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고삐엣유웨 아흐닛꼬샤친(껍데기는 버리고 알맹이를 찾아서)』
난다말라비왐사 큰스님
Ashin Nandamālābhivaṁ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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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따마 붓다
고따마 붓다는 수메다 존자의 생부터 해서 이런 알맹이들을 찾아 나서서 4번의 아상케야asaṅkheyya와 10만 번의 세상을 거쳤습니다. 아상케야라는 셀 수 없는 세상이 4번, 셀 수 있는 세상이 10만 번. 이렇게 장구하게 찾고 쌓아야 했습니다. 쉽게 이룰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고따마 붓다는 이런 알맹이들이 모두 모아졌을 때 아주 탁월한 능력인 ‘삽반뉴딴냐나sabbaññutāñ-ñāṇa(모든 것을 아는 지혜)’를 갖추고 붓다가 되셨습니다. 모든 붓다의 깨달음은 이런 핵심 되는 가치들이 다 모였을 때 성취되는 겁니다. 이런 핵심을 조금 모으면 조금 행복합니다. 이런 값진 것들을 많이 모으면 많이 행복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포장지만 집착해 수집하고 있습니다.
3) 꾸마라깟사빠 존자
꾸마라깟사빠kumāra-kassapa 존자가 드신 예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친구인 두 사람이 재물을 찾아서 길을 나섭니다. 길을 가다가 폐허가 된 마을에서 실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그걸 보자마자 두 사람은 ‘잘 됐다. 이 실로 천을 짜야겠다’고 생각하고 그 실 꾸러미를 지고 길을 떠납니다. 다음 마을에 이르자 그런 실로 짜 놓은 천 두루마리를 발견합니다. 그 천 두루마리를 보자 한 명은 빨리 결정 내립니다. ‘아! 이 실 뭉치를 여기까지 지고 온 건 이런 천을 짜려고 함인데, 여기서 이미 짜놓은 천을 발견했으니 이 실꾸러미는 버려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실은 버리고 천 두루마리만 들쳐 업고 나섭니다. 다른 한 명은 멀리서 힘들여 지고 온 것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 실 꾸러미를 다시 들쳐 업고 길을 나섭니다.
다음 마을에 이르자 황금이 가득 든 자루를 발견합니다. 지혜로운 이는 황금이 든 자루를 보자 ‘황금이 든 자루를 찾았는데 이 천 두루마리를 어디다 쓰겠는가’라고 생각하며 천 두루마리는 버리고 황금이 든 자루만 이고 나옵니다. 다른 한 명은 멀리서부터 지고 온 실 뭉치가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다시 지고 나섭니다. 고향에 돌아왔을 때 한 명은 황금이 든 자루를, 한 명은 실이 가득 든 자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어리석은 이는 실 꾸러미만 가득 가져왔습니다. 지혜 있는 이는 황금이 든 자루를 가져와서 부자가 되었습니다.
5. 훼손(뱌사나) 5가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장지에 신경 쓰며, 보여주기에 만 시간을 허비합니다. 가치 있는 것을 챙겨가지 않습니다. ‘세상의 핵심(알맹이)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과거의 노장들께서 설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양 낀찌 바-히양 왓투,
야타-까-망 빠빗자뚜.
바-히양
(내부의 알맹이가 아닌 외부에 존재하는)
양 낀찌 왓투
(어떤 물질이건)
야타-까-망 빠빗자뚜
(때가 되어 갈 때가 되면 가기를)
자신의 몸, 몸의 주변에 있는 방, 건물, 보석, 자가용, 금, 은, 옷, 몸과 그에 속한 것들, 이것들을 밖의 물건이라고 부릅니다. 외부에 존재하는 물건은 그것이 무엇이건 손상되더라도 염두에 두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가치 없는 포장지들은 버려질 때가 되면 버려지기를...’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내부에 존재하는 삿다(신심), 실라(계율), 수따(견문), 빤냐(지혜)라고 하는 정말 가치 있는 것들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손해 본 게 아닙니다. 포장지가 아무리 손상되더라도 내용물이 다치지 않으면 손해 본 게 아닌 겁니다. 그러니 내용물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람들이 값을 매기는 기준은 포장지입니다. 세간 사람들의 대부분이 무엇을 보고 평가합니까? 그 사람이 가진 재산을 보고 평가합니다. 그 사람의 직위를 보고 평가합니다. 권력을 보고 평가 내립니다. 직위는 잠시 입니다. 휘두르는 권력도 한때뿐입니다. 가진 부귀도 잠시 손 안에 있다가 갑니다. 모두 한시적입니다. 모든 것에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그 무엇도 견고하지 않습니다. 이런 유한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 사람들은 바쁘게 찾고 또한 집착해서 놓지 못합니다. 이것이 일상입니다. 신심을 잃었다고, 지계를 잃었다고, 근심하고 걱정할 줄 모릅니다. 정말 걱정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지계와 수행이 훼손되는 것, 견해가 일그러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우려해야 하는 일입니다.
‘뱌사나 담마’(훼손)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1. 냐띠 뱌사나ñāti-byasana – 가족 친지들을 잃음
2. 보가 뱌사나bhoga-byasana – 재물, 재산을 잃음
3. 로가 뱌사나roga-byasana – 병과 통증으로 파괴됨
4. 실라 뱌사나sīla-byasana – 지계의 훼손
5. 딧티 뱌사나diṭṭhi-byasana – 견해의 훼손
이 훼손 5가지 중에서 사람들이 중히 여기는 것, 다칠까 봐 겁내는 것이 냐띠 뱌사나, 보가 뱌사나, 로가 뱌사나입니다. 가족, 친지를 잃을까 봐 무서워합니다. 재물과 재산을 잃을까 봐 겁냅니다. 몸이 아플까 봐 두려워합니다. 이 세 가지를 잃지 않으려고 심혈을 기울입니다. 자신의 계율이 무너질까 봐, 견해가 어긋날까 봐 겁내거나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실라 뱌사나와 딧티 뱌사나입니다. 나머지 뱌사나(훼손)는 겁낼 필요 없는 것들입니다. 세간에서 사람들이 근심 걱정에 빠지는 것은 앞의 세 가지 때문입니다. 뒤의 두 가지 때문에 근심하지 않습니다. 가족, 친지를 잃어서 통곡합니다. 재물을 잃었다고 웁니다. 병들어서
웁니다. 실라를 잃었다고 우는 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을 만큼 희귀합니다. 붓다께서는 냐띠 뱌사나, 보가 뱌사나, 로가 뱌사나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지는 않는다 하십니다. 윤회라는 상사라에서 고통에 빠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실라 뱌사나, 딧티 뱌사나는 다릅니다. 계를 잃고 견해가 훼손되면 윤회에서 고통의 늪에 빠져 버립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두 가지를 놓칠까 봐 사람들이 염려하진 않습니다. 걱정하지 않으므로 가치 있는 지계를 돈과 바꾸어 버립니다. ‘주지 않는 물건을 가지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아딘나다나 웨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고 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기회가 되면 계율에 흠집을 내면서 횡령해 버립니다.
‘여우의 지계’가 있습니다. 여우는 근처에 사냥감이 없을 때는 8계를 지키겠다며 얌전히 있습니다. 사냥감이 없어 굶거나 계를 지켜 허기지거나 매한가지일 때는 8계를 지킵니다. 그러나 그 근처에 토끼가 지나가면, ‘8계는 나중에 지켜야지. 있을 때 먹어야지’ 하며 사냥해서 배를 채웁니다. 이런 지계를 ‘여우의 지계’라고 부릅니다. 기회가 오지 않았을 때, 먹을거리가 없을 때만 ‘정오 이후에는 곡기를 피하겠습니다(위깔라 보자나 웨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라고 합니다. 먹을 걸 보면 ‘나중에 지켜야지’ 하면서 먹습니다. 이런 일들은 포장지와 내용물을 구분하지 못해서 생기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