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범람원의 형성

[눈땡글이왕자님]

범람원은 하천 중하류에 위치해 있는 하천 퇴적(충적) 지형입니다. 여름 홍수시 하천의 범람으로 하천에서 운반되는 토사가 쌓여 만들어진 평원입니다. 일반적으로 하천 가까운 곳에서는 비교적 입자가 크고 무거운 사질 토양(모래)가 쌓여 둑이 생기는데, 이를 자연 제방이라 부르고, 하천의 먼 지역(배후 지역)에는 비교적 가볍고 입자가 작은 점토질(진흙)이 쌓여 습지(늪)를 이루는데 이를 배후 습지라고 부릅니다.

토지 이용은 토사의 구성 물질, 즉 모래와 진흙의 배수 조건의 차이로 틀리게 나타나는데, 자연제방은 배수가 양호한 사질로 이루어져 주로 밭,과수 농업을, 배후 습지는 배수가 불량한 점토질로 이루어져 주로 배수로를 갖춘다음 논농사로 이용합니다.

취락은 홍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대가 높고, 배수가 양호한 자연제방에 주로 피수 취락이 분포합니다. 그리고 자연 제방이건 배후 습지건 가옥의 침수를 막기 위해서 흙을 돋우어(쌓아 올려) 그 위에 가옥을 입지시키는데 이를 터돋움집이라고 부릅니다.

                       

자유 곡류천의 유로 변경 과정

산으로 올라가는 배

                                                       - 범람원의 형성 과정과 생활 -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의 다른 많은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노아의 방주 이야기도 유태인보다 이 천년 앞선 다른 민족의 역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적다. 그 나라는 역사상 가장 먼저 문자를 만들어 쓴 수메르이다. 수메르는 지금의 메스포타미아 지방에 있었다. ‘강 사이의 땅’이라는 뜻을 지닌 메스포타미아는 상류 아르메니아의 눈이 녹은 물로 봄이면 홍수가 일어난다.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의 주변은 물이 넘쳐 상류에서 운반된 비옥한 흙이 쌓여 농사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사람들은 홍수가 심할 때면 배를 타고 이웃 산으로 올라갔다. (중략)

  다음 지형도를 보자. 여러분이 이 지형도에 나타난 강 가까이에 산다면 어디에 집을 짓겠는가? 지형도를 잘 읽으면 집이 들어가기 좋은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역은 대체로 낮고 습기가 많은 지역이다.

  그러면 범람했을 때 보이지 않는 흙탕물 밑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맑은 물이 흙탕물로 변한 것은 모래와 흙을 많이 운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컵 속에 모래를 넣으면 바로 가라앉는다. 그러나 진흙은 오랫동안 떠 있어서 가라앉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범람했을 때 모래는 무거우므로 멀리 운반되지 못하고 바로 강가에 길게 쌓인다. 이 모래는 양이 많으므로 모래가 만드는 지형은 주변과 높이 차가 수 미터가 된다. 마치 제방처럼 생겼는데, 홍수가 났을 때 자연히 만들어졌으므로 자연 제방(natural levee)이라 한다. 지도에서 밭과 마을 (가), (나), (다)가 있는 지형이다. 자연 제방은 높고 모래가 많아 물이 잘 빠진다. 따라서, 집을 세우고 밭농사를 짓기에 좋다.

  반면, 진흙은 지류를 따라 자연 제방 뒤로 멀리까지 운반된다. 이 곳은 자연 제방보다 수 미터가 낮아 물기가 많다. 배후 습지라 하는 이 (마) 지형은 일제 당시만 해도 갈대가 우거진 황무지였다. 배후 습지를 흐르던 하천은 뱀처럼 굽이돈다. 이 하천은 옆을 깎아 쉽게 모양을 바꾸므로 자유 곡류 하천이라 한다. 이 배후 습지는 일제 이후 대부분 논으로 개간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강을 곧게 펴고 [직강(直江)공사하여] 인공 제방을 쌓았다. 한꺼번에 비가 쏟아지면(집중 호우가 내리면) 강은 눈 깜짝할 사이에 불어 오른다. 큰 강에는 많은 지류가 있다. 불어 오른 강물은 지류를 따라 거꾸로 뒤쪽으로 들어간다. 강가의 높은 지형(자연 제방)은 황톳물로 둘러싸인다. 보통 홍수 때는 여기까지 물리 올라온다. 더 심한 홍수 때는 집의 부엌까지 올라온다. 여기에 대비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집터를 돋우는 방법이 있다. 터돋움집도 많이 있다. 그러나 당시의 생산력으로 보아 흙을 다른 곳에서 운반하여 쌓아 올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마을 한쪽에 터를 돋우어 홍수 났을 때 사람과 가축만 피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돈대 또는 피수대라고 한다. 돈대에는 느티나무가 있어서 여름에 마을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돈대는 평지보다 일 미터 또는 이 미터 정도 더 높다.

 그러나 홍수가 아주 심할 때에는 여기까지 물이 올라올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에 대비하여 집집마다 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배는 노아의 방주와 마찬가지로 강을 건너는 나룻배로 쓰이거나 고기를 잡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 이 마을에서는 1980년경까지만 해도 배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배를 타고 아차 산으로 올라갔다. 이 지형도는 서을 동부의 범람원을 포함하고 있다. 범람원(flood plain)은 홍수 났을 때 물이 넘치는 들이다.

이로 미루어 현 서울의 한강 연안은 대부분 범람원이었고, 따라서 사람들이 많이 살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도읍지인 한양은 남대문 북쪽이고, 일제 때 경성 시가지는 지도의 빗금 친 부분이니, 한강 본줄기로 인한 홍수 피해는 받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지도의 범람 지역은 거의 시가지가 되어 있다. 한강 지류에 인공 제방을 쌓고, 주거 지역은 대규모로 터를 돋운다. 서울 목동, 일산 신시가지, 인천 중동 신시가지의 아파트 단지도 터를 돋우었다.                                     - 교실 밖 지리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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