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1월 16일 목요일. 맑음.(인도네시아)
우리가 묵은 숙소는 터가 넓다. 45호실도 1층이다. 연못도 있고 휴게실과 식당도 있다. 싼 숙박이지만 아침까지 온 식구가 먹는다. 12,000원 정도의 방에 토스트와 홍차의 아침식사는 약간 미안하다. 그래도 남나보다. 찬주 아빠와 Pulo Gadung 버스터미널에 다녀왔다. 시내 교통은 주로 택시를 이용한다. Blue bird Group 택시를 탔다. 잔돈도 잘 거슬러 주고 차도 깨끗하고 기사들도 친절하다. 족자카르타 까지는 차가 있는데 개인별로 티켓을 예약하는데 신뢰할 수가 없었다. 버스터미널은 복잡하고, 호객하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가격표는 6500루피에서 9500루피까지 버스 종류대로 있다. 잘란 작사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 가는 것을 더 알아보기로 하고 돌아왔다. 여행사에서는 봉고로 가면 10,500루피, 대형버스는 11,500루피로 약간 비싸다. 예약이 믿을 수 있어서 큰 버스로 가기로 했다. 200달러를 환전했다. 1달러가 8,750루피다. 가방을 여행사에 맡겨놓고 시내 구경을 나섰다. 오후 3시까지는 돌아와야 한다. 예정에는 자카르타에서 2박을 하려 했으나 별로 구경할 것이 없어서 그냥 떠나기로 했다. 감비르 역 방향으로 걸어서 처음 도착한 곳이 매우 큰 모스크다. 이스티크랄 사원이다. 넓은 분수대 옆에 시꺼먼 하수물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바로 사원이다. 인도네시아의 자부심인 이 사원 앞을 흐르는 하수도 강물을 보니 이들의 생활수준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사원은 그들의 자랑대로 규모가 엄청나다. 17년 동안 공사를 했단다. 제 1대 대통령인 Soekarno(수까르노) 때 시작해서 제 2대 Soeharto(수하르또) 대통령 때 완성했단다. 동남아 에서는 최고 큰 사원이다. 제일 큰 사원은 사우디에 있다. 두 번째가 메디나, 세범ㄴ째가 터키의 이스탄불, 그리고 이곳이 세계 4번째로 큰 사원이란다. 우리는 동글동글 통통한 경비의 가이드를 받으며 신발을 벗고 사원 내를 구경했다.
웅장한 건물 기둥 5개는 무슬림들의 하루, 기도 횟수를 상징한단다. 오전 4시, 12시, 오후 3시, 6시, 9시. 5회를 10분씩 기도한단다. 12개의 기둥은 모하메드의 생일이 12일 이란다. July. 사원 중앙의 사원 중앙의 둘레가 45m인데 이는 그들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해가 1945년이란다. 우리와 같은 해에 독립했다. 이스띠깔이라는 말이 독립을 뜻한다. 홀은 그들의 성지인 메카 방향으로 2등분 되어있다. 오른쪽은 남자. 여자는 왼쪽이란다. 오른쪽의 큰 글씨는 알라이고 왼쪽의 큰 글씨는 모하메드란다. 금요일 11시가 되면 엄청난 신자들이 모여들어 기도한단다. 최대 160,000명이 모일 수 있단다. 4층에서 바라보는 시내 모습은 시원하게 잘 보인다. 사원 밖의 첨탑이 보인다. 이 탑의 높이는 6666cm다. 이것은 코란 경전의 쪽수와 일치한단다. 친절한 설명을 듣고 1층에 왔다. 손발을 씻는 수도 시설이 길게 있다. 우리도 발을 씻고 밖으로 나오니 기부금을 내란다. 두당 5,000루피씩을 주고 나왔다. 모스크 건너편에 하얀색으로 예쁘게 세워진 교회로 갔다. 인도네시아 화합의 상징으로 세워진 교회란다. 교회는 문이 닫혀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부자들과 학식 있는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는 소식에 반가웠다. 모나스 독립 기념탑의 철장을 따라 대통령 궁전으로 갔다. 철망 바이케이트가 막고 있는 대통령 궁은 하얀색 기둥이 있는 예쁜 건물이다. 작아 보인다. 빨간 색 제복을 입은 군인들과 곤 색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줄 맞추어 행렬을 한다. 귀빈의 방문이 있었나보다. 길을 건너 모나스 탑으로 간다. 입구에서 파고 있는 과일이 너무 맛있다. 두 개씩 사서 먹었다. 여기도 잡상인을 쫓는 경찰이 있었다. 나무 그늘도 없는 광장은 무척 뜨겁다. 익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탑 입구를 찾지 못해 광장을 한 바퀴 돌았다. 신생 인도네시아의 상징 기념탑 모나스. 총 높이는 137m로 꼭대기에는 독립의 이상을 불태운 인도네시아 인들의 정신적 상징물이 있다. 무게 35kg의 금으로 불을 형상화한 ‘황금의 불꽃’이 빛나고 있다. 대좌의 탑은 이탈리아 산 대리석이다. 우리는 황금의 불꽃 바로 아래에 있는 전망대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확 트인 전망대에서 대도시 자카르타를 굽어본다. 기분이 최고다. 감비르 역, 모스크의 둥근 지붕, 대통령 궁, 교회, 박물관, 높은 빌딩들이 시원하게 보인다.
다시 엘리비이터를 타고 대좌 부분의 박물관으로 내려왔다. 이곳의 역사박물관은 인도네시아 독립의 발자취를 48장면의 파노라마로 소개하고 있다. 원시시대부터 네덜란드 지배, 일본 지배, 학교가 세워지고 풍랑속의 항해, 교회 등 섬 문화에서 현대의 독립과 모나스 독립기념탑이 세워지는 과정이 멋지게 인형으로 소개한다. 수학여행 오는 학생들과 주민들도 많이 찾아온다. 모나스에서 동서남북 방사형으로 펼쳐 있는 공원은 시민들의 휴식처 므르테가 광장이다. 주위의 어수선한 시가지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 광장은 짙은 녹음으로 둘러사여 있다. 둘레를 들어오지 못하도록 왜 철 울타리를 만들어놓았는지 모르겠다. 입구를 찾는데 짜증이 난다. 나무 그늘에 앉아서 뱀 비닐 같은 껍데기가 있는 과일 살락(스네이크 프루트 snake fruit)을 먹으며 잠시 더위를 식혔다. 별 맛이 없다. 다음 방문한 곳은 Natuonal Museum이다. 므르테카 광장의 서쪽에 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자바 원인(피테칸트로프스 엘렉투스)의 두개골을 보고 싶었다. 약 100년 전에 자바 섬 동부 마을(도루니루)에서 네덜란드인 의사에 의해 발견되었다. 외부의 박물관 모습은 규모가 작아 보인다. 내부는 생각보다 유물이 풍부하고 볼만했다. 너무나 많은 섬으로 이루어졌기에 섬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어서 유물, 가옥 등도 다양했다. 기대했던 자바원인의 두개골은 복제품이란다. 점심도 먹을 겸 잘란 작사로 다시 왔다. 여행사 버스가 출발 시간이 30분 당겨져서 서둘러 점심을 먹었다. 시원한 과일주스로 점심을 대신했다. 2시 30분에 여행사 봉고차를 타고 버스 타는 곳으로 갔다. 개인 주차장 같은 곳에서 표를 팔고 차를 타는 형태다. 개인적인 버스 회사를 운영하는 것 같다. 오후 3시 40분이 돼서야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버스 회사 이름은 SANTOSO다. 최고급 버스다.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는데도 제법 시간이 걸린다. 화장실이 뒤에 있다. 냄새가 난다. 차 안 천정에는 나프탈렌이 두 개 매달려 있다. 차라 밀려 서 있는데 앞에 가던 빈 트럭에 고등학생들이 달려가 올라탄다. 해가 서서히 진다. 자바 섬은 평지가 넓어 논농사를 많이 한다. 지평선이 끝없이 넓어 보인다. 물건 파는 아저씨 둘이 올라타서 끈질기게 판다. 견본으로 얻어먹은 바나나 잎으로 싼 젤리 같은 떡이 맛있다. 한 봉지 사서 먹었다. 저녁이 되니 날이 어둡고 차는 휴게실에 들린다. 식사는 다행히도 뷔페식을 사 먹을 수 있었다. 접시를 들고 밥을 담은 후 먹고 싶은 생선 튀김과 야채 볶은 것을 얹어서 식탁에 앉아서 먹었다. 콜라에 녹차를 섞어 설탕을 탄 듯한 음료를 한 병씩 준다.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버스에 타려고 휴게실에서 나오니 많은 사람들이 낡은 버스를 밀고 있다. 시동이 걸리지 않아서 밀어서 시동을 걸었다. 재미있는 광경이다. 버스는 어둠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제공해 준 담요와 베개를 벗 삼아 잠을 청해본다. 오늘도 찬주 아빠는 버스에서 노래를 불렀다. 해는 져서 어두운 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유난히 화장실 냄새가 신경을 거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