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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광칠광칠 원문보기 글쓴이: 전창배
책 소개 |
중년으로 산다는 것, 그것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것일 때가 더 많다.
더욱이 열광하며 신명 날 일도, 가슴 뜨거울 일도 없는 나이다. 허망함이나 고독이란 단어가 입가에서 맴돈다.
도착했음으로 하여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책임과 의무의 항목만이 빼곡한 후반기 인생 설계표를 새로 짜야 한다.
--나이가 주는 권위로 젊은이들을 꾸짖거나 함부로 폄하하는 사람은 아니 되고 싶다.
스승이기 보다는 참다운 벗으로 남는 사람이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소중해지는 그리움이나 설레임, 아름다운 기억들의 목록을 재산으로 가진 부자가 되고 싶다.
--침묵하는 거울 앞에 적나라하게 나를 비추고 서서 그가 침묵하는 이유를 대라 다그쳤다. 출렁거리고 있었다.
불혹을 넘긴 한 여인의 안타까움이, 절대로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집착이, 눈앞에서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슬픔이었다. 아니 아픔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외면하지 않았다.
--트라팔가 광장에서 한국의 요조숙녀들은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남성 위주의 한국형 성 모럴에 보기 좋게 주먹을 한 방 날린 기분이었을까, 아니면 남편의 울그락불그락 해진 얼굴을 곁눈질로 훔쳐보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배시시 웃고 있었을까.
--살구꽃 피면 한 번 만나고, 복사꽃 흐드러지면 또 만나고, 달빛 좋을 때 한 번 만나고 뻐꾸기소리 구성질 때 한 번 만나고, 진달래 술 익을 때 한 번 만나고 무시로 그리우면 또 만나고…
--나는 외친다. 너를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너의 가슴을 껴안는 일이며, 네 자신과 만나는 길이며, 너를, 네 영혼을 사랑하는 법이라고. 비운만큼 채울 인생의 여백을 만드는 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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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
여우와 신포도 ____ 222 회초리에 힘을 ____ 224 결혼은 미친 짓인가 ____ 226 익명의 섬 ____ 229 아리랑을 멈춰라 ____ 231 문패도 번지수도 ____ 233 퓨전, 부처님 예수님 ____ 235 쓸쓸한 소원 ____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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