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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푄 현상의 정의 |
"푄"이란 말은 원래 라틴어의 favonivs에서 유래하는데 "서풍"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푄 현상은 습윤한 바람이 산맥을 넘을 때 고온건조해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푄은 원래 알프스 산지의 풍하측에 나타나는 고온 건조한 국지풍의 명칭이었으나, 이러한 현상이 세게 도처에서 발견되므로 현재는 일반적으로 산지의 풍하측사면에서 불어 내리는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일컬어지는데, 크게 알프스 지역의 푄과 북미 록키 산지 지역의 치누크(chinook)등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높새바람이 대표적이다.
2. 푄 현상의 원리 |
바람의 산지에 걸쳐 상승할 경우(A)에는 단열팽창하면서 기온이 점차 하강하여 건조체열체감(A-B, -1℃/100m)하게 된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포화상태에 도달(B)하여 응결하면 구름이 생기고 때에 따라서는 비가 오게 되는데, 이 때는 습윤단열체감(B-C, -0.5℃∼-0.6℃/100m)을 하면서 정상에 도달한다. 대기가 정상부에서 바람의지 사면을 따라 하강할 때는, 단열압축(C-D, 1℃/100m)에 의해 기온이 상승하여 고온 건조한 바람(D)이 되는데, 이것을 푄 현상이라고 한다.
푄현상의 원리
3. 우리나라의 푄현상 |
한반도의 푄현상 발생 지역
우리 나라의 푄현상은 북서계절풍이 탁월한 겨울철에는 태백산맥 동사면으로 나타나고, 여름철에는 대구의 분지에서, 오호츠크해 기단의 영향을 받는 늦봄부터 초여름까지는 영서, 경기지방에 나타나는데, 영서지방에서 푄 현상에 의해 나타나는 고온건조한 바람을 높새 바람이라고 불러왔다. 봄에 높새가 불면 여름과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산불이 나기 쉬우며 초여름에 불면 농작물이 말라 버리기도 한다. 강희맹의 "금양잡록"에서 높새바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이전부터 높새바람을 인식하고 있었던 듯하다.
"영동 사람들은 농사철에 동풍이 불기를 바라고 호서·경기·호남 사람들은 동풍을 싫어하고 서풍이 불기를 바란다. 이러한 까닭은 그 바람이 산을 넘어 불어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쪽이 산에 막혀있는 경기 지방에서는 동풍에 의한 피해가 매우 커서 심할 때는 물고랑이 마르고 식물이 타 버린다. 피해가 적을 때도 벼잎과 이삭이 너무 빨리 마르기 때문에 벼 이삭이 싹트자마자 오그라들어 자라지 않는다."
<강희맹의 금양잡록 중에서>
흔히, 북서풍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인식되어져온 높새바람은 사실 그 뚜렷한 어원에 대한 정설이 없으며, 홍천 등, 영서지방의 토착주민들 조차 높새란 말에 생소함을 갖고 있는 등, 높새에 대한 정확한 어원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바람의 옛이름.높새바람은 북쪽에서 부는 높바람과 동쪽에서 부는 샛바람의 중간 바람이라는 뜻에서 높새바람이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푄현상의 일종인 영서지방의 높새바람의 출연시기는 대체로 3월 21일부터 8월 10일까지의 기간에 연평균 28회 나타난다. 이중 특히 한반도가 오호츠크해기단의 영향하에 있거나, 고기압의 중심이 동해, 또는 한반도 북부에 위치하고 있을 때 현저하다. 푄현상의 특성인 이상고온 건조 현상으로 기준으로 볼 때, 영서와 영동지방 양사면의 일최고 기온차는 대체로 5.0∼7.5℃로 나타나지만 14.5℃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푄현상(높새 바람).영동 지방을 넘는 습윤한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수분을 상실하고, 영서 지방으로 내려갈 때는 고온건조한 바람이 되어 가뭄(한해)의 피해를 주게 된다. 반대로 서에서 동으로 서풍이 불 때도 마찬가지로 푄 현상이 나타난다. 겨울에 동해안이 서해안 보다 기온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가 차가운 북서계절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푄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소상대습도의 강도는 50%를 넘는 경우도 있으나 30%이하가 2/3에 달한다. 높새바람이 부는 시기는 작물의 발아와 모내기에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때이므로 가뭄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높새바람은 6월에 가장 강하나, 주민들은 밭작물의 파종과 이앙기인 봄철에 더욱 심각하게 인식한다. 영서지방의 푄 현상인 높새바람은 9일간 게속되기도 하였으나 55%이상이 1일 안에 소멸된다
4. 푄 현상과 높새바람 연구의 의의 |
지형적인 요인에 의해 단열 변화를 겪은 대기가 고온건조해지는 푄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지를 포함 세계 여러지역에서 관측되고 있다. 푄 현상은 비록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대기의 변화와 지형과의 관계 등을 모식적으로 잘 나타내주는 현상이므로 19세기 후반부터 연구가 거듭되오고 있다.
우리나라 영서지방의 높새바람 역시 푄 현상의 일종으로, 비록 주로 봄철에 관련 주민들의 농업에는 가뭄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영서·영동 양사면 대기온도의 변화를 비교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다. 그러나 높새바람은 실제로 영서지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거의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