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자 누나,현정화 선수를 따라 교회를 다닐때만 해도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것이 내게는 힘이 들었다. 이런 내게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따뜻한가를 깨닫게 해주신 분이 있었다. 지금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부목사로 계시는 김홍원 목사님이었다. 당시 김 목사님은 스웨덴으로 파송된 선교사님이셨다. 목사님과의 첫 만남은 내가 스웨덴 앵비(Angby)스포츠클럽으로 전지훈련을 나가 있던 86년이다. 앵비(Angby)스포츠 클럽 샌드베리 회장은 85년부터 양국간의 주니어 선수들의 교류를 요청해 왔다. 86년 가을 광주 숭일고 2학년에 재학중이었던 나는 아시아 주니어선수권대회 단식과 복식에서 2관왕을 차지하면서 주변의 관심을 모았고 그 덕에 4개월간 앵비클럽에서 파워 탁구를 익힐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나처럼 앵비클럽을 거친 선수로는 유남규, 안재형 선수 등이 있다. 한국인인 앵비스포츠클럽의 샌드베리 회장 부인이 김 목사님 내외와 친분관계가 투터웠던 까닭에 목사님께 나를 소개시켜주게 된 것이다. 그 후 목사님으로부터 들었던 신앙교훈은 멀게만 느껴졌던 하나님을 조금씩 알게 이끌어 주었다. 어린 나이에 겪은 이국 생활이었기에 목사님을 만나는 것은 내게 있어 기쁨이었다. 목사님을 통해 나는 성령충만을 받았고 그때 세례를 받았다. 언젠가는 목사님과 신앙상담을 할 때 내 속에 성령님이 들어와 계심을 깨닫고는 감사를 드린적도 있다. 생활의 모든 부분속에서 하나님은 살아서 역사하셨고 훈련 혹은 매 경기때마다 나와 함께 동행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 뒤 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에 최연소국가 대표로 출전한 나는 세계 2위였던 발트너(스웨덴)와 풀세트 접전을 펼쳐 유럽팀의 주요인물로 부상하게 되었고 중국의 쟁쟁한 탁구 강호들을 만나 역전(力戰)을 벌이면서 한국탁구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되는 것이 90년 북경아시안게임 북한과의 결승(단체)전 경기였다. 북한팀 선수로는 김성희, 이근상, 최경섭 선수가 출전했고 우리팀에서는 유남규 선수와 나 그리고 지금은 몽골에서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박지현 선수가 호흡을 같이 했다. 전체 스코어가 1:1로 모든 결과를 판가름 할 마지막 한 세트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저녁 7시에 시작된 경기는 자정을 넘어서고 있었다. 10:3으로 우리팀이 북한팀에 리드를 당하고 있었기에 모두들 긴장속에서 경기에 임했다. 나는 기도했다. “보이지 않지만 살아 계셔서 나의 모든 것을 이끌어 주신 하나님, 이시간 함께 해 주소서” 순간 가슴속에서는 하나님이 우리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주실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침착하게 밀어붙혔다. 이윽고 경기의 주도권을 우리팀이 거머쥐게 되면서 마침내 금메달을 획득하게 되었다. 그뒤 모든 경기의 승승장구는 하나님 손에 달려 있었다. 바로 지난해에 있었던 ’98 방콕아시안게임 탁구에서는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류구오량을 3:0으로 완파하면서 12년만에 한국에 남자 단식 금메달을 안겨주기도 했다. 고된 경기와 훈련생활로 인해 두번의 허리디스크와 목 디스크, 무릎 부상을 입었을 때 그리고 운동이라는 것이 과정보다는 결과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매겨지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애써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때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를 바로 잡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 것은 다름 아닌 절제된 생활로 이끄는 신앙이었다. 나는 지난해 7월부터 15게임을 뛰는 조건으로 프랑스 카엥 클럽과 계약을 맺고 활동 중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유럽식 쉐이크 핸더 그립(라켓을 악수하듯 움켜쥐는 스타일)보다는 동양식의 강한 펜홀더를 사용하는 내 탁구를 마음들어 한다. 문화의 이질성으로 외로움이 들때도 있지만 그 때마다 유학시절 내게 담대함을 주셨던 하나님을 생각한다. 세계5위, 프로투어 1위가 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주시고 성실히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채워 주시는 하나님, 그리고 인격을 다듬어 주시며 절제된 생활로 인해 내 삶의 평안을 주신 하나님을 느낄 때 내가 예수님을 믿어야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올해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와 2천년 시드시 올림픽에서 나는 좋은 경기를 펼쳐 사람들에게 생활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증거할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