화암심심죽리창(花暗深深竹裏窓)-대 속의 창에는 꽃이 깊숙이 어둡다.
⊙야정유문사죽성(夜靜惟聞寫竹聲)-밤 고요한데 오직 들리는 것 대를 씻는 바람소리.
⊙이죽화연정 강매대설향(離竹和烟淨 江梅帶雪香)-울타리 대나무는 연기와 어울려 맑으며 강변의 매화는 눈을 띠어서 향기롭다.
⊙수영요총죽 임향동락매(水影搖叢竹 林香動落梅)-물에는 총죽 흔들리는 그림자 있고 숲에는 떨어 지는 매화의 향기가 동한다.
⊙유접농만화 청지영소죽(幽蝶弄晩花 晴池映疏竹)-그윽한 나비는 늦은 꽃을 희롱하고 개인 못은 성긴 대 비추인다.
⊙죽로한야적 송풍청주취(竹露閑夜滴 松風淸晝吹)-대나무의 이슬은 한가한 밤에 스며들고 소나무 의 바람은 맑고 낮에 분다.
⊙세월청송로 풍상고죽소(歲月靑松老 風霜苦竹疏)-세월에 따라 푸른 솔 늙어가고 풍상이 감에 고 죽 성기어진다.
⊙낙엽축상풍 유인애송죽(落葉逐霜風 幽人愛松竹)-낙엽은 상풍을 몰아내고 그윽한 사람은 송죽을 사랑한다.
⊙청풍양창죽 백로일정송(淸風兩窓竹 白露一庭松)-맑은 바람은 두 창죽에 불고 백로는 한 뜰의 소 나무에 내린다.
⊙매전대수죽 축실의청류(買田帶修竹 築室依淸流)-밭을 사서 수죽 둘러 심고 집을 지어 맑은 흐름 에 의지한다.
⊙약객동간죽 유승여대기(約客同看竹 留僧與對奱)-손과 기약해 같이 대를 보고 스님 머물게 해 더 불어 바둑 둔다.
⊙고절인상중 정심세소지(高節人相重 貞心世所知)-대나무의 높은 절개는 사람마다 중히 여기고, 그 곧은 마음을 세상이 다 아는 바다.
⊙우세연연정 풍취세세향(雨洗娟娟淨 風吹細細香)-비가 씻기니 대나무는 곱고 깨끗하며 바람이 불 리니 가지마다 향기롭다.
⊙임심금조락 진원죽송청(林深禽鳥樂 塵遠竹松淸)-숲이 깊으매 새들이 즐거워하고, 속세가 멀 때 는 대나무와 소나무가 더욱 맑다
⊙문전자유천간죽 면향인가간죽림(門前自有千竿竹 免向人家看竹林)-문 앞에 자연스레 천 그루 재 가 있어 남의 집 향하지 않고 대숲을 본다.
⊙고사춘산청갱연 장송수죽취함연(古寺春山靑更姸 長松修竹翠含煙)-옛 절과 봄 산이 푸르고도 고 운데 장송 수죽이 푸르러 연기 머금다.
⊙심묵화죽죽명백 담묵화죽죽대연(深墨畵竹竹明白 淡墨畵竹竹帶煙)-짙은 먹으로 대나무 그리니 대 가 명백하고 엷은 먹으로 대나무 그리니 대 연기 띄었다.
⊙수죽만간송영란 산풍취작만창운(修竹萬竿松影亂 山風吹作滿窓雲)-수죽 만 그루에 소나무 그림자 어지럽고 산바람 불어 창에 구름 가득 피운다.
⊙세간나유천심죽 월락공정영허장(世間那有千尋竹 月落空庭影許長)-세상에 어찌 천길의 대 있으 랴, 달 떨어진 빈 뜰에 그림자 길다.
⊙향수정완가진기 영반교요무수수(香隨靜婉哥塵起 影伴嬌繞舞袖垂)-향기 고요하고 아름다움 따라 서 노래 티끌일고 그림자 아리따움 의지해 춤추는 소매 드리웠다.
⊙측석상기초 횡죽지부소 의란부참립 신재덕불고(側石狀奇痒 橫竹枝扶疎 湱蘭復參立 信哉德不孤)- 옆의 돌은 모양이 기이하고 험하며 가지 성긴 것 돕는다. 부드러운 난초 다시 참여해 서니 덕 외롭지 않음을 믿겠다.
⊙취죽병기석 창송유고가 명창좌상대 시문흥여하(翠竹拄奇石 蒼松留古柯 明窓坐相對 試門興如何)- 푸른 대와 기석이 나란히 있고 푸른 솔은 오래된 가지 머무르게 했다. 밝은 창에 앉아서 서로 대하여 묻나니 흥이 어떠하시오.
⊙어화견서법 소연무체정 군간편석반 총죽홀연생(於篐見書法 蕭然無滯情 君看片石畔 叢竹忽然生)- 그림에서 서법을 보니 소연히 막히는 정이 없다. 그대 보는가 조각돌 두둑에 대 숲이 홀연히 나 는 것을.
⊙포절원무심 능운여유의 적적공산중 늠차군자지(抱節元無心 凌雲如有意 寂寂空山中 凜此君子志)- 절조 품어 원래 무심하니 높이 우뚝 설 뜻 있는 것 같다. 적적하게 텅 빈 산 가운데의 늠연한 대의 군자의 뜻.
⊙중목요락시 차군특장연 절직심유공 포독전기천(衆木搖落時 此君特倉然 節直心愈空 抱獨全其天)- 뭇 나뭇잎이 흔들려 떨어질 때 대나무만은 창연히 섰네 절개 곧고 마음 더욱 비워 홀로 그 진 리를 온전히 품었네.
⊙허심병고결 불수일진침 오월청계상 소소풍만림(虛心秉高潔 不受一塵浸 五月淸溪上 蕭蕭風滿林)- 마음 비우고 고결함 잡으니 한 점의 속진도 침입 받지 않는다. 오월의 맑은 시내 위에는 소소한 바람이 숲에 가득하다.
⊙한여농필연 사작일간죽 시어벽상간 유자고불속(閑餘弄筆硯 寫作一竿竹 時於壁上看 幽姿故不俗)- 한가로운 틈에 붓을 놀려서 한 그루의 대를 그렸다. 때때로 벽 위에 걸린 것 보니 그윽한 모습 때문에 속되지 않다.
⊙비취함춘무 낭간진효풍 청성내침상 수색입염중(翡翠含春霧 浪卧振曉風 淸聲來枕上 秀色入簾中)- 비취 봄 안개 머금는데 대나무는 새벽바람 떨친다. 맑은 소리 베갯머리에 오니 빼어난 빛이 주 렴 안으로 든다.
⊙봉황대반죽의의 별출참차일지 열진설상심사철 고풍유허세한지(鳳凰臺畔竹湱湱 別出參差一枝 閱 盡雪霜心似鐵 高風惟許歲寒知)-봉황대 두둑엔 대 아름답게 무성해 연이어 따로 나온 옥같은 한 가지 눈서리 다 겪어서 마음은 쇠 닮아 굳고 높은 절조는 오직 세월 추워져야 아는 것을.
⊙불운표격세한심 묵색분음중우경 불사위천천묘록 지화풍우작추성(拂雲標格歲寒心 墨色分陰重又 輕 不似渭川千畝綠 只和風雨作秋聲)-구름 떨치고 높이 솟은 세한의 마음 먹색으로 그늘을 짙고 엷게 나눈다. 위천의 천이랑 푸르름 닮지 않고 다만 풍우 순해 가을소리 이룬다.
⊙기간청영영창사 사월소풍대우사 상대차군수불속 유재송경반매화(幾竿淸影映窓紗 篩月梳風帶雨 斜 相對此君殊不俗 幽齋松徑伴梅花)-몇 그루 맑은 그림자 창사에 비치니 달 거르고 바람에 빗 질해 비 띄고 비낀다. 대를 상대하니 특히 속되지 않고 그윽한 집 솔 길에 매화를 짝한다.
⊙계상잔춘황조희 신이화진행화비 시련유죽산창하 불개청음대아귀(溪上殘春黃鳥稀 辛夷花盡杏花 飛 始憐幽竹山窓下 不改淸陰待我歸)-시내 위의 쇠잔한 봄 꾀꼬리 드물고 백목련꽃 다지고 살 구꽃 휘날린다. 산창 아래 유죽이 맑은 그늘 안 고쳐 내 돌아감 기다림을 비로소 사랑한다.
⊙고인석상종낭간 임옥추청공의란 불송헌원재봉관 소창유득일지간(高人石上種琅卧 林屋秋晴共倚 蘭 不送軒轅裁鳳管 小璴留得一枝看)-고인이 돌 위에 아름다운 대 심어 임옥에 가을 맑으니 함 께 난간에 기댄다. 봉관 피리 만들어 헌원에게 보내지 않고 한 가지를 머물러 둬서 작은 창에 서 본다.
⊙원간여담근간농 쌍립정정오만풍 속안미응경간택 차군청치본래동(遠看如淡近看濃 雙立停停傲晩 風 俗眼未應輕揀擇 此君淸致本來同)-멀리서 보면 산뜻하고 가까이선 진하고 정정하게 쌍으로 서서 늦은 바람 즐긴다. 속안으론 가벼이 가려내지 못하지만 대나무 맑은 풍치 본래 같은 것이 다.
⊙차군불가일일무 미저수간청유여 노엽풍초승연적 상강일곡재오려(此君不可一日無 未著數竿淸有 餘 露葉風稍承硯滴 湘江一曲在吾廬)-대나무 하루라도 없어선 안 되니 나타나지 않은 두어 줄기 도 여유가 있다. 이슬 머금은 잎 바람 끝에서 연적 받으니 상강 한 구비 내 집에 있다.
⊙유경음음죽엄고 소삼총영영추교 휘휘정일번상루 삽삽청풍기초소 제율찬연소진미 청매처야운고 고 세한지상빙산기 하용구구육칠호(幽逕陰陰竹掩嗸 蕭森叢影映秋交 輝輝淨日飜湘淚 颯颯淸風寄 楚騷 製律粲然昭盡美 聽梅凄也韻孤高 歲寒祗賞氷霜氣 何用區區六七號)-그윽한 길은 어둠침침하 게 대가 언덕 엎었다. 조용하고 쓸쓸한 떨기의 그림자 가을 비쳐 섞였다. 밝게 빛난 맑은 해에 소죽의 눈물 번뜩이고 맑은 바람의 시원스런 소리 초의 이소경에 기여한다. 찬연한 음률 제정하 니 풍류 아름다움 다하고 매화소리 들으니 바람 차도 찰사 운치 고고하다. 세월 추워지면 얼음 서리 기운이나 삼가 구경하지 어찌 구구히 육려 칠률을 부르짖으려 하는가.
송(松)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겨울 재의 외로운 솔 빼어나다.
⊙정책의무송(停策倚茂松)-지팡이 멈추고 무성한 소나무에 기대본다.
⊙송풍낙간천(松風落澗泉)-솔바람이 시내 샘에 떨어진다.
⊙폭수영삼송(瀑水映杉松)-폭포수에 삼나무 소나무 비친다.
⊙계회송풍장(溪回松風長)-시내 돌아오니 솔바람이 길다.
⊙고음대고송(孤吟對古松)-외로이 시 읊조리며 고송을 대한다.
⊙진심세장송(塵心洗長松)-세속의 마음을 장송에서 씻는다.
⊙송성오월한(松聲五月寒)-소나무의 바람소리 오월이 차가워진다.
⊙고교송백심(古交松栢心)-오랜 사귐은 송백 같은 마음이라.
⊙운도만학송(雲濤萬壑松)-구름은 만학의 소나무에 물결 이룬다.
⊙송풍반야우(松風半夜雨)-소나무 바람 불고 한 밤중에 내리는 비.
⊙송합풍리성(松合風裏聲)-소나무는 바람 속의 소리를 머금는다.
⊙한유석상일주송(寒流石上一株松)-찬 시내 돌 위의 한 그루 소나무.
⊙설봉명처견한송(雪峰明處見寒松)-눈 봉우리 밝은 곳 찬 소나무를 본다.
⊙송하간운독도경(松下看雲讀道經)-소나무 아래 구름을 보며 도경 읽는다.
⊙장송석상청천성(長松石上聽泉聲)-장송 있는 돌에 앉아 샘 소리 듣는다.
⊙청송수식변용문(靑松手植變龍文)-청송 손수 심으니 용무늬 변한다.
⊙천세고송생녹연(千歲孤松生綠煙)-천년 외로운 솔 푸른 연기 생긴다.
⊙세한연후지송백(歲寒然後知松栢)-세월 추워진 뒤에 송백을 알게 된다.
⊙진일송당간화도(盡日松堂看畵圖)-하루종일 송당에서 그림을 본다.
⊙청천영소송 부지기천고(淸泉映疏松 不知幾千古)-맑은 샘에 성긴 솔 비치니 몇 천년이나 오래 됐 는지를 알지 못한다.
⊙장송입운한 원망불영척(長松入雲漢 遠望不盈尺)-커다란 소나무 하늘에 닿았으나 멀리서 바라보 니 한 자에 차지도 못한 것 같다.
⊙유수천계월 한암만학송(流水千溪月 寒巖萬壑松)-흐르는 물 천 시내에 달이요. 차가운 바위 만학 에 소나무다.
⊙불애송색기 지청송성호(不愛松色奇 只聽松聲好)-소나무 경치 기이함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소나무 소리 듣는 것이 좋다.
⊙송월생야량 풍천만청청(松月生夜凉 風泉滿淸廳)-소나무에 걸린 달 밤 서늘한 샘에는 맑게 들리 는 것 가득하다.
⊙죽로한야적 송풍청주취(竹露閑夜滴 松風淸晝吹)-대나무 이슬은 한가한 밤에 젖어들고 소나무 바 람은 맑은 낮에 분다.
⊙세월청송로 풍상고죽소 (歲月靑松老 風霜苦竹疎)-세월 따라서 청송은 늙고 풍상 겼으며 참대는 성기어진다.
⊙송죽함신추 헌창유여청(松竹含新秋 軒窓有餘淸)-송죽이 새 가을 머금으니 헌창에 남은 맑음이 있다.
⊙고사춘산청갱연 장송수죽취함연(古寺春山靑更姸 長松修竹翠含煙)-옛 절 봄산의 푸르름 더 고우 니 장송과 수죽은 푸르름이 연기 머금는다.
⊙백수귀래종만송 대간천척무상풍(白首歸來種萬松 待看千尺舞霜風)-늙어서 돌아 와 만 그루 솔을 심어 천자나 자라 서리 바람에 춤추는 것 보기를 기다린다.
⊙수죽상고치 창송무미자 연진비부도 일학반음시(修竹想高致 蒼松無媚姿 軟塵飛不到 一鶴伴吟詩)- 수죽은 높이 이룸 생각하고 창송은 미태 부린 모습이 없다. 속세의 티끌 날아오지 않으니 한 마 리 학이 시 읊음을 짝한다.
⊙강월백어수 냉냉호상정 유인야개호 송영만전정(江月白於水 冷冷湖上亭 幽人夜開戶 松影滿前庭)- 강물에 비친달 물보다 맑고 물가에는 시원한 정자 유인이 밤에 창문을 열면 솔 그림자가 뜰에 가득
⊙고서하정정 창송울상대 지중교용기 천제풍우회(孤嶼何亭亭 蒼松鬱相對 池中蛟龍起 天際風雨會)- 우뚝 솟은 외로운 섬 푸른 솔 울창하여 못 속에서 용이 날 듯 하늘에서 비바람 칠 듯.
⊙송백개장수 여죽위삼우 세한견정자 외외공불후(松柏皆長壽 與竹爲三友 歲寒堅貞姿 巍巍共不朽)- 소나무 잣나무는 장수하는 나무들 대와 더불어 셋이 벗을 삼았으니 곧은 맵시를 추위에도 변치 않아 함께 썩지 않고 크고 높겠네.
⊙병거정중열 유존송여석 조래의함간 불견풍상적(屛去庭中列 惟存松與石 朝來倚檻看 不見風霜跡)- 뜰에 심은 것들 모두 쳐내니 남은 것은 돌과 솔 아침에 일어나 보면 바람 서리 자취는 볼 수가 없어
⊙소송미삼척 굴곡상용기 억아복하인 타년풍우리(小松未三尺 屈曲像龍起 憶我復何人 他年風雨裏)- 작은 솔 석자 못되나 굴곡은 용이 나는듯 나 자신을 생각해 보면 훗날 비바람 속에서를
⊙작주좌송하 송하난주항 항건인적기 풍우우전강(酌酒坐松下 松花落酒缸 缸乾人赤起 風雨又前号) -소나무 아래서 술을 펴낼 때 술동이엔 솔 꽃이 둥둥. 술동이 비우고 일어설 즈음 앞 내에는 바 람 비 내려.
⊙설이수고송 늠연군자용 회간중방질 소이불지동(雪裏秀孤松 凜然君子容 回看衆芳質 笑爾不知冬)- 눈 속에 빼어난 솔 늠름한 군자의 기상. 뭇 꽃들을 둘러보면 겨울을 모르니 우스워.
⊙만옥층애리 구추상설지 지래증군자 세한시심지(萬玉層崖裏 九秋霜雪枝 持來贈君子 歲寒是心知)- 언제나 아껴 보는 층층한 벼랑에서 눈 덮이고 서리맞으며 자란 가을 가지를 꺾어다 군자(그대) 에게 드리나니 추워지거든 이 마음을 알아주소서
⊙유혐직선벌 고위곡기신 직성존심내 나능면부근(猶嫌直先伐 故爲曲其身 直性存心內 那能免斧 斤)-(남보다) 먼저 잘려지기를 꺼려하여 고의로 몸을 구부렸지만 마음 속에 곧은 성품이 간직되 어 있으니 어찌 도끼 날을 면하겠는가
⊙반의암수반운단 독립정정내세한 일사파위청절루 진시증작대부관(半依岩岫半雲端 獨立亭亭耐歲 寒 一事頗爲淸節累 秦時曾作大夫官)-반은 바위굴에 반은 구름 끝에 의지해서 홀로 정정하게 추 운계절을 견디며 섰도다 자못 맑은 절개 쌓는 일만해서 진나라 때 일찍이 대부 벼슬했네
⊙일수고송불기령 천한가엽반조령 여하우로삼춘편 의구장풍만절형(一樹孤松不記齡 天寒柯葉半凋 零 如何雨露三春遍 依舊長風晩節馨)-나이를 알 수 없는 외로운 솔 추운 날씨에 가지 잎 반은 말라 어째서 단비는 봄에만 내려 늦게 지키는 향기로운 절개에 바람은 예와 같은가
⊙수종왜송삼십추 여금장불출장두 련거만취지지절 허아동종노일구(手種矮松三十秋 如今長不出墻 頭 憐渠晩翠遲遲節 許我同終老一丘)-작은 소나무를 손수 심어 삼십 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자 랐어도 울타리를 넘지 못해 언제나 푸른빛을 지녀 기다리는 절개여. 나와 같이 한곳에서 늙기 를 바란다네.
⊙백척고송자각음 성공불사세한심 뢰명백일영여하 근도황천한적심(百尺孤松紫閣陰 成公不死歲寒 心 幡明白日靈如下 根到黃泉恨赤深)-자각을 덮은 백척되는 외로운 솔 성공의 변치 않는 마음이 죽지 않았음인가. 대낮인데도 흐느끼는 듯한 바람소리 영혼이 내려오는 듯 원한도 뿌리가 뻗어 간 땅속까지 깊이깊이 맺혔겠네.
⊙풍우산두열기세 창염약극불청운 동량타일부경하 분부초부원부근(風雨山頭閱幾歲 蒼髥若戟拂靑 雲 棟樑他日扶傾厦 分付樵夫遠斧斤)-산등성이 비바람을 몇 년이나 겪었는가? 푸른 잎이 가래창 같이 푸른 하늘에 나부낀다 훗날 동량이 되어 큰집을 지탱하겠기로 나무꾼에게 분부하여 자르 지 말라고 하여야지.
⊙음애풍설대동궁 유견고송특지궁 가동가량랑묘기 여금하한노암중(陰崖風雪大冬窮 惟見孤松特地 穹 可棟可樑廊廟器 如今何限老巖中)-그늘진 낭떠러지 아주 추운 곳 외로이 소나무가 활골로 솟 아 있네. 용마루 들보 낭묘의 재목인데 지금까지 무슨 일로 바위틈에서 늙을꼬.
연(蓮)
⊙유어동녹하(流魚動綠荷)-노니는 물고기 푸른 연 움직인다.
⊙어희연엽간(魚戱蓮葉間)-물고기는 연 잎 사이에서 희롱한다.
⊙하배풍번백(荷背風扪白)-연 잎 뒤쪽은 바람에 뒤집혀 희고.
⊙연시우퇴홍(蓮栝雨退紅)-연꽃 볼은 비 온 뒤에 붉어진다.
⊙일타하화만원향(一朶荷花滿院香)-한 송이 연꽃은 집에 향기를 채운다.
⊙하엽청향각승화(荷葉淸香却勝花)-연 잎 맑은 향기 도리어 꽃보다 낫다.
⊙호성연엽우 야색도화풍(湖聲連葉雨 野色稻花風)-호수의 소리는 연 잎에 내리는 비, 들의 모양은 벼꽃에 부는 바람.
⊙과숙수지중 하생각저향(果熟愁枝重 荷生覺渚香)-열매 익으니 가지 무거움 근심하고 연꽃이 피니 물가의 향기 깨닫는다.
⊙반복렴계초 중이옥정하(畔覆濂溪草 中移玉井荷)-못 가엔 염계의 풀을 심고 못 속엔 옥정의 연꽃 을 심어.
⊙논거청절취 천하소동인(論渠淸絶趣 天下少同人)-저 꽃의 맑고 뛰어난 정취를 의논한다면 천하에 같이 할 사람이 적을 것이다.
⊙선입하화이 선충하엽개(船入荷花裏 船衝荷葉開)-배는 연꽃 속으로 들어가고 배에 부딪쳐야 연잎 이 열려.
⊙장응조일여 향돈만풍다(粧凝朝日麗 香逐晩風多)-아침의 맑은 햇빛을 녹여 단장한 듯 저녁바람 따라 쫓겨오는 향기여.
⊙로습홍방쌍타중 풍요록대일지장(露濕紅房雙朶重 風搖綠帶一枝長)-두 떨기 빨간 꽃이 이슬에 젖 어 무거운 듯 푸른 띠 바람에 흔들려 한 가지가 길게 보여.
⊙녹평지소수양이 초견부거제일화(綠萍池沼垂楊裏 初見芙呱弟一花)-파란 마름 잎 버들에 가리운 연못 연꽃 한 송이가 처음 보이네.
⊙이주수천차차녹 의함풍요병병향(移舟水甠差差綠 倚檻風搖炳炳香)-배가 옮겨갈 적 물은 점점 푸 르르고 의지한 난간이 바람에 흔들릴 제 그윽한 향기.
⊙단청안득용안수 기색첨래만수향(丹靑安得龍眼手 氣色添來滿水香)-채색과 명인을 얻은들 어찌 그 려낼 수 있을까 빛의 생기에다 물 속의 가득한 향기를.
⊙파징야정화무영 노랭풍청옥유향(波澄夜靜花無影 露冷風淸玉有香)-물결 맑고 밤 고요하니 꽃은 그림자 없고 이슬 차고 바람 맑으니 옥에 향기가 있다.
⊙홍의불양미인면 방성진의군자명(紅衣不讓美人面 芳性眞宜君子名)-붉은 옷은 미인의 모습에 양보 하지 않고 꽃다운 성품 진실로 군자 이름에 마땅하다.
⊙소방함로왕관선 감엽요풍전선원(素房含露王冠鮮 紺葉搖風鈿扇圓)-흰 봉우리 이슬 머금으니 왕관 처럼 산뜻하고 푸른 잎 바람에 흔들리니 전선처럼 둥글다.
⊙농담공연향명산 동서분염체상련(濃淡共姸香名散 東西分艶替相連)-짙고 엷음 함께 고우니 향명이 흩어지고 동서가 어여쁨을 나누면서 뿌리 서로 연한다.
⊙수궁선녀투신장 경보완파답명경(水宮仙女鬪新粧 輕步緩波踏明鏡)-수궁 선녀들 다투어 새 단장해 느린 물결을 가벼이 걸으며 명경지수 밟는다.
⊙녹수홍련일타개 천화백초무안색(綠水紅蓮一朶開 千花百草無顔色)-푸른 물에 붉은 연꽃 한 송이 피니 수많은 화초들 안색이 없다.
⊙취목창등일량가 문의고류포계사(翠木蒼藤一兩家 門依古柳抱谿斜)-푸른 나무 창등의 한 두어 집 이 문은 고류 의지해 시내 안고 비꼈다.
⊙정전녹화엽 향기농어주 소우홀비래 적력명주주(庭前綠荷葉 香氣濃於酒 疏雨忽飛來 的嵥明珠走)- 앞뜰의 푸른 연잎 술보다 향기가 짙어. 주르르 비가 떨어져 흰 구슬이 굴러 흐른다.
⊙부향요곡안 원영복화지 상공추풍조 표령군불지(浮香繞曲岸 圓影覆華池 常恐秋風早 飄零君不知)- 뜬 향기 골짜기와 언덕에 가득 못은 온통 둥근 꽃 그림자에 덮여. 가을 바람 일찍 불까 근심스 러운데 그대는 나부껴 떨어질 일을 생각지 못하니.
⊙불원지당불원병 지수농염이표령 홍안상대삼생졸금택하인감독성(不怨池塘不怨甁 只愁濃艶易飄零 紅顔尙帶三生醉 禁澤何人敢獨醒)-못에 피어 있어도 좋고 병에 꽂혀있어도 좋지만 짙고 고운 꽃 이 쉬이 떨어지지나 말았으면. 붉은 얼굴은 피어 있을 때나 떨어져 있을 때나 취한 빛이나 초나 라의 어떤 사람만 홀로 깰 수 있을까.
⊙하염청입수은병 향로처처체누령 이각일당응유한 야종시노취환성(何嶣淸入水銀甁 香露處處替淚 零 離却一塘應有限 也從詩老醉還醒)-무엇 때문에 맑은 꽃을 병에 꽂기 꺼려할 것인가 향기와 이슬이 곳곳에서 눈물 되어 떨어지는 것을. 못 속에만 있게 말고 잘라 내다가 시 짓는 늙은이 취했다 깰 즈음 보게 해야지
⊙삽절연화백옥병 홍의습진로화령 중통외직군지부 몽단염계주반성(揷折蓮花白玉甁 紅衣濕盡露華 零 中通外直君知否 夢斷嶦溪酒半醒)-연꽃 꺾어다 흰 병에 꽂으려니 짙은 이슬 떨어져 붉은 옷 이 젖는다. 속은 비어 있고 줄기는 곧은 뜻을 그대는 모르는가 염계선생은 거나하게 취하여서도 알아냈는데.
⊙금년지수진성고 취개홍장소지무 지유소하쌍엽재 서풍취절천수부(今年池水盡成枯 翠盖紅粧掃地 無 只有小荷雙葉在 西風吹折甋誰扶)-금년에 못물이 모두 말라서 푸른 잎 빨간 꽃 쓸어버린 듯. 다만 자그마한 잎 둘만이 남아 그마저 서풍에 꺾였으니 누가 붙들꼬.
⊙수함풍래하적량 만지하월정창창 지공백로조홍분 감각원앙몽리향(水檻風來夏赤凉 滿池荷月正蒼 蒼 只恐白露凋紅粉 減却鴛鴦夢裡香)-물가에 바람인 시원한 여름날 새파란 연못엔 연이 가득 달이 가득. 이슬 내려 빨간 꽃가루 떨어질까 하였는데 갑자기 원앙새가 향기 꿈을 깨운다.
⊙거시하출소여전 귀견하고의망연 추후점희상후소 백두황엽양상련(去時荷出小如錢 歸見荷枯意忸 然 秋後漸稀霜後少 白頭黃葉兩相憐)-돈 짝만큼 연잎 날 때 떠나갔다가 시들 때 돌아오니 망연 하구나 가을 들어 서리 끝에 적어져 흰머리 누른 잎 모두 다 불쌍하네
⊙출수방자재재경 원주쇄락견광명 담향불작방비면 로냉풍처배각정(出水芳姿再再輕 圓珠灑落見光 明 淡香不作芳菲面露冷風凄倍覺情)-물위에핀꽃이아래로늘어져서속기 없이둥근모습광 명을보는듯.꽃이핀땐엷은향기나지않다가이슬바람싸늘해야갑절이나풍겨온다.
⊙옥정근주망사회 전당승희양삼개 배회정인염옹흥 막유서풍탕양래(玉井根株望巳灰 前塘剩喜兩三 開 徘徊正引嶦翁興 莫遺西風湯榳來)-옥정의 연 줄기는 막 시들려 하는데 전당에 두세 송이 피 어 웃는다. 둘러보매 염웅의 흥취 절로 나니 서풍이 불어 와서 물결치지 말았으면.
⊙지면경풍세세취 청향편여야량의 천공경차빙륜영 고엽번화광육리(池面輕風細細吹 淸香扁與夜凉 宜 天公更借氷輪影 高葉繁花光陸離)-못 물엔 가는 바람 살살 불어 밤들어 서늘한데 맑은 향기 퍼진다. 천공이 또다시 둥근 달을 빌려 주어 잎 밑에 번화한 꽃이 뒤섞여 아름답네
⊙초견신하첩소전 점간천타취여연 가련엽대진여허 회작신선태을선(初見新荷疊小錢 漸看千朶翠如 烟 可憐葉大眞如許 會作神仙太乙船)-처음에는 겹친 잎이 엽전만 하였다가 자라나면 천 가지가 연기같이 푸르다. 잎이 넓어 아름다움이 저와 같으니 태을 신선은 뜯어다가 배라도 짓겠네.
⊙부용조수농교사 백백홍홍각일가 근일신화출신교 일지능저양반화(芙蓉照水弄嬌斜 白白紅紅各一 家 近日新花出新巧 一枝能著兩般花)-아리땁게 기울여져 물에 비친 부용 흰 빛 붉은 빛이 제각 기 또렷또렷. 요즈음 새 꽃이 어여쁘게 막 피어나 한 줄기에 두 송이가 달라붙은 듯.
⊙남포하향수욕추 주선가곡향중류 다정채만정요희 녹자홍방소삽두(南浦荷香水欲秋 晝船歌曲響中 流 多情採滿停橈戱 綠子紅房笑揷頭)-남포 연꽃 향기 가을이 깊어오면 뱃노래 메아리가 물 위로 흘러간다. 가득히 채워져 노 젓는 손 멈춰질 때 머리에 꽂혀진 열매송이 보고 웃네.
⊙추래희견로봉방 옥자경주개개향 작능휘경겸지미 청심가보십전탕(秋來喜見露蜂房 玉子瓊珠箇箇 香 嚼能渾驚兼至味 淸心可補十全湯)-가을이 오면 가깝게 벌집이 드러나 구슬 같은 씨 낱낱이 향기로워 씹어보면 지극한 맛 놀라웁기만 마음을 막혀 주는 십전탕일세.
⊙추정장호벽옥류 하화심처계란주 봉낭격수투연자 공피인지반일수(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 舟 逢郎隔水投蓮子 恐被人知半日羞)-가을날 맑은 호수 푸른 물 넘실넘실. 연숲 깊숙이 매어있는 목란주에 총각이 저쪽에서 연밥을 던졌는데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 반나절 붉은 얼굴.
⊙정출어니불양진 염향청기백무륜 수지군자정심재 당일염계최독친(挺出槚泥不梁塵 艶香淸氣白無 倫 誰知君子貞心在 當日濂溪最獨親)-진흙 속에서 빼어나 티끌에 물들지 않으니 탐스런 향기와 맑은 기운은 견줄 게 없네. 누가 군자에게 곧은 마음이 있음을 알까? 지난날 주렴계(周濂溪)가 가장 이 꽃을 사랑했지.
⊙물욕기전불욕최 문거하사구지개 방향등시종소헐 원피고인채철래(物欲其全不欲癈 問渠何似舊池 開 芳窏等是終銷歇 願被高人採畋來)-물욕은 온전히 꺾어버리기 어려운 것 너는 무슨 일로 흙탕 물에 피어나서 그토록 맑은 향기 다할 때까지 고상한 사람이 캐어 가길 바라니.
⊙종소절절송한성 용침무요수불성 각억고원지상우 벽하천점산경명(終宵浙浙送寒聲 容枕無聊睡不 成 却憶故園池上雨 碧荷千點散輕明)-밤새도록 주르륵주르륵 싸늘한 소리 베개를 당겼으나 애 오라지 잠 못이뤄. 도리어 고향집 비내리는 연못에 푸른 잎에 맑게 구르던 물방울이 생각나서.
⊙화누동반부연지 파주래간급우시 류만즉경의기사 성훤불염정금의(畵樓東畔俯蓮池 罷酒來看急雨 時 溜滿卽傾湫器似 聲喧不厭淨襟宜)-그림으로 꾸민 다락 동쪽 부련지를 급한 비 내릴 때 술잔 놓고 바라보니 낙숫물 떨어져 차면 기울어짐이 물 기울기 같으니 소리는 시끄러우나 가슴속이 시원하다.
⊙엽전영번당체월 화개향산입렴풍 불여종재천지상 유승생어야수중(葉展影扪當疲月 花開香散入簾 風 不如種在天池上 猶勝生於野水中)-섬돌에 달 비칠 제 펴진 잎 그림자 지고 꽃필 제 흩어진 향기 바람에 날아든다. 궁궐 연못에 심어짐만 못하지만 들판에서 자라는 것보다 오히려 낫지.
⊙취개가인임수립 단분불균향한습 일진풍래벽랑번 진주령락난수합(翠蓋佳人臨水立 檀粉不勻香汗 濕 一陳風來碧浪飜 珍珠零洛難收拾)-가인이 우산을 받치고 물가에 서있는 듯 단향가루 안 뿌려 도 향기가 땀에 젖어. 한 구비 바람 따라 푸른 물결 출렁거릴 때 떨어지는 진주를 주워 거두기 어려워.
⊙포위소소송만량 만지운금미신장 주성몽단소렴하 풍경표과수진향(蒲葦蕭蕭送晩凉 滿池雲錦媚新 粧 酒醒夢斷疎簾下 風便飄過數陳香)-냇버들 바람소리 시원한 저물 녘. 울긋불긋 새로 핀 꽃 연 못에 가득. 주렴 밑 취한 잠 깨어날 때에 바람결에 밀려오는 한바탕 향기.
⊙문도이종옥정방 화개십장시심상 월명로랭무인견 독위선생인흥장(聞道移從玉井旁 花開十丈是尋 常 月明露冷無人見 獨爲先生引興長)-듣건대 옥정에서 옮겨다 심었다하나 핀 꽃은 열이나 여덟 이나 다름이 없이 달 밝고 이슬 내린 조용한 밤이면 유독 선생의 흥취를 돋구어준다.
목단(牧丹)
⊙부귀옥당(富貴玉堂)-부귀한 집
⊙대부귀지도(大富貴之圖)-크게 부귀한 집
⊙합방여악권 토악여장구(合房如握拳 吐棋如掌口)-머금은 화방은 주먹만한데 꽃술을 토하며 손 바닥 입벌린 듯.
⊙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양귀비 돌아간 후 천년 묵은 한 동풍 불 때마다 꿈에서 보네.
⊙우후명화수정농 방자염질승부용(雨後名花睡正濃 芳姿艶質勝芙容)-비 온 뒤 모란꽃 짙게 머리 숙 여서 향기로운 자태 탐스런 맵시 부용보다 곱구나.
⊙삼월낙양화여금 춘풍득의관군방(三月洛陽花如錦 春風得意冠群芳)-삼월 낙양에 비단같이 꽃이 피 어 봄바람에 뜻을 얻어 뭇꽃 중에 으뜸일세.
⊙관파소용과절염 경함제누작교자(慣把笑容誇絶艶 更含啼淚作嬌姿)-항상 웃는 듯한 모양 탐스러움 자랑하고 다시 눈물을 머금어 가냘픈 자태 지어내네.
⊙의란장중수무력 요막향농욕취인(倚欄濲重愁無力 繞幕香濃欲醉人)-단장하고 난간에 의지하였으나 수심 깊어 힘 빠졌고 짙은 향기 휘장으로 스며 사람들을 취하게 한다.
⊙소원향응화정호 평안부귀최의인(小院香凝花正好 平安富貴最宜人)-작은 뜰에 만발한 꽃향기가 얽혀 평안하고 부귀하고 의좋은 사람.
⊙전전화개요초풍 고무요색화난공(淺淺花開料痒風 苦無妖色畵難工)-잔잔하게 핀 꽃에 가파른 바람 불어 요염한 빛 사라진 괴로움 그려내기 어려워.
⊙본무진사기 자재수운향 초초정여식 정정생묘향(本無塵士氣 自在水雲鄕 楚楚淨如拭 亭亭生妙香)- 본래 진토에 머물 기질이 아니어서 속기를 떠난 맑은 물에서만 핀다. 말끔히 닦은 듯 선명하고 우뚝 솟아올라 묘한 향기까지.
⊙세애목단홍 재배만원중 수지황초야 역유호화총(世愛牧丹紅 裁培滿院中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세상이 모란 붉음을 사랑해 집 가운데 가득히 재배한다. 거치른 초야에 역시 좋은 꽃이 떨기로 있음을 뉘라서 알 것인가.
⊙양화불택지 해각적봉춘 억득상림색 상간여고인(陽和不擇地 海角赤逢春 憶得上林色 相看如故人)- 따뜻한 햇빛은 어디에나 비쳐 바다모퉁이에서도 봄을 만났네. 궁궐 안 꽃밭이 생각이 나서 바라 보니 옛 친구를 만난 듯.
⊙동풍미방효니간 홍예화개불내한 대득천청화이로 불여휴수우중간(東風未放曉泥幹 紅蘂花開不奈 寒 待得天晴花已老 不如携手雨中看)-봄바람 불지 않아도 새벽 진흙은 말랐으나 붉은 꽃 수염 이 피었으니 어찌 춥지 않으랴, 하늘 맑기 기다리니 꽃은 이미 늙었네, 손잡고 빗속에서 보 는 것만 못하다.
⊙추창계전홍목단 만래유유양지잔 명조풍기응취진 야석쇠홍파화간(癣璥階前紅牧丹 晩來唯有兩枝 殘 明朝風起應吹盡 夜惜衰紅把火看)-근심하고 슬퍼하는 섬돌 앞에 붉은 모란 늦게 오니 오직 두 가지만 남았다. 내일 아침 바람이 일면 응당 날아가 버릴걸 밤에 붉음 쇠하는 것 아까워 불 켜들고 본다.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랭 무인기취월중간(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 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장안 호걸들은 봄 쇠잔함을 아쉬워 해 새로 피는 붉은 목 단을 다투어 감상하노라. 따로 달이 있어서 이슬 받아 차가우니 일어나서 달 아래 보는 사람 없 구나.
⊙규중여투신장부 맥상수참전분랑 작야월명혼사수 입문유각일정향(閨中如妬新將婦 陌上須璃傳粉 朗 昨夜月明渾似水 入門唯覺一庭香)-규중에서 투기할 것 같은 단장한 신부지만 언덕 위에선 단 장한 낭군에게 전하기 부끄럽다. 지난 밤 달 밝으니 홀연히 물처럼 맑아 문에 들어서도 뜰에 가 득한 향기만 깨달았을 뿐
⊙일타요홍취욕류 춘광회조설상차 화공지욕정신교 불방한화득소휴(一朶妖紅翠欲流 春光回照雪霜 差 化工只欲呈新巧 不放閑花得少休)-한 가닥 휘늘어진 생긋 웃는 꽃에 선명한 빛 흘러 넘쳐 번 져 가는 봄빛에 눈서리 녹아날 제 천공은 훌륭한 솜씨 내보이려고 한가지 피지 아니한 봉오리 를 잠시 쉬고 있구나.
⊙소함배회일자사 지수춘진위니사 단청욕사경성색 세상금무양자화(小檻徘徊日自斜 只愁春盡委泥 沙 丹靑欲寫傾城色 世上今無楊子華)-해가 저물도록 난간 곁을 배회하며 봄 가면 진흙 위에 떨 어져 버릴 것을 근심하다가 빨강 파랑 물감으로 뛰어난 빛깔을 그려두려하나 이 세상에 지금 양자화가 없구나.
⊙백운퇴이자하심 불여요황색투심 한반춘등유시헐 기능장재옥계음(白雲堆裏紫霞心 不與姚黃色鬪 深 閒伴春風有時歇 豈能長在玉階陰)-흰구름같은 꽃무더기 속 노란 꽃술이 도황과 더불어서 볼 만함을 다투지만 때로는 봄바람 다하기 전 떨어져 버리니 대궐 섬돌 밑에 오래 있지 못하겠네.
⊙백보난우호효한 침향정반약위간 춘래수작소화주 총영군방시목단(百寶峐于護曉寒 沈香亭畔若爲 看 春來誰作韶華主 總領群芳是牡丹)-꾸민 손잡이도 싸늘한 아침 침향정 가에 피어 있는 듯. 봄 들면 누가 아름다운 경치를 주관할꼬. 꽃 중에 왕이 되는 모란꽃.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냉 무인기취월중간(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 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장안의 부호들이 얼마 남지 않은 봄을 아까워하여 새로 핀 자모란을 다투어 구경하는데 따로 있는 흰 쟁반에 싸늘한 이슬 받쳐든 듯한 꽃을 달밤에 가서 보는 이 아무도 없구려.
⊙풍유부귀백화존 국색천향도십분 여하개양화개대 불급구구다자손(風流富貴百花尊 國色天香到十 分 如何箇樣花開大 不及區區茶子孫)-부귀스런 멋은 꽃중의 으뜸이라 빛깔과 향기는 더 보탤 게 없으나 어째서 꽃 모양은 그렇게 크면서 작은 열매라도 맺지 않는가?
⊙낙진잔홍시토방 가명환작백화왕 경과천하무쌍염 독점인간제일향(落盡殘紅始吐芳 佳名喚作百花 王 競誇天下無雙艶 獨占人間第一香)-붉은 빛 다 시들 때 비로소 활짝 피어 꽃 중의 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얻고 탐스러움은 천하에 다시없음을 자랑하니 이 세상에 제일가는 꽃이로구나.
⊙엽저풍취자금낭 궁로응근경첨향 시간침색농여발 불혼달군한묵장(葉底風吹紫錦囊 宮爐應近更添 香 詩看沈色濃如潑 不愧達君翰墨場)-잎 사이 노란 주머니에 바람이 일면 향을 더한 궁로에 가 까이 간 듯. 가라앉힌 물감을 뿌린 듯 짙은 빛은 그림을 그려도 부끄럽지 않겠네.
⊙취악롱하호효한 무인응소의란우 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翠幄籠霞護曉寒 無人凝笑倚峐 于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푸른 장막에 안개 얽혀 아침 추위 팔리는데 난간에 의지하 여 웃음 짓는 사람 없어 양귀비 떠나간 뒤 긴긴 세월 한을 품고 동풍과 더불어서 옛 생각에 잠 겼는 듯
⊙교요무력임지탱 소검초개상숙정 우습홍장종불관 련거원자대감생(嬌氮無力任支撑 笑瞼初開尙宿 熡 雨濕紅粧終不管 憐渠元自大感生)-힘 빠진 예쁜 꽃이 받침목에 의지하여 갓피어 웃는 맵시 오래 취한 듯. 붉은 단장 비에 젖는 것 관심이 통 없으니 애처롭다 원래 어리석게 태어났음이 여.
⊙취중안힐자란반 천우만타조옥반 일타담황미불량 정흥위자불수간(醉中眼綕自峀班 天雨曼陀照玉 盤 一朶淡黃微拂凉 熪紅魏紫不須看)-취한 눈에 여러 가지 무늬가 반들반들 아롱져서 하늘에서 온갖 빛이 구슬쟁반에 비치는 듯. 한가지 담황색 꽃이 유별나게 돋보여서 정흥이나 위자는 뒤에 쳐져 보이지 않는 듯.
⊙섬정설백잉운해 춘입향유일야개 숙로지두장옥혼 난풍정면도은배(蟾精雪魄孕雲亥 春入香涾一夜 開 宿露枝頭藏玉魂 暖風庭面倒銀杯)-달의 정령과 눈의 넋이 구름 뿌리로 잉태되어 살찌고 향기 로운 꽃 봄들자 피어나네. 이슬 내린 가지 위엔 구슬덩이가 감춰 있고 앞뜰에 바람일 적 은술잔 이 기울어진다.
목련(木蓮)
⊙일난풍화(日暖風和)-날이 따뜻하고 바람이 화창하다
⊙연형옥색사난향(蓮形玉色似蘭香)-연 모습 옥빛에 난초 같은 향기여
⊙응시옥황증척필 낙래지상자생화(應是玉皇曾擲筆 落來紙上自生花)-아마도 옥황께서 일찍이 붓을 던진 것이 땅에 떨어져 스스로 생긴 꽃이다
⊙수신화중원유필 호단방욕토춘하(雖信花中原有筆 毫端方欲吐春霞)-비록 꽃 속에 붓이 있는 줄 알 지만 붓끝에서 바야흐로 봄 아지랑이를 토한다
⊙취소무력인풍장 점철은화옥설향(翠篠無力引風長 點綴銀花玉雪香)-푸른 가지가 힘이 없으니 바람 따라 늘어지고 은빛꽃 수놓아서 옥설같이 향기롭다
⊙연형옥색사난향 점단춘풍중결방(蓮形玉色似蘭香 點斷春風衆潔芳)-형태는 연꽃의 옥빛을 닮았고 향기는 난향 같은데 스치는 봄바람에 고결한 자태를 뽐내는구나
⊙백련화발만정향 소염단장사옥랑 (百蓮花發滿庭香 素艶端粧似玉娘)-백목련 꽃이 피니 향기 뜰에 가득하고 희고 어여쁜 단장 옥랑자를 닮았다.
⊙화자엽청만원개 연연여금입모래 (花紫葉靑滿院開 姸姸如錦入眸來)-자주 꽃 푸른 잎 집에 가득 피니 비단처럼 곱게 눈동자에 들어온다.
⊙일양목련색불동 만지자백염농중(一樣木蓮色不同 滿枝紫白艶濃中)-같은 모양의 목련이 빛은 같지 않으나 가지에 가득한 붉고 흰 꽃이 어여쁘게 무르녹았다
⊙조식고당거 어니기필혼 치연신설법 육지우고원(彫飾固當去 槚泥豈必渾 熾然新設法 陸地又高原)- 원래 단청에 그려지는 꽃은 아니지만 어찌 진흙 속에 섞여 피겠는가. 부처도 새로운 법을 설할 때 육지에서도 다시 높은 곳을 찾아 하지 않았던가.
⊙일필불혐소만필 불혐다개화본무 법유구기취사이(一筆不嫌少萬筆 不嫌多盖畵本無 法惟求其趣巳 耳)-한 획이 적은 것도 아니요 만 획이 많은 것도 아니라 그림은 본시 법이 없는 것이요 다만 그 의취 만을 구할 뿐이다
⊙화방니사홍연타 염색선여자목단 유유시인능해애 단청사출여군간(花房媐似紅蓮朶 艶色鮮如紫牧 丹 唯唯詩人能解愛 丹靑寫出與君看)-꽃방이 살찐 것은 연꽃과 비슷하고 탐스런 빛은 자모란 같 이 선명하여 어떤 시인이 능히 그를 사랑할 줄 알아 그대와 같이 보려고 채색으로 그렸지.
⊙연향옥색사난향 점득춘풍중결방 최시상심명월야 진중번뇌총유망(蓮香玉色似蘭香 占得春風衆潔 芳 最是賞心明月夜 塵中煩惱總遊忘)-연 향기 구슬 빛은 난초향기 닮아 봄바람 차지해 모두 깨 끗하고 꽃 다웁다. 달 밝은 밤 구경하는 마음 가장 옳으니 속진 중의 번뇌 모두 잊어버린다.
⊙유광임염속단양 옥형성중년일장 노학무심정반입 호풍시송목란향(流光荏苒屬端陽 玉馨聲中年日 長 老鶴無心庭畔立 好風時送木蘭香)-세월이 느릿느릿해도 벌써 초닷새. 관청 안 풍경소리 해는 솟아 대낮. 들 가에 무심히 선 나이 든 학이 때때로 바람 타고 보내는 향기.
파초(芭蕉)
⊙권서금자지 쇠영수만장(卷舒今自知 衰榮隨萬長)-말렸다 펴짐은 지금 알 수 있지만 쇠잔하고 번 성하는 것은 천명에 맡길밖에
⊙첨전초엽록성림 장하전무서기침(畯前蕉葉錄成林 長夏全無暑氣侵)-처마 밑이 파초 잎으로 숲을 이루어 긴긴 여름날 더운 기운이 밀려들지 못하네.
⊙영수청삼척 당렴녹일총(暎水靑三尺 當簾綠一叢)-푸른빛 삼척 몸은 물에 잠겨 비추고 연둣빛 한 떨기 주렴에 걸려 있네
⊙일종영묘이 천연체성허(一種靈苗異 天然體性虛)-일종에 영한 싹이 특이도 한 데 천연으로 생긴 몸과 성지도 허하기만 하구나
⊙초엽권서우 구성문답풍(蕉葉卷舒雨 鳩聲問答風)-파초 잎을 비에 말고 펴는데 비둘기 소리는 바 람과 문답한다.
⊙경죽색유정 창초성전한(徑竹色逾淨 窓蕉聲轉寒)-곧은 대나무 색은 더욱 맑은데 창의 파초소리 차갑게 변한다.
⊙엽여사계저 심사도추서(葉如似界紙 心似倒抽書)-잎사귀는 비스듬히 그린 종이 같고 속은 거꾸로 뽑아 올린 책 같구려
⊙선선호거벽차아 범욕광풍축욕파(仙仙毫擧碧嵯峨 泛欲光風縮欲波)-시원하게 당당한 모습 푸르름 드높은 데 두엉실 광풍이 일려하니 움츠려 물결이 일려한다
⊙불우한성유적력 무풍소영사청량(不雨寒聲猶滴瀝 無風曣影巳淸崣)-비 개어도 찬 소리는 물 뿌린 듯 나고 바람 없어도 듬성한 그림자가 시원도 하구나/
⊙일봉서찰장하사 회피동풍암절간(一封書札藏何事 會被東風暗折看)-한봉 서찰에 무슨 사연 갊았는 고 인제 동풍이 가만히 펴보게 되리라
⊙고심지재엽중앙 일석추개이척장(孤心只在葉中央 一夕抽開二尺長)-외로운 꽃잎 속에 있었는데 다 시보니 밤사이 두자나 자랐구나
⊙미인간립추풍이 용고안야우중패(美人間立秋風裏 容孤眼夜雨中覇)-미인은 가을바람에 한가로이 서있고 패용은 밤비 속에 외로이 졸고 있네
⊙요신무수청라선 풍불래시야불량(繞身無數靑羅扇 風不來時也不凉)-푸른 몸을 수없이 여는 푸른 비단 부채련만 바람이 오지 않을 때엔 서늘하지 않고여
⊙조공제부힐 잔등멸우명 격창지야우 파초선유성(早鞏啼復歇 殘燈滅又明 隔窓知夜雨 芭蕉先有聲)- 이른 귀뚜라미 울다 다시 쉬니 쇠잔한 등불은 꺼졌다 또 밝는다. 창 너머 밤비 옴을 앎은 파초 가 먼저 소리를 내어서다.
⊙시인관물묘무변 소살서방장설선 삼십삼춘담진부 일중환유녹천천(詩人觀物渺無邊 笑殺西方長舌 禪 三十三春淡盡否 一重還有綠天天)-시인은 만물을 봄에 묘연히 가없고 서방의 수다스런 선 일소에 부친다. 세상 모든 봄 맑음은 다 했는가 한 번 거듭되면 도리어 푸르름 밝게 있음을.
⊙불지유엽무 무간신중공 소이면최절 위의군자풍(不枝惟葉茂 無幹信中空 所以免癈折 爲衣君子風)- 가지는 없는데 무성한 잎이 줄기 없이 공중에 펄럭이면서 그러고도 꺾이지 아니하는 까닭은 군 자의 풍도를 지녔기 때문.
⊙창전재죽여파초 피속차진몽역요 가희오원추기조 풍성잉유우성요(窓前栽竹與芭蕉 避俗遮塵夢亦 遙 可喜吾園秋氣早 風聲剩有雨聲饒)-창 앞에 대나무와 파초를 심어두어 속세를 피하고 먼지를 가리는 꿈결도 아스랗다 기쁘다 우리 정원엔 가을 기운이 빨리 들어 바람소리도 넉넉하고 빗소 리도 많아라.
포도(葡萄)
⊙연주벽옥(聯珠碧玉)-연한 구슬 푸른 옥
⊙초용롱주(艸龍弄珠)-풀용이 구슬을 희롱한다
⊙엽리여주(葉裏驪珠)-잎새 속에 검은 구슬
⊙백곡명주부 청음취막장(百斛明珠富 淸陰翠幕張)-백 말쯤 밝은 구슬 많기도 한데 청음은 푸른 장 막 펼쳐 있구려
⊙색영금반과 향류옥완장(色暎金盤果 香流玉椀漿)-색깔은 금반의 과일처럼 빛나고 향기는 옥완의 장에 흐르는 듯 하네
⊙운향정상한여주 기진청풍위소제(芸香亭上汗如珠 起珋淸風爲掃除)-운향정 위에 땀방울 구슬 같을 때 때 맞추어 청풍일어 씻어 주누나
⊙벽운량냉여용수 습득유주월하귀(碧雲崣冷驪龍睡 拾得遺珠月下歸)-푸른 구름 싸늘한데서 검은 용 이 조는 통에 놓친 구슬 주워 가지고 달빛아래 돌아왔다
⊙주성서루월욕사 만창청영주추사(酒醒西樓月欲斜 滿窓晴影走秋蛇)-술이 깬 서쪽 다락에 달이 기 울고져 하는데 창에 가득한 맑은 그림자가 달아나는 가을 뱀이로다
⊙엽리개화접불견 은신수절녹주향(葉裡開花蝶不見 隱身守節綠珠香)-잎 속에 꽃 피니 나비 보지 못 하고 몸 숨겨 절개 지켜 푸른 구슬 향기롭다.
⊙청경황엽여용체 대타소주취감향(靑莖黃葉如龍體 大朶小珠聚甘香)-푸른 줄기 누런 잎 용의 몸과 같은데 큰 떨기 작은 구슬 달콤한 향기.
⊙천경만엽흑주수 일적담지향만구(千莖萬葉黑珠垂 一摘啖之香滿口)-천 줄기 만 잎에 검은 구슬이 드리웠는데 한번 따서 먹으니 향기가 입에 가득하다
⊙하첨량윤청곡막 추적감한흑수정(夏添崣潤靑油幕 秋摘甘寒黑水精)-여름되면 시원한 청유막(푸른 장막) 펼치고 가을에는 달콤한 검은 수정을 따네
⊙만광원실여주활 입구감향수한옥(滿筐圓實驪珠滑 入口甘香水寒玉)-광주리에 검은 열매 곱고도 매 끄러운데 입에든 향기는 옥같이 차가웁네
⊙약욕만반유마유 막사첨죽인용수(若欲滿盤惟馬乳 莫辭添竹引龍鬚)-소반 가득 포도를 쌓을 양이면 검은데 용발 올림 사령
⊙신경미편반유고 고가지리권부부 약욕만반퇴마유 막사첨죽인용수(新莖未磈半猶枯 高架支離卷復 扶 若欲滿盤堆馬乳 莫辭添竹引龍鬚)-새로 난 줄기 뻗기 전에 절반은 먼저 시들면서 높은 횃대 를 느릿느릿 고달프게 붙들었다. 만약 쟁반 위에 포도를 가득 쌓아놓고 싶고 든 횃대를 더 매어 서 용수염을 붙게 하여라.
⊙로과함향근객의 밀봉호접요등비 야래응치려용수 탐득명주월하귀(露顆含香近客衣 蜜蜂蝴蝶繞藤 飛 夜來應値驪龍睡 探得明珠月下歸)-드러난 열매 향기 나그네 옷으로 스며들고 어우러진 넝쿨 속으로 벌 나비 날아든다. 밤에는 응당 까만 용이 잠들 터이니 달빛에 더듬어서 구슬을 따오리 라.
⊙만광원실려주활 인구감향빙옥한 약사문원지차갈 로화응불걸금반(滿筐圓實驪珠滑 人口甘香撚玉 寒 若使文園知此渴 露範應不乞金般)-둥글고 검은 열매가 광주리에 가득 굴러 입에 넣으면 달 콤한 향기 얼음같이 싸늘하다. 만약 사마상여가 목마름을 잘 풀 줄 알았다면 이슬방울을 금쟁 반에 담아주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