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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당집 제2권[2]
[제28조. 보리달마 화상] 菩提達摩
남천축국 향지대왕香至大王의 셋째 태자로서 반야다라의 법을 받았는데, 반야다라가 일러 말했다.
“그대가 지금 나의 법을 받았으나 너무 멀리 교화하러 가지 말고, 내가 열반에 든 지 67년 뒤 동쪽 나라에 가서 법을 크게 베풀라. 그대는 너무 서두르지 말라. 재난이 일어나게 되어 하루아침에 쇠락하게 될 것이니라.”
조사가 물었다.
“제가 그 나라에 가서 교화하면 보살이 있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그 나라에는 도를 얻을 이가 쌀ㆍ마ㆍ대나무ㆍ갈대같이 많아서 이루 헤아릴 수 없느니라. 내가 열반에 든 지 67년 뒤에 각 학파가 대립하여 이 나라가 위난에 빠질 것이다. 수중문포水中文布를 잘 항복시켜라. 그대가 그 나라에 가거든 남쪽에는 머무르지 말라. 그 나라 왕은 불법의 참 이치는 모르고 유위법의 인연 짓기를 즐기어 공덕을 좋아하니, 그대가 그 나라에 가거든 머물지 말고 바로 떠나라. 나의 참언[讖]을 들어라.”
길을 가던 중에 물을 건너서 다시 양羊을 만나니
[‘길을 간다’ 함은 온다는 뜻이요, ‘물을 건넌다’ 함은 바다를 건넌다는 뜻이요, ‘다시 양을 만난다’ 함은 낙양洛陽이니, 달마 대사가 남천축국에서 바다를 건너와서 처음에 광주廣州에 이르렀다가 다시 보통普通 8년 정미丁未에 양梁나라에 들어왔다.]
혼자서 쓸쓸히 남 몰래 강을 건너리라.
[‘혼자’라 함은 동행이 없다는 뜻이요, ‘쓸쓸히’라 함은 서글프다는 뜻이요, ‘남 몰래 강을 건넌다’ 함은 양무제가 큰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얼굴색을 변한 채 말을 하지 않으므로 인연이 맞지 않는 것을 알고 가만히 강을 건너 북쪽 위魏나라로 간다는 뜻이다.]
한낮에 코끼리와 말이 애처로운데
[‘한낮’이라 함은 서울이요, ‘애처롭다’ 함은 좋다는 뜻이요, ‘코끼리와 말’이라 함은 보지寶志 공公과 부傅 대사大士 두 사람을 뜻한다.]
두 그루의 어린 계수나무, 오래도록 번성하리.
[‘두 그루’라 함은 두 나무이니, 두 나무는 림林 자를 뜻하며, ‘어린 계수나무’는 젊음≺少≻이니, 곧 소림사이다. 오래도록 번성한다 함은 9년 면벽한 후 세상에 나와 크게 불법을 편다는 뜻이다.]
달마가 다시 스승에게 물었다.
“이 뒤에는 재난이 더 있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내가 열반에 든 지 105년 뒤에 작은 난리가 있으리라. 나의 참언[讖]을 들어라.”
마음속은 길하나 겉은 흉하고
[‘마음속’이라 함은 주周 자요, ‘겉이 흉하다’ 함은 주周의 무왕이 법도가 없어서 불법을 없앤다는 것을 예언한 것이다.]
개울 아래 승방 이름이 맞지 않도다.
[‘개울 아래 승방’이라 함은 중국 사투리에 승방, 즉 절을 읍邑이라 하는데, 개울 아래라 하니 옹邕이 된다. 후주 문제文帝의 성은 우문宇文이요, 이름은 태옹泰邕이다. ‘맞지 않는다’ 함은 그가 불법을 도태시킬 것을 예언한 것이다.]
독룡毒龍을 만났으므로 무자武子를 낳았고
[‘독룡’은 무제의 아버지를 예언한 것이요, ‘무자’는 아들인 무제가 탄생하는 것을 예언한 것이다.]
갑자기 작은 쥐를 만나니 적막함 끝이 없다.
[‘작은 쥐’는 경자庚子이니, 주 무제가 경자년에 죽은 것을 말한다.
‘적막함 끝이 없다’ 하는 것은 모두 사라져 없어짐을 예언한 것이다.]
또 물었다.
“그 뒤에 또 재난이 있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내가 죽은 지 106년에 작은 난리가 일어나 부자의 대를 이을 것이나 이 역시 길지 않아 1, 2, 3, 5년 동안이리라. 이 일이 지나고 나면 누군가가 그의 뜻을 알 것이어서 내가 더는 밝힐 수 없어 간략하게 참언하노라.”
길 위에서 갑자기 깊은 웅덩이를 만나고
[‘길 위’라 함은 이李 자요, ‘깊은 웅덩이’라 함은 연淵 자이니, 당 고조의 성은 이씨요, 이름은 연임을 예언한 것이다.]
우연히 범을 보았는데, 또다시 돼지를 만났네.
[‘우연히 범을 본다’ 함은 당 고조가 무인戊寅에 등극하리라는 예언이요,
‘또다시 돼지를 만났다’ 함은 해亥이니, 고조가 정해년丁亥年에 죽으리라는 것을 예언한 것이다.]
조그마한 송아지가 뿔은 있으나
[‘조그마한 송아지’라 함은 전에 도사였던 태사령 부혁傅奕이니, 그는 전부터 황건당黃巾黨에 가담해 있으면서 고조高祖 무덕武德 4년 9월에 왕에게 불법을 폐지하기를 청하는 11조의 표를 올렸다.
그 내용을 대략 추리면,
“석씨의 경전은 나라를 해치고 집안을 파괴하며,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으니, 바라건대 오랑캐의 부처와 삿된 교법을 천축으로 되쫓아 주시고, 사문들을 모두 세속으로 보내시면 나라가 편안하고 도교와 유교가 퍼질 것입니다” 한 것인데,
고조가 부혁의 주청을 받아들여 조칙을 내리고 사문들에게 묻되,
“부모가 주신 수발鬚髮을 버리고 군신과 화려한 옷을 버려서 마음에 무슨 이로움이 되겠는가? 이해利害의 두 측면에서 잘 설명하여 보라” 하거늘,
이때에 임琳 법사가 표를 올려 진정함으로써 5년을 연기하였다가 고조가 죽고, 태종이 등극하자 다시 불법이 일어났다. 자세한 것은 별전別傳에 있다.
‘뿔이 있다’ 함은 들이받아도 손해가 없다는 뜻이다.]
청계에서 용이 나오매 모두 패배하리라.
[‘청계’라 함은 산 이름이요, ‘용’이라 함은 임 법사가 법을 보호하는 용으로서 부혁 따위의 삿된 소견의 무리들을 모두 굴복시킨다는 것이다.]
또 물었다.
“그 뒤에는 성인이 나오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숲 밑에서 어떤 사람이 도를 얻고 보리菩提에 계합하리라. 나의 참언을 들어라.”
진단震旦은 넓으나 다른 길이 없으니
[‘진단’은 당唐나라를 뜻한다.
‘다른 길이 없다’ 함은 오직 한마음의 법이 있을 뿐이란 뜻이니, 남악 회양 대사의 교화 방법이 그러했다.]
조카와 손자들의 발을 빌려서 다니게 되리라.
[‘조카와 손자’라 함은 요즈음의 법을 전하는 제자들이다.]
황금 닭이 한 알의 쌀을 물어 올 줄 알아서
[‘황금 닭’은 금주金州 땅을 뜻하니, 회양 선사가 금주 사람인 것을 예언한 것이고,
‘한 알의 쌀’이라 함은 도일道一을 뜻하니, 강서에 있는 마조의 이름이 도일인 것을 예언한 것이다.]
시방의 나한羅漢들께 공양드린다.
[회양 화상이 도일에게 법을 전해 주었기 때문에 ‘시방의 나한들께 공양드린다’ 한 것이고,
‘시방’이라 함은 마조 도일이 한주漢州 시방현十方縣 나한사羅漢寺에서 출가한 스님임을 뜻한다.]
조사에게는 동문수학한 사형 한 분이 있었으니, 이름은 불대선佛大先이었다. 이 불대선은 본시 불타발타라佛䭾跋陀羅 삼장의 제자였는데, 불타발타라에게는 또 나련야사那連耶舍라는 제자가 있어 남천축에서 크게 교화를 펴다가 후에 중국에 왔다. 동위東魏의 고권高勸, 업도鄴都에서 만천의萬天懿라는 우바새에게 5계戒를 주고 『존승경尊勝經』 1부를 번역해 내었다.
만천의가 물었다.
“그 천축에도 교법을 전하는 보살이 있었습니까?”
나련야사가 대답했다.
“서천의 27조사께서 모두가 이 법을 말씀하셨는데, 반야다라라 하시는 분에게도 보리달마라는 제자가 있어서 이곳으로 오셨으니, 곧 후위後魏의 제8대 왕, 휘諱는 후詡의 태화太和 10년이었다. 다시 낙양의 소림사로 가서 교화한 지 9년 만에 열반에 드시니, 지금부터 15년 전이니라.”
다시 물었다.
“이 조사의 뒤를 이을 이가 있겠습니까?”
삼장이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높고 거룩함이 이제 예에 감춰지니
[‘높고 거룩하다’ 함은 묘한 지혜요,
‘예’라 함은 혜가慧可 대사가 본래 가지고 있던 묘하고 높은 성품이니, 그 성품이 번뇌에 가려 나타나지 못하므로 ‘감춰졌다’ 하였다.]
팔이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다.
[‘팔’이라 함은 손이니, 혜가 대사가 법을 구하기 위해 팔을 끊는 것을 예언한 것이다.]
용이 온 뒤에야 비로소 보배를 얻고
[‘용이 온다’ 함은 초조가 서쪽에서 온다는 뜻이요,
‘비로소 보배를 얻는다’ 함은 2조가 법을 전해 받는다는 뜻이다.]
물건을 받고는 두 번 다시 그 이름을 싫어한다.
[‘받는다’ 함은 혜惠를 뜻하니, 본래 이름이 신광神光이던 것을 달마를 만나 본래 이름을 싫어하여 혜가라 고친다는 뜻이다.]
다시 물었다.
“그 뒤에는 누가 대를 잇겠습니까?”
삼장이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처음부터 이름을 알리지 않더니
[제3대 왕이 후주를 다스리던 기묘년己卯年에 한 거사가 있었는데, 나이도 밝히지 않고 자기의 성명도 밝히지 않았으므로 ‘이름을 알리지 않는다’ 하였다.]
풍병에 의하여 명성이 더욱 날렸다.
[‘풍병’이라 함은 3조가 풍병이 있음을 말하고,
‘명성을 날렸다’ 함은 제방에서 풍병 있음을 모두 알게 된 까닭에 ‘명성을 날렸다’ 한다.]
사람이 와도 만나기를 꺼려 하니
[3조가 풍병을 앓을 때의 모습이다.]
흰 보배가 애초에는 평범하다.
[‘흰 보배’는 옥玉이니 구슬 옥변에 제祭 자를 쓰면 찬璨 자가 되니, 3조의 이름이 승찬僧璨 대사이다.]
또 물었다.
“그 스님 뒤에 계승할 사람이 더 있습니까?”
삼장이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일어서서 스스로 걸림 없음을 구하니
[나이는 14세요, 이름은 도신道信인 한 사미가 와서 절을 하고 묻기를,
“화상이여, 저에게 해탈의 법문을 보여 주십시오” 하였으므로
‘걸림 없음을 구한다’ 하였다.]
스승이 나에게 노끈 없음을 전했네.
[‘스승’은 3조요, ‘나에게 노끈 없다’ 함은 “아무도 너를 속박하는 이가 없다”는 뜻으로 바로 해탈이다.]
길에서 스님을 만나 절을 하고
[‘길’이라 함은 도道요, ‘절을 한다’ 함은 믿음≺信≻이니, 4조 도신道信 대사의 이름이다.]
발밑에서 여섯 가지로 나뉜다.
[‘발밑’이라 함은 문하이니, 4조 밑에서 한 종파가 따로 생겼다.
‘여섯 가지’라 함은 우두 법융 이하의 여섯 조사를 말한다.]
또 물었다.
“이 조사의 뒤를 누가 계승합니까?”
삼장이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3과 4에 전혀 나[我]가 없어서
[‘3과 4’는 7이니, 5조가 7세에 4조 도신 대사를 만나 무아의 경지를 얻고 출가한 것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마음의 법을 받는다.
[‘강을 사이에 둔다’ 함은 5조가 신주新州의 기수군蘄水郡에서 4조의 법을 받았기 때문에 한 말이다.]
존귀한 칭호는 모든 한량을 초월하고
[‘한량을 초월한다’ 함은 홍弘 자의 뜻이다.]
성낼 일 당하여도 화를 내지 않도다.
[‘화를 내지 않는다’ 함은 참음≺忍≻이니, 위의 것과 합하면 홍인弘忍이 된다.]
또 물었다.
“이 조사 뒤에 누가 있습니까?”
삼장이 또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물건을 받쳐 들었으나 언제 받쳐 든 적이 있으리오.
[‘받쳐 든다’ 함은 은혜 혜惠 자이다.
부지런하다고도 하고 부지런하지 못하다고도 한다.
‘부지런하다’ 함은 능할 능能이니, 6조의 이름이다.]
네 구절의 게송 하나만을 써서
[‘네 구절의 게송 하나만을 쓴다’ 함은 신수 화상이 네 구절의 게송을 바치니, 혜능 화상도 네 구절의 게송을 바쳤기 때문에 4구게句偈라 한다.]
서전瑞田 사람을 대항하였다.
[‘서전 사람’이라 함은 신수 화상이 남양南陽의 가화현嘉禾縣 서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또 물었다.
“이 조사 뒤에 법을 밝히는 자는 그 뒤를 잇습니까?”
삼장이 또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마음속에 일을 잘 갈무리하고
[‘갈무리한다’ 함은 품을 회懷 자이니, 회양懷讓 화상을 가리킨다.]
한강漢江 가를 향해 말한다.
[‘말한다’ 함은 설법이요, ‘한강 가’라 함은 마조 대사가 한주漢州 사람인데, 마조가 부처의 마음 바탕을 물으니, 회양 화상이 도일道一에게 말해 주리라는 뜻이다.]
호수의 물결에서 달을 건져
[‘호수의 물결’이라 함은 조계曹溪요, ‘달을 건지다’ 함은 얻는다는 뜻이니, 회양 대사가 6조에게서 법을 얻는다는 뜻이다.]
장차 2ㆍ3의 사람을 비추어 준다.
[‘2ㆍ3’이라 함은 6이니, 회양 화상에게 법을 얻는 제자가 여섯 사람이기 때문이다.
여섯 사람은 다음과 같다.
도일道一은 마음을 얻었고,
지달智達은 눈을 얻었고,
상호常浩는 눈썹을 얻었고,
신조神照는 코를 얻었고,
탄연坦然은 귀를 얻었고,
엄준嚴峻은 혀를 얻었다.]
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진귀한 말씀을 알아듣고는
[‘알아듣는다’ 함은 마조가 회양에게서 법어를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이향離鄕에서 날마다 퍼뜨린다.
[‘이향’이라 함은 남방이요, ‘날마다’라 함은 창昌 자요, ‘퍼뜨린다’ 함은 편다는 뜻이니, 마조가 법을 얻고는 홍주洪州의 남창사南昌寺로 돌아와서 법을 폈기 때문이다.]
양梁으로 옮기니 길이 가깝다.
[‘양’은 양군梁郡이요, ‘길이 가깝다’ 함은 홍주의 관찰사觀察使 노원路遠이 대사를 호주虎州의 남강현南康縣으로 오기를 청하매 갔다가 다시 홍주洪州의 개원사開元寺로 옮겨 들어갔으므로 한 말이다.]
내 생각으로는 온 천하를 다니는 무리들일세.
[‘나≺余≻’라 함은 나 아我 자이니, 마조 대사에게 20년 동안 도를 얻은 이가 천만이어서 천하에 두루 퍼졌으므로 ‘천하를 다니는 무리들’이라 했다.]
삼장이 또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간지艮地에서 현묘한 종지를 내니
[‘간지’는 동북쪽이니, 신수 화상이 5조에게서 따로 한 가닥의 법을 받아 북쪽에서 스스로 한 종파를 제창한 것이다.]
통존通尊은 뛰어나고도[媚] 존귀하다.
[‘통존’이라 함은 신수 대사의 시호가 대통大通이었기 때문이요, ‘미媚’는 수秀와 같은 뜻이고, 또한 ‘존귀하다’ 함은 그가 세 임금의 존경을 받았기 때문에 ‘존귀하다’ 한 것이다.]
어깨를 나란히 한 이가 3ㆍ9 종족이요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함은 도반이요, ‘3ㆍ9’라 함은 열두 사람이니, 그의 도반이 열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발밑에서 한 가닥이 나뉘었다.
[신수 화상 밑에 각기 종지가 나뉘어 남북의 차이가 생겼다.]
삼장이 또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신령함이 모여서 하늘의 은총을 부끄러이 여기니
[‘신령함’이란 신神이요, ‘모은다’ 함은 회會요, ‘부끄러이 여긴다’ 함은 하荷요, ‘하늘의 은혜’라 함은 택澤이니, 신회 대사가 탑경塔京 하택사에서 살았다.]
생호生互가 2ㆍ6 사람이라.
[‘생호生互’라 함은 스승과 제자요, ‘2ㆍ6 사람’이라 함은 신회 대사의 제자가 열두 사람임을 말한다.]
법 안에 아무런 냄새도 맛도 없었으나
[‘법 안’이라 함은 불법佛法이니, 신회 대사가 부처님 지견의 깊은 법을 전한다는 것이다. ‘냄새가 없다’ 함은 북종 신수 대사의 제자인 보적이 서울에서 경과 교법을 성대히 펴니, 이때에는 조계의 종지가 아직 퍼지지 않았으므로 ‘아무런 냄새도 맛도 없었다’ 하였다.]
돌 위에 공훈이 있도다.
[‘돌 위’라 함은 신수 대사의 제자가 남종의 비석을 갈아 버리고서 신수를 6조로 세우려 했는데, 하늘의 뜻이 따르지 않아 어쩌지 못했는데, 나중에 신회 대사가 나와서 다시 세우니, 그러므로 ‘공훈이 있다’ 하였다.]
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본래 호랑이 새끼였지만
[인종印宗 법사가 본래는 소승이었으니, 호랑이 새끼에 비유되지 결국 사자가 아니다.]
돌이켜서 사자후를 이루었네.
[‘돌이킨다’ 함은 바뀐다는 뜻이니, 소승을 돌이켜서 대승이 된다는 말이다. 인종 법사가 6조에게 참례參禮하고는 곧 상승上乘의 도리를 깨달아 ‘사자후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관가에서 마령馬嶺에게 봉하니
[‘봉한다’ 함은 인印이라는 뜻이요, ‘마령’이라 함은 종宗이니, 인종 법사는 일찍이 경전을 강의하는 법사였다.]
동상同詳이 33인이었네.
[‘동상’이라 함은 함께 배우는 사람이니, 6조의 제자는 상잠祥岑 등 33인이었다. 상잠은 협산峽山에서 살았었다.]
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여덟 여자가 인륜人倫을 벗어나고
[‘여덟 여자’는 안安 자요, ‘인륜을 벗어났다’ 함은 국사國師가 된다는 뜻이다.]
여덟이 혼인을 끊었다.
[‘여덟’이라 함은 안安 자요, ‘혼인을 끊었다’ 함은 안安의 도제徒弟들은 법을 잇기가 어려우리라는 뜻이다.]
썩은 평상에 여섯째 다리를 붙이니
[‘썩은 평상’이라 함은 노老 자요, ‘여섯 다리’라 함은 측천則天과 중종中宗과 등등騰騰과 탄연坦然과 원적圓寂이 155년을 살았는데, 파조타破竈墮 화상이 여섯 번째로 이 숭산嵩山에서 살았으니, 여섯째 다리가 된다.]
마음의 조사가 대중 가운데 가장 존귀하다.
[‘마음의 조사’라 함은 성姓이니, 안安 화상이 불교 이치를 확연히 깨닫고 국사가 되었으므로 무리 가운데 ‘존귀하다’ 하였다.]
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달리는 개[走戊]가 천자와 이웃하고
[‘달리는 개’라 함은 월越 자니, 충忠 국사가 월주越州 사람이기 때문이다. ‘천자와 이웃한다’ 함은 국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거위와 새 출신이라.
[‘거위’라 함은 아주鵝州이니, 지금의 월주越州이다. ‘새≺鳥≻’는 명학현鳴鶴縣이니, 지금의 제기현諸曁縣이다. 국사가 태어난 곳이다.]
두 하늘이 비록 감개하였으나
[‘두 하늘’이라 함은 숙종肅宗과 대종代宗인데, ‘감개하다’ 함은 두 황제가 예경하고 스승으로 삼았다는 말이다.]
셋이 모두가 입적하여 티끌조차 남음이 없다.
[‘셋’이라 함은 두 황제와 국사가 모두 입적했다는 말이다.]
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적다고 말하나 언제 적은 일이 있었으며
[희希 자를 뜻한다.]
흐른다 말하나 다시금 흐르지 않음일세.
[천遷 자를 뜻한다.]
만약 풀이 그 윗부분을 뽑히면
[돌≺石頭≻에는 풀이 없었다.]
3ㆍ4가 문중을 이어 수행하리라.
[법을 전하는 제자들의 수효이니, 정확히 말하면 마땅히 열일곱이 문중을 이어서 수행한다 해야 한다.]
그때에 나련야사那連耶舍가 이런 참언을 마치고, 다시 만천의萬天懿에게 말했다.
“이제 이 나라에서 내가 죽은 뒤 280년이 되면 거룩한 국왕이 나서 삼보를 극진히 공경하고, 그 이전의 여러 성현들도 모두 세상에 나서 미혹한 무리들을 모두 교화하매 그 수효가 천백억이 될 것이다. 그 후에 법을 얻는 이는 모두가 한 스승으로 인하여 큰 이익을 일으키고 감로의 문을 열 것이다. 그 우두머리가 되는 이는 보리달마이리라.”
그때에 달마 화상이 바다를 지나 동쪽으로 온 지 3년이 지났다. 양梁의 보통普通 8년 정미丁未 9월 21일에 광주廣州에 이르자, 자사刺史인 소앙蕭昂이 마중을 나왔다가 10월 1일에 무제武帝에게 알렸는데, 이듬해 정월 보름에 이르러서야 왕이 몸소 연(輦:천자가 타는 수레)을 타고 나와 대사를 청해 대궐로 모셔다가 공양을 올렸다.
그때에 지공志公 화상이 고좌사高座寺의 수축을 감독하고 있었는데,
주지 영관靈觀에게 물었다.
“그대의 이름이 영관靈觀이라는데 진짜 영관靈觀인가?”
주지가 대답했다.
“예, 그저 화상께서 지시해 주시기만 바랄 뿐입니다.”
지공이 말했다
“서천에서 대승 보살이 이 땅에 들어오실 것이다. 만약 그대가 믿지 못하겠거든 나의 참언을 들어라.”
우러러 두 문을 관찰하고
[‘우러러본다’ 함은 하늘≺霄≻이요, ‘두 문’이라 함은 양梁이니, 양梁의 소황제蕭皇帝이다.]
허리를 굽혀 갈고리를 집는다.
[‘허리를 굽힌다’ 함은 십十 자요, ‘갈고리’라 함은 월月 자이니, 10월에 도착한다는 뜻이다.]
아홉 까마귀를 다 쏘았는데
[‘아홉 까마귀’라 함은 일日 자요, ‘다 쏘았다’ 함은 29이니, 그믐날≺月盡≻이다.]
오직 하나만이 남아 있다.
[‘하나’라 함은 10월 1일이니, 통틀어 말하자면 초조가 10월 1일에 도착한다는 뜻이다.]
이르렀으나 오래 있지 않았으니
[양나라에 19일 동안 머물렀다가 강을 건너 북으로 떠났으므로 ‘오래 있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칼을 빌려야 할 일이 있겠구나.
[인의仁義를 끊는다는 뜻이다.]
용을 만나도 머물지 않고
[초조가 무제를 만났으므로 ‘용을 만났다’ 하고, 초조의 말이 무제의 뜻에 맞지 않았으므로 ‘머물지 않았다’ 한다.]
물을 건너 도망을 친다.
[강을 건너 위魏로 갔다.]
그때 영관이 지필紙筆을 갖추어 기록해 두었었다.
그때 무제가 물었다.
“어떤 것이 성제聖諦의 제일의第一義입니까?”
달마 조사가 대답했다.
“텅 비어 성聖이랄 것이 없습니다.”
“짐을 대하고 있는 그대는 누구입니까?”
조사가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무제가 다시 물었다.
“짐이 즉위한 지 14년 동안 사람을 제도하고 절을 짓고 경을 쓰고 불상을 조성했는데,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공덕이 없습니다.”
무제가 말했다.
“어째서 공덕이 없습니까?”
조사가 말했다.
“이는 인천人天의 작은 과보요, 유루有漏의 원인이어서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선인善因이 있다고 하나 실상實相이 아닙니다.”
무제가 물었다.
“어떤 것이 진실한 공덕입니까?”
조사가 말했다.
“청정한 지혜는 오묘하고 원만圓滿해서 본체가 절로 공적하니, 이런 공덕은 세상일로는 구할 수 없습니다.”
무제는 달마 조사의 말뜻을 알지 못하여 얼굴을 붉힌 채 말이 없었다. 달마는 그 해 10월 19일에 인연이 맞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알고 몰래 강을 건너 북쪽의 위魏나라로 들어갔다.
지공志公이 특별히 무제에게 와서 물었다.
“듣건대 서역에서 스님이 왔다는데,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무제가 대답했다.
“어제 강을 건너 위나라로 갔소.”
지공이 말했다.
“폐하께서는 보아도 보지 못하셨고, 만나도 만나지 못하셨습니다.”
양무제가 물었다.
“그게 누구였던가요?”
지공이 대답했다.
“그는 부처의 심인心印을 전하는 관음觀音 대사大士이십니다.”
무제가 이내 한탄하면서 말했다.
“보아도 보지 못했고, 만나도 만나지 못했도다.”
그리고는 곧 중사中使 조광문趙光文을 그곳으로 보내 모셔 오게 하였는데, 이에 지공이 말했다.
“조광문뿐 아니라 온 나라 사람이 다 가서 청해도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조사가 동경東京에 이른 뒤에 신광神光이란 스님이 있었다. 예전에는 낙중洛中에서 오래도록 노장老莊의 학문을 익히다가 나이 40을 넘어 조사를 만나 스승으로 섬겼다. 소림사小林寺까지 따라오면서 항상 조사에게 법을 물었으나 조사는 전혀 말을 해주지 않았다. 또 스스로 한탄하였다.
‘옛사람은 법을 구하기 위해 뼈를 깨고 골수를 꺼내고 피를 뽑아 성상聖像을 그리고, 머리채를 풀고 진창에 엎드리며, 벼랑에 몸을 던지고, 주린 범에게 몸을 주었다. 옛사람들은 이렇게까지 했는데, 나는 무엇을 아끼랴?’
때는 태화太和 10년 12월 9일, 법을 구하기 위해 선 채로 밤을 샜는데, 내린 눈이 허리까지 쌓였다.
날이 밝자 조사가 이를 보고 물었다.
“네가 눈 속에 서서 무엇을 구하고 있었느냐?”
신광이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면서 말했다.
“오직 화상께서 감로의 문을 여시어 뭇 중생을 널리 제도해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조사가 말했다.
“부처님들의 위없는 보리는 여러 겁을 수행해야 하는데, 너는 작은 뜻으로 큰 법을 구하려 하니, 애초부터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신광이 이 말을 듣고, 곧 날카로운 칼을 뽑아 자기의 왼팔을 끊어서 조사 앞에 놓으니, 조사가 말했다.
“부처님과 보살님들이 법을 구할 적엔 몸을 몸으로 삼지 않고 목숨을 목숨으로 여기지 않았는데, 네가 이제 팔을 끊었으니 법을 구할 만하구나.”
마침내 신광이라는 이름을 고쳐서 혜가惠可라 했다.
혜가가 말했다.
“화상께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십시오.”
조사가 대답했다.
“마음을 가져오너라.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리라.”
혜가가 말했다.
“마음을 찾아도 끝내 찾을 수 없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찾아지면 어찌 그것이 너의 마음이겠느냐? 벌써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느니라.”
달마 조사가 혜가에게 말했다.
“그대를 위해 마음을 이미 편안하게 해주었는데, 그대는 이제 보이는가?”
혜가가 말씀 끝에 크게 깨닫고 화상에게 말했다.
“오늘에야 모든 법이 본래부터 공적하고, 오늘에야 보리가 멀리 있지 않은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러기에 보살은 생각을 움직이지 않고 살반야薩般若의 바다에 이르고, 생각을 움직이지 않고 열반의 언덕에 오릅니다.”
조사가 말했다.
“그렇다, 그렇다.”
혜가가 계속 말했다.
“화상이시여, 이 법을 문자로 기록할 수 있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나의 법은 마음으로써 마음을 전하므로 문자를 세우지 않느니라.”
조사가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세 사람이 나의 법을 얻었으니, 하나는 나의 골수를 얻었고, 하나는 나의 뼈를 얻었고, 하나는 나의 살을 얻었다.
나의 골수를 얻은 이는 혜가요,
나의 뼈를 얻은 이는 도육道育이요,
나의 살을 얻은 이는 총지總持 비구니이다.
나의 법이 6대를 지나서는 법 전할 사람이 쇠퇴하게 되리라.”
혜가가 말했다.
“어째서 제6대에는 법 전할 사람이 쇠퇴해집니까?”
“삿된 법이 다투어 일어나서 바른 법을 어지럽히기 때문이니, 나에게 가사袈裟 한 벌 있는데, 그대에게 전해 주리라.”
혜가가 말했다.
“법은 이미 마음과 마음으로 전해져 문자조차 쓰지 않거늘 이 가사로 무엇 하겠습니까?”
조사가 말했다.
“안으로는 법인法印을 전하여 마음을 깨쳤음을 인증하고, 겉으로는 가사를 전하여 종지宗旨를 확정토록 한다. 비록 그러하나 가사는 법에 관계가 없고, 법 또한 가사와는 관계가 없다. 이는 3세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서로서로 수기授記하시던 것이다. 나 이제 가사를 전하여 그 신표를 삼아 후세에 법을 전하는 자로 하여금 법에 근원이 있음을 알게 하고, 도를 배우는 자로 하여금 종지를 알 수 있게 하여 중생의 의혹을 끊게 하리라.”
혜가가 정례頂禮하여 받들고, 가까이에서 9년 동안 섬기되 잠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조사가 말했다.
“여래께서 정법안장과 가사를 대가섭에게 전하셨고, 이렇게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전하여 나에게 이르렀다. 내 이제 그대에게 부촉하나니, 나의 게송을 들어라.”
내가 본래 이 땅에 온 뜻은
교법을 전해 미혹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함이다.
한 꽃에 다섯 잎이 피니
열매는 저절로 맺으리.
조사가 법을 전한 뒤에 다시혜가에게 말했다.
“내가 이 땅에 온 뒤에 여섯 차례나 사람들에 의해 독살될 뻔하였으나 모두 집어냈는데, 이제 한 차례는 더 이상 집어내지 않으려 하나니, 나는 이미 사람을 만나 법을 전했기 때문이니라.”
그때에 달마가 구름 같은 대중을 이끌고 우문禹門의 천성사千聖寺로 가서 사흘을 머물렀다.
이때 그 고을의 태수인 양연楊衍이 조사에게 물었다.
“서천의 다섯 나라에서는 스승의 법을 이어받고는 조사라 한다는데,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그 뜻이 무엇입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부처님의 심법을 밝히매 한 치 어긋남이 없고, 해(解:교리)와 행(行:실천수행)이 서로 상응相應하는 자를 조사라 합니다.”
다시 물었다.
“그 한 종류뿐인가요, 또 다른 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반드시 타심통에 밝고, 고금을 통달하고, 유무有無를 싫어하지 않고, 또한 집착하지도 않아서 어리석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않으며, 미혹하지도 않고 깨닫지도 않나니, 이렇게 아는 이를 또한 조사라 합니다.”
양연이 다시 말했다.
“제자는 오랫동안 악업惡業에 끄달려서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공경히 섬기지 못하고, 조그마한 지혜에 사로잡혀 꼼짝달싹 못하여, 어리석고 미혹된 채로 도를 깨닫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바라옵건대 스승께서는 대도大道를 지시해 주십시오.
부처의 마음을 통달하고 수행하고 마음 쓰는 이를 어째서 법의 조사라 합니까?”
조사가 게송으로 대답했다.
악을 보아도 미운 생각이 없고
선을 보아도 부지런히 닦지 않는다.
어리석음을 버리고 어진 이를 따르지 않고
미혹을 등지고 깨달음을 향하려 하지도 않는다.
대도를 깨달음에 한량없고
부처의 마음을 통달하여 법도를 넘어섰네.
범부도 성인도 뒤따르지 않고
초연한 이를 일러 조사라 한다.
양연이 절을 하고 말했다.
“바라건대 화상께서 오랫동안 세상에 머무시면서 중생들을 교화해 주십시오.”
조사가 대답했다.
“나는 간다. 오래 머무를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나를 장애로 여겨 항상 미워한다.”
양연이 그게 누구인지 물어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스승이여, 그가 누군지 알도록 지시해 주십시오.”
조사가 대답했다.
“내가 차라리 갈지언정 끝내 밝힐 수는 없으니, 이 사람을 해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대가 만일 자세히 알고자 한다면 나의 참언을 들어라.”
강의 뗏목 옥 물결을 헤치고
‘강’이라 함은 흐른다≺流≻는 뜻이요, ‘뗏목’이라 함은 버틴다≺支≻는 뜻이요, ‘옥 물결’이라 함은 삼장三藏이니, 결론적으로 말하면 보리류지 삼장을 이르는 말이다.
횃불이 금 족쇄를 연다.
‘횃불’은 빛난다≺光≻는 뜻이요, ‘연다’ 함은 통統 자의 뜻이요, ‘금 족쇄’는 독약이란 뜻이다.
다섯 입이 같이 가는데
‘다섯 입’이라 함은 나≺吾≻라는 뜻이요, ‘같이 간다’ 함은 나와 함께 불법을 펴다가 질투하는 마음을 내어 싸운다는 뜻이다.
90에는 너와 내가 없다.
‘90’이라 함은 마침 졸卆 자요, ‘너와 내가 없다’ 함은 피아彼我로 대립하는 내가 없게 된다는 뜻이다.
양연이 절을 하고 말했다.
“잠시 스승님을 하직하니, 바라건대 법체를 잘 보중하소서.”
이때는 후위後魏의 여덟째 임금인 효명제孝明帝의 태화太和 19년, 열반에 든 해의 나이는 150이요, 장사는 웅이산熊耳山의 오판吳坂에 지냈고, 무제가 소명 태자에게 칙명을 내려 제문을 짓게 했다.
입적한 지 3년 만에 위魏의 사신인 송운宋雲이라는 이가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달마 대사를 만났는데, 그는 손에 신 한 짝만을 들고 가면서 송운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나라 천자가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
송운이 위에 도착해 보니, 과연 왕은 이미 승하하였다. 이 사실을 후위後魏의 아홉째 왕인 효장제孝莊帝에게 주청하여 바로 탑을 열어 보니, 신 한 짝만이 남아 있기에 곧 그것을 가지고 소림사로 돌아와서 공양했다.무제 스스로 조사의 비문을 지었고, 대종代宗황제는 원각圓覺 대사란 시호를 내렸고, 칙명으로 공관空觀의 탑이라 하였다.
위나라의 병진丙辰에 입적하고 나서 지금의 임자(壬子, 952)에 이르기까지 413년이 된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보리달마는
무위無爲의 도道로 교화하셨네.
9년을 소실산에 있으면서
6대의 종사를 배출했네.
웅이산에서 입적의 모습 보이더니
신 한 짝 들고 서천으로 돌아갔네.
양의 황제는 알아듣지 못하고
혜가는 의발을 전해 받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