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나이만 먹고 내 주위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젠 나에게 남은 것이 없다.
I won't meet anyone.
7월 8일
생일이지만 뭐 별로 다른 것이 없다.
나이만 한살 더 먹고 안좋은 일로만 채워가는 내 인생.
그러나 가끔 기쁜 일도 있다.
7월 21일
방송문화원 3기는 참 잘 풀린다.
속속 방송국에 입사한다.
아빠는 차선책을 생각하라 하신다.
아나운서가 아니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너무 힘들다.
누군가가 나의 괴로움을 받아 주었으면 좋겠다.
아나운서 되려다가 폐인되겠다.
나에게도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아리고 쓰리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이 터널 끝엔 반드시 빛은 있을 것인가!
내 인생은 왜이리도 힘이든가!
살고 싶지 않다.
Teach me, Tell me.
올해안에 아나운서가 되지 않으면 죽기로 했다.
그것이 모두가 바라는 바다.
아무도 모르게...
한,
눈물
이제는 그만이다.
7월 22일
나에겐 신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안되면 죽자.
구박도 이젠 못 참겠다.
7월...그렇게 비관적인 생각들로 가득한 시간이었지만
6월까지 문화원 다니느라 몰두하지 못했던 공부를 다시 하고는 있었다.
주로 도서관에서 지내곤 했는데
8월이 되면서 공부에 다시 매진하게 되었다.
가을에 여기저기도 시험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도 있고
특히 10월 중순에 MBC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소문에 긴장감을 가질 수 있었다.
93년 8월 수첩의 메모를 보면 나의 마음이 다소 호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월 1일
이제 좀 자리가 잡혀간다.
자세가 가다듬어 졌다.
다시 옛날에 맹렬히 공부했던 그 시절의 열정으로 --- !
8월 5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토마스와 테레사, 그리고 사비나 같은 인생을 위해...
8월 15일
추위를 느꼈다.
짧은 소매 옷으로는 안되겠다는 느낌.
이제 가을이 오려나 보다.
8월 23일
자신감!
모든 것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내가 뭐 어때서~~~
나는 임성민이다.
그리고 자신있다.
당당히 한 사람의 몫을 해낼 능력이 있다.
또 입시철이 되었다.
9월 SBS
10월 MBC
11월 KBS
이렇게 시험이 있다고 했다.
이 세번의 시험이 나에게는 마지막 기회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