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쟁점-소비자 보호법?

[예솔지기]

  이번 사건의 쟁점

 양력으로 한해가 가고 음력으로 해가 바뀌면 나이 한 살을 더 먹게 됩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것은 나이 한 살 더 먹을수록 더 성숙해지는 것, 자신의 좁은 안목보다는 더 넓은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상대방의 입장도 한번쯤은 헤아려볼 혜안을 갖게 되는 것, 자기와 다를 것 없는 상대에게 훈계가 아닌 공생의 길을 함께 가기 위해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저작권 사태에 대하여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그중 하나하나를 짚어보려 합니다.

1. 묻지마 저작권, 또는 과태료 5만원

 이 묻지마 저작권이나 과태료 5만원을 정한 것은 법무법인의 무분별한 저작권 고발로 인해 청소년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하여 사법당국이 고안해낸 고육지책입니다. 일부 법무법인등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하여 P2P 등으로 영상이나 글, 음악 등을 다운 받는 장면을 포착하여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거나 개인 블러그 등에 소설이나 음악, 또는 영상을 올릴 경우 한때의 잘못으로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판결이나 조치는 아닙니다. 물론 예솔에서는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대상에 포함된다면 아예 이를 문제삼지도 않을 것입니다.

2. 소비자 보호법과의 관계

이 부분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소비자 기본법(이름이 바뀌었습니다.)에 해당하는 내용을 한번 살펴보지요. 

제4조 (소비자의 기본적 권리) 소비자는 다음 각 호의 기본적 권리를 가진다.

1. 물품 또는 용역(이하 "물품등"이라 한다)으로 인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위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2. 물품등을 선택함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3. 물품등을 사용함에 있어서 거래상대방·구입장소·가격 및 거래조건 등을 자유로이 선택할 권리

4. 소비생활에 영향을 주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사업자의 사업활동 등에 대하여 의견을 반영시킬 권리

5. 물품등의 사용으로 인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신속·공정한 절차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받을 권리

6.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

7. 소비자 스스로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하여 단체를 조직하고 이를 통하여 활동할 수 있는 권리

8. 안전하고 쾌적한 소비생활 환경에서 소비할 권리

제19조 (사업자의 책무) ①사업자는 물품등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위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

②사업자는 물품등을 공급함에 있어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거래조건이나 거래방법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사업자는 소비자에게 물품등에 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하여야 한다.

④사업자는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분실·도난·누출·변조 또는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그 개인정보를 성실하게 취급하여야 한다.

⑤사업자는 물품등의 하자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이나 피해를 해결하거나 보상하여야 하며, 채무불이행 등으로 인한 소비자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기본적으로 소비자 보호법은 물품의 거래에서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고 판매된 제품이 소비자에게 가해질 수 있는 각종 피해나 위험으로부터 소비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법입니다.  

 저는 캐논 350D 카메라를 사용합니다. 이 제품에 대하여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이 카메라를 판매하는 사업자들과 소비자들이 올리는 글이 주류를 이룹니다. 사업자들이 올리는 내용을 보면 이 카메라가 가지는 특성과 장점이 주로 부각됩니다. 제품설명서에는 이 제품의 부분의 명칭과 사용법, 그리고 특성이 구체적으로 서술됩니다. 그리고 잘못 사용했을 경우 고장, 오작동이나 감전등의 위험을 알리는 주의사항이 나와 있습니다.    누군가 이 글을 퍼가서 널리 퍼졌을 경우에는 이 글이 더많은 사람에게 노출되고 이 제품의 구매와 연결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즉 널리 퍼질수록 광고 효과가 커진다는 뜻이 됩니다.  

 사용자(소비자)들이 올리는 글은 사업자가 올리는 글과 다릅니다. 두 가지 정도의 제품을 놓고 어떤 것을 선택해야할지 고민하는 문제, 그리고 이 카메라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이 카메라로 찍은 작품을 자랑(?)하는 것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이런 내용이 많이 올라올수록 그 제품은 이른바 히트를 치게 됩니다.  

 그러나 예솔의 저작물은 특정 제품에 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넓게 퍼지더라도 예솔의 작품을 구매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예솔의 저작이 특정상품에 관한 것이 아니라 분재 전반에 걸친 원리적인 개념과 일반적인 내용을 서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예솔분재원을 특성화시키는 이런 저작물이 많이 유출되면 유출될수록 방문자수도, 매출액도 감소하게 됩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이 소비자 기본법이 저작권과 얽힙니다. 그래서 저는 사업자이고 자기들은 소비자니까 제 글은 마음대로 가져다 써도 된다는 식의 합리화가 이어집니다. 

 일반 상품의 사용설명서는 특정 상품에 대하여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용에 대한 내용이 중심이지만 예솔의 저작물은 예솔에서 판매한 작품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재 작품에 적용된다는 커다란 차이를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저작권 문제는 남이 쓴 글을 마치 자기가 쓴글인 양 허락없이 가져다 쓴 행위의 적법성 여부를 따져 묻는 것이지 제대로 소비자 보호를 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제가 생각하기로는 두 법은 만날 필요도 없고 서로 상치되지도 않습니다. 그러기에 지금까지 판례가 없는 것이지요. 

 오히려 이런 여러 가지 논점에도 불구하고 예솔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 이전인 분재원 창업시절부터 교환, 환불,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분재원 운영에 적용하여 소비자 보호에 앞장서왔으며 다른 사이트보다도 더 풍부한 내용으로 취미인들의 분재 취미활동에 도움을 드려왔습니다. 또한 예솔에서 회원 가입을 하고 단 1만원짜리 소재를 구입하여 몇 년이 지나더라도 예솔의 모든 컨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했으며 회원 가입만 하더라도 분재 배양 전반에 걸친 내용을 보는 것은 물론 질문과 답변등을 통해 얼마든지 분재에 접하는 길을 열어두었습니다. 오히려 이런 노력을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해왔기에 오늘의 사태를 맞이한 것은 아닐런지요. 

 제가 알기로 법이란 감정적으로 댓글을 다는 것처럼 편의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해석에 의해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논쟁은 우리들의 것이 아니라 법을 다루는 전문가의 몫입니다. 

 제가 상생을 목표로 일괄타협을 제의했던 대화합의 길은 어디로 가고 저작권 침해를 합리화하기 위한 불필요한 논쟁이 지속되는 현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졸지에 가해자나 패륜을 저지른 사람처럼 묘사되고 피해를 입힌 사람들은 목소리를 높여가며 공공연하게 본질을 호도해가는 이런 논쟁을 지켜본다는 것 자체가 씁쓸하기도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예솔지기 드림

[모 성]

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