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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도지경 제1권
5. 오음성패품(五陰成敗品)
[인간 세계에 떨어지는 이]
행동이 순박하게 한결같지 못하여 혹 착하기도 하고, 혹 악하기도 한 사람은 마땅히 인간세계[人道]에 떨어지리니,
부모들이 교합하면 정신이 그 때를 놓치지 않고 곧 와서 자식으로 태어나게 되는데,
부모의 덕상(德想)이 함께 동시에 동등해지면,
그 어미의 태(胎)가 소통함에 구속이나 걸림이 없고 마음에 기쁨을 품고 좋아서 뛰고 삿된 생각이 없으며, 곧 부드러워져 서글퍼함이 없으며, 질병이 없어서 충분히 자식을 밸 능력이 있으며, 거들먹거리거나 또한 어긋난 행동이 없고 바른 법을 따르고 혼탁하고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아 곧 일체의 흠이 있거나 더러운 먼지를 버린다.
아비의 정(精)은 맑지도 않고 또한 흐리지도 않아 적당하며, 거세지도 않고 또한 부패하지도 않으며, 빨갛거나 까맣지도 않고 또는 풍한(風寒)과 온갖 독기가 섞여 있지도 않아 소변과는 아주 판이하다.
그러면 마땅히 와서 태어날 이의 영혼이 곧 다가와서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말하기를,
‘가령 이 남자가 여자와 더불어 어울리지 않는다면, 내가 그녀와 더불어 통하여 저 남자의 노여운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싶다.
저 남자를 분노하게 하고 나서, 공경하는 마음을 품어 여자에 대하여 생각한다면 노여움과 기쁨이 한꺼번에 생기게 될 것이다’ 하면서,
곧 남자를 배제하고 여인에게 향하려고 할 무렵 아버지의 정액이 떨어지면,
그 영혼은 기뻐하며,
‘이것은 바로 나를 허락한 것이다’ 하고 말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때 바로 중지에서의 5음을 잃고 포태(胞胎)에 들어가 부모들의 정기와 합해지게 된다.
이미 포태 속에 있게 되면 갑절이나 더 즐거워 펄펄 뛰는데, 이것은 중지에서의 5음은 아니지만 또한 그것과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포대에 들어감과 5음]
포태 속에 들어가는 이것을 곧 색음(色陰)이라 하고,
기뻐하는 때를 통락음(痛樂陰:受陰)이라 하며,
정(精:父母의 交合)에 대한 생각이 있을 때를 곧 상음(想陰)이라 하고,
본래의 죄와 복의 인연으로 인하여 포태에 들어가는 것을 곧 행음(行陰)이라 하며,
영혼이 포태를 의지하여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을 곧 마땅히 식음(識陰)이라 하나니,
이렇게 화합하는 것을 5음(陰)이라고 한다.
[태 속에 들어있을 때]
태 속에 들어있을 때에 두 가지 근(根:감관)을 얻나니, 곧 의근(意根)과 신근(身根)이다.
7일 동안은 그 속에 머물면서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다가,
14일째에 이르면 그 태가 점차 변해서 멀건 타락[酪]처럼 되며,
21일째에 이르면 생 타락[生酪]처럼 되고,
28일째에 이르면 정기가 엉겨서 익은 타락[熟酪]처럼 되며,
35일째에 이르면 태와 정기가 드디어 변하여 마치 생소(生酥)처럼 되어 있다가,
42일째에 이르면 변하여 굳은 살[息肉]처럼 되며,
49일째에 이르면 더욱 발전해서 한 조각의 살덩어리[段肉]처럼 되고,
또 56일째에 이르면 그 단단하기가 마치 질그릇[坏]처럼 되고,
63일째에 이르면 또 변하여 다섯 개의 포(皰)가 생기나니,
즉 두 팔꿈치와 두 허벅다리와 목 부위가 생기는데 안에서부터 생겨 나온다.
70일째에 이르면 또다시 다섯 개의 포가 생기나니, 즉 두 팔목과 두 발목과 머리가 생기는 것이고,
77일째에 이르면 계속 스물네 개의 포가 생기나니, 즉 손가락ㆍ발가락ㆍ눈ㆍ귀ㆍ코ㆍ입으로서 이것은 안에서부터 생겨나오며,
84일째에 이르면 위의 모든 포의 모양이 점점 더 성숙해지고,
91일째에 이르면 배[腹]의 모양이 나타나며,
98일째에 이르면 간ㆍ허파ㆍ염통ㆍ지라ㆍ콩팥 등이 생기고,
105일째에 이르면 대장(大膓)이 생기며,
112일째에 이르면 소장(小膓)이 생기고,
119일째에 이르면 위(%(月*胃)위)가 생기며,
126일째에 이르면 생장(生臟)과 숙장(熟臟) 이 두 가지가 생기고,
133일째에 이르면 넓적다리ㆍ발꿈치ㆍ창자ㆍ갈비뼈ㆍ손바닥ㆍ발등ㆍ팔ㆍ마디ㆍ힘줄 등이 생기며,
140일째에 이르면 음부[陰]ㆍ 배꼽ㆍ젖ㆍ턱ㆍ목 등의 모양이 생긴다.
147일째에 이르면 몸뚱이 뼈가 각기 나누어져서 그 응하는 바를 따르게 되나니, 두 뼈는 머리에 붙고 서른두 개의 뼈는 입에 붙고, 일곱 뼈는 목에 붙고 두 개의 뼈는 넓적다리에 붙으며, 두 개의 뼈는 팔꿈치에 붙고, 네 개의 뼈는 팔뚝에 붙으며, 열두 개의 뼈는 가슴에 붙고, 열여덟 개의 뼈는 등에 붙으며, 두 개의 뼈는 볼기[臗]에 붙고, 네 개의 뼈는 무릎[脥]에 붙으며, 마흔 개의 뼈는 발에 붙고, 미세한 뼈 108개는 몸뚱이 살과 합쳐지며, 열여덟 개의 뼈는 양쪽 갈비에 붙고, 두 개의 뼈는 어깨에 붙는다.
이와 같이 몸에 있는 뼈 300개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뼈가 유연(柔軟)하여 금방 달린 조롱박과 같은 모양이다가
154일째에 이르면 그 뼈가 점차 단단해져서 마치 익지 않은 조롱박과 같아지고,
161일째에 이르면 그 뼈가 더욱 더 단단해져서 마치 호도(胡桃)와 같이 된다.
이 300개의 뼈가 각기 서로 연결되어 발 뼈는 발에 붙고 무릎 뼈는 무릎에 붙으며, 복사뼈는 복사뼈에 붙고 넓적다리뼈는 넓적다리에 붙으며, 볼기뼈는 볼기에 붙고 척추 뼈는 척추에 붙으며, 가슴뼈는 가슴에 붙고 갈비뼈는 갈비에 붙으며, 입술 뼈는 입술에 붙고, 목ㆍ턱ㆍ팔뚝ㆍ손ㆍ발의 모든 뼈가 모습이 바뀌어져 연결된다.
이와 같이 합쳐진 뼈는 마치 환화(幻化)와도 같고 또는 조합해서 만든 수레와도 같나니, 뼈는 담장[垣墻]이 되고 힘줄은 흐르는 피를 묶었으며, 살갗과 살로 몸 속을 바르고 얇은 피부로 그것을 감싸고 있다.
본래의 죄와 복으로 인하여 과보를 얻어 이런 것을 이룩하는 것인데 생각이 없이 그 마음의 근원에 의지하고 바람을 따라 끌려서 거동(擧動)하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저 다섯 개의 뼈가 모이고 합쳐
마음을 따라 가볍게 멋대로 움직이고
몸에 붙어 있어 서로 버티는 것이
마치 몸을 당겨 기어가는 뱀과 같네.
전생에 지었던 행인
선과 악이 일어나는 법은
비유하면 마치 사람이 다니는 길이
혹 평평하기도 하고 가시덤불도 있는 것과 같다.
168일째에 이르면 700개의 힘줄이 생겨 그 몸뚱이를 얽어매고,
175일째에 이르면 7천 개의 맥박이 생기는데 아직은 완전하게 성숙되지 못한 상태
182일째에 이르면 모든 맥박이 다 빠짐없이 원만하게 갖추어지고 성숙해져서 마치의 구멍[蓮華根孔]과 같아지며,
189일째에 이르면 363개의 힘줄이 모두 이루어지며,
196일째에 이르면 처음으로 살이 생기고,
203일째에 이르면 살이 점점 두터워진다.
210일째에 이르면 겨우 피부 모양이 생기고,
217일째에 이르면 피부가 점점 변해서 두껍고 단단해지며,
224일째에 이르면 피부가 변해서 완전하게 이루어지고,
231일째에 이르면 귀ㆍ코ㆍ입술ㆍ손가락ㆍ발가락과 무릎의 마디가 모두 이루
238일째에 이르면 99만 개의 털구멍이 생기긴 해도 털구멍이 아직은 완전한 상태,
245일째에 이르면 털구멍이 완전하게 갖추어지며,
252일째에 이르면 손톱과 발톱이 이루어진다.
259일째에 이르면 어머니의 뱃속에서 여러 가지 바람이 일어나나니, 바람이 일어나 아이의 귀ㆍ눈ㆍ코ㆍ입을 트이게 하기도 하고, 혹은 바람이 일어나 그 털과 머리카락을 물들게 하기도 하는데, 혹은 단정하게 하기도 하고 혹은 추하게 하기도 한다.
또 바람이 일어나 신체와 얼굴의 색을 형성하는데, 혹은 하얗게 하기도 하고 혹은 빨갛게 하기도 하고 까맣게 하기도 하며, 예쁘게 하기도 하고 혹은 밉게 하기도 하니, 이 모두는 전생에 지은 행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 7일 동안에 풍(風)ㆍ한(寒)ㆍ열(熱)이 생기고 대변과 소변을 통하게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이 몸은 그 내부가 힘줄로 얽혀지고
모든 혈맥으로 된 것으로서
부정한 부패물만 담겨 있나니
물로 새어나가는 모든 구멍을 씻어라.
허망하게 덮여 마음에 부림을 당하고
교활함과 거짓이 합쳐 이루어지니
기계로 움직이는 나무 인형처럼
구하려 하는 것 얻기가 매우 어렵네.
266일째에는 어머니 뱃속에 있으면서 본래 지었던 행을 따라 저절로 바람이 일어나나니, 전생에 착한 일을 행한 사람은 곧 향기로운 바람이 일어나 몸과 뜻에 맞고 유연(柔軟)하여 티가 없게 하며, 그 골절에 불어넣어 단정하게 하므로 사랑하고 공경하지 않는 이가 없게 된다.
전생에 악한 일을 행한 사람은 냄새나는 바람이 일어나 몸이 편안치 못하고 마음과 뜻에도 맞지 않으며, 그 바람이 골절에 불어 등이 구부러지게 하고 단정하지 못하게 하며, 또한 못생긴 남자가 되게 하므로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게 된다.
이 266일은 4일이 모자라는 아홉 달째인데, 그 4일 동안에 아이의 신체와 골절이 자라나서 곧 완전한 사람이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사람 몸이 아홉 달을 거치는 동안
곧 모든 신체와 혈맥을 갖추고
골절이 모두 완성되며
원만하게 갖추어 결함이 없다.
뱃속에서 점차 저절로 갖추어져
차츰차츰 커지고 자라나서
기한이 되자 모두 완전하게 되는 것이
마치 달이 점점 보름달이 되가는 것과 같네.
그 어린아이의 신체는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한 부분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것이고, 한 부분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이다.
신체에 난 모든 머리카락ㆍ털ㆍ뺨ㆍ눈ㆍ혀ㆍ목구멍ㆍ염통ㆍ간ㆍ지라ㆍ콩팥ㆍ창자ㆍ피 같은 연한 것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이고,
손톱ㆍ발톱ㆍ이[齒]ㆍ뼈ㆍ마디ㆍ골수[髓]ㆍ뇌(腦)ㆍ힘줄ㆍ맥박 같은 단단한 것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사람의 신체 서로 연계(連繼)됨이
모두 부모로부터 받아서 생겨났고
여러 가지의 골절 또한
인연이 변화하여 된 것이네.
이렇듯 의지하여 얼굴빛을 이루었다가도
모두 마땅히 노쇠하여 없어지고 마나니
여러 가지 재료를 합해 수레를 만들듯이
몸뚱이를 헤아려 보면 그 또한 그러하다.
화살 만드는 데는 두 가지가 있어야 하듯
몸을 이루는 것도 그와 같다.
부모로부터 그리고 과보를 인하여
그런 뒤에야 비로소 생겨나게 된다.
그 어린아이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에는 생장 아래와 숙장 위, 그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데,
사내 아이는 등을 밖으로 하고 얼굴은 안으로 향한 채 왼쪽 옆구리에 있고,
계집아이는 등을 어미에게 대고 얼굴은 밖으로 향한 채 오른쪽 옆구리에 있다.
냄새나는 곳에서 깨끗하지 못한 오로(汙露)를 고통스러워하면서 모든 골절을 구부린 채 펴지도 못하며, 가죽 주머니 속에 버려져 있고 창자 그물에 얽매이고 싸여 있다.
피투성이가 되고 더러운 것들이 묻은 채로 거처하고 있는데, 너무나 좁아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똥과 오줌 따위의 더러움에 밀착되어 있는 모습이 이와 같다.
[아홉 달째 4일이 모자라는 동안의 생각]
아홉 달째 4일이 모자라는 그 동안에는,
전생에 착한 일을 행한 사람은, 첫 날과 다음 날에 마음을 내어 속으로 생각하기를,
‘나는 원관(園觀)에도 있었고 또한 천상(天上)에도 있었다’ 하는데,
악한 일을 행한 사람은,
‘나는 니리(泥犁:地獄)세계의 지옥에 있었다’ 하면서,
사흘이 지나는 동안 시름하면서 좋아하지 않다가 4일째에 이르면 어미의 뱃속에서 바람이 일어나, 혹은 위로 불기도 하고 혹은 아래로 불기도 하면서 그 아이의 몸을 굴려 머리를 거꾸로 하게 하여 산문(産門)으로 향하게 한다.
이때 덕행이 있는 사람은 속으로 생각하기를,
‘나는 못에 몸을 던져 목욕하며 물 속에서 놀다가 높은 평상 꽃향기가 있는 곳으로 떨어진다’ 하는데,
복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을 내어 말하기를,
‘나는 산으로부터 떨어져 숲 속이나 언덕, 또는 깊은 구렁이나 더러운 곳에 떨어지거나 혹은 지옥 그물 속이나 가시덤불이나 넓은 들판이나 돌 틈이나 창과 칼 위에 떨어진다’고 하면서,
시름하고 근심에 싸여 즐거워하지 않나니, 선과 악의 과보가 이와 같이 서로 같지 않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만일 타오르는 불 속에 뛰어들면
자욱한 연기가 몰려들어 둘러싸는 것처럼
방일하게 산 과보로 이루어진 것은
그 몸이 끓는 물 속에 있는 것 같네.
괴로움과 즐거움이 말미암는 바는
모두 죄와 복으로 인해 이루어지나니
여러 생(生) 동안 지었던 그대로
몸을 받는 것이 각각 이와 같네.
[태어날 때]
그 어린아이의 몸이 이미 산문(産門)에 당도했을 때나 또는 땅에 떨어졌을 때, 바깥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여인이 손을 대어 따뜻한 물로 어린아이를 씻으면, 독한 기운이 핍박하여 그 고통이 마치 종창(腫瘡)을 앓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은 괴로운 고뇌(苦惱) 때문에 혹 죽는 게 아닌가 하고 두려움에 잠겨 문득 어리석음과 의혹이 생긴다.
그런 까닭에 혼미하고 심란해져서 본래 어떤 곳으로 따라 와서 어느 곳으로 가는지를 알지 못하게 된다.
마침 태어나 땅에 떨어져 피투성이가 되어 냄새나는 곳에 있을 때에는, 귀신과 도깨비[鬼魅]가 와서 둘러싸 나쁘고 삿된 곳에 떨어지고, 비시(飛屍)에 접촉되며, 고도(蠱道)와 전귀(癲鬼)가 저마다 엿보다가 범하는 것이,
마치 네 거리 길에 떨어져 있는 한 조각 고기 덩어리에 까마귀ㆍ솔개ㆍ보라매ㆍ이리 떼 따위가 각각 몰려와서 다투는 것과 같나니,
모든 요사스런 귀신과 도깨비가 아이에 대하여 틈을 엿보려고 빙 둘러 있는 모습도 또한 이와 같다.
전생에 선을 행한 이는 간사한 무리가 틈을 타지 못하지만,
혹 전생에 악을 행한 이는 온갖 간사한 무리가 곧 달라붙는다.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에는 어머니의 젖으로 인하여 자라나다가 점점 커지게 되면 음식을 먹고 장성하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어미의 태 안에 있을 때에도
온갖 괴로움을 받고
이미 태어나서 사람의 몸 얻어도
그 고통 백천 가지나 되네.
모든 감관[根] 이미 갖추고 나서
이로써 위태롭고 허약한 몸 태어나더라도
태어나면 반드시 늙고 죽는 것
이것은 가장 참답지 못한 것이라 한다.
[몸의 여러 가지 벌레들]
아이가 이미 자라나면 젖을 먹고 몸을 기르다가, 마침 곡식의 기운과 맛을 얻게 되면 바로 그 몸에 여든 가지 벌레가 생기게 된다.
두 종류는 머리카락의 뿌리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설지(舌舐)요, 둘째는 그 이름이 중지(重舐)이다.
세 종류는 머리에 있는데, 그 이름은 견고(堅固)ㆍ상손(傷損)ㆍ훼해(毁害)이다.
한 종류는 뇌(腦) 속에 있고 두 종류는 뇌 표면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철주(%(虫*喆)蛛)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모요(耗擾)이며, 셋째는 그 이름이 궤란(憒亂)이다.
두 종류는 이마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비하(卑下)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후부(朽腐)이며,
두 종류는 눈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설지(舌舐)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중지(重舐)이다.
두 종류는 귀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식미(識味)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현미영(現味英)이다.
두 종류는 귀뿌리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적(赤)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부적(復赤)이며,
두 종류는 코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비(肥)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부비(復肥)이다.
두 종류는 입 속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요(搖)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동요(動搖)이며,
두 종류는 이 속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악폐(惡弊)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흉포(凶暴)이다.
세 종류는 이 뿌리에 있나니, 그 이름이 천식(喘息)ㆍ휴지(休止)ㆍ졸멸(捽搣)이다.
한 종류는 혀에 있나니, 그 이름이 감미(甘美)이고,
한 종류는 혀뿌리에 있나니, 그 이름이 내왕(來往)이며,
한 종류는 목구멍에 있나니, 그 이름이 수후(嗽喉)이다.
두 종류는 눈동자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생(生)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불숙(不熟)이며,
두 종류는 어깨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수(垂)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부수(復垂)이다.
한 종류는 팔에 있나니, 그 이름이 주립(住立)이고,
한 종류는 손에 있나니, 그 이름이 주선(周旋)이며,
두 종류는 가슴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액갱(額坑)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광보(廣普)이다.
한 종류는 염통에 있나니 그 이름이 반박(班駁)이며,
한 종류는 젖에 있나니 그 이름이 동현(湩現)이고,
한 종류는 배꼽에 있나니 그 이름이 위요(圍繞)이다.
두 종류는 옆구리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월(月)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월면(月面)이며,
두 종류는 척추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월행(月行)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월모(月貌)이다.
한 종류는 등과 가슴 사이에 있나니, 그 이름이 안풍(安豊)이고,
한 종류는 가죽 속에 있나니 그 이름이 호조(虎爪)이며,
두 종류는 살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소부(消膚)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요수(遼樹)이다.
네 종류는 뼈에 있나니, 그 이름이 심독(甚毒)ㆍ습독(習毒)ㆍ세골(細骨)ㆍ잡독(雜毒)이며,
다섯 종류는 골수에 있나니, 그 이름이 살해(殺害)ㆍ무살(無殺)ㆍ파괴(破壞)ㆍ잡해(雜骸)ㆍ백골(白骨)이다.
두 종류는 창자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강랑(蜣蜋)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강랑훼(蜣蜋%(口*隽))이며,
두 종류는 작은 창자[細腸]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아자(兒子)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부자(復子)이다.
한 종류는 간(肝)에 있나니, 그 이름이 은시(%(口*銀)喍)이고,
한 종류는 생장(生臟)에 있나니, 그 이름이 피민(帔忟)이며,
한 종류는 숙장(熟臟)에 있나니, 그 이름이 태식(太息)이다.
한 종류는 곡도(穀道)에 있나니, 그 이름이 중신(重身)이고,
세 종류는 똥 속에 있나니, 그 이름이 근목(筋目)ㆍ결목(結目)ㆍ편발(編髮)이며,
두 종류는 꽁무니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유하(流下)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중류(重流)이다.
다섯 종류는 포(胞)에 있나니, 그 이름이 종성(宗姓)ㆍ악족(惡族)ㆍ와매(臥寐)ㆍ불각(不覺)ㆍ호즙(護汁)이고, 한 종류는 허벅다리에 있나니 그 이름이 과장(撾杖)이다.
한 종류는 무릎에 있나니, 그 이름이 현상(現傷)이고,
한 종류는 복사뼈[踝]에 있나니, 그 이름이 침훼(鍼%(口*隽))이고,
한 종류는 발가락에 있나니, 그 이름이 초연(燋然)이며,
한 종류는 발바닥에 있나니 그 이름이 식피(食皮)이다.
이 여든 가지의 벌레가 사람 몸에 있으면서 낮과 밤으로 몸을 갉아먹는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머리카락에서부터 발에 이르기까지
그 속에서 골고루 벌레가 사람을 갉아먹나니
헤아려보건대 모두 더러운 것뿐이어서
비유하면 마치 흐린 물[濁水]과 같네.
제 자신에서 생겨나 도리어 제 자신을 해치는데
마치 칼로 원수진 사람을 해치듯 하고
늘 몰려와서 그 몸을 씹어 해치기를
흘러가는 물이 양쪽 언덕을 무너뜨리듯 하네.
대개 사람의 몸 속에 풍(風)과 습(濕)으로 인해 일어나는 병이 101가지가 있고, 한(寒)과 열(熱)로 일어나는 병이 각기 101가지가 있나니, 모두 합쳐 계산하면 404가지 병이 사람 몸 속에 있다.
마치 나무에서 불이 생겨나서 도리어 나무 자신을 태우듯이,
병도 또한 이와 같아서, 본래 몸으로 인하여 생겨나서 도리어 사람을 위태롭게 한다.
몸 속과 겉에도 여든 가지 벌레가 생겨나서 그 몸에서 요동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치 못하게 만드는데, 더구나 몸 밖에서 일어나는 괴로움이야 어떠하겠는가?
이와 같이 몸을 헤아려본다면 늘 근심과 걱정뿐인데, 범부들은 스스로 편안하다고 생각하면서 들으려 하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왜냐 하면 진리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머리카락ㆍ털ㆍ손톱ㆍ발톱ㆍ치아와
염통ㆍ살ㆍ가죽ㆍ뼈가 합해진 것이며
정액ㆍ피ㆍ차가운 기운과 뜨거운 기운이 생기고
골수ㆍ뇌ㆍ비계ㆍ생장ㆍ숙장이 있다.
침과 눈물이 항상 흘러내리고
대변과 소변이 늘 새어나가고 있으니
따져 보면 무상하고 부정한 것뿐인데
어리석은 이는 이를 보배로 여기네.
사람의 몸을 헤아려 생각해 보건대 얇은 가죽으로 덮여 있는 것이,
마치 매우 얇은 벗나무 껍질로 대추를 합하여 싸놓은 것과 같을 뿐이건만 번뇌가 가득한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가령 가죽만 벗겨버린다면 마치 미련한 고기 덩어리와 같은 것인데, 어찌 사람의 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다만 골절이 서로 버텨주고 있어서 저 쇠사슬[鐵鎖]을 연결해 놓은 것과 같을 뿐이니, 진리를 깨달아 이와 같음을 안다면 오히려 발로 밟지도 않을텐데, 하물며 가까이하고 눈으로 쳐다보겠는가?
이것을 게송으로 찬탄하여 말한다.
근본을 따져보면 더러운 것뿐이어서
비유하면 냄새나는 시체와 같고
또한 모든 먼지나 때[垢]와 같으며
몸의 벌레 또한 모두 그와 같다.
또한 허울 좋은 그림과 같아
나중에는 부패로 돌아가나니
진리로 본다면 본래 없는 것[無]인데
어찌 의지하고 가까이 하겠는가?
[사람의 수명, 질그릇의 비유]
헤아려 보건대 사람이 세간에서 재앙과 복을 짓다가 그 수명을 다하지 못한 채 중간에 일찍 요절하는 이가 있다.
비유하면 도자기 만드는 기술자[陶家]가 여러 가지 질그릇을 만드는데,
처음 만들기 시작할 때에는 더러 깨지기도 하고, 혹은 칼로 질그릇을 다듬을 때 깨지기도 하며,
혹은 그릇을 올리다가 깨지기도 하고, 혹은 내릴 때 깨지기도 하며,
혹은 땅에 놓을 때 깨지기도 하고, 혹은 다룰 때 깨지기도 하며,
혹은 그릇을 말릴 때 깨지기도 하고, 혹은 그릇을 굽는 가마 속에서 깨지기도 하며,
혹은 구울 때 깨지기도 하고, 혹은 옮길 때 깨지기도 하고,
혹은 사용할 때 깨지기도 한다.
설령 사용치 않더라도 오래 보관하다 보면 모두 깨지고 마는 것과 같다.
사람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처럼 발심하여 오다가 끝까지 이르지 못하고 죽기도 하고,
혹은 두 근(根)을 얻었을 적에나 태 안에서 생낙(生酪)과 같은 시기에서나, 숙낙(熟酪)과 같은 모습일 때나 식육(息肉)과 단육(段肉)과 같이 되었을 적에나, 6정(情)을 모두 원만하게 갖추었을 때나 또는 원만하게 갖추지 못하였을 적에 죽기도 하며,
태어나려고 할 무렵이나 막 땅에 떨어지자마자 죽기도 하며,
태어난 지 1일이나 100일, 혹은 한 살이나 열 살 되었을 적에 죽기도 하고 학업을 닦다가 죽기도 하며,
스무 살ㆍ서른 살이나, 마흔 살ㆍ쉰 살에 죽기도 하며,
한 살 때에 죽기도 하고 100살까지 살다가 죽기도 하며,
설령 아무리 오래 산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꼭 멸진(滅盡)에 돌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헤아리건대 5음은 본래 다 공(空)한 것이어서 이리저리 서로서로 의지하여 잠시 동안에 태어났다가 잠시 동안에 멸하며, 발[足]을 한 번 들었다 내려놓는 짧은 시간이기도 하여 모두 무상한 것이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여 도리어 이 몸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라고 헤아리고 있다.
그리하여 젊은 때로부터 늙어질 때까지 모두들 내 것이라고 고집하면서 한 가지로만 부르짖으며 덧없이 변하는 것임을 알지 못하고 있다.
[생사의 흐름의 근본과 끝]
도를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생각하여,
‘이것으로부터 이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것을 없애면 무(無)가 된다’고 그렇게 헤아려야 한다.
본래 행한 것으로 인하여 재앙과 복이 생기는 까닭에 결국엔 죽어서 중지(中止)로 있다가 포태(胞胎)에 이르게 되면 정신이 거기에 의지하여,
그 모양이 마치 멀건 낙(酪)이나 식육(息肉), 또는 단육(段肉)처럼 되고 점점 단단한 고기 덩어리 같이 되면,
그로 인하여 6근이 생기게 된다.
6근이 원만하게 갖추어지면 곧 태어난다. 그리하여 어린 때로부터 중년에 이르고, 마침내는 늙고 병드는 지경에 이르렀다가 다시 죽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 5음이 항상 생사의 바퀴에 굴러서 항상 흐르는 냇물처럼 그치지 않는다.
저 일체는 다 공(空)한 것이어서 비유하면 마치 허깨비[幻化]와 같나니, 이와 같이 뒤바뀌어 늙고 병들고 죽기에 이르는 것이다.
비유컨대 큰 성(城)의 서쪽 문에서 불이 나서 차례차례 타올라 마침내는 동쪽 문에까지 이르러 모두 다 타서 잿더미가 되었을 적에,
동쪽 문에서 난 불을 따져보면, 이것이 맨 처음 난 불은 아니지만,
그러나 타는 것이 본래 불에서 떠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사람도 또한 그와 같아서, 본래 인연으로부터 화(禍)와 복(福)이 따르므로 마땅히 이와 같음을 관찰하여,
‘이것으로부터 이것이 있다’고 알아야 한다.
어찌하여 이것이 없어지면 곧 무(無)라고 하는가?
재앙과 복, 그리고 다른 번뇌가 없으면 죽음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미 죽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중지(中止:中陰)로 있지도 않나니, 가령 중지가 없다면 어디로부터 생겨남[生]이 있을 것이며, 이미 생겨남이 없다면 저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어디로부터 있겠는가?
이 생사의 흐름[流]의 그 근본과 끝을 헤아려 보건대 이와 같으니, 도를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5음이 어디로부터 좇아서 성하고 패하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모든 지혜의 이치를 밝게 알아서
청정한 마음 둥근 달과 같으시고
뜻 가짐이 한결 같으시어
삼계의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시네.
마치 물 속에서 핀 연꽃이
감미(甘美)롭고 부드러운 것처럼
입으로 베풀어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 이들은 곧 기뻐하며 통달하네.
본래 생겨나는 이치를 분별하고
사라짐으로 돌아감을 깨달아
능인(能仁)을 끝내 이루셨으니
중생을 가엾이 여기시기 때문이네.
나는 부처님의 경전을 좇아
살펴 모으고 뽑아 기록하였나니
부처님께서 강설하신 것을 의지하여
『수행도지경』을 지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