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달마구사론본송
7. 분별지품(分別智品)[61송]
성혜(聖慧:무루혜)의 인(忍)은 지가 아니고
진지와 무생지는 견이 아니며,
그 밖의 혜는 두 가지와 통하고, 유루혜는
모두 지이나 여섯 가지(5견과 세속정견)는 견의 성질이다.
지(智)에는 열 가지가 있지만,
총괄하면 두 가지로, 유루ㆍ무루의 차별이 그것인데,
유루지는 세속지로 일컬어지고
무루지는 법지와 유지를 말한다.
세속지는 일체를 두루 경계로 하며
법지와 유지는
순서대로 욕계와 상계의
고제 등을 경계로 삼는다.
법지와 유지는 경계의 차별에 따라
고지(苦智) 등의 네 가지 명칭으로 설정되며,
이 모두는 진지와 무생지와 통하는 것으로
최초의 그것은 오로지 고류지와 집류지이다.
법지ㆍ유지와 도지와 세속지는
타심지를 성취하는 경우가 있지만,
뛰어난 경지와 근기와 상태와
과거세ㆍ미래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법지ㆍ유지는 서로를 알지 못하며
성문과 인각유독각과 부처님께서는
순서대로 견도의 두 찰나와 세 찰나와
일체의 찰나(15찰나)를 안다.
지(智)의 하나로서, 4성제에 대해
나는 이미 알았다는 등으로 아는 것과
더 이상 알 것이 없다는 등으로 아는 것은
순서대로 진지와 무생지이다.
유루지ㆍ무루지를 10지(智)로 건립한 것은
자성과 대치와
행상과 행상ㆍ경계와
가행과 이루어짐과 원인의 원만함에 의해서이다.
멸ㆍ도를 소연으로 하는 법지는
수도의 단계 중에서
아울러 상계의 수소단도 대치하지만
유지는 능히 욕계의 혹을 대치하지 못한다.
법지와 유지는
행상이 모두 열여섯 가지이고,
세속지는 이것과 그 밖의 것이며
4제지는 각기 네 가지이다.
타심지로서 무루의 경우는
오로지 도를 소연으로 하는 네 가지이고,
유루의 경우는 자상을 연으로 하는데
다 같이 하나의 실체[一事]만을 소연으로 한다.
그리고 진지와 무생지의 행상은 열네 가지이니
이를테면 16행상에서 공(空)과 비아를 배제한 것이다.
이같이 청정지(무루지)의 행상은 열여섯 가지를 넘는 일이 없으나,
어떤 이는 있다고 설하니, 논에서 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행상의 실체는 열여섯 가지로서
이것의 본질은 오로지 혜(慧)인데,
능행(能行)은 소연을 갖는 것이고
소행(所行)은 존재하는 모든 법이다.
성(性)의 경우, 세속지는 3성이고 9지는 선이며
소의지의 경우, 세속지는 일체지(地:3계 9지)에,
타심지는 오로지 4지(4정려)에
법지는 6지(미지ㆍ중간ㆍ4정려)에, 그 밖의 7지(智)는 9지에 의지하여 일어난다.
현기의 근거가 되는 신(身)의 경우
타심지는 욕계와 색계의 몸에 의지하고,
법지는 다만 욕계의 몸에 의지하며
그 밖의 8지는 3계의 몸과 모두 통한다.
온갖 지(智)와 염주의 포섭관계에서
멸지는 오로지 최후(법) 염주이고,
타심지는 뒤의 3념주이며
그 밖의 8지는 4념주 모두와 통한다.
온갖 지는 서로가 서로를 소연으로 삼으니
법지ㆍ유지와 도지는 각기 9지를,
고지와 집지는 각기 2지를
4지는 모두 10지를 경계로 하지만 멸지는 지를 경계로 하는 것이 아니다.
소연에는 모두 열 가지가 있으니
이를테면 삼계계(三界繫)와 무루와
무위에 각기 두 가지가 있는 것으로
세속지는 열 가지를, 법지는 다섯 가지를,
유지는 일곱 가지를, 고지ㆍ집지는 여섯 가지를
멸지는 한 가지를, 도지는 두 가지를,
타심지는 세 가지를 소연으로 삼으며
진지ㆍ무생지는 각기 아홉 가지를 소연으로 삼는다.
세속지는 자신의 품류를 제외한
일체의 법을 모두 소연으로 삼아
비아의 행상을 짓는 것으로
그것은 오로지 문소성혜ㆍ사소성혜일 뿐이다.
이생과 성자의 견도위에 있어
초찰나에는 결정코 1지(智)를 성취하며,
제2찰나에는 결정코 3지를 성취하며
뒤의 네 찰나에는 하나씩 증가한다.
수도위에서는 결정코 7지를 성취하지만
이욕자의 경우라면 타심지가 증가하며,
무학위로서 둔근과 이근은
결정코 9지를 성취하고 10지를 성취한다.
견도의 인(忍)ㆍ지(智)를 일으킬 때에는
바로 그것을 미래에도 닦으며,
세 가지(고ㆍ집ㆍ멸) 유지를 일으킬 때에는
아울러 현관변의 세속지도 함께 닦는데,
이는 불생법으로, 득수는 자지와 하지이며
고지ㆍ집지의 그것은 4념주이고, 멸지는 최후 염주로서,
득수는 자제(自諦)의 행상을 경계로 하는데
오로지 가행에 의해 획득되는 것이다.
수도위의 초찰나에는
6지(智) 혹은 7지를 닦으며,
아래 여덟 지(地)를 끊는 무간도와
유욕(有欲)의 그 밖의 도와
유정지를 끊는 8해탈도에서는
각기 7지를 닦으며,
그 이상의 무간도와 그 밖의 도에서는
차례대로 6지와 8지를 닦는다.
무학의 초찰나에서는
9지 혹은 10지를 닦으니,
둔근과 이근이 차별이 있기 때문으로
승진도에서도 역시 그러하다.
연근(練根)의 무간도에서
유학은 6지를, 무학은 7지를 닦으며,
그 밖의 도에서 유학은 6ㆍ7ㆍ8지를
응공은 8ㆍ9지와 일체지(一切智)를 닦는다.
잡수(雜修)와 신통의 무간도에서
유학은 7지를, 응공은 8ㆍ9지를 닦으며,
그 밖의 도에서 유학은 8지를 닦으며
응공은 9지 혹은 일체지를 닦는다.
성자가 그 밖의 공덕을 일으킬 때와
이생이 온갖 상태에서
닦는 지(智)의 많고 적음에 대해
모두 마땅히 참답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모든 도가 이러한 지(地)에 의지하고 획득할 때
이러한 지의 유루를 닦으며,
이러한 지를 떠나고 획득하고 일으킬 때에는
이러한 지와 하지의 무루를 닦는다.
오로지 최초의 진지만이 두루
9지의 유루의 공덕을 닦을 뿐으로,
상지에 태어나면 하지를 닦지 않는데
일찍이 획득한 것은 닦는 것이 아니다.
닦음에 있어 득수(得修)와 습수(習修)는
선한 유위법에 의해 설정된 것이며,
온갖 유루법에 의해
제견수(除遣修)와 대치수(對治修)가 설정되었다.
열여덟 가지의 불공법이란
부처님의 10력(力) 등을 말하는데,
10력 중의 처ㆍ비처는 10지(智)이고
업은 멸지와 도지를 제외한 8지이며,
정려와 근기와 승해와 계(界)는 9지이고
변취(遍趣)는 9지 혹은 10지이며,
숙주와 사생(死生)은 세속지이며
누진(漏盡)은 6지 혹은 10지이다.
숙주와 사생의 지력(智力)은 정려지에
그 밖의 지력은 모든 지에 의지하는데,
섬부주 남자의 불신(佛身)에 의지하여 일어나며
경계에 어떠한 장애도 없기 때문에 역(力)이라 하였다.
몸의 힘은 나라연(那羅延)과 같거나
혹은 마디마디가 모두 그러하니,
코끼리 등의 일곱 가지가 열 배씩 증가한 힘으로
이는 촉처(觸處)를 자성으로 한다.
4무외는 그 순서대로
제1ㆍ제10ㆍ제2ㆍ제7의 힘[力]이며,
3념주의 본질은 염(念)과 혜(慧)로서
수순함과 어긋남과 양자 모두의 경계를 소연으로 한다.
대비(大悲)는 오로지 세속지로서
자량과 행상과 경계와
평등과 상품으로 말미암아 대이며
비와 다른 점은 여덟 가지 이유 때문이다.
자량과 법신과 이타의 점에서
모든 부처님의 법은 서로 유사하지만,
수명ㆍ종성ㆍ족성ㆍ크기 등에 있어서는
모든 부처님의 법에 차별이 있다.
다시 그 밖의 다른 불법(佛法)은
그 밖의 성자나 이생과도 공통되니,
이를테면 무쟁과 원지와
무애해 등의 공덕이 그것이다.
무쟁(無諍)은 세속지로서
뒤(제4)의 정려에 의지하여 부동(不動)이
세 주(洲)에서 일으키며, 아직 생겨나지 않은
욕계의 유사혹(有事惑)을 소연으로 한다.
원지는 일체법을 두루 소연으로 삼으며
그 밖의 사실은 무쟁에서 설한 바와 같다.
무애해에는 네 가지가 있어
법(法)ㆍ의(義)ㆍ사(詞)ㆍ변(辯)이 그것이니,
명(名)과 뜻과 언설과 도(道)를 소연으로 하고
물러남이 없는 지(智:부동법의 지)를 자성으로 하는데,
법과 사는 오로지 세속지로
5지와 2지를 소의로 한다.
의는 10지(智)와 6지이고, 변은 9지로
그것들은 모두 일체지(一切地)를 소의로 하는데,
한 가지만 획득하면 반드시 네 가지를 함께 획득하며
그 밖의 사실은 무쟁에서 설한 바와 동일하다.
이 여섯 가지(무쟁ㆍ원지ㆍ4무애해)는 변제정에 의해 획득되니
변제정은 여섯 가지로, 최후(제4)의 정려이며,
모든 경지에 두루 수순하고, 구경에 이르는 것으로
부처님 이외의 성자는 가행에 의해 획득한다.
신통[通]에는 여섯 가지가 있으니, 신경(神境)과
천안ㆍ천이ㆍ타심과
숙주와 누진통이 바로 그것으로
해탈도와 혜(慧)에 포섭된다.
또한 4신통은 세속지에, 타심통은 5지에
누진통은 10력(力)의 경우와 동일하고,
앞의 5신통은 4정려에 의지하며
자지와 하지를 경계로 삼을 뿐이다.
성문과 인각유와 부처님께서는 각기
2천ㆍ3천ㆍ무수한 세계에서 신통을 행하시며,
일찍이 얻지 못한 자는 가행에 의해
일찍이 닦은 자는 이염에 의해 획득한다.
염주의 경우 처음 3신통은 신(身)이고
타심통은 3념주, 나머지 신통은 4념주이며,
천안통과 천이통은 무기성이고
나머지 4신통은 오로지 선이다.
제5ㆍ제2ㆍ제6의 신통은 명(明)으로
삼세의 어리석음을 대치하기 때문이니,
뒤의 명은 진실이고 두 가지는 가설인데
유학의 경우는 어리석음이 있어 명이 아니다.
제1ㆍ제4ㆍ제6의 신통은 시도(示導)로
교계(敎誡)시도가 가장 존귀하니,
결정코 신통에 의해서만 성취되고
이익과 안락의 과보를 이끌기 때문이다.
신경통의 신은 말하자면 등지가 본질이며
경은 두 가지로, 가는 것[行]과 변화[化]이니,
가는 것의 세 가지 중 의세(意勢)는 부처님에 한정되며
운신(運身)과 승해(勝解)는 그 밖의 유정과 통한다.
변화는 두 가지로, 욕계와 색계의 그것인데
4외처(색ㆍ향ㆍ미ㆍ촉)와 2외처(향ㆍ미)를 자성으로
또한 여기에는 각기 두 종류가 있으니
이를테면 자신과 다른 이의 몸의 변화이다.
능히 변화시키는 마음에는 열네 가지가 있으니
선정의 결과인 두 가지로부터 다섯 가지까지로서,
소의가 되는 선정과 같이 획득되는데
정정(淨定)과 자류(自類)로부터 생겨나고, 두 가지를 낳는다.
변화의 사업은 자지에 의해 일어나고
변화인의 말은 자지와 하지 모두에 의한 것이며,
변화된 이의 몸과 변화의 주인공은 반드시
말을 함께 하지만, 부처님은 그렇지 않다.
먼저 원(願)을 세워 몸에 남겨 두고
그 후 다른 마음을 일으켜 말하는 것이며,
죽어서도 견실함 자체를 남기는 일이 있으나
어떤 이는 남기는 일이 없다고 설하고 있다.
초심자는 여러 마음으로 한 가지 변화를 일으키고
성만위에 이른 자는 이와는 반대인데,
수득(修得)의 변화심은 무기에 포섭되며
그 밖에 획득된 것(生得)은 3성과 통한다.
천안과 천이는 근(根)으로서
바로 선정의 경지의 청정한 색이니,
항상 동분이면서 결함이 없어
감추어지고 작고 멀리 있는 것 등을 취한다.
신경통에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닦아서, 태어나면서
주술로써, 약물로써, 업으로써 성취되기 때문이다.
타심통은 닦아서, 태어나면서, 주술로써 성취되며
또한 여기에 점상(占相)에 의한 성취가 더해진다.
세 신통(천안ㆍ천이ㆍ숙주)은 닦아서, 태어나면서, 업으로 성취된다.
나아가 닦아서 획득되는 것을 제외한 모두는 3성과 통하고,
인취에는 오로지 태어나면서 획득되는 것만이 없으며
지옥에는 처음 태어날 때만 타심과 숙주를 능히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