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우근 교수(철학)... 키도 크고 활달하시며 남성적이고 지적인 재야인사.
광주 변두리 어디 주막에서 옷깃을 스쳐도 열번은 더 스쳤을 이 양반을 실인 즉 이곳 '면민'에서 만났답니다.
그미는 술을 즐기지 않으므로 내가 과거 종종 다녔던 불로동 부동교 근처 어디 어여쁜 카페 마담이거나
광주공원 어디 국밥집 쿰쿰한 순대접시 위에서나, 동구청 뒤 할매꼬막집 근처 찌그러진 막걸리 주전자 속이나
하다 못해 사직골 허전한 낭만의 통기타 마른안주 위라도 만나 노닥거릴 일이 없었다고 보지요.

인연은 돌고 돌아 kbs 박성룡 피디(은교수의 제자)의 거간으로 우리 집을 방문하고 답방하고 순방하여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그 박피디는 내가 알고 있는 역시 방송작가 최민임(이번 가회에 간난이 업고 온 새색시)으로부터
소개 받아 횟집 깨나 전전한 사이였으니 차차 공교롭고 자연스러우며 야릇하고 싱싱한 만남의 사슬이 이어졌던 것.
그러매 그 근간 어간 중간에 스치는 조금 먼 인연들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
제가 시골에 살아도 소문은 언덕의 바람처럼 시원합니다.


앞, 가운데... 방의순샘. 순천에서 저와 전교조 투쟁에 선봉을 맡으셨던 복직교사.
담대하고 총명하며 의롭고 선한 국어샘. 나이 들어도 갈수록 예뻐지니 뭔 조화여~!
곁에 박철우샘 사모님. 착한 매력이 여기 도담언덕보다 높고, 거기 청궁의 아름다운 전원주택 보다 깊은 분...!

교육운동의 초기, 전교조를 건설하고 사수하며 해직하고 복직하는 동안 뭇 참교육활동의 멋진 모델이셨던 고진형선생님...
참 언변가시고 대오의 향도처럼 듬직한 캐릭터로 전남교육운동의 기수가 되셨던 이력으로
언제고 지역 교육의 수장을 맡으셔도 부족함이 없는 리더시죠.
한 동안 전남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으셨고 영광 영산성지고 교장도 하셨지요...
곁에 고우신 박인숙선생님... 장학사, 교육원장에 이어 작년까지 장흥교육장을 맡으셨고
지금은 함평여고 교장으로 귀환한 참교육 동지.
활짝 웃는 모습은 그 치명성이 아직도 엔간한 아가씨들의 근접을 거부하죠. 솔직하고 강인하며 여성스러워요.
마땅히 동시대를 함께 사는 이들의 문화적 즐거움이며 바람직한 흠모의 대상성입니다.^^

조명준 선생님...
제 추상적 인물존경의 결정, 제 발달심리의 채찍, 제 해지고 꽉 접힌 풍류의 부챗살을
시원스레 펼쳐보여주신, 생각만 하여도 밤새 취하고 싶은 분. 교육 수필집 <잠들지 못하는 나무>,
<문저리 선생의 회상> 등을 출간해서 둘레를 평화롭게 다독여 주신 분. 흐트러지고 헝클어지고 허방해지고
고장난 것들을 모두 고쳐 절로 제자리에 앉히고 세워주시는 분...

이곳에 처음 집터를 잡고 몸살을 할 때부터 어쩌면 오늘의 그림을 그렸던 셈입니다. 집 짓는 일은 바로 여기 까지.
전남들꽃연구회가 이제 10년 나이를 먹었고 그 동안 열심이었던 탐사 위주의 활동에서 문화적 교감의 장으로의 변화가
전개 되기를 바랬습니다. 갤러리를 중심으로 '자연치유'의 살림 의학과 '풀빛문화공간'으로서의 자격을 얻는 일입니다.
연간 절기 좋은 6개월 정도의 시기를 기본으로 매주 토요일을 오픈하여 씨앗이며 농사, 전원, 생활음악,
생활미술, 약초, 의학 등을 배우고 실천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죠

기왕에 우리집 식구들이 떴으니(김양순 전남타임스국장님이 보내준 사진을 거의 순서대로 싣고 있습니다.) 뭐 소개하죠...
제 딸입니다. 고딩 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녹화하여 스무 번도 더 보았을까?
전대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을 나왔지요. 지 애비따라 회화가 전공이고요, 만 서른.
감각적이고 촉촉하며 맑고 착합니다.(이는 전에 나와 절친이었던 모 한약방 원장이 발표한 진맥의 변입니다.^^)
고 옆의 할머니...
고 3 때 '화실'에서 만났지요. 아니 고 2 가을 중앙대학교 미술대회 때 뒷등으로 만났지요.
아니 그 이전 봄날 [그림 Y] 써클활동 먼발치에서 보았지요... 다른 학교 미술부 애들처럼 뵈기 싫게 고고춤도 잘 안 추고
난삽한 말뚝박기를 잘 안 하는 거이 그나마 좀 낫다고 보아 절 간택했다죠.
(그래서인지 제 인생에서 그리 부럽던 춤은 아예 방치되어 녹슨 채 몸 어딘가에 처박혀 혀 깨물고 죽어버렸습니다..)
요 밑에 아들...
전대 생물학과를 나왔지만 애비처럼 식물이고 동물이고를 썩 즐기지 않는 닮은꼴,
고딩시절 자신의 캐릭터는 '날라리 범생이'. 초딩 땐 '먼나라 이웃나라' 전질의 만화를 백번은 읽었을 것이고,
구기 놀이를 좋아하는 착한 사교성의 만 스물아홉.

얘 둘 다 필요 없응깨 허드레로 필요허신 분 있으시면 언능 갔다 쓰쑈~~(선착순)

엊그제 결혼한 조카 내외가 테이프 커팅에 참여하였어요. 공연히 시켰나봐요.
'열고 들어간다'는 것은 참 좋지만 '자른다'는 건 아닌 성 싶으니...^^

이장님을 필두로 제가 참 좋아하는 분들을 청하여 갤러리를 오픈하였습니다...
왼쪽 첫 자리의 이장님은 9년 전 제가 1년간 도암중학교에 머무를 때 만난 분이죠. 이 땅도 그 때 점찍어놓은 자리고요.
그런데 딱 맞춰서 나는 집을 지어 이사를 오고 이장님은 작년에 첫 이장님이 되셨답니다...
시골 일은 이래저래 이장님이 피곤합니다. 주민 대소사에 관여해주다보니 이렇게 외지에서 많은 손님들이 오는 것도
신경이 쓰입니다. 이 일로 면장님 알현도 함께 하였고, 입구 쪽에서 찻길이 막히지 않도록 블루베리농장 주인께
미리 일러도 주었어요, 요새 도로포장하느라 바쁜데 그날이 또 학교 앞을 작업하려는 기간이었던지라
까딱했으면 길을 막을 뻔하였던 것을 뒤로 미루게 하였던 것들도 모름지기 이장님의 수고가 숨어 있었던 것이죠.
혹 원치 않을 수도 있는 이런 테이프커팅까지!!^^

안 하겠다던 마누라까지 불러들인 사회자님께 ㅋ 감사드립니다.

작곡가 홍현주샘과 친구분이시군요.

서울 삼각산의 차승희님...

미술운동 동지이자 교육운동 동지이며 이제 전원운동의 동지시기도 한 화가 박철우선생님...

이봉환 시인, 장석웅 위원장 함께 하시고...


서울의 그린님 해빈님 고맙습니다...

왼쪽에서부터 조명준선생님, 이봉환선생님, 고진형선생님, 문행주광역의원, 박봉규이장님...

분홍체크 티의 문행주의원님은 이래저래 저와 오랜 사이죠. 참 수더분하고 능력과 성품이 달아요.
지역행정과 정치와 문화와 경제를 두루 읽고 꿰고 실천하여 식지 않은 인기로 이번에 광역의원에 새로 입성하였죠.
세상 오만 승질과 한가락과 거만들을 다 이기고 다감한 행보로 오늘 또 저의 초록빛 지인들과 만났습니다.
또 그의 부인께서는 제 막내동생과 대학써클 선후배이기도 하여 더 먼저입죠. 서로 가깝기를 원하는 날 속에
어언 밤톨처럼 맨들맨들한 왕래가 올 것입니다.



왼쪽 이윤숙 화백, 가운데 박인숙 교장샘...

일년에 요새만한 바람이 몇 날이나 될까요. 잘 마른 햇살과 잘 열린 하늘이 과연 몇 날이나 갈까요...
작년 이맘 때에 오늘을 그리며 10월 첫 주냐, 둘째 주냐를 셈하였는데, 이 두 주간이 참 좋았던 걸 입력해 놓았었죠.
만일 첫주 토요일에 비가 오면 둘째 주로 연기하자 한 계산이었죠.
눈부시고 아련하고 상큼하고 행복하고 오, 사무치고 서러운지고!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