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업테니스연맹 이정훈 회장이 창원에서 열린 2008후경CASALI배실업 마스터즈대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실업테니스연맹이 이정훈(동원대학 이사장) 새 회장을 영입한 이래 처음으로 공식행사를 가졌다.
실업연맹은 경남 창원에서 10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2008후경CASALI배한국실업마스터즈테니스대회를 열었다.
10일 열린 환영만찬에 이정훈 회장을 비롯해 실업연맹 새 집행부와 각 실업팀 선수와 지도자들 그리고 경남테니스협회 여봉규 회장과 이사들, 대회 후원사 한창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정훈 회장은 대회사에서 "우리나라 실업 최고의 선수를 뽑는 자리를 창원에서 처음으로 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 최고의 자리를 가리는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환영만찬에 앞서 이정훈 회장은 대회 첫날부터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일일이 인사를 하는 등 선수들을 격려했다.
실업마스터즈대회는 1979년부터 열려 햇수로 28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현 양천구청의 김영환 감독을 비롯해 현대해상의 송동욱 감독, 데이비스컵 대표팀 김남훈 감독 그리고 강원도청의 이정명 감독 등이 현역 시절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아온 대회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우수선수로 초청을 받아 대회에 참가하는 관계로 최상의 컨디션으로 저마다 상위 입상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사실 직업선수들로 구성된 팀의 결합체인 실업연맹은 국내 테니스의 정점을 이룬다. 실업연맹이 잘 되고 소속 선수들이 대우를 받아야 초등학교 등 테니스를 하는 꿈나무들이 테니스에 대한 하고싶은 열정과 기대를 갖게 된다.
흔히 말해 테니스 라켓을 잡고 같은 나이 또래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들면 대학에 진학하고 직업으로 테니스를 하는 데 하등 지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보다 기량이 출중한 선수가 배출되고 국제무대에서 통하는 선수가 탄생하려면 실업선수들의 대우와 운동 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져야 한다.
그래야만 꿈나무때부터 탁월한 선수들이 테니스로 몰려 들 수 있다.
따라서 실업연맹이 선수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일각에서는 자치단체나 일반 기업 입장에서 팀 유지하기도 힘든데 지금보다 나은 선수들을 위한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만들기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번 이정훈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프로종목인 농구, 배구, 축구에 뒤지지 않기 위해 '한국 테니스의 프로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이번 마스터즈팜플렛에도 KPTF(KOREA PRO TENNIS FEDERATION) 약어가 곳곳에 새겨져 있다. 약어는 KPTF로 프로 테니스로 썼지만 그 밑에 설명에는 PRO가 아닌 KOREA SEMIPRO TENNIS FEDERATION으로 표기했다. 현실을 감안란 조심스런 발딛음으로 해석이 된다.
현재 실업연맹의 주축인 각 실업팀과 그 지도자들은 창원, 인천, 경산 등을 중심으로 챌린저와 퓨처스대회를 기획하고 예산을 꾸려 대회를 치르는 어려운 일들을 하고 있다.
전국대회, 지방 도 대회, 실업대회에 출전해 팀 성적내랴, 국제대회 주관해 치르랴, 팀 구성원 뽑고 유지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런 와중에 마땅히 가야할 길이긴 하지만 테니스프로화에 대한 '큰 부담'을 안기는 것이 버거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요즘같이 스포츠 기사꺼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전문지 지면이나 종합일간지 한 귀퉁이에라도 실업테니스마스터즈대회를 어디서 언제 한다는 경기 안내 조차 안나오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한국실업테니스의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들만의 리그' '우리들만의 잔치'로 그치기에는 선수들의 기량이 아깝고, 왕년에 국가대표로 혹은 잘나가는 선수로 한가닥씩 하던 스타 출신 감독들의 역량이 현실에 안주해 썩히기에는 아쉽기 때문이다.
이왕 의욕적이고 국제적 감각과 테니스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새 회장을 모신 김에 테니스인들이 '테니스의 국제화''테니스의 프로화' '과거 70~80년대 최고의 스포츠 재현'을 위해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기존에 아이디어 탱그르르한 구슬은 많은 상황에서 그 구슬 꿸 사람 구했으니 현실적인 실천만이 남았다.
선수와 지도자 그리고 조직이 좀더 프로의식을 갖는다면 '한국테니스의 프로화'도 그리 먼 일만은 아닐 듯 싶다. 이때 한가지 버릴 것은 '안된다는 의식'뿐이다.
창원인터내셔널호텔 연회장에 몇몇 외국 대회에 출전한 선수를 빼고는 우리나라에서 테니스를 한다는 선수들은 거의 다 모였다. 적지 않은 인원이 홀을 가득 메웠다. 이들이 한국을 대표하고 대다수를 차지하는 테니스 선수들이다. 이들에게 목표가 주어져야 미래가 열리지 않을까.
초등,중등,대학 등 모든 분야가 다 중요하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지만 그 가운데 직업선수들인 실업연맹이 비전과 목표를 원대하게 가져야만 풀뿌리 테니스를 하는 초중등 학생들도 그것을 바라보게 된다.
실업연맹이 중요하고 그 속한 구성원들이 잘 되어야 한다.
귀경길 밤중에 선산휴게소 위에 놓인 대보름 직후의 보름달이 휘영청 밝았다. 실업연맹의 미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