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경 중권
5. 정계품 ②[2]
[화살 8, 저잣거리에 있는 것을 즐기고 말이 많으며 질투하기를 좋아한다]
또 사리불아, 파계한 비구는 저잣거리에 있는 것을 즐기고 산란하여 말이 많으며 성품은 질투하기를 좋아한다.
파계한 저들과 함께 닮아서 친한 벗이 된다.
항상 논설을 하고 파계하고 나쁜 일을 즐기며 이로써 기쁨을 삼아 수치를 모른다.
깊은 경에 거슬리고 어겨서 마음은 의혹하고 믿지 않는다.
혹은 때로 이 같은 경들을 설하는 것을 듣는다 하여도 의심하고 거슬리고 다투어 싸워서 듣고 받아들이기를 원하지 아니한다.
이것저것을 바라고 원해서 마음은 하나로 오롯하지가 않다.
손으로 입을 막고 허공을 우러러보며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불법의 가르침을 비방하고 성내고 한(恨)하는 마음을 품어 설법하는 자를 욕한다.
이와 같은 잘못함과 악의 인연으로 목숨이 다한 뒤에는 깊은 지옥에 든다.
사리불아, 이것을 파괴한 비구의 여덟째 근심과 고뇌의 화살이라고 이름한다.
반드시 지옥에 떨어진다.
[화살 9, 화상과 아사리의 공덕을 찬양하고 명리를 구한다]
또 사리불아, 파계한 비구는 오직 즐겨 화상(和上)과 아사리(阿闍梨)를 존경하여 그 공덕을 찬양하고,
이로써 명리(名利)를 구하며 계를 지닌 자라 칭하며 이로써 자활하고 일을 맡고 따라붙는다.
제 좋을 대로 재주를 부리며 부끄러움이 없기가 마치 검은 까마귀와 같다.
승(僧)의 인연으로 많은 옷을 구한다.
음식은 입에 맞는 것만을 먹어 스스로 몸이 비대해지고 참괴함을 모른다.
말에는 순서가 없고 손과 발은 크고 거칠다. 얼굴빛은 헐고 초췌하다.
부녀자(婦女子) 보기를 즐기며 남자에게는 가까이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악인은 무리가 경멸하고 천하게 대한다.
하늘과 용과 귀신도 칭찬하지 않는다.
내지 모든 부처도 찬탄해서 설하지 않는다.
마음의 성품은 촉박해서 항상 성내기를 좋아하고 승려의 무리와는 일을 끊고, 세력을 아우른다.
사리불아, 이같이 파계한 비구는 많은 승려들 가운데서 위세(威勢)가 있기를 구하여 아직 묻지 않음에도 답하여 항상 남의 잘못을 찾는다.
계를 지닌 깨끗한 자를 보면 이는 거짓이라고 말하고 부지런히 도를 구하는 자와는 그 법을 같이 하지 않는다.
따로 떨어져 있기를 기뻐하고 원하며 싸우는 자만을 돕고 기뻐한다.
사리불아, 이것을 파계한 비구의 아홉째 근심과 고뇌의 화살이라고 이름한다.
반드시 지옥에 떨어진다.
[화살 10, 남의 일을 즐기고 좋아한다]
또 다음으로 사리불아, 파계한 비구는 남의 일을 즐기고 좋아한다.
그 이사(理事)를 맡는다.
싸우는 자가 있으면 그것을 기뻐하고 즐긴다.
옷을 가져 몸을 꾸미고 남의 위의를 배운다.
좋은 침구를 구하며 몸을 이익 되게 하고 편안하게 하며 남에게 칭찬 받기를 즐긴다.
신도를 지키는 것을 아쉬워하고 또 사는 곳에 인색하다.
좋은 비구가 와서 나의 잘못을 보는 것을 두려워한다.
계를 지닌 자를 미워해서 파계한 자와 친하게 붙는다.
항상 보시하는 것은 칭찬하면서 지계(持戒)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는 칭찬하지 않는다.
적멸(寂滅)하고 멀리 떠나 혼자 있는 것을 칭찬하지 않는다.
항상 계를 지닌 자의 잘못을 욕하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또 두타행(頭陀行)하는 자를 칭찬하지 않고서 혹은 가리켜 그 일을 설하고, 혹은 억측과 망령된 말을 한다.
여러 가지를 빙자해서 자주 친족을 묻고 적은 인연을 가져 탐욕을 위해 설법하며 항상 굽은 마음으로 놀람과 의심을 품고 무리로부터 미움을 받아 오래 갈수록 더욱 천하게 된다.
지계자(持戒者)를 대해서는 항상 욕하기를 좋아하며 괴로움이 절실한 진실을 말하는 자에게는 친근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뜻에 이와 같은 경을 듣기를 기뻐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경을 좋아하고 지녀 독송하는 자와 이 경을 설함을 듣고 마음에 기뻐하는 자도 또한 보기를 기뻐하지 않는다.
또 지계(持戒)의 법을 찬탄하는 것을 듣기를 기뻐하지 않는다.
이들 경을 설하여도 와서 듣지를 않는다. 설사 와서 듣는다 하여도 오래지 않아서 곧 돌아간다.
많은 속인들과 아는 사이가 되어 항상 계를 지닌 비구를 이야기하기를 즐긴다. 제멋대로 여서 행동이 경박하고 포악하다.
사리불아, 이를 파계한 비구의 열 번째 근심과 고뇌의 화살이라고 이름한다. 반드시 나쁜 길에 떨어진다.
사리불아, 내가 멸도(滅度)한 뒤에 이 같은 사람들이 염부제에 가득하고 오로지 이익을 구하는 것만을 행하고 그것으로써 스스로 생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