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소개란과 대박집 탐방.. 어느곳에 올릴까 생각하다가 이곳으로 정했습니다.
함께 탐방하자는 취지와는 맞지 않지만 맛집이라기 보다는 대박집이고 제가 느낀 대박이유를
일인 대박집 탐방보고서로 갈음하면 될듯해서 ...^^ 그 느낌을 공유하고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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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우롱과 그의 이쁜 마눌님 2인은 부천에서 소문난 롯데백화점 뒤에 있는 "성북동왕돈까스"집에 드디어 다녀왔다.
평소 소문을 듣고 한번 다녀와야겠다.. 생각하고 가 보았지만 갈때마다 길게 줄을 서 있으니
돈까스 하나 먹자고 줄을 서기가 싫었다. 그것도 점심 저녁시간에 많을때는 20~30명씩
서있으니 줄설 엄두가 나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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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음식장사 하는 사람이라 돈까스와 소스를 맛있게 만들줄 아는데 그 돈까스가 그 돈까스지
무어 그리 다를게 있을까.. 하고 궁금한 참이었다. 어제는 오후 3시반쯤 느즈막히 가보았다.
이시간이면 점심손님 빠져서 쉽게 먹겠지..(나참 똑똑해^^)하고..
그런데..... 줄은 없었지만 홀엔 손님이 가득했고 유리문에 안내글이 있었다.
오후 5시에 영업시작합니다. - -
3시부터 5시까지는 쉬는지 고기를 다시 재는지.. 암튼 손님을 받지 않는단다...- -
저녁 6시30분쯤 가보았더니 허거걱.. 약 30 여명이 늘어서있다.
부럽기도하고 짜증도나서 그냥 발걸음을 돌렸다.
어떻게 하면 줄서지않고 먹을수있을까 궁리한끝에 전화로 영업시간을 물어보았다.
점심영업시간 11시 30분 부터 3시까지
쉬는시간 3시부터 5시까지
저녁영업시간 5시부터 8시30분까지
오늘 11시에 서둘러 나서니 성북동왕돈까스집이 저~앞에 보이는데 문앞에 줄이 보이지않는다.
아싸~ ^^ 제대로 왔구나 싶은데..맞은편쪽에서 두사람이 걸어오는 폼이 나와 목적지가 같아보였다.
재촉하는 내 걸음을 느리게 따라오는 집사람을 붙잡아 끌어 급하게 들어가니
문앞의 한자리만 남고 손님으로 꽉 찼다.
우리가 자리에 앉으니 아까본 그 두사람이 들어오면서
늦었다고 탄식을 한다. 약 10초의 차이로 그 손님들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서 영업시작시간인
11시30분이 되자 줄이 늘어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돈까스1, 왕모밀1, 돈까스포장1 이렇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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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둘다 돈까스를 시켰는데 주문받는사람이 두분이 드시기에 양이 많을텐데 괜찮겠어요?
하고 묻는다. (무쓴 소리.. 내 배를 뭘로 보고) 속마음과 달리 다른것도 맛보기위해 냉모밀을
같이 시켰다. 우리만 먹고가기 미안해서 애들것 하나는 포장하고..
그제사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쭉 둘러보게되었다.
주방에 5명 홀에 4명.. 일하는 분들이 테이블수에 비해서 많아보였다.
테이블 9개..
내눈에는 테이블 간격이 아주 넓어서 조정하면 한줄더,
약 3~4개의 테이블을 더 넣을수도 있을텐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전에 옆의 좁은 가게에서 지금의 넓은 가게로 옮긴것으로 아는데
흔히 테이블에 욕심을 내기 쉬운데 욕심을 버리고 손님에게 쾌적한 자리를 배려한것이다.
음식장사하는 내눈에는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였다.
하루종일 손님이 줄서서 들어오니 일하는 분이 많아야 서비스가 제대로 될터이다.
쾌적한 자리와 서비스에는 일단 후한 점수를 준다.
그런데 줄선 손님중 몇이 가게에 들어와서 내 등뒤에 서있다. 아.. 이것은 좀.. 많이 불편했다.
그런데.. 합석하면 안 되냐고 주인인지 종업원인지.. 모를분에게 요구한다.
그러자 부드럽게.. 손님이 원하지 않을것이라면서 거절해준다. 아.. 땡큐베리...^^
(욕심많은 주인이라면
손님줄이 늘어서는데 많이 팔 욕심으로 테이블도 빽빽하게 놓을것이고,
가능하면 합석을 유도할것이고,
딱 필요한 인원으로 인건비도 줄일것이고..
아마도 이집의 이런 배려가 손님을 줄서게 만드는 비법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하지만 음식을 다 먹고 나올때까지..
사진찍는 내내.. 등뒤에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나를 보는 시선에 꼭 체할것만 같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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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양이 눈꼽만큼(^^) 크림스프가 나왔다. 이건.. 양이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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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깍두기.. 반찬은 달랑 이거 하나.. (스프나 깍두기 둘다 맛은 그냥 그랬다)
먼저 집사람의 왕모밀이 먼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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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빵 큰 스텐냉면 그릇에 나왔다.
정말 왕모밀이다. 4,500원에 이만큼이나 주다니.. 둘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다.
나는 그 양에 그만 마음이 아주아주 훈훈해짐을 느꼈다.
그러나 양많은것이 100점이라면 그 맛은 조금 서운했다.
모밀양에 비해서 무 갈은것과 다진 파가 아주아주 조금밖에 안 들어있고 와사비는
아예 없어서 맛이 많이 떨어졌다. 또 모밀육수를 살얼음이 끼게 얼려 나온것은
좋은데 면을 삶은후 얼음물이 아닌 그냥 찬물에 대충 씻어 냈는지 면이 차갑지를 않다.
살얼음낀 육수가 금방 녹아버린다. - -
그러나 둘이서 작은 접시에 사이좋게 덜어먹으니 이런 불만은 금방 잊혀진다.
왕모밀을 반쯤 먹을즈음.. 내 돈까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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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은데 마카로니 3개는 너무했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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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내가본 접시중 제일 큰것이 아닐까 싶다.
그 큰접시에서 돈까스가 우람한 덩치를 자랑하고있다.
우와~ 먹기도 전에 나는 이미 만족해 버렸다.
돈까스 4개를 시키면 한 테이블에 다 놓기 힘들것 같았다.
보고서, 먹으면서, 먹고나서 느낀건데 고기 무게가 아마도 족히 300g은 될듯..
넘으면 넘지 모자라지는 않을거라고 집사람과 의견일치를 보았다.
돈까스와 소스의 맛도 좋았다.
매우 훌륭한, 아주 뛰어나게 훌륭한 맛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식사로 이정도면
괜찮은 맛이라고 생각되었다.
돈까스를 먹다가 목이 메면 모밀면을 먹고, 모밀면을 먹다가 돈까스를 먹고..
모밀면의 육수가 다 녹으니 이제 면과 육수가 차가와졌다.
집사람과 둘이서 돈까스도 모밀면도 둘다 배부르게 먹었다.
이집 성북동왕돈까스에 손님이 늘 줄을 서는것은
주인의 손님에 대한 깊은 배려와
가격대비 충분히 만족할만큼의 양에
기본이상의 맛을 제공하기 때문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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