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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니원경 하권
[부처님 장례법]
현자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는 어떻게 장사지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잠자코 있거라. 바라문ㆍ거사들이 알아서 잘 하리라.”
아난은 또 여쭈었다.
“바라문이나 거사들이 장사 지내는 법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전륜성왕의 법과 같이 하여 새 겁파(劫波) 솜으로 유체를 싼 다음 5백 장의 모직물[氈]로 차례로 싼 뒤에 금관(金棺)에 넣고 삼씨 기름[麻油]을 부어 몸을 적시느니라.
금관을 들어 다시 큰 철관 속에 넣어서 두고, 많은 향나무를 그 위에 쌓아 놓고 화장[闍維]하여 마친 다음에 사리를 거두어 네거리에 탑을 세우고 사당을 짓고 찰간을 세워 표시하고 깃발을 달며 꽃과 향을 올리고 예배하여 섬기는 것이 전륜성왕의 장사 지내는 법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성에 들어가서 모든 화씨들에게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오늘 밤에 열반하실 것이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나와서 하여 후회함이 없게 하고, 또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어 깨닫고자 하는 이도 마땅히 이때를 놓치지 말라’고 하여라.”
아난은 곧 분부대로 행하여 구이성에 들어가서 5백의 모든 화씨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모든 존자에게 알렸다.
“부처님께서 밤중에 열반하실 것이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마땅히 지금 하여 뒤에 후회되지 않도록 하고, 또 부처님을 직접 뵙고 법을 들어 깨닫고자 하는 이도 마땅히 이때를 놓치지 말고 뵙도록 하여라.”
여러 사람들은 모두 놀래어 슬퍼하며 탄식하였다.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이다지도 빨리 열반에 드시는가, 어찌하여 이다지도 빠른가? 세상의 눈이 없어지는구나.”
애통하여 슬피 우는 소리가 궁중을 뒤흔들었다.
[태자]
왕은 태자와 여러 화씨를 보내어 각기 집안의 권속을 데리고 쌍수(雙樹)에 나아가 아난에게 이르러 말하였다.
“부처님 앞에 나아가 예를 올리고 묻고자 합니다.”
아난은 부처님께 가서 아뢰었다.
“태자 아신(阿晨)이 여러 귀족들과 권속들과 함께 와서 3귀의(歸依)를 받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잠시 계시다 밤에 그들을 청해 들였다. 곧 여러 사람들이 앞에 나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태자가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심이 어찌 그리 이르십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벌써 말하였노라. 세간은 참된 것이 아니므로 가히 좋아할 것이 없느니라. 범부가 오래 살기를 탐하는 것은 5욕(欲)을 애착해서이니라. 미혹되고 이익이 없느니라. 다만 나고 죽음을 더할 뿐 다시 괴로움이 한량없느니라.
이제 나는 부처가 되어 세상의 온갖 욕심이 저절로 없어졌느니라. 또 마땅히 스스로 힘써라. 세상의 지혜 있는 이가 언제나 부처 보기를 원하고 경법 듣기를 좋아하나니, 이미 이러한 뜻이 있으면 마땅히 믿고 계를 지켜 보시하며 많이 듣고 널리 지혜를 배워라.
이 다섯 가지 뜻을 세워서 세속의 허물과 간탐심을 버려라. 그러면 태어나는 세상마다 부귀를 누리고 명예가 널리 드날려지며 하늘에 태어나서 안락하게 되며 마침내 열반을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고 나자 태자와 여러 화씨들이 모두 예배하고 물러갔다.
[왕]
이때에 왕이 국토 안의 남녀대소 14만 대중을 데리고 인경 칠 때[人定時]에 쌍수에 나아가 아난에게 이르러 부처님을 뵙고 가르침을 받기를 청하였다. 아난은 앞에서 인도하여 부처님께 청하였다.
왕은 나라에서 어질고 착한 이를 데리고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그 앞에는 등불이 없어 부처님께서는 정수리로 광명을 놓아 2천 리를 비추셨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고하였도다. 대왕과 여러 군신이 오느라 수고가 많았소.”
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려 하시니 무슨 유훈이라도 계시옵니까?”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부처가 된 뒤 49년 동안 말한 경과 율 그리고 일체가 다 갖추어져 있으며, 왕의 나라 현재(賢才)들이 이미 모두 알고 있느니라.”
왕과 여러 신하들은 참연히 슬퍼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을 계속하셨다.
“예로부터 하늘이나 신이나 사람이나 만물은 태어나면 죽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죽어도 없어지지 않는 것은 오직 열반의 즐거움뿐이니라. 왕은 어찌하여 우는가?
다만 마땅히 착한 것을 생각하여 지난 것을 고치고 오는 일을 닦아서 정사로써 나라를 다스리되 횡포함을 더하지 말고, 현량한 이를 후대하며 작은 허물을 용서하여 놓아주어라.
그리고 네 가지의 은혜를 힘써 행하여 백성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하여 부족한 것을 구호하는 것이고,
둘째는 어질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 보기를 자식과 같이 하는 것이며,
셋째는 백성을 이롭게 하되 올바른 정사[善政]로써 교화하는 것이고,
넷째는 이익을 같이하여 아랫사람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니,
왕이 이와 같이 하면 항상 복을 얻으리라. 내가 지난 세상[宿命]에 이 네 가지 은혜를 행하여 수없는 세상을 쌓아 왔으므로 부처가 되었느니라. 처음에 부처가 이미 열반의 기쁨을 보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또 게송을 읊으셨다.
지금 깨달은 부처 가장 높아
음탕한 맘 버리고 번뇌 없어져
지혜 높아 천상ㆍ인간 도사 되었네.
누구든지 따르는 이 기쁨 얻네.
복의 과보 지극히 유쾌한 것이네.
미묘한 소원과 뜻 다 이루어지네.
재빨리 최상 해탈 다 얻었으니
내 이제 저 열반에 들어가리라.
왕과 같이 온 신하들이 모두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바퀴 돌고 나서 물러갔다.
[외도 수발]
이때에 성안에는 늙은 외도[異學]가 있었는데, 나이는 120살이고 이름은 수발(須跋)이었다.
부처님께서 밤중에 열반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법에 대한 의심이 있어서 언제나 구담(瞿曇)에게 가서 한번 풀어 보려고 하였는데 이때에 가 보리라’ 하고
곧 일어나 쌍수(雙樹)에 가서 아난에게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구담께서 오늘 밤중에 열반하신다 하니, 만나서 의심을 해결하기를 청합니다.”
아난은 대답하였다.
“가만히 계시오, 수발이여. 부처님을 어지럽게 하지 마시오.”
수발은 꼭 만날 생각으로 두세 번 청하였다.
“내가 들으니, 부처님께서는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정제각(正諦覺)ㆍ명행성(明行成)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이시고, 매우 만나기 어려운 것이 구담화(漚曇華)가 백천만 년에 한 번 피는 것과 같다 하니, 원하옵건대 한 번 만나서 의심을 끊으려 합니다.”
아난은 부처님을 수고롭게 하고 어지럽힌다 하여 일부러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마음으로 사무쳐 들으실 줄 아시므로 안에서 이런 일을 다 아시고 아난에게 명하셨다.
“말리지 말고 들여보내라. 내 마지막으로 외도 수발을 제도하겠느니라.”
수발은 들어가자 기쁜 생각으로 즐거워하여 착한 마음이 나서 부처님을 뵙고 좋아하면서 예를 지켜 부처님께 문안을 올리고 공손히 절하고 나서 한쪽에 물러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묻고 싶은 것이 있으니 어찌 한가함이 있겠습니까? 한번에 의심을 해결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어라. 네 마음대로 물어라. 들으면 알리라.”
수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세상 학자들이 저마다 스승이라고들 하니, 고구씨(古龜氏)ㆍ무실씨(無失氏)ㆍ지행씨(志行氏)ㆍ백로자씨(白鷺子氏)ㆍ연수씨(延壽氏)ㆍ계금번씨(計金樊氏)ㆍ다적원씨(多積願氏)ㆍ니건자(尼犍子) 등 여덟 사람은 받아 배운 데가 있습니까, 제 홀로 아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8사도]
“저들은 부처와 다르니라. 저들은 스스로 삶을 탐하고 의지하는 생각으로 삿된 길을 걷느니라.
첫째는 삿된 견해[邪見]이니 이 세상과 뒷세상에서 지은 것을 스스로 받는 줄을 알지 못하고 점치고 제사 지내는 것으로 복을 구하느니라.
둘째는 삿된 생각[邪想]이니 생각이 애욕에 있고 다투고 성내는 마음이 있느니라.
셋째는 삿된 말[邪言]이니 허위로 아첨하고 간사하게 속이고 꾸미는 말을 하느니라.
넷째는 삿된 행동[邪行]이니 산 목숨을 죽이고 도둑질하며 음란하고 방탕함이니라.
다섯째는 삿된 생활[邪命]이니 이익과 옷이나 먹을 것 따위를 구할 적에 바른 도로써 하지 않느니라.
여섯째는 삿된 노력[邪治]이니 나쁜 짓을 끊지 않고 좋은 짓을 하지 않느니라.
일곱째는 삿된 뜻[邪志]이니 뜻으로 늘 즐거움을 탐하고 이 몸을 깨끗하다고 하느니라.
여덟째는 삿된 정신 통일[邪定]이니 뜻을 오로지하여 세속의 욕망을 채우려 하고 벗어나는 길을 보지 못하느니라.
이와 같이 수발이여, 내가 옛적에 집을 나온 지 12년 만에 도를 이루어 부처가 되었고 법을 말한 지 50년이 되었느니라. 집을 버림으로부터 계(戒)ㆍ정(定)ㆍ혜(慧)와 해탈(解脫)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을 갖추었느니라.
바른 도를 말하는 것은 오직 부처님의 사문뿐이요, 그밖의 범부와 외도는 아니니라.
[8정도]
내가 본래 밟아 온 길은 여덟 가지의 참된 도[八眞道]가 있으니, 제일 사문도 이것을 좇아 얻고, 둘째ㆍ셋째ㆍ넷째도 모두 이것을 좇아 이루느니라.
만일 이 여덟 가지의 참된 도를 보지 못하는 자는 사문의 네 가지 도를 얻지 못하리라.
여덟 가지의 참된 도라는 것은
첫째는 바른 견해[正見]이니, 이 세상과 뒷세상에서 좋은 일을 하면 복이 있고 나쁜 일을 하면 재앙을 얻는 것을 알며, 고(苦)를 알고 고의 원인[集]을 알며, 온갖 행(行)을 멸하고 도를 얻는 것이니라.
둘째는 바른 생각[正思]이니, 출가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고 다투고 성내는 마음을 버리느니라.
셋째는 바른 말[正言]이니, 말이 진실하고 정성스러우며 부드럽고 충성하고 믿을 만하니라.
넷째는 바른 행동[正行]이니, 살생하지 않으며 도둑질하지 않고 음란한 마음이 없는 것이니라.
다섯째는 바른 생활[正命]이니, 이익과 옷과 음식 따위를 구할 적에 도로써 하고 삿되게 하지 않는 것이니라.
여섯째는 바른 노력[正治]이니, 나쁜 행위를 억제하고 착한 뜻을 일으키는 것이니라.
일곱째는 바른 뜻[正志]이니, 뜻을 몸[身]과 느낌[痛]과 마음[意]과 법(法) 네 가지로 관하여 항상 하지 않고 괴로우며 자신도 아니고 깨끗함도 아니라고 아는 것이니라.
여덟째는 바른 정신 통일[正定]이니, 항상 무위(無爲)하여 4선행(禪行)을 이루는 것이니라.
사문과 바라문이 이 여덟 가지의 바른 도를 행하면 네 가지 도를 이루어 사자후(獅子吼)를 하리라. 나의 어진 제자들은 행위에 방일함이 없으며 세속의 마음을 멸했기 때문에 아라한이 되느니라.”
이에 수발은 아난에게 말했다.
“기쁩니다, 현자여. 이것은 이익이 많고 아름다우니 일찍이 없었던 일입니다. 상수 제자로서 이 법을 들은 이는 또한 묘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성은을 입어 이 법을 들었으니 바라건대 집을 버리고 계를 받겠습니다.”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외도 수발이 부처님 법을 받기를 원하여 집을 버리고 계를 받아 사문이 되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나아가 계를 주면서 생각하셨다.
‘이 사람이 나의 마지막 깨달음을 얻고 청정함을 보는 외도 수발이로구나.’
그리고는 곧 계를 주어 비구가 되게 하시고,
“일심으로 정진하여 방일하지 말고, 생각할 것은 마땅히 생각하고 끊을 것은 끊어 버려라” 하니,
그가 바라던 것과 같이 머리카락과 수염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입혀져 집을 떠나 도를 위하고 법을 얻으며 뜻으로 깨끗한 행을 닦고 스스로 뚜렷하게 알며 깨달음을 이루어 완전히 통달하였다. 아라한[應]같이 행하였고, 이미 뜻을 통달하여 알았다. 현자 수발은 이미 세속을 뛰어나서 아라한[應眞]이 되었다.
그는 앉아서 조용히 생각하기를
‘나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기다릴 수 없다’ 하고
갑자기 먼저 열반에 들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이보다 뒤에 열반하시게 되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뒤에 혹 이와 같은 외학(外學)ㆍ타술(他術)과 범부[異生]의 무리가 머리를 깎고 법을 배워 맑은 교화에 목욕하고자 하여 집을 버리고 계를 받으려 하거든 마땅히 사문되기를 허락하여라.
왜냐하면 저들은 큰 뜻이 있기 때문이니라. 마땅히 먼저 석 달 동안 시험하여 스스로 욕심을 버리고 마음 쓰는 것을 알아서 만일 말과 행동이 상응하는 자는 능히 죄를 버릴 수 있으니, 먼저 10계(戒)를 주어서 3년 동안 허물없이 지키게 하고 그 다음에 250계를 주어라. 그 10계가 근본이 되고 240계는 예의범절과 위의(威儀)가 되느니라. 이것을 행하는 이는 모든 하늘이 번갈아 기뻐하느니라.”
[사문이 되는 이는 네 가지의 인연]
율을 받고 계를 지녀 사문이 되는 이는 네 가지의 인연이 있으니, 모두 도를 사모하고 즐거워하며 가까이하는 뜻이 있느니라.
내가 열반한 뒤에 어떤 이는 관법을 피하여 와서 사문이 되려고 하고,
어떤 이는 나이가 많아 사문이 되려고 하며,
어떤 이는 가난하여 사문이 되려고 하고,
어떤 이는 바른 행을 익히려고 사문이 되려고 하느니라.
만일 현명하고 재주 있는 이가 바른 행을 익히려 하거나 나이가 많거나 빈곤하거나 관법을 피하여 와서 도를 닦으려 하는 이는 다만 옷과 먹을 것을 얻을 따름이니라.
법의 말씀을 받아 외우고 범행(梵行)이 있는 이라야 오래 머무를 수 있으리니, 오히려 이런 것을 좇아야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을 제도할 수 있으며, 세간이 의지하게 되고 모든 천상과 인간을 이익되게 하리라.
[12부경]
그러므로 말하기를
‘법을 좇는 이는 현세에 편안함을 얻고 현세에 해탈을 얻게 된다’ 하느니라.
마땅히 잘 들어라.
무슨 법으로 현세에 편안함을 얻고 해탈을 얻게 되는가?
부처가 말한 12부경(部經)이니,
첫 번째는 문(文)이고, 두 번째는 가(歌)며, 세 번째는 기(記)이고, 네 번째는 송(頌)이며, 다섯 번째는 비유(譬喩)이고, 여섯 번째는 본기(本紀)이며, 일곱 번째는 사해(事解)이고, 여덟 번째는 생전(生傳)이며, 아홉 번째는 광박(廣博)이고, 열 번째는 자연(自然)이며, 열한 번째는 도행(道行)이고, 열두 번째는 양현(兩現)이니, 이러한 것들을 법을 위함[爲法]이라 하느니라.
만일 이것을 받들어 지니고 법답게 보호하면 곧 현세에 편안함과 해탈을 얻게 되느니라. 다만 마땅히 자세히 받아 보호하여 지니고 읽고 외우며 바른 마음으로 생각하면 깨끗한 도가 오래 머무르게 되리라.
너희들 모든 제자는 마땅히 힘쓸 것이요, 게으르고 소홀히 하여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이미 가셨으니 가히 돌아갈 곳이 없다’고 하지 말라.
반드시 법의 가르침을 이어서 항상 반 달마다 보름과 그믐으로 계법을 강설하고 6재일(齋日)에 높은 자리에서 경을 외우고 마음을 경에 돌리어 부처가 생존했을 때와 같이 하여라.
[추념할 네 가지 일]
또 모든 종족의 남녀들이 마땅히 추념(追念)할 네 가지 일이 있었으니,
첫째는 부처가 보살로서 처음 강생(降生)할 때요,
둘째는 부처가 처음으로 도를 얻어 묘한 정각(正覺)을 이룰 때요,
셋째는 처음 경을 말하여 법의 수레[法輪]를 굴릴 때요,
넷째는 받은 나머지 무위(無爲)의 정(情)을 버리고 열반에 드는 때이니라.
마땅히 이렇게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 나실 때에 복덕이 이와 같고,
부처님께서 도를 얻을 때에 신력이 이와 같으며,
법의 수레를 굴릴 때에 사람을 제도하는 것이 이와 같고,
장차 열반하실 때에 남기신 법이 이와 같다’라고 하여라.
다음 중세와 말세에 이것을 생각하고 뜻을 일으켜 행하는 이는 모두 천상에 나게 되리라.
만일 이것을 받고도 의심함이 있으면 뜻이 부처와 법과 성중(聖衆)과 고(苦)ㆍ습(習)ㆍ진(盡)ㆍ도(道)에 있는 것이 아니니라.
너희 여러 비구들은 마땅히 남이 묻는 것을 해설하여 주되 내가 있을 때와 똑같이 하여라. ‘이 말로써 직접 부처님께 물은 것이로다’라고 해야 또한 참 제자니라.
스스로 내가 물은 것과 내가 해설한 것을 말하여 주어라.
현자 아난이 부처님 뒤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다가 말하였다.
“예, 모두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비구도 불ㆍ법ㆍ승과 4제에 대하여 의심하거나 비난하는 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