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문을열고 나와보니 밤사이 촉촉히 비가 내렸다. 잠시 흔들의자에 앉아 경치를 바라보고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부페식인줄 알았더니 주문식 이었다. 우리는 빵과 쌀국수 과일 오믈렛등을 시켜서 배불리 먹었다. 조식을 먹고 호텔내부 정원을 둘러보았다. 아기자기하게 정원이 잘꾸며져 있다. 나무에는 식용 달팽이도 붙어있고 스타후르츠도 열려있고 나비도 날아 다닌다. 호텔 바로앞이 강인것도 좋았다. 이곳은 습도가 높아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다. 그래서 호텔 라운드리 서비스를 보낼 세탁물을 챙겨서 리셉션에 맏기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골목도 예쁘고 정겨웠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뛰어놀고 논에는 우렁이와 물고기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주원이는 우렁을 잡고 좋아라 했다. 길거리 야자수엔 코코넛이 지천으로 열려 있었다. 과일을 좋아하는 주원이는 따달라고 난리를 쳤다. 좀 걷다보니 현지 로컬 음식점이 하나 있다. 우리는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하고 들어갔다. 몇몇 테이블에서 현지 남자들이 대낮부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나중에 알아낸 사실인데 이곳 베트남엔 남자가 모자르단다. 오랜 전쟁으로 남자들이 많이죽어서 여자들이 대부분 돈을 번단다. 음식 두개와 음료에 커피까지 먹었는데 220,000동 밖에 안나왔다. 호텔 방으로 올라가는 게단에서 주원이가 도마뱀을 발견하고는 잡겠다고 난리다. 사실 나는 시골에서 자랐지만 뱀 도마뱀 벌레등이 징그럽다. 하지만 주원이는 좋아한다. 책에서만 보던것을 실제로 보니 얼마나 좋을까 싶다. 저번에 오키나와에서도 도마뱀을 잡고 엄청 좋아했다. 이번에는 도마뱀이 위급했던지 꼬리를 잘랐다. 이런게 현장교육아닌가 싶다. 옆에있던 룸 청소하는 직원들이 징그럽다고 난리다. 매일 보는 현지인들도 징그러운가보다.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호이안 구시가지 야경을 보러 가기로 했다. 호텔 셔틀을 이용하기로 하고 4시출발 7시20분 리턴으로 예약을 해놓았다. 셔틀비용은 70,000동으로 써있었는데 나중에 체크아웃할때 보니 셔틀은 계산하지 않았다. 역시 친절한 호텔....ㅋ 호이안 구시가지 비비테일러 앞에서 독일인 노부부와 함께 내린 우리는 픽업 장소도 여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시가지로 들어갔다. 그곳은 각종 공예품과 가죽제품등을 판매하는 상점들과 음식점이 즐비한 시장이었다. 중간중간 티켓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이 있는데 우리는 티켓은 따로 사지 않아서 들어가지 않았다. 길거리에 앉아 코코넛한개를 맛있게 사먹고 강가로 향했다. 이곳은 유럽식 노란색 건축물과 야경이 어울어져 뷰가 좋은 곳이다. 우리는 벤치에 앉자서 해가 지기를 느긋하게 기다렸다. 기다림은 즐거웠다. 사진을 찍으며 야경을 즐기다 식사를 하러갔다. 오늘의 저녁메뉴는 월남쌈. 베트남에 와서 처음으로 블로그에서 맛집을 찾아서 가보았다. 맛은 있었으나 역시 블로그는 홍보였다. 한인이 운영하는 가게처럼 한글로 많이 써있었다. 아무튼 배불리먹고 빨래하면 물이 빠지는 일바지를 사서 셔틀을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내일은 투어를 해야지 생각하고 호텔 리셉션에 피싱 빌리지 투어를 물어보았다. 직원이 여기 저기 전화도하고 안터넷도 찾아 보더니 잭트란 에코투어를 추천한다. 내가 생각한 것과는 약 두배의 가격차이가 났다. 하지만 호텔을 믿고 예약했다. 결제는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그냥 업체에 하란다. 자기네 호텔하고는 무관하고 예약만 해드렸다고 다음날 아침 8시50분까지 호텔앞으로 나오면 된다고 했다. 룸으로 들어가 모두 샤워를 하고 잠을 청하려는데 와이프가 배가 아프단다. 그리고는 설사와 구토를 끊임없이 해댄다. 엄습해오는 불안감 식중독이 아닌가 의심하며 내일 투어를 취소해야하나 걱정하던차 와이프가 우리끼리 다녀 오란다. 아침이 되어서 다행이 좀 나아져서 같이 가게 됐지만 그때생각만하면 아직도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