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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긴나라왕소문경 제2권
[보살의 서른두 가지 보시 바라밀]
그때에 부처님께서도 긴나라왕과 모든 대중을 위해 묘한 법을 연설하여 가르쳐 보이고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하였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곧 이런 묘한 법을 연설하셨다.
“긴나라왕이여, 보살은 서른두 가지의 청정한 보시바라밀을 행한다.
그 서른두 가지란 무엇인가?
긴나라왕이여, 보살은 보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앞장서 보시를 행하고,
소승(小乘)을 칭찬하지 않고 보시를 행하며,
하려고 하는 이에게 상처나 헐뜯는 마음이 없이 보시를 행하고,
구하는 이가 오면 해치려는 마음이 없이 보시를 행하며,
청하는 이가 있으면 복밭이라는 생각을 일으켜 보시를 행하고,
모든 청하는 이가 있으면 스승이라는 생각과 선지식이라는 생각을 일으켜 보시를 행하며,
안으로 아까워하는 번뇌를 버리고 보시를 행하고,
탐하거나 애석해하는 마음 없이 뛸 듯이 기쁘게 보시를 행한다.
팔을 바로 펴 잘 주되 바라는 바가 없이 보시를 행하고,
작은 마음이 아니고 큰 마음을 내어 보시를 행하며,
나쁜 곳에 나지 않고 보시를 행하고,
좋은 과보나 바라는 것이 없이 보시를 행하며,
부처의 법을 위해 보시를 행하고,
마음에 심한 고뇌가 없이 보시를 행하며,
거두어들임을 으뜸으로 삼아 보시를 행하고,
중생을 가르쳐 이끌고 교화하기 위해 보시를 행하며,
법을 보호하기 위해 보시를 행하고,
부처의 가르침을 그대로 행하기 위해 보시를 행하며,
악마의 무리들을 항복 받기 위해 보시를 행한다.
또 보리를 바로 깨닫기 위해 보시를 행하고,
선남자의 업을 짓기 위해 보시를 행하며,
아귀의 나쁜 세계를 떠나기 위해 보시를 행하고,
평등의 마음의 인연을 모아 닦기 위해 보시를 행하며,
큰 재물과 봉읍(封邑)을 얻어 남을 거두기 위해 보시를 행하고,
화합하고 공경하는 법을 행하기 위해 보시를 행하고,
선지식을 떠나지 않기 위해 보시를 행하며,
일체 중생을 성내는 눈으로 보지 않기 위해 보시를 행한다.
보시의 선근으로 위없는 도로 향하기 위해 보시를 행하며,
다른 보살에게 주기 위해 보시를 행하고,
상호(相好)를 장엄하기 위해 보시를 행하며,
부처 세계를 청정하게 하기 위해 보시를 행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서른두 가지 깨끗한 보시 바라밀이니라.
[보살의 서른두 가지 계율 바라밀]
긴나라왕이여, 또 보살은 서른두 가지의 청정한 계율 바라밀을 행한다.
스스로 그 몸을 깨끗이 하는 계율이니 탐욕ㆍ분노ㆍ우치(愚癡) 등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요,
스스로 그 입을 깨끗이 하는 계율로서 부처와 여러 하늘을 속이지 않는 것이니 허망한 모양이 없기 위해서이며,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는 계율이니 무명ㆍ탐욕ㆍ분노ㆍ사견(邪見)을 떠나기 위해서요,
열 가지 선업을 깨끗이 하는 계율이니 인간이나 천상에 나기 위해서이며, 보리의 마음을 잊지 않는 계율이니 다른 법을 탐하지 않기 위해서요,
뜻이 깨끗한 계율이니 거짓을 버리기 위해서이니라.
성현을 칭찬하는 계율이니 성현이 아닌 이를 부지런히 포섭하기 위해서요,
인자한 마음을 으뜸으로 하는 계율이니 모든 중생들에 대해 마음을 평등히 하기 위해서이며,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닦는 계율이니 나아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요,
고루 배우기를 좋아하는 계율이니 결국 결함이 없기 위해서이며,
부끄러워할 줄 아는 계율이니 악도(惡道)를 두려워하기 위해서요,
깨뜨림이 없는 계율이니 중도에 버리지 않기 위해서이며,
더러움이 없는 계율이니 청정한 법을 완성하기 위해서요,
자신이 자재한 계율이니 다른 부처 세계에 가기 위해서이니라.
또 호귀(豪貴)한 이를 존경하는 계율이니 지혜로운 이를 칭찬하기 위해서요,
허물을 뛰어넘는 계율이니 악도를 떠나기 위해서이며,
편히 머무는 계율이니 모든 안락을 다 갖추기 위해서요,
부처의 칭찬을 받는 계율이니 그것은 부처의 계율이기 때문이며,
게으르거나 이완되지 않는 계율이니 세간 사람을 견실히 구제하기 위해서요,
잘난 체하여 남을 헐뜯지 않는 계율이니 잘 버리기 위해서이며,
버리기를 수행하는 계율이니 번뇌를 떠나기 위해서이니라.
또 자기를 수행하는 계율이니 도를 돕는 보리의 법을 위해서이며,
기쁨에 머무는 계율이니 탐애(貪愛)를 떠나기 위해서요,
남을 잘 포섭하는 계율이니 그 말대로 따르게 하기 위해서이며,
마음을 조복시켜 출가하는 계율이니 가정에 얽매임을 모두 떠나기 위해서요,
굳게 수행하려는 계율이니 법을 즐기기 위해서이며,
결정코 소욕(少欲)과 지족(知足)할 줄 아는 계율이니 거룩한 종자를 의지하기 위해서요,
두타행을 즐겨 닦는 계율이니 모든 악법을 버리기 위해서이니라.
또 집착 없이 상응하는 계율이니 중생이 없음을 관하기 위해서요,
그대로 따라 어기지 않는 계율이니 인연법을 따르기 위해서이며,
일체 견해를 떠나는 계율이니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의 견해를 떠나기 위해서이니,
긴나라왕이여, 이것이 보살의 서른두 가지 청정한 계율 바라밀이니라.
[보살의 서른두 가지 인욕 바라밀]
긴나라왕이여, 또 보살은 서른두 가지 깨끗한 인욕바라밀을 행한다.
그 서른두 가지란 무엇인가?
몸에 굳이 집착하지 않는 인욕이요,
수명에 집착하지 않는 인욕이며, 침
해할 마음이 없는 인욕이요,
욕설을 참는 인욕이며,
못난 이를 가엾이 여기는 인욕이요,
후학(後學)을 경시하지 않는 인욕이며,
큰 세력이 있으면서 남을 괴롭히지 않는 인욕이요,
온 뼈마디를 다 잘라도 성내지 않는 인욕이니라.
거칢이 없는 인욕이요,
성냄으로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 인욕이요,
말과 함께 하지 않음이 없는 인욕이요,
뜻을 지니고 있는 인욕이며,
흐린 마음이 없는 인욕이요,
어지러운 마음이 없는 인욕이며,
남의 마음을 보호하는 인욕이요,
재물의 이익에 대한 인욕이며,
큰 자비를 깨닫는 인욕이요,
교만을 없애는 인욕이며,
중생들에게 겸손하는 인욕이요,
욕심을 왕성하지 않게 하는 인욕이니라.
또 고요함을 즐기는 인욕이요,
한적하고 편안한 무위(無爲)의 인욕이며,
자신의 허물을 보는 인욕이요,
다른 사람에게 결점이 있어도 허물을 보지 않는 인욕이며,
법다운 재물과 봉읍(封邑)을 갖는 인욕이요,
신앙심이 있는 인욕이며,
마음에 고뇌가 없는 인욕이요,
안락을 생각하는 인욕이며,
앞서 문안하고 성내지 않는 인욕이요,
매우 깊은 법을 그대로 따르는 인욕이며,
세 가지 해탈의 문을 따르는 인욕이며,
남[生]이 없고 일어남이 없음을 이해하여 생사가 없는 법인(法忍)을 아는 인욕이니,
긴나라왕이여, 이것이 보살의 서른두 가지 깨끗한 인욕바라밀이니라.
[보살의 서른두 가지 정진 바라밀]
긴나라왕이여, 또 서른두 가지 깨끗한 정진바라밀이 있다.
그 서른두 가지란 무엇인가?
긴나라왕이여, 보살은 부처 종자가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승(僧)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한량없는 생사를 받으면서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한량없는 선근을 모으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한량없는 부처를 공양하고 섬기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한량없는 지식을 가지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한량없는 중생들을 가르치고 이끌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한다.
또 묘한 설법으로 일체 중생을 기쁘게 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일체 중생들을 역류시키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중생들을 위해 항상 무엇을 할까 하여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가진 것을 모두 버리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일체의 계율을 보호하여 훼손되거나 없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모든 것에 부드럽고 참는 힘으로 성내지 않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한다.
또 일체의 하는 일에서 뛰어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일체의 선정ㆍ해탈과 온갖 삼매를 일으키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한량없는 지혜를 원만히 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모든 부처 세계의 온갖 장엄으로 부처 세계를 다 장엄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굳세고 큰 힘으로 저쪽 언덕에 건너가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모든 악마를 항복시키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한다.
또 외도의 주장들을 다 항복받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부처의 열 가지 힘과 두려움이 없는 법을 갖추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몸과 입과 뜻을 장엄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모든 일을 잘 마련하여 쉬지 않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마음이 겁내거나 나약함이 없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그 마음이 용기 있고 씩씩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모든 번뇌와 함께 있지 않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일체 번뇌를 꺾어 굴복시키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한다.
또 일체의 결박을 없애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제류(諸流)를 건너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며,
해탈하지 못한 이를 해탈하게 하고 편하지 못한 이를 편하게 하며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너게 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온갖 복덕을 모아 상호를 장엄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느니라.
또 모든 부처의 바른 법을 수호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신통으로 모든 부처 세계에 가서 그 부처를 공양하고 예배하며 오른쪽으로 돌고 공경하기 위해 정진바라밀을 행한다.
이런 온갖 정진은 적정(寂靜)에서 생기므로 몸과 마음은 적정에 머물러 나가는 것도 없고 들어오는 것도 없으며 위도 없고 아래도 없다.
그것은 생기거나 일어남이 없는 것에 포섭되기 때문이다.
긴나라왕이여, 이것이 보살의 서른두 가지 깨끗한 정진바라밀이니라.
[보살의 서른두 가지 선정 바라밀]
긴나라왕이여, 또 보살에게는 서른두 가지 깨끗한 선정바라밀이 있다.
그 서른두 가지란 무엇인가?
그것은 이른바 생각의 깨끗함, 지혜의 깨끗함,
정진의 깨끗함, 부끄러움의 깨끗함,
견실함의 깨끗함, 마음과 성품의 깨끗함,
보리의 마음을 잊지 않는 깨끗함, 공덕 뿌리의 깨끗함,
의지함이 없는 깨끗함, 나와 내 것[我所]의 깨끗함,
신통을 일으키는 깨끗함, 몸이 고요한 깨끗함,
마음을 다스리는 깨끗함, 안이 고요한 깨끗함,
바깥 위의의 깨끗함, 모든 견해에의 집착을 끊는 깨끗함,
나도 없고 중생도 없으며 사람도 없고 수명도 없으며 장부(丈夫)도 없음을 관찰하는 깨끗함이니라.
또 삼계에 머물지 않는 깨끗함, 보리를 돕는 법이 앞에 나타나는 깨끗함,
중생을 가엾이 보는 깨끗함, 지혜의 장애를 없애는 깨끗함,
지혜를 넘어선 깨끗함, 인과(因果)를 어기지 않는 깨끗함,
법인(法忍)을 결정하는 깨끗함, 무상ㆍ괴로움ㆍ공(空)의 법을 수행하는 깨끗함,
방편을 굴리는 깨끗함, 방편으로 포섭하는 깨끗함,
도량을 가까이 하는 깨끗함, 성문과 연각의 법을 바라지 않는 깨끗함,
번뇌가 아주 없어진 깨끗함, 마음이 산란하지 않아 부처의 선정을 얻은 깨끗함,
중생들의 마음을 관찰하여 거기에 맞게 설법하는 깨끗함 등이니,
긴나라왕이여, 이것이 보살의 서른두 가지 깨끗한 선정의 바라밀이니라.
[보살의 서른두 가지 지혜 바라밀]
긴나라왕이여, 보살에게는 또 서른두 가지의 청정한 지혜바라밀이 있다.
그 서른두 가지란 무엇인가?
많이 들음[多聞]을 구하되 만족할 줄 모르고, 모든 법을 잘 생각해 분별하며, 그 지혜로 모든 법을 깨달아 5음(陰)을 잘 분별하고, 18계(界)를 잘 분별하여 법계(法界)로 나아가는 것이니
16입(入)을 잘 분별해 알기 위해서이며,
인연의 법을 잘 알아 인연법에 머물기 위해서요,
네 가지 진리를 알되 그 멸(滅)을 알기 위해서이다.
바른 자리를 아는 것이니 그 자리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요,
일어남이 없음을 관찰하는 것이니 제 마음을 일으키기 위해서이며,
모든 법은 생멸이 없음을 아는 것이니 본제(本際)가 깨끗하기 때문이요,
중생들의 나가 없음을 아는 것이니 뒤바뀐 견해를 떠났기 때문이며,
모든 법이 다 한 법인 줄 아는 것이니 본제는 욕심을 떠났기 때문이요,
모든 세계는 한 세계임을 아는 것이니 그것은 허공과 같기 때문이며,
모든 부처는 한 부처와 같음을 아는 것이니 불가사의한 법계에 들어갔기 때문이요,
모든 글귀를 잘 아는 것이니 글을 잘하기 때문이니라.
걸림 없는 변재로 널리 설법할 줄 아는 것이니 일체 중생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요,
다라니를 아는 것이니 잊음이 없기 때문이며,
악마의 업을 아는 것이니 그 악마들을 교화하여 보리로 향하게 하기 위해서요,
모든 법은 환영과 같음을 알아 분별에 머무는 것이니 차별이 있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번개ㆍ물 속의 달ㆍ꿈ㆍ그림자ㆍ메아리 등과 같음을 아는 것이니 모든 법은 결국 성취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중생들의 심성을 아는 것이니 본래 깨끗하기 때문이요,
생사와 열반을 잘 관찰해 분별하는 것이니 방편을 잘 배웠기 때문이며,
공ㆍ무상ㆍ무원을 잘 아는 것이니 해탈의 문을 보이기 위해서요,
모든 법의 본성은 본래 고요함을 아는 것이니 본래 얽매임이나 장애가 없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장애를 떠남을 아는 것이니 밝음을 얻어 무명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요,
지혜를 잘 알아 지혜의 광명을 놓는 것이니 일체 중생을 해탈시키기 위해 설법하려 하기 때문이니라.
또 모든 법을 잘 아는 것이니 가고 옴이 없기 때문이요,
지은 업을 아는 것이니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요,
중생들에게 보일 줄 아는 것이니 생사를 보이기 위해서이며,
네 가지 변재를 얻어 이룬 것이니 이치와 법과 말과 즐겨 말하는 변을 알기 때문이요,
그 말은 틀림이 없고 법은 공(空)하며 자신을 고요하게 단련하고 진실로 열반을 알며,
그 지혜는 부처의 지혜로 나아가고 법의 성(城)을 수호하여 일체의 법을 지니며 수기를 받아 할 일을 완성하며,
다시는 물러나지 않는 보살 지위에 머물게 된다.
긴나라왕이여, 이것이 보살의 서른두 가지 깨끗한 지혜바라밀이니라.
[보살의 서른두 가지 방편 바라밀]
긴나라왕이여, 보살은 또 서른두 가지 깨끗한 방편 바라밀을 행한다.
그 서른두 가지란 무엇인가?
중생들에게는 아무 악도 없음을 관찰하고,
한량없는 복이 있으되 그치지 않으며,
만일 조그만 복이 있어도 또한 그치지 않고,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보시를 행하되 복을 구하지 않고,
중생들에 대해 복밭이라는 생각을 내면서 그 과보를 바라지 않으며,
못난 이를 교화하기 위해 못난 사람으로 나타나고,
중생들에게 구업(口業)을 단속하게 한다.
여자의 몸으로 나타나 젊은이들을 교화하고 소년으로 나타나 소녀들을 교화하며,
일체의 몸을 나타내되 중생들을 거스르지 않으며,
자신은 교만하지 않으나 교만한 태도를 나타내고,
교만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광란함을 나타내 보이며,
중생들이 이해함에 따라 설법하고,
100년 동안 계율을 지니다가 한 사람을 교화하기 위하여 계를 버리고,
갖가지 오락하는 도구를 소유하여 모두 법에 들어오도록 하고,
스스로 두타의 행에 머물고 생명을 잃을까 두려워하는[不活畏] 중생을 위해 생명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모습을 나타내느니라.
일체 외도의 법을 나타내 보이되 출가(出家)의 행을 닦아 불법을 나무라지 않고,
음녀(淫女)로 나타나거나 혹은 왕궁(王宮)에 있어 아름다운 여자의 몸을 나타내는 것은 음욕에 집착하는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서이며,
대중이 모인 곳에서 온갖 재주를 보이되 퉁소ㆍ젓대를 불기도 하고 거문고나 비파를 타기도 하며 북을 치고 고둥을 불되 으뜸이 되고, 대중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익살을 부리되 모든 법음을 내고 온갖 재주를 부려 중생들이 즐기는 것을 따르는 것은 그들을 교화하기 위해서이다.
신통을 부려 중생에게 재물을 보시한 뒤에 법을 설하고,
재물을 잃은 중생을 위해서는 보배 창고를 나타낸 뒤에 설법하며,
어떤 중생이 근기에 시달리면 거기에 맞는 법을 나타낸 뒤에 설법하느니라.
또 장자나 거사, 작은 왕의 궁녀나 부인들이 자식이 없어 걱정할 때는
그들을 교도하고 기쁘게 하기 위해 그 아들이 되어 나타나고,
대중 가운데서 그 우두머리가 되어 대중을 데리고 광야에 갔을 때 양식이 떨어져 구할 길이 없으면
신통의 힘으로 음식을 만들어 배부르게 한 뒤에
그들에게 알맞게 설법하여 위없는 도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느니라.
나면서 장님이 된 중생들이 떼를 지어 가는데
한 사람ㆍ두 사람ㆍ세 사람ㆍ네 사람ㆍ혹은 열 사람ㆍ백 사람ㆍ천 사람ㆍ2천 사람 내지 만 사람이 있을 때 장님으로 그들 앞에 나타나되,
아주 빈궁한 이로 나타나 남에게서 구걸하여 그들에게 보시하고,
모두 눈을 얻어 모든 것을 보게 한 뒤에
그들에게 근기에 맞게 설법하여 위없는 도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느니라.
또 많은 중생들이 죄를 지어 왕에게 잡혔으면
보살은 그 중생들을 감옥의 결박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죄인으로 나타나서는,
그들 가운데 들어가 신통의 힘으로 그들의 차꼬와 수갑을 모두 벗긴 뒤에 음식과 의복을 충분히 주고,
또 설법하여 위없는 도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느니라.
또 어떤 중생이 죽을 죄를 범했으면
그들을 교화하기 위해 환영으로 만들어진 사람으로 변하여 그 죄인을 대신해 그 목숨을 살려 근심이 없게 하고,
위로하여 기뻐하게 하고는 설법하여 끝내는 위없는 도에 머물게 한다.
또 어떤 중생이 재물ㆍ종ㆍ짐승ㆍ집ㆍ논밭 등을 가지고 서로 치며 다투거나 소송하면
그는 방편의 힘으로 많은 재물을 나타내어 그들에게 주어 화합하게 한 뒤에
설법하여 보리의 행에 머물게 한다.
또 보살은 방편으로 자신의 좋은 형상을 버리고 귀머거리ㆍ장님ㆍ벙어리 등의 더러운 몸을 나타내어 그들과 같은 몸이 되는데 그것은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서이니라.
또 그 보살은 부처 종자가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외도의 스승이 되어 멀리서 살면서도 3보를 찬탄한다.
또 그 보살은 방편으로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 갖가지 선정을 버리고 욕계에 태어난다.
또 그는 무식한 사람으로 나타나 무식한 이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열반을 나타내 모든 법을 더욱 부지런히 수행하여 정진하게 한다.
또 보살은 바른 지위를 얻지 못하고 열반에 들려는 이가 있으면 방편으로 그 앞에서 부처의 형상을 나타내는데, 그것은 그들을 보리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이다.
긴나라왕이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서른두 가지 방편 바라밀을 갖추었다는 것이니라.”
이렇게 하여 여러 가지 바라밀을 말씀하셨을 때
대수긴나라왕의 권속 중에서 90만 6천 중생은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부처님의 무리 중에 8천 보살은 생사가 없는 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대수긴나라왕은 지등삼매(智燈三昧)를 얻었다.
이때에 긴나라왕은 부처님으로부터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익 되게 하고 기쁘게 하는 법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희귀한 일이라 생각하고 값으로 칠 수 없는 옷을 부처님께 바치고,
보살과 성문들도 제각기 옷을 바치고 그들의 동산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그때에 긴나라왕의 아들 8천 인은 온갖 보배 꽃으로 장엄한 8천 개의 미묘한 일산을 부처님께 바쳤다.
그것을 바칠 때 부천님의 신력으로 그것들은 허공에서 하나의 일산이 되어 100유순을 덮었다.
그 긴나라왕의 8천 아들들은 부처님의 신력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며 희귀하다 생각하면서 전일한 뜻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 모두 물러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발심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에게 보리를 돕는 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들은 그것을 듣고 그대로 수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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