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흥기행경 상권
5. 부처님이 등이 아픈 전생인연을 말씀하시는 경
[佛說背 痛宿綠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이 아뇩의 큰 샘에서 큰 비구 대중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 이들은 아라한으로서 여섯 가지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아니하였다.
이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아득하게 멀고 오랜 세상에 왕사성에는 철에 큰 명절날이면 모두가 모였었는데, 때에 나라 안에는 두 성바지의 역사(力士)가 있어서 한 성바지는 찰제리(刹帝利)요, 한 성바지는 바라문으로서 역시 모임에 와서 있었다.
때에 두 역사는 같이 씨름을 하게 되는데, 바라문 역사는 찰제리 역사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나를 쓰러뜨리지 아니하면, 나는 장차 그대에게 돈과 보물을 많이 주리라.’
찰제리는 힘을 쓰지 않고 장난으로 그에게 굴복을 당하였으나 두 사람은 모두 칭찬을 받았고 다 왕의 상을 받았는데,
바라문 역사는 마침내 찰제리 역사에게 허락한 것을 보답하지 아니하였다.
그 후의 명절이 다가오자, 다시 모임에 와서 씨름을 하게 되었으므로,
바라문 역사는 또 찰제리 역사를 향하여 전과 같이 허락할 것을 구하는지라
찰제리 역사는 또 너그러이 보아 주며 쓰러뜨리지 않았으며,
상을 탄 것은 먼저와 같았으나, 또 보답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하기를 세 번이나 하였다.
뒤의 명절날에 또 모여서 바라문 역사가 거듭 찰제리 역사에게 말하였다.
‘먼저와 뒤에 허락했던 것은 한꺼번에 보답할 것입니다.’
찰제리 역사는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여러 번 나를 속여서 나에게 보답하지 않았을 뿐더러 나의 몫까지 침범하였다. 나는 오늘 그를 없애버리리라.’
찰제리 역사는 문득 건성으로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세 번이나 속였다. 이제는 다시 그대의 물건을 쓰지 않겠다.’
그리고 곧 오른손으로 목을 누르고 왼손으로는 사타구니를 붙잡고서 두 손으로 오그라뜨리자 등골뼈가 꺾이는 것이 마치 사탕수수 꺾이듯 하였는데, 높이 들어서 세 번을 돌고 여러 사람들이 보게 한 연후에 땅에 쓰러뜨리자 모두가 크게 기뻐하며 금전 10만을 내렸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때에 바라문 역사를 쓰려 뜨려 죽인 찰제리 역사를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요, 바라문 역사는 바로 디바달이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에 탐냄과 성냄 때문에 이 역사를 쓰러뜨려 죽였는데,
이 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서 불에 타고 매를 맞으며 수천 년 동안 지냈다.
이제 나는 이미 아유삼불을 이루고 모든 번뇌 다하였거니와 그 때의 남은 인연으로 이제 그 때문에 이 등골뼈의 병이 있었다.”
이에 세존은 스스로 전생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명절 나의 모임에 같이 씨름하면서
뜻에 그 사람을 굴복시키려 하여
한 번에 들어 쳐서 땅에 쓰려드리어
그의 등골뼈가 꺾어지게 하였도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오랜 동안 지옥의 고통을 받았으며
전생에 남은 재앙 때문에
등골뼈의 병환이 있게 되었느니라.
이 인연은 마침내 없어지지 아니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이 세 가지 인연을 지켜서
몸과 입과 뜻을 범하지 말라.
나는 스스로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스스로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악이 이미 다하고 모든 선이 널리 갖추어졌으며, 모든 하늘ㆍ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이며, 일체 중생들을 모두 제도 되게 하려 하는데도 오히려 남은 재앙을 면하지 못하거든 하물며 다시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를 배워야 할 것이며, 몸의 세 가지와 입의 네 가지와 뜻의 세 가지를 지킬지니라.”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샤리불과 5백의 아라한이며, 8부 귀신들이 부처님의 말씀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