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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캐나다에서 오래사신 분의 캐나다 의료시스템에 관한 글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하여 포스팅합니다. 제가 설명하고자 했는데 너무도 자세히 비교했기에 추가할 내용이 없네요 ^^;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26년을 살고, 캐나다에서 7년 살고, 미국에서 6개월째 살고 있습니다. (제 나이가 나오는군요.. ㅋㅋ )
그래서 짧으나마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세 나라의 의료시스템을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제가 장애인재활분야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병원에서 많이 일했고, 캐나다에서 그 쪽 일을 쭉 했고, 미국에서도 그 쪽 일 알아 보고 있고, 세나라에서 병원이랑은 근접하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장애인재활복지분야에서 일하는 지라 병원을 갈때마다 유심히 서비스를 살피곤 하지요. 제 의견에 동의 안하시는 분들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건 망구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제 생각이며 여기 보니 미국이나 캐나다 의료시스템에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글을 올립니다.
1. 캐나다
캐나다는 국가에서 보장해 주는 의료보험시스템이 있습니다. 제가 토론토에 살아서 OHIP (Ontario Health Insurance Plan) 이라는게 있었지요. 다른 주에 가면 다른 이름으로 부르겠지만 똑같은 국가의료보험체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OHIP 으로 많은 것이 커버가 됐읍니다. 일단 제가 받은 혜택만 해도, 자궁암 검사, 성병검사, 정기 신체검사 (소변검사, 피검사 포함), 자궁경부에 이상세포가 자라서 그거 긁어내는 수술, 피부에 문제가 생겨서 그거 포토테라피 받은거, 안과가서 정기검사 및 안구건조증 치료 등등 공짜로 받았습니다. 제가 받은거는 아니지만 주위에서 보면, 다리가 부러져 깁스한거, 넘어져 얼굴이 찢어져 꾸맨거, 미드와이프 불러 애기 낳은거, 병원에서 애기 낳는거 다 공짜로 하더군요. 병원 입원비도 공짜.(4인실일 경우, 2인실이나 1인실은 돈 냄) 물론 OHIP 으로 커버가 안되는 것도 있습니다. 치과진료, 안경, 콘택트렌즈, 성형수술 등등.... 포함안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거는 사보험을 들어서 포함시킬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보통 캐나다에서 회사를 다니면 회사에서 메디칼보험을 들어주기 때문에 OHIP 으로 안되는거는 회사보험으로 하면 됩니다. 중요한건 꼭 회사를 안다니더라도 OHIP 만 가지고도 커버되는게 많다라는 거지요. 꼭 지금 당장 아픈거 말고라도 노후가 되어서도 나라에서 해 주는 의료혜택이 많습니다. 장애를 입으면 나라에서 집안개조하는거, 휠체어 사는거, 자동차 개조하는거 뭐 그런거 다 보조해 줍니다. 거의 70% 정도까지 보조해 줄껄요. 단점은 waiting list 가 길다라는거... 적게는 6개월에서 몇년까지.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국가의 보조로 집안개조도 하고 자동차개조도 할 수 있으면 좋지요. 그래서 장애를 입고 살아도 나라에서 보조해 주는게 많아 그리 큰 돈은 안 들어 갈겁니다. 나이가 많이 들어 집에서 혼자서 살고 있으면 집으로 사람을 보내서 집안 청소도 해 주고, 밥도 해서 배달해 주고, 와서 목욕도 시켜주고, 옷도 갈아 입혀 주고, 뭐 이런 것들 다 공짜 입니다..... 그래서 느즈막에 혼자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혼자 쓸쓸히 죽어간다던가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나라에서 그런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한 의료복지가 잘되있거든요. 장애인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저는 캐나다에서 제 나이에 비해 돈을 많이 벌었지만 세금 많이 내는거 그리 아깝지 않더군요. 제가 살면서 그 세금이 쓰이는걸 몸소 체험을 하거든요. 미국도 세금 많이 내지만 캐나다가 쪼금, 아주 쪼금 더 냅니다. 그래도 캐나다에서는 애 낳으면 아동보조비(?) 같은 것도 나옵니다. 이것도 다 가정 소득수준에 따라서는 다르지만, 저 소득층에서는 애 한명당 한달에 500불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애가 4명이면 그것만도 한달에 2000불 입니다. 고소득층에서는 그런 돈 안 나오겠지요.
캐나다는 약간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돈 많이 버는 사람들한테서 세금 많이 걷어다가 못 사는 사람들, 아픈 사람들, 나이 든 사람들 많이 많이 베풀어 줍니다. 그래서 돈 많이 버는 사람들은 불평이 많지요. 그래서 돈 많은 사람들은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가기도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좀 오래 기다리거든요... 예를 들어, 수술 하는거나, MRI 찍는거, CT촬영 뭐 그런거 아주 급한거 아니면 한, 두달 기다리거든요..... 그래도 한, 두달 기다려서 공짜로 하는게 낫지.. 돈 많은 사람들은 그런거 기다리는 것도 짜증난다고 미국까지 가서 돈 내고 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응급실 가서도 많이 기다립니다. 한국같은 응급실을 상상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저도 응급실 가 봤는데, 진짜 한산~ 합니다. 대기실에 한 열댓명 기다리고 있는거 말고는 한산~합니다. 다들 어디서 다 자고 있는지 왔다 갔다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웃긴건 대기실에 한 열댓명 기다리는 사람들도 그리 응급한 환자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한 환자를 위한 곳입니다. 피가 철철 나고, 숨을 못 쉬는 정도가 아니면 정대 응급실로 가지 마십시오. 기다렸다가 가정의한테 가세요.
미국이나 캐나다는 가정의 중심으로 의료시스템이 돌아 갑니다. 여기서는 일단 몸에 문제가 있으면 가정의한테 갑니다. 그게 산부인과 문제이든, 비뇨기과 문제이든, 그냥 감기이든 가정의한테 갑니다. 그럼 가정의가 보고 자기가 할 수 있는거는 자기가 해 주고, 자기가 안 되는거는 specialist 한테 보내 줍니다. 산부인과 전문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한테 보내주죠. 우리나라에서는 우리가 자기가 이비인후과 가고 싶다고 하면 그냥 가죠? 캐나다에서는 안 그래요...... Walk-in (가정의 referral 없이 그냥 오는 환자) 를 안 받아주는 곳도 있어요. 성형외과나치과는 가정의 거칠 필요 없이 자기가 가고 싶은데 마음대로 가도 됩니다.
제가 캐나다나 미국에서 보고 놀란 것 중에 하나가 병원들이 후줄구리 합니다. 건물도 꼬지고 진짜 이게 병원인가 싶어요. 제가 말하는건 큰 대학병원 말고 일반 clinic 이요. 산부인과 클리닉, 이비인후과 클리닉 뭐 그런데요.... 이런 클리닉들이 그냥 오피스 빌딩 같은데 있어요. 간판도 별로 안 크고.. 처음에 전 환자들을 좀 끌어 모을려면 간판도 크게 내 걸고, 인테리어도 좀 화려 하게 하고, 가구도 좀 좋은 걸로 갔다 놓고 해야 할텐데 왜 이렇게 후지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아는 이비인후과 의사 친구 말에 의하면 다 환자들이 가정의를 통해서 오기 때문에 굳이 병원 클리닉을 화려하게 손님들을 끌기 위해 치장을 안해도 된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이게 낫죠.... 전문적이잖아요.. 한국에 개인병원들은 너무 장사속이예요. 환자들 대상으로 비지니스를 하죠. 환자 한명 더 끌어 모을려고. 캐나다는 진짜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한 사람만 전문의한테 가요. 그렇지 않으면 가정의 선에서 끝납니다.
그럼 가정의는 환자를 100명, 200명 받을 수 있냐? 그것도 아닙니다. 가정의가 환자를 많이 받으면 돈을 많이 버니까 환자를 500명 받으면 좋겠지요? 그게 아닙니다. 가정의가 볼 수 있는 환자 수가 정해져 있어요. 그 수가 몇명인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지만, 만일에 100명을 볼 수 있는데 200명을 봤다. 그러면 나라에서는 100명 치 밖에 돈을 안 줍니다. 그래서 가정의 들이 자기네들이 볼 수 있는 맥시멈 환자수가 넘으면 new patient 를 안 받아줘요. 환자를 더 받아 봤자 돈을 더 버는 것도 아니라서... 그래서 가정의 들의 의료질은 높겠지요. 한 의사당 환자 수를 정해 놨기 때문에 의사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환자를 무작위로 보는 그런 일은 없어요. 환자수가 정해져 있으니 당연 환자한테 시간을 더 투자하지요.. (그래봤자 15분을 넘기기 힘들지만) 그리고 환자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못 오면 가정의가 집으로 옵니다. 이것도 공짜 입니다. 우리나라 의사들은 환자를 무슨 돈벌이 상대로 생각하고 의술을 펼치기 보다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 환자만 많이 보고 상담도 안해 주고 그런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그리고 의료수가가 적으니깐 필요없는 약이나, 주사, 테스트, 시술 그런걸로 해서 돈을 벌려고 많이 하지요. 캐나다는 필요없는거는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환자가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 해도 의사가 필요 없다고 안해 주지요.
2. 미국
미국은 제가 오래 안 살아 봐서 잘 모르겠지만, 제가 여기서 병원 몇번 가 본걸로 보면 일단은 돈을 내는게 싫습니다. - -;; 제가 공짜로 병원 다닌게 익숙해서 그런가, 제가 보험이 있긴 합니다만 co-pay 라고 해서 20불씩, 30불씩 꼭 받아 가더라구요. 캐나다에서는 제가 정기적으로 공짜로 하던 신체검사, 자궁암검사 이런 것도 다 돈 받고.... 미국에서 애 낳을때 돈 든다는 소리 듣고 "뭐 이런 나라가 다 있어? 미국 살기 별로 잖아" 했었지요.... 제가 캐나다 물을 너무 많이 먹었나 봅니다.. - -;;; 그나마 저 같은 경우는 보험이 있어서 몇천불 안들거라 하지만 그래도 전 그것도 아까워 죽겠어요. 캐나다에서는 공짜인데....
영화 Sicko 를 안 보신 분들을 위해 한 말씀 드리자면, 그 영화를 보면 이런게 나옵니다. 캐나다에서 한 남자가 일을 하던 중에 손가락 절단이 됐는데 캐나다에서는 그거 공짜로 접합수술을 했지요. 미국에서는 그런 경우 가운데 손가락은 만불, 검지는 이만불, 엄지는 삼만불 이렇게 매긴답니다.. 그래서 "너 어느 손가락 접합수술할래?" 하고 물어 본답니다.... - -;; 돈이 없으면, 보험이 없으면 손가락을 하나만 선택해야 겠지요. 애기있는 엄마들 한번 생각을 해 보세요. 애가 놀다가 실수로 손가락 세개가 절단이 됐는데, 캐나다에서는 공짜로 다 접합을 해 주는걸, 미국에서는 어느 손가락을 접합 할지 선택을 해야 한다면 어쩌겠습니까. 미국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 꼭 Sicko 영화 보시고 오세요. Sicko 보시구요 미국 이민오고 싶으면 오세요. Sicko 영화 보면 미국의 의료시스템이 쿠바보다 밑이라고 나옵니다. 그나마 쿠바는 공산국가라 의료비를 나라에서 다 대주지요. 미국은 그런 쿠바보다도 의료시스템이 안 좋아요. 의료분야는 후진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돈 있는 부자들은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미국이기도 합니다. 그 유명한 Mayo clinic 같은 경우에는 돈 있는 아픈 부자들로 넘쳐 나지요. 아마 돈 없으면 Mayo clinic 은 근처도 못 갈겁니다. 미국은 다 사보험인데, 그것도 비싸고, 가입하기도 까다롭고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예요. 겨우 가입이 됐다고 하더라도, 보험사에서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돈을 안 줄려고 핑계를 대지요. 앰불런스 불러서 가는 것도 앰불런스 타기 전에 "나 앰불런스 타고 가도 돼? 이거 커버 돼는 거야?" 라고 보험회사한테 전화해서 물어 보고, 허락 받고 가야 합니다. 나 아파 죽겠는데 그런거 전화해서 물어 볼 상황이 되겠습니까? 그리고 겨우 사보험에 가입이 돼서 보험회사에서 병원비를 내 준 경우라고 하더라도 나중에 보험사에서 옛날에 진짜 옛날에 있었던 질병을 끄집어 내면서 "너 옛날에 있던 질병을 얘기 안 했네.. 왜 얘기 안하고 가입했어? 병원비 준거 다시 돌려내." 이런다고 합니다.
그러니 미국에서는 안 아파야지요. 아프면 절대 안됩니다. 아니면 돈을 엄청, 대따 많이 버시던가요.
3. 한국
한국은 아시다시피 의료보험이 있지요. 한국은 의료수가가 낮아서 환자들은 좋아요. 의사 한번 봐도, 아무 의사나 골라서 마음대로 갈 수 있고, 진료비도 3000원도 안 나오니 좋지요. 하지만 그로 인해 의료 질은 떨어 진다고 봅니다. 의사들이 환자 한명 봐 봤자 버는 돈이 없으니 자꾸 의료보험 혜택이 안되는 종목을 많이 할려고 하고 (성형외과, 안과) 쓸데없는 약값, 주사값, 테스트 많이 하죠. 환자들 한명이라도 더 볼려고 엄청난 시간을 일해야 하고, 환자랑 5분을 얘기하기 힘들고, 상담도 건성으로 하고, 건방지고.... 여튼 의료질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응급실 가면 바로 바로, 재깍 재깍 해 주지요... 하지만 그로 인해 한국의 응급실은 진짜 응급이 아닌 환자들로 넘쳐 납니다. 그래서 진짜 응급한 환자는 제때 치료를 못 받아요. 앰불런스가 빨리 병원에 가야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앰불런스한테 양보를 잘 안해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그런거 없어요. 앰불런스한테 길 양보 안하면 벌금이 있거든요. 엄청난. 한국은 의사들이 너무 비지니스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전 별로 없어요. 환자와 그 다음 환자를 볼때 항상 손을 씻던가, 장갑을 갈아 끼어야 하는데, 한 환자라도 빨리 더 볼려면 그럴 시간이 있나요? 이 환자 봤던 손으로 다음 환자 보고 그러지요. 전 이번에 한국 갔을때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하고 (질 안으로 집어 넣는거), 호르몬 검사할때 피 뽑고 하는데 장갑을 안 끼고 하더군요. 캐나다나 미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겁니다. 초음파할때 질 안으로 막대기(?) 같은거 집어 넣는데 장갑을 안 끼고 하다니.... 얼마나 찝찝한지... 한국에서 치과에서 스켈링을 받았는데 그 의사도 장갑도 안끼고 자기 맨손으로 내 잇몸도 만지고 막 그러는거예요.. 어떻게 의사가 장갑도 안끼고 그러는지....전 캐나다에서 치과가도 장갑 안끼고 환자 입 만지는 의사 못 봤어요. 한국은 기본이 안 된 의사들이 너무 많고, 돈 벌기에 급급한것 같아서 별로 였어요.
쓰다 보니까 무진장 길어 졌네요....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민 생각하시는 분들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이건 제 경험이니 더 자세한건 여기 저기 많이 알아 보세요. 하지만 제가 캐나다나 미국에서도 병원쪽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틀린 정보는 아닐겁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sicko 한번 봐야겠어요
캐나다 미국 한국 세나라의 의료를 비교하며 상세히 적어주셨네여 감사합니다
캐나다가 제일 살기 좋은 나라인것 같네요
공감백배요...........
맞아요....저도 현재 캐나다 캘거리에 거주하고 있어서 공감합니다.
저도 캐나다의료서비스가 정말 좋은것 같아요.
하..한국의응급실 현황그저 안타깝네요
음... 위의 글을 읽으니 캐나다 의료 시스템이 참 엄~~청 좋아보이네요... 사람마다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 좋다에 65% 나쁘다에 35% 주고 싶네요... 오래 병원생활(간호사로서) 하면 할수록 빈틈이 많이 보이네요... 넘 많이 하나씩 말하기가 힘들만큼요... 그래도 이민 온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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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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