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보살소문경론 제3권
2.4. 사실대로 온갖 법의 자체 모습을 앎
[문] 보살의 행을 설명해야 하리라.
어떤 것이 보살의 행인가?
[답] 보살의 행이라 함은 보살이 세간의 허물과 열반의 이익을 깊이 보고서 지혜와 방편에 포섭되는 크게 사랑함과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언제나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닦는 행이다.
그 때문에 보살의 행을 행한다고 한다.
‘사실대로 온갖 법의 자체의 모습을 안다’고 함은 온갖 법에 그 법의 모습 그대로를 알면 사실대로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자체의 모습을 모습이라 하나니, 그 온갖 법의 자체의 모습인 모습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문] 으레 이와 같이 ‘온갖 법의 모습을 안다’고 말해야 할 것이며, ‘온갖 법의 자체의 모습을 안다’고 말해서는 안 되리라.
[답] 보아야 하고 볼 수 있는 법은 둘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사실대로 온갖 법의 자체의 모습을 안다고 한다.
이 뜻은 무엇인가?
모든 법의 자체의 모습은 모든 법을 여의고서 다시 모습이 있는 것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문] 만약 그렇다면, 이와 같이 모든 법의 바탕을 안다고 말해야 하며, 모습을 안다고 말해서는 안 되리라.
[답] 그렇지 않다. 만약 그와 같이 말한다면 이 앞에서 말한 허물을 떠나지 못하리라.
이는 무슨 뜻을 설명하는 것인가?
모든 법의 모습은 모든 법을 여의고서 다시 바탕이 있는 것과 같다고 이와 같이 취할까 두려우며, 그 허물을 보호하기 위하여 두 가지로 설명한다.
이는 무슨 뜻을 설명하는가?
곧 자체의 모습은 그 바탕을 여의고는 다시 모습이 없는 것이며 제 바탕과 모습은 이름은 다르나 뜻은 하나이다. 그러므로 사실대로 온갖 법의 자체의 모습을 안다고 하여도 이 앞의 질문에서 말한 것과는 같지 않다.
[문] 무엇 때문에 자체의 모습이라고 하는가?
[답] 만약 사실대로 온갖 법의 인연을 알면, 참된 바탕이 없는 모습이 있게 된다.
이는 무슨 뜻을 설명하는 것인가?
모든 보살이 세간을 벗어난 지혜를 따름으로써 사실대로 그 모든 법의 바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대로 모든 법의 바탕을 알 수 있다 함은 온갖 함이 있는 모든 행을 보면 다른 인연에 의지하여 항상 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이치 때문에 아주 없다거나 항상 있다는 허망한 집착에 붙잡히지 않으며, 있고 없음이 둘이 아니어서 중도(中道)를 성취하여 사실대로 모든 함이 있는 행은 허망하고 진실하지 않음을 알고 본다. 깨끗한 마음을 얻고 함이 있는 행은 허망하게 분별하는 것인 줄 알기 때문에, 계율을 깨뜨리는 등의 때[垢]의 원인을 멀리 여의어 깨끗한 계율을 완전히 갖춘다. 나아가 아직 부처님이 되지 못하는 동안에 선한 뿌리를 닦고 모아서 일체 중생에게 즐거움의 원인을 주며 일체 종지를 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