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7 : 어느 어린이집의 숲활동을 마치며

[아침해]

◯◯◯어린이집의 숲체험 교육

2015년 국공립 ◯◯◯어린이집의 숲활동이 시작되었다. 발도르프교육 기반의 ◯◯◯어린이집의 교육정신은 숲활동에도 적용되어 어린이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숲활동으로 이어졌다. 특히 숲활동 전문가인 선생님을 초청하여 숲활동이 자율적이고 바람직하게 이루어지도록 교육하고 숲활동 장소를 찾거나 개척하는 시간이었다.

숲활동의 주제흐름은 봄의 새싹 이야기, 여름의 변화의 소리, 가을의 자연의 아름다움, 겨울의 겨울 탐사였다. 발도르프교육의 정신을 기초로 활동 시간과 내용에서 일정한 리듬이 유지 될 수 있도록 하며 매주 목요일 오전에 숲활동이 진행되었다.

등원시간부터 숲활동 출발 전까지의 시간은 준비의 시간이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복장은 적절한지, 수건이나 모자 및 선크림 바르기 등은 되었는지, 가방에 들어있어야 할 간식과 음료 및 숲활동교구는 들어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화장실 다녀오기, 부모님의 전달사항과 아픈 아이들은 있는지를 살피고 숲활동 참여 여부를 판단한 후 조처를 취하는 시간이었다.

오전 10시경에 어린이집을 나온 어린이들은 두 줄로 서서 교사의 인솔에 따라 약 200m가량의 차량이 다니는 이면도로를 지나 숲으로 이동하였다. 차량이 오면 길가에 잠시 기다리고,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을 손을 들고 건너면서 안전에 대한 태도를 기르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공원이라고 불리는 숲의 초입에 도착하면 어린이들은 잡은 손을 놓고 자유스런 마음이 되도록 하면서 체조, 아이들의 마음을 모으거나 몸을 깨우는 노래와 동작을 하였다. 바람의 느낌, 햇빛, 숲의 모양, 계절, 놀이할 수 있는 것, 이동시 주의사항, 내리막길에서 달리지 않기, 개똥 밟지 않기 등등 설명과 주의를 다짐받았다. 또한 서로 돕기, 위험상황 알리기, 선생님 도와주기 등은 어린이들의 선한 마음과 능력을 믿는 믿음의 약속이었고 교사-유아를 위한 중요한 숲활동의 준비였다. 이후 활동주제를 염두에 두면서 이동하거나 일정장소에서 상황에 따라 놀이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였다.

숲활동 장소는 가장 기본적인 숲활동 요소인데, 숲활동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초기에 접한 △△산 ▢▢공원의 생태적 상황은 숲유치원으로서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차츰 작지만 숲활동에 요긴한 활동장소들을 찾고, 적당한 거리를 확보한 숲놀이 장소를 개척하면서 숲활동장소들이 발견-정착되어갔다. 자연을 믿고 아이들을 믿는 믿음이 장소에 대한 해답을 준 것 같다.

숲활동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숲에 가서, 활동하기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 자유놀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숲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알려주고, 그림 그리고 노래 부르며 협동하는 등 숲에서의 경험들을 나누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알려주고 즐거움을 준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세계를 발견하거나 함께 놀이하면서 누리과정의 제반 영역들을 깊게 경험하게 된다.

숲활동에서 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들풀의 이름을 아는 것이나 지식을 갖고 설명을 하는 것보다는, 아이들과 자연을 함께 발견하고 즐거움을 나누며 보호자의 역할을 성의껏 하는 것이 본질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자연에 담긴 수많은 지식을 보여주는 것은 자연이다. 우리들이 서로 믿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가진다면 자연은 선한 길을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이 내어준다.

어린이들은 숲에서 수많은 자연물들을 발견하고 만났다. 개미, 매미의 번데기, 메뚜기, 도마뱀, 뱀, 올챙이, 개구리, 소금쟁이 등의 생물들과 많은 꽃과 씨앗, 그리고 나무들, 그리고 죽은 생물들과 여러 형태의 광물들을 만난다. 자기 속에 갇힌 어린이들에게 숲에 대한 교사의 배려적 설명과 안내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일상의 공간에서는 접하지 못한 것을 만날 수 있는 숲을 만남의 숲이라 한다. 숲활동전문가와 함께한 ◯◯◯어린이집에서의 숲활동과정은 만남의 폭을 넓혀가는 과정이었다.

숲에 들어가면 혼자서 있기보다는 교사 또는 또래와 심리적 끈을 더 견고하게 갖게 된다. 숲의 장엄함과 안전하게 생존하려는 심리는 관계를 형성한다. 그래서 숲에 다녀오면 더 친해진다. 관계는 숲의 다양한 모습과 변화 등과 연결되기도 한다. 만물이 존재하는 숲에서 아이들은 더 끈끈한 사회적 관계나 자연과 방대한 정신적 관계를 형성하며 배우고 협력하였다.

또한 창의적 놀이를 발상하고 새로운 발견을 하며 도전과 문제해결의 기회를 가지며 창의성과 지혜를 키운다. 새로운 상황에서의 행동은 거의가 문제해결적인 창의성과 지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집안과 교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두 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햇빛 아래에서 걷고 뛰고 오르고 균형잡고 건너가는 활동의 시간들은 건강과 치유의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이상의 ◯◯◯어린이집에서의 숲활동은 긍정적 시각과 바라는 방향의 관점에서 서술되었으나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갈등과 잘못된 인식, 부족함 등을 겪으며 지내온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원장님의 희망적 의지에 의한 숲활동의 강조, 교사진과 주변인 모두의 희망은 바람직한 곳을 향하고 있음을 믿고 작지만 의의있는 성과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가장 중요한 서술의 기준은 아이들의 반응과 행복함이었다. 이들의 눈빛과 반응 속에서 숲활동 전과정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이 주는 더 큰 힘이 아이들을 감싸고 포용하여 비교적 의의있는 시간으로 이어졌던 것 같다.

숲활동에서의 발도르프교육정신은 통합되어 일어나는가? 그래서 우리 모두는 보교육정신의 진수를 마음에 담고 감동하며 희망을 열어가고 있는가? 서로 존중하는가? 미래를 향한 소망이 담긴 질문들이 가슴에 인다.

                         2016. 01. 20.

유아교육전공 문학박사 박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