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여러분에게 이별은 어떤 의미인가요?
슬픔인가요, 덤덤함인가요, 회피하고 싶은 일인가요?
각자의 정의는 다르겠지만
아마 이별은 긍정적인 단어이기보다는 조금 물기가 있는 단어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김형경 작가님은 왜 이별을 [좋은 이별]이라고 했을까요?
잠시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소제목은 제가 인위적으로 붙인 것이니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보길 원하시는 분들은 책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슬픔
사람마다 애도 반응이 다른 것은 그의 내면에 이미 이별에 대응하는 저마다 다른 정서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래 된, 그러나 애도하지 못한 이별의 경험이 내면에 들어있는 사람은 새롭게 만나는 이별 앞에서 더 깊이 절망하고 더 오래 슬퍼한다. 당면한 이별이 묵은 상실의 감정들을 솟구쳐 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본문 중
애도_상실과 결핍의 본질적 해결책
상실이나 결핍이 모든 심리적 문제의 원인이라면 애도는 그 문제에 대한 본질적 해결책이다. 정신분석적 심리 치료는 지금 이곳에서 불편을 겪는 문제의 원인을 내면 깊은 곳에서 끄집어내어 해석해주고, 상처 입은 곳으로 돌아가 그때 충분히 슬퍼하며 울지 못한 울음을 다시 우는 작업이다. 상처 입은 과거의 자기뿐 아니라 옛 영광에 집착하는 자기, 분노에 붙잡힌 자기도 충분히 슬퍼한 후에 떠나 보낸다. 심리치료는 그러므로 미뤄둔 애도를 뒤늦게 실행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 중
애도_내면의 부모 이미지 떠나 보내기
정신분석적 심리치료가 목표로 하는 지점은 내면에 의존하고 있는 부모 이미지를 떠나 보내고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개인으로 서는 것이다. 경제적 사회적 독립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와 관계 된 애증의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일이다. 내면의 부모를 떠나 보내는 일은 마음의 지진이나 산불과 같다. 유아기 때부터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해 온 자기 내면을 완전히 뒤집어 엎는 일이기 때문이다. –본문 중
애도_내면의 자기를 함께 떠나 보내기
애도 작업은 내면에서 작동하는 낡은 삶의 플롯, 어린 시절에 머물고 있는 내면의 자기를 함께 떠나 보내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치유와 성장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애도 작업을 잘 이행하면 자기 자신을 잘 알아보게 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된다. 자기를 알아볼 수 있으면 타인도 잘 알아보게 되어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이 커진다. 애도 과정이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모든 영역을 두루 체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지나오면 정서적으로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삶의 다양한 국면에 대한 이해력이 커진다.
해결책은 애도하기에 있을 것이다. 슬퍼하기, 슬픔 속에 머무르기를 통해서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다. –본문 중
애도_슬픔을 통한 치유
애도 작업의 핵심은 슬퍼하기이다. 우리는 슬퍼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이 딱딱해지고, 몸이 아프고, 삶이 방향 없이 표류하게 된다. 지금까지 열거된 다양한 증상들, 그리고 우울증조차 제대로 슬퍼하지 못해 생긴 결과이며, 슬픔의 왜곡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울 수만 있다면 마음의 병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뒤늦게라도 울음이 터져 나오는 바로 그 순간부터 마음이 회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동일시, 내면화, 통합-내면의 균형
동일시, 내면화, 통합은 이별 후 시행하는 애도 작업의 도구만은 아니다. 그것을 일상 생활 속에서 영원히 사용 가능한 유용한 생존법이자 성장 방법이다. 성장이란 내면이 극단적이지 않은 상태, 새로운 균형 감각이 생겨난 상태를 의미한다. 성장은 삶의 소명을 개척하는 일을 의미한다. 성장은 우리의 잠재력을 더 잘 활용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성장을 통해 우리 내면은 관대하고, 강하고, 아름다워진다. –본문 중
오랜 시간,
저의 가장 큰 어려움은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내 아픔을 충분히 아파할 때까지 내 마음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못했고
내 감정의 기복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못했고
사회 생활 속에서의 충분한 성장단계를 기다려 주지 못한 채
스스로에게 높은 기준을 세워놓고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스스로를 탓했습니다.
본인의 템포도 기다려주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타인의 템포를 기다려 줄 수 있었을까요?
타인에게도 저는 급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맞고 저의 속도에 맞출 수 있는 사람들과만 잘 지낼 수 있는 유형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기다림’과 ‘인내’를 가르쳐 준 시간 또한 애도의 시간이었습니다.
사랑했던 이를 떠나 보내는 긴 애도의 시간 동안,
스스로의 기준과 틀 속에 만들어놓은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 ‘진정한 나다움’이라며
스스로에게 무리하게 요구했던 ‘미성숙했던 나’를 떠나 보내는 작업을 같이 했습니다.
일에서도 많은 텐션을 감당했던 시간이었고,
관철되지 않는 소통 속에 상처받은 ‘과거의 나’를 떠나 보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어린 ‘나’와 화해하니, ‘너’와의 화해도 가능하더군요.
‘너’의 템포를 읽어내고, 조금 더 기다려주고,
‘너’의 아픔을 아픔 그대로 수용해주며 함께 아파해준다는 감정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배우게 된 시간이 되었습니다.
조금 더 ‘나’를 ‘너’를 격려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팠던 시간이 제게 준 선물입니다.
충분히 아파하고 나면 보이는 것 같아요.
그 다음엔 조금 더 쉽다는 거.
한번 겪어본 일이라 대처할 방법을 알게 되었기 때문 일수도 있고요.
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아픔의 시간도
결국 끝이 있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ㅎㅎ
[좋은이별]은 그 시절 제게 위로가 되었던 책입니다.
이별은 아픈 건데..왜 ‘좋은 이별’이라고 했을까요?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제겐 보석 같은 ‘자기 긍정과 수용’, 그리고 ‘나와 세상에 대한 사랑’이
조금 더 뿌리내린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이별’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아프신 분이 계시다면,
스스로 충분히 아파하고 그 아픔 속에서 걸어나올 때까지
스스로를 재촉하지 마시고 기다려 주세요.
지금, 나의 마음의 요동은 놀랄 일도, 모자란 일도, 잘못 된 일도 아닌
강해지기 위해 건강하게 자신을 치료하고 있는 작업의 파동이니까요.
다만, 그 시간 동안
스스로의 내면의 방에 들어가 있지 마시고
따뜻하고 좋은 언어를 사용하는 주변 사람들을 만나고
따뜻한 기운을 나눠가지고,
산책을 하며 햇볕을 받고,
좋은 책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과거의 나’와 아픔의 이유가 된 ‘과거의 너’를 내면에서 떠나 보내고
내가 사랑했던 과거의 나와 과거의 너의 좋은 모습,
그리고 그 과정 동안 한 뼘쯤 더 성숙하고 강해졌을 ‘나’를 통합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도 그 시간을 버텨내고 있을 당신에게 격려를 보내며,
좋은 하루 되세요 (_ _)
그보다 좋은 것은 애도 작업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대상 없이도 살아갈 수 있고, 혼자 힘으로도 잘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신감과 자율성이 강화된다. 그리하여 애도 작업이 끝나면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한결 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변화하게 된다. 생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며 새로운 자기, 새로운 비전, 새로운 생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본문 중
-서울상담심리연구소 드림
첫댓글 살면서 누구나 겪는 애도..
그 과정이 힘들고 버겁지만..
인생에 대해 많은 깨달음을 주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
네 맞아요. 그래서 사랑과 이별은 많이 경험해볼 수록 좋은 것 같아요 :)
좋아요..참 와닿네요..
20대 초반에 연애를 통해 이별을 겪는 친구들을 보면..같이 슬퍼하고 위로해주었지만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답니다. 그만큼 또 성장하니까요..
그 뒤 저도 ㅎㅎ 성장하게 되었지만..
정말.. 아픈만큼 성숙해지나봐요.. 그것이 좋은 성장과 애매하고 우울하고 불안한 ..그런 성장..?도 있는거같아요..
감사합니다.^^//
네 맞아요. 아팠던 만큼 다른 사람의 아픔을 담을 수 있는 공감의 폭이 커지는 것 같아요. :)
잘 견디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왜곡된 모습으로 저의 무의식이 표출된 적이 있었어요. 도대체 왜 어느날 갑자기....결코 없던 것이 표출된게 아니란 걸 깊은 고뇌속에서 깨달았습니다. 상실을 다룬 '좋은이별'이라는 책을 읽으며 저의 마음의 상처가 된 원인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고 저의 아픈 마음과 지금의 모습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전 비슷한 감정으로 무언지 모를 답답함과 허무함 속에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김형경의 책을 선물했지요..읽고 있는 중일텐데 소중한 자신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