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가아발다라보경 제1권
7.1. 청정하게 하는 것, 단박에 하는가, 차례로 하는가
이때 대혜보살이 현재의 자기 마음의 흐름을 청정하게 하기 위해, 다시 여래께 청하여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은 현재 자기 마음의 흐름을 어떻게 청정하게 합니까?
단박에 합니까, 차례로 합니까?”
부처님께서 대혜에게 말씀하셨다.
“차츰차츰 청정하게 하는 것이지 단박에 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암라과(菴羅果)가 차츰차츰 익는 것이지 단박에 익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여래가 모든 중생의 현재 자기 마음의 흐름을 청정하게 하는 것도 이와 같아 차츰차츰 청정하게 하는 것이지, 단박에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마치 도예가(陶藝家)가 그릇을 만들 때 차례로 이루는 것이지 단박에 이루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여래가 모든 중생의 현재 자기 마음의 흐름을 청정하게 해 주는 것도 이와 같아서 차례로 청정하게 하는 것이지 단박에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마치 대지(大地)에서 차례로 만물이 생기며 단박에 생기는 것이 아닌 것처럼,
여래가 모든 중생의 현재 자기 마음의 흐름을 청정하게 해 주는 것도 이와 같아 차츰차츰 청정하게 하는 것이지 단박에 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사람이 음악이나 서화(書畵)나 갖가지 기술을 배울 때,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단박에 이룰 수 없는 것과 같이,
여래가 모든 중생의 현재 자기 마음의 흐름을 청정하게 해 주는 것도 이와 같아서 차례로 청정하게 하는 것이지 단박에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마치 깨끗하고 맑은 거울에 모든 무상(無相)과 색상(色像)을 단박에 나타내는 것과 같다.
여래가 모든 중생의 현재 자기 마음의 흐름을 청정하게 해 주는 것도 이와 같아 무상(無相)이며 유(有)와 소유(所有)가 없는 청정한 경계를 단박에 나타낸다.
마치 해와 달이 일시에 비추어 모든 색상을 드러내 보이는 것처럼,
여래도 자심(自心)의 현전(現前)의 습기와 허물을 벗어나려는 중생을 위해, 이와 같이 부사의(不思議)한 지혜와 가장 훌륭한 경계를 단박에 드러내 보인다.
이는 마치 장식(藏識)이 단박에 분별하여 자기 마음에 나타난 것과 자신이 안립하고 수용하는 경계를 아는 것처럼,
저 모든 의불(依佛)도 이와 같아[의(依)를 호본(胡本)에서는 진이(津膩)라고 했는데 화불(化佛)을 뜻하니, 이는 진불(眞佛)의 일부이다] 단박에 중생이 처한 경계를 성숙시켜 수행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 색구경천(色究竟天)에 편안히 있게 한다.
이는 마치 법불(法佛)이 지어낸 의불(依佛)의 광명이 밝게 비추는 것과 같으니,
스스로 깨달은 성인들도 역시 이와 같아, 법상(法相)에 대해서 성품이 있다고 하고 성품이 없다고 하는 저들의 악견(惡見) 망상(妄想)을 비추어 없애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