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와 처벌은 계속 같은 이야기를 변주해서 들려주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장의 내용은 흥미롭고 놀랍기도 하고 잘 읽힌다. 참 글을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든 문장이 중요하고 주제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요약이나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는 어려움이 있다.ㅜㅜ 그래서 책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고 세미나 시간에도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후기에 그것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
이번 장은 앞장의 스펙터클한 신체형과 형법개혁자들에 의해 죄와 벌을 연관 짓는 기호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에 이어서 만들어진 또 다른 징벌체계 감금형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금에 대한 직접적인 서술에 앞서 “폐쇄되고 조정된 시공간에서 신체를 규율하는 규율권력의 작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형벌의 적용지점이 표상이 아닌 신체 그 자체이고, 시간이고, 매일 매일의 동작과 행동이 된다.”는 것이다. 기호가 아니라 집단적인 훈련을 통해, 세밀하고 치밀한 훈육에 의해, 조련을 통해 신체와 정신의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학교에서 시간표에 따라 이루어지는 일련의 교육활동이라 부르는 것들, 군대의 훈련 과정,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세분화된 작업과정 및 규칙 등을 통해 우리는 그 과정을 충분히 경험해 왔고 알고 있다. 푸코가 수많은 자료에서 찾아낸 모습들은 그래서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았다. 세미나 내내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이야기하기 바빴다. 그리고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규율이 내면화되어 있고 우리 신체가 규율에 적합하게 적응해 왔음을 고백하였다. 규율이 없는 세계가 상상되지 않고 무척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예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푸코는 이런 기술속에서 구성되는 것이 복종하는 신체이자 주체라고 말하고 있다. “조작 가능하고, 복종 시킬 수 있고, 유능하고, 조립해서 완성할 수 있는 순종적인 기계로서의 신체”로 키워진다는 것이다. 금지를 명령하고 위반을 벌하는 보이는 권력 대신에 활동하는 신체에 미세하게 작동하는 미시 권력의 등장, 그것이 규율권력인 것이다.
18세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집단적인 통제가 필요했고 생산기구의 증대와 더불어 수익성의 증대가 요구되었다. 규율권력은 이러한 시기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 다수를, 집단을 조직하는데 아주 유용한 장치로 활용된 것이다. 푸코는 “규율은 신체의 힘을 가장 값싼 비용의 정치적인 힘으로 환원시키고, 또한 유용한 힘으로 극대화시키는 단일화 한 기술 과정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확장은 규율중심적인 권력이라는 특유한 양식을 초래했는데 그것의 일반적인 양식, 힘과 신체를 복종시키는 방법, 한마디로 말해서 그러한 정치해부학은 아주 다양한 정치체제나 혹은 제도를 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라고 분석한다.
판옵티콘 감시체계 또한 권력을 작동시키는 중요한 방식이다. 주위는 원형 건물이 에워싸고 있고 그 중심에 탑이 있는데 탑에는 원형 건물의 안쪽을 향해 있는 여러 개의 큰 창문들이 뚫려있다. 주위의 건물은 독방으로 나뉘어 있는데 하나의 창문은 안쪽을 향하여 탑의 창문에 대응하는 위치에, 다른 하나는 바깥쪽에 면해 있어서 이를 통하여 빛이 독방에 구석구석 스며들어갈 수 있다. 중앙의 탑속에 감시인을 한명 배치하고 역광선의 효과를 이용하여 주위 건물의 독방 안에 있는 수감자의 윤곽이 정확하게 빛 속에 떠오르는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장치는 끊임없이 대상을 바라볼 수 있고 즉각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그러한 공간적 단위들을 구획 정리한다. 이 시설의 효과는 수감자가 “권력의 자동적인 기능을 보장해주는 가시성의 지속적이고 의식적 상태로 이끌려 들어간다” 는 것이다. 즉, 실제로 그러한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수감자는 늘 보임을 당하고 있고 그 사실을 수감자 역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 자신은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보는 장치. 주위를 둘러싼 원형의 건물 안에서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완전히 보이기만 하고 중앙부의 탑 속에서는 모든 것을 볼 수 있지만 결코 보이지 않는 것이다.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자가 누구인지는 이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아닌 자가 보고 있어도 보이는 자는 이제 그 보임에 종속되고 만다. 즉, 허구적인 관계로부터 현실적인 예속화가 생겨난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제는 폭력적 수단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 권력 관계를 내면화하도록 하면 되는 세상인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고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규율을 원하게 된다. 효용성과 유용한 개인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권력은 자연스럽게 미세한 부분에 까지 확대되고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개별자에게 미치는 권력의 효과는 개인의 육체와 행동, 태도, 그들의 담화, 그리고 학습과정이나 일상생활의 구체적인 곳에까지 미치게 된 것입니다. .....권력은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 전달된다기보다는 사회적 육체를 향해 널리 확산되는 방식을 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권력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4부 감옥을 읽고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