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무외수소문대승경 중권
[부처님의 게송]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곧 게송을 말씀하셨다.
사람 몸 얻기 어려움 응당 알아야 하나니
이 몸 가지고 여러 죄업 짓지 말아야 하리.
시림(尸林)에 버리면 짐승들이 먹나니
부질없이 이 몸을 버리는 물건으로 만든다네.
어리석은 자 항상 산란하여
헛된 몸에서 탐애 일으키네.
이 몸 다루기 어려워 등지기만 하여
밤낮으로 받는 고통 쉴 새 없네.
이 몸은 고통 바퀴, 병이 생기고
이 몸의 부정물 많이 충만하였네.
주리고 목마른 고통 심하나니
지자(智者)가 어이 애착을 일으키랴.
이 몸 땅처럼 넓어 주인 없거늘
나쁜 벗과 같아 어리석게 애착 내어
이 몸 때문에 갖은 죄악 짓고서
필경 그 고통 스스로 받네.
이 몸 금강같이 굳지 않나니
이 몸 인해 많은 죄 짓지 않으리.
지자는 응당 수승한 복인(福因) 닦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청정한 신심 발하리.
의복 음식 모든 물건으로
오래가지 않는 이 몸 양육한들
잠깐 있다 마침내 무너지나니
어찌 괜히 애써 가꾸고 허송하랴.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함이여
백겁을 지나도록 만나기 어렵나니
부처님의 가르침에 청정한 믿음 빨리 두고서
악취의 두려움 받지 않도록 하리.
가령 수명이 천 구지(俱胝)를 산다 해도
저엔 응당 탐애두지 말아야 하거늘
하물며 백년도 못되는 수명인데
어찌 실컷 탐애만 낼 것이랴.
어떤 사치를 즐기는 자는
얻기 어려운 이 몸 생각지 않고
노래 부르고 춤추는 사람 모아 놓고
그 앞에서 구경하며 쾌락 구하네.
재보(財寶) 많이 모은들 무슨 낙 있으랴.
보호하고 아끼느라 고통만 더하네.
어리석은 자는 그를 기뻐하거니와
지자(智者)는 그의 탐착 떠나버리네.
부귀의 실체 없음 허망함 꿈과 같은데
어리석은 이는 마음이 치달려 흘러가네.
찰나에 성립했다 찰나에 파괴되나니
어이 지자가 그를 탐애하랴.
불설무외수소문대승경 하권
비유컨대 환(幻)으로 만든 물상이요
건달바성(乾闥婆城)의 장엄함 같아서
어리석은 사람이 탐내는 부귀도 그러하거늘
허망인줄 모르고 탐착만 하네.
백 가지로 많은 재산 애써 구하나
얻고 나면 심한 고통 몸에 닥치네.
벼슬도 물과 불의 흩어지는 시간이니
지자(智者)가 어이 그를 애착하랴.
처자 권속 사랑함을 따라
많은 죄 짓고 파괴당하는
극히 중한 과실 깨닫지 못하거니와
지자는 몸에도 애착 두지 아니하네.
인색한 자가 재부 얻을 때에
그의 부모는 존경 아니하며
처자와 권속도 도리어 미워하는데
항상 언제나 재리(財利)만을 탐하네.
인색한 자는 은혜와 의리 모르고
자기의 소유 온전하기만 생각하며
바른 길 등지고 재리 구하거니와
지자는 그를 신용 아니하며
인색한 자 뜻은 엉뚱하고 말만 진실하여
믿어야 할 것은 믿지 않고
사람 보면 사랑하는 아들같이 하나니
이것이 인색한 자의 아첨이라네.
인색한 자 세속에 있어서
비록 교리를 통해 안다 해도
마음 산란하고 나쁜 말 잘하며
불쌍히 여김 없고 극히 추루하네.
인색한 자 처세함엔 의탁할 데 없고
지식(知識)과 친한 벗 또한 없으며
의지[依附]하는 것은 재리 구함이니
지자는 인색한 자를 신용하지 않네.
인색한 자는 재부 구하기 위하여
극히 악한 일에도 생각 두나니
그러므로 지자는 바로 관찰하거니와
어리석은 사람은 그를 기뻐하네.
금ㆍ은ㆍ보배ㆍ산호 등은
착한 업으로 생겨 물거품 같고
그 속에 탐애가 다투어 일어나거늘
저들은 허깨비임을 알지 못하네.
한 부처 현겁(賢劫) 시절에 출현하되
그 이름 자씨(慈氏)일 것이요
대지(大地)를 황금으로 두루 덮으리니
그 어디서 생겼고 무슨 인연이냐.
바깥 5욕 경계에 따라가는 어리석음이여,
산란하고 우치하여 법에 미혹함이
한낮의 여름에 목마른 사슴이
헤매며 아지랑이를 물로 여김 같네.
공겁(空劫) 후 1겁에 세계 이루나니
허공으로 이룬 바라 자성이 공함일세.
불태워 파괴했다 도로 이루나니
이는 어디서 왔고 저는 어디로 가느냐.
도랑과 못물 큰 바닷물도
마르고 없어져 모두 같다네.
허망하여 진실 아닌 탐애 또한 그러하나니
어느 지자가 애착을 내랴.
지자는 지혜의 힘과 색상(色相) 갖추고
몸에 항상 스스로 칭량(稱量)하여
이속엔 무미하여 물듦 없고
사택과 재리 으레 버린다네.
5욕을 따라 악업(惡業) 짓고
처자와 권속 양육한들
줄을 때엔 처자와 친척이
자기가 받는 고통 어이 구원하랴.
죽을 때엔 권속은 따르지 않고
스스로 지은 모든 업을 따라가나니
고뇌가 자기 몸에 닥치는 그 때엔
누가 자기 위해 나누어 받으랴.
3유(有)엔 친애 없고 혼자 받나니
처자 권속은 거짓 친함이라네.
어리석은 사람 그를 낙으로 여기다가
다만 고뇌와 슬픔만 더하네.
부모와 처자 친우의 모임이여,
재리 구하기 위해 서로 모였기에
그들은 죽은 이 따라가지 않고
자기 지은 업만 서로 따르네.
일체 모두 업 따라 행하며
일체 모두 업 따라 머무름이라네.
응당 알라, 이 몸 업으로 이루었나니
지자는 응당 선업(善業)을 닦아야 하리.
부모와 처자 및 권속들을
깨달아 알지 못하므로 탐애만 하여
어리석은 사람 죄업 많이 짓거니와
지자는 무간(無間)지옥 들어가지 않네.
딴 곳엔 업보가 다하여도
무간의 극고(極苦)는 해탈 못하나니
그러므로 저 악취 두려워하여
지자는 부지런히 닦아 죄를 여의네.
염라왕 앞에 죄 받을 때엔
그곳에 구호하는 벗도 없고
부모와 친척 또한 없으며
자기 지은 업대로 받는다네.
염왕의 말은 너 사람 몸 얻었을 적
어찌 모든 죄 여의지 아니했느냐.
지금은 심한 고초 받을 때니
모두 네가 악업 지은 탓이라 하네.
자기 마음에서 악을 짓고서
업보가 있는 것 믿지 아니했나니
염라대왕이 말한 바와 같이
네가 받을 죄요 나의 죄 아님이라네.
스스로 업인(業因) 짓고 죄를 지었나니
너는 죄를 지었기에 여기에 왔도다.
마땅히 극고(極苦)받는 것 감수하라.
먼저 지은 바 그름과 탐애 없애라 하네.
죽을 때엔 뭇 고통 핍박하는데
친속도 그를 해탈시키지 못하며
너 스스로 해탈하려 할 때니
그러므로 모든 죄악 떠나야 하네.
형틀에 매어 갖은 고통 받는 것을
만일 멀리 벗어나고자 하면
사택과 친우 두려워하는 마음 두고
불교의 바른 수행 닦아야 하리.
사택은 모진 불 큰 고통의 근본이니
이 마음 불 항시 타오르네.
지자는 이에 애착 두지 않고
큰 불 무더기처럼 두려워한다네.
집의 친속 양육하는 것 항상 근심이요
부자도 근심함이 역시 그러하여
자타(自他)의 과실 차별 없나니
그러므로 모든 죄악 응당 떠나리.
슬기로운 이는 불교를 믿고 좋아하여
심지 않고도 안락의 뿌리 거두거니와
어리석은 자는 그를 좋아 아니하고
다만 집의 괴로운 근본만 탐하네.
여인의 몸 근육과 뼈로 합성했거늘
괜히 탐애 일으켜 나의 처라 함이여,
어리석은 자 사랑에만 빠지며
여자의 몸이 허깨비인 것 알지 못하네.
슬기로운 이는 깨달아 모든 욕락과 집을
모두 싫어하며 여의고서
정법의 약으로 탐애병을 치료하고
모든 속박 빨리 벗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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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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