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신모희수경 중권
[바라문의 행, 네 가지 법으로 깨끗해진다는 것(1)]
또 사리자야, 세상의 어떤 바라문은 말하기를
‘만일 네 가지 법을 닦아서 온전하게 갖추면 이것이 바라문의 행[梵行]이어서 맑고 깨끗하리라’고 하거니와
사리자야, 그들이 네 가지 법을 닦아서 바라문의 행이 맑고 깨끗해진다는 것을 나는 다 알고, 나는 그 가운데서 모두 가장 높은 것을 얻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그들이 수행하면 나도 그들과 같게 가장 높이 수행하였고,
둘째는 그들이 싫어하고 떠나려는 것은 나도 그들과 같이 가장 높이 싫어하고 떠났으며,
셋째는 그들이 괴로움으로 몸을 핍박하는 것을 나도 괴로움으로 가장 몸을 핍박하였고,
넷째는 그들이 능히 고요하게 하면 나도 그들과 같게 가장 높이 고요하게 하였느니라.
사리자야, 어떤 것이 그들과 같이 가장 높이 수행하였다 하는가?
이른바 저 외도들이 항상 손을 들고 있거든 나도 그렇게 하였고,
평상과 자리에 앉지 않거나 항상 웅크리고 앉았거나 썩은 냄새가 나는 추하고 거친 음식을 먹거나 한 곳에 편안하게 머무르지 않고 마음대로 빙빙 돌거나 머리를 깎고 수염[髭]을 남기거나, 가시 위에 눕거나, 널판 위에 눕거나 빈 집에 머무르거나, 한 곳에 편안하게 머무르거나, 하루에 세 번 목욕하거나,
갖가지 괴로움으로 몸을 압박할지라도 나도 낱낱이 그들이 실천하는 것을 따랐나니,
이것이 그들과 함께 가장 높이 수행한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들과 같게 가장 높이 싫어하고 떠나려는 것인가?
사리자야, 저 외도들이 옷을 버리고 알몸이 되어 손을 들고 밥을 받으면 나도 따라서 실천하였고,
얼굴이 추한 사람의 밥을 받지 않거나, 얼굴이 찌그러진 사람의 밥을 받지 않거나, 두 절구[臼] 사이의 밥을 받지 않거나, 두 방망이[杵] 사이의 밥을 받지 않거나, 두 지팡이[杖] 사이의 밥을 받지 않거나, 두 벽 사이의 밥을 받지 않거나, 아이 밴 사람의 밥을 받지 않거나, 형벌[執炮]을 받은 사람의 밥을 받지 않거나, 두 사람이 한 그릇으로 먹지 않거나, 어떤 곳에 개가 문 밖에 있으면 먹지 않거나, 어떤 곳에 파리와 벌레가 설치어도 먹지 않았다.
말[言語] 없는 사람의 밥을 받지 않거나, 말이 많은 사람의 밥을 받지 않거나, 어떤 사람이 가라고 하면 그의 밥을 받지 않거나, 어떤 사람이 오라고 하면 그의 밥을 받지 않거나, 만일 다툼으로써 이루어진 음식이면 받지 않거나, 오직 한 집의 밥을 받거나, 둘, 셋, 일곱 집의 밥을 받거나, 한 술, 한 모금[咽] 또는 둘, 셋, 일곱 모금의 밥을 받거나, 하루에 한 번 먹거나, 이틀 사흘 또는 이레 또는 반달, 또는 한 달에 한 번 먹었다.
먹을 때에 국수를 먹지 않거나, 밥을 먹지 않거나, 팥을 먹지 않거나,
꽃과 과일로써 빚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쌀로 빚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고기[肉]를 먹지 않거나, 우유와 타락[酪]과 소유(酥油)를 먹지 않거나,
꿀과 꿀로 만든 과자를 먹지 않거나, 미수[漿]를 마시지 않거나, 여러 가지를 볶고 지져서 만든 음식을 먹지 않거나,
오직 쌀[稻] 씻은 물만을 마시어서 몸을 지탱하거나, 썩은 쌀이나 풀[芽]을 먹거나, 쇠똥을 먹거나,
나무의 뿌리와 가지와 잎과 열매를 먹거나, 오로지 넓은 들을 헤매면서 여러 가지 뿌리와 줄기와 가지와 잎과 씨앗을 모아서 먹거든
사리자야, 그들의 이러한 실천을 나도 따라서 실천하였나니,
이것이 내가 가장 높이 싫어하고 떠나려는 일을 닦은 것이니라.”
불설신모희수경 하권
[바라문의 행, 네 가지 법으로 깨끗해진다는 것(2)]
“또 사리자야, 어떤 것이 그들과 같게 가장 높이 괴로움으로 몸을 핍박했다고 말하느냐?
그것은 나의 몸에 티끌이며 흙이며 쓰레기나 더러운 것이 처음에는 적다가 점점 더한 것이니라.
비유하자면 정눌가(鼎訥迦)나무의 가지와 잎이 티끌과 먼지가 적은 데서부터 점점 쌓여 뒤에는 크게 되는 것처럼 나의 몸도 그러하였느니라.
사리자야, 나에게는 비록 그러한 티끌이며 때며 먼지나 더러운 것이 점점 쌓였지만 밤낮 한 번도
‘슬프구나. 무엇 때문에 지금 내 몸에 이러한 티끌과 때가 덮였는가?
누가 나를 위하여 떨어 줄 것인가?’ 하고 생각하지 못하였느니라.
사리자야, 이것이 그들과 같이 가장 높이 괴로움으로 몸을 핍박한 것이니라.
또 사리자야, 어떤 것이 그들과 같게 가장 높이 고요하게[寂靜] 한 것이겠느냐?
그것은 넓은 들 고요한 곳에서 앉거나 누워 지내면서 번화한 온갖 시끄러움을 멀리하고,
수용하여야 할 기구도 모두 버리고,
홀로 한가히 머무를 만한 곳에 있는 것이니라.
사리자야, 나는 그때 이와 같이 그들과 함께 실천하였나니
소 먹이는 사람이나 짐승을 기르는 사람이나, 나무를 하는 사람이나 산을 지키는 사람이나 길을 가는 사람이나
이러한 이들을 보면 나는 즉시 지극히 깊이 숨을 곳으로 달아나서 다시는 보지 못하게 하였느니라.
비유하자면 들 사슴이 위와 같은 사람들을 보면 숨을 곳으로 달려가서 멀리 피하고, 그들이 볼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도 넓은 들에 살면서 시끄러움을 멀리한 것도 그러하였느니라.
이것이 그들이 실천하는 바와 같이 하는데 가장 높이 고요하게 한 것이니라.
사리자야, 비록 이렇게 실천하여 조금이라도 구하였지만, 인간 가운데서 높은 법도 얻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성스러운 지견으로 가장 뛰어나게 증득하는 것이겠느냐?
무슨 까닭인가?
그들은 성스러운 지혜를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였나니, 성스러운 지혜를 깨닫지 못했거늘 어떻게 벗어나서 괴로움의 살피를 다하겠느냐?
사리자야, 만일 성스러운 지혜를 여실히 깨달으면 즉시 삼계의 문을 닫고 생사의 길을 다하여 뒤에는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