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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고개~사향산~낭유고개~관음산~도내지고개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 쪽과 산정호수로 유명한 영북면 산정리 사이를 잇는 78번 지방도로
가 넘나드는 고개인 여우고개,후삼국 시대에 궁예가 왕건에게 패하여 이곳에 머물면서 망을
보기도 하고, 엿보기도 하여 엿본고개가 여우고개로 되었다고도 하고,또는 궁예의 군사가
왕건 군사에게 패하여 명성산에 피난하고 있을 때, 왕건 군사들과 궁예 군사들이 이곳에서
서로 눈치를 보면서 여우처럼 엿보았다고 하여 여우고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예전의 이 고개 주변에는 여우가 많이 서식하였는 데, 겨울에는 양지 쪽에서 여름
에는 응달 쪽에서 살았다고 하여 여우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어쨌든 여우고개를
탄생시킨 78번 지방도로는 6.25전쟁 이전에 북한이 닦은 길이다(안내문 참조).
이러한 유래의 여우고개에서 명성지맥 두 번째 구간의 산행은 고갯마루에서 남쪽 편의
산정교회 입구로부터 발행이 된다(9시10분). 동서울 터미널발 다목리행(7시30분;8800원)
버스에 몸을 싣고, 72km 거리의 중간 기착지인 이동면 장암리에서 하차를 하고,곧바로 택시
(10000원)의 도움을 받아 여우고개에 닿은 것은 동서울 터미널을 출발한지 1시간40분이
흐르고 난 뒤다.'여우재산장', '산정교회' 등의 입간판들과 교통안전을 위한 반사경이 세워져
있는 어귀를 뒤로하면 차량의 교행은 넉넉하지 못한 아스콘 포장도로가 구불거리며 지맥의
들머릿길과 궤적을 같이 한다.
갈색 벽돌의 2층 건물에 뾰족한 첨탑이 우뚝한 산정교회 앞을 지나고 펜션 건물 두어 곳의
곁을 차례로 지나면 삼거리 갈랫길인 데,우측 방면으로 꼬리를 잇는 아스콘 포장도로를 그
대로 두고 맞은 쪽의 비포장 수렛길로 지맥의 산길은 이어진다.수렛길은 머지않아 본격적인
오르막 숲길로 행색이 바뀌면서 군부대의 진지와 초소,그리고 교통호 등의 군시설물들 사이
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그러한 군시설물들 주변으로 두릅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견물생심을 유도하는 두릅의 어린 순을 10분여 걸터듬을 하고 나서야 겨우 발걸음을
옮긴다.
"너희들 지금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었는지 내가 다 보았느니라!" 하는 듯이 산객을 쏘아보고
있는 듯한 총안(銃眼)겸 감시구의 벙커를 지나면 울창한 잣나무 숲이고,교통호와 진지 등의
군시설물들의 오르막 비탈을 더 올려치면 200미리쯤의 굵직한 철관을 두어 자 길이로
토막을 내서 'ㄱ'자 철구조물에 매달아 종(鐘)의 용도로 삼은 쇠종이 정수리 한켠에 마련이
되어 있는 봉우리는 해발688.5m봉이다.쇠종이 걸려있는 벙커의 688.5m의 봉우리를 뒤로
하면 잣나무 숲길이다.잣나무 숲은 이내 오르막 숲길로 이어지는 데,오르막 중턱에는 또 다시
네모진 총안겸 감시구가 마치 마징거Z의 눈길을 가지고 있는 듯한 벙커가 산객을 아래 위를
훑어보는 듯하다.
군부대 울타리
일 주일 전에는 연분홍색 진달래가 만발하여 눈의 호사가 여간 아니었는 데, 그사이에 진달래
꽃은 사라지고 철쭉꽃이 뒤를 잇고 있다.그러나 철쭉꽃도 호시절을 넘기고 끝물의 분위기가
역력하다.이제부터 숲은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든 느낌이다.한차례 더 벙커의 곁을 지나서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노송들과 너럭바위들이 한데 어우러져 보기좋은 전망대 노릇을 하는
너럭바위의 산길이 기다린다. 우정 전망대를 위한 너럭바위의 산길이 아닌가.이동면 일대가
한눈에 조망이 되고 ,그 건너 흑록의 병풍 같은 한북정맥의 산줄기가 믿음직스럽다.
전망의 너럭바위 등성이를 내려서는 길목의 등성이 좌측은 천길단애의 바위절벽을 이루고
있다.내리받잇길을 내려서면 다시 오르막 비탈이 언제나처럼 기다린다.그리고 오르막 비탈
의 중턱쯤에는 다시 벙커의 시선을 받아야 하고, 그 곁을 지나서 오르막을 더 짓쳐 올려치면
녹슬은 철망 울타리가 지맥의 산길을 가로막고 있다.맞은 편의 봉우리를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의 울타리인 것이다(10시10분).울타리 앞에서는 우측의 내리막 산길로 발걸음을 옮겨
야 한다.울타리를 좌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산길은 마치 골짜기 맨 아래까지 내려서는 듯이
꼬리를 잇는다.
이동면 일대의 조망
골짜기 아래까지 닿을 것 같은 내리막은 150m쯤 꼬리를 잇다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
를 그리며 이어지고, 들쭉날쭉하는 산허리를 100여 미터쯤 더 이으면 널찍한 이스콘 포장
도로로 올라서게 되는 데,바로 이러한 행색의 울타리 주인인 군부대의 정문 앞이다.여우
고개 고갯마루 어름에서부터 이어지는 군부대의 진출입로를 곧장 가로질러 다시 군부대의
울타리를 좌측으로 끼고 발걸음을 옮기면 머지않아 가풀막진 오르막이 기다린다.지맥의
등성이로 다시 붙으려면 'ㄷ'자 모양으로 군부대 울타리를 좌측으로 끼고 이동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군부대를 반원을 그리며 우회를 하여 애면글면 지맥의 잔등으로 붙어서 다시 오르막
비탈을 한차례 올려치면 너럭바위들이 마치 평지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자리한 널찍한 공터
형태의 정수리에 오르게 된다.이러한 행색의 멧부리가 해발737.4m의 사향산(麝香山) 정상
이다(10시33분).여러 입산객들이 한꺼번에 머무를 수 있는 넉넉한 공간과 전망의 여유를
갖추고 있는 사향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역시 해가 떠오르는 동쪽 편의 이동면 쪽의 조망과
병풍을 두른 듯한 믿음직한 한북정맥의 산줄기다.
사향산 정상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이어진다.숲은 우측은
온통 잣나무 숲이고, 좌측은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숲이다.산길은 제초작업을 마친
것처럼 멀쑥하고 널찍하다.신갈나무 등의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벙커가 차지하고
있으며,쇠종이 걸려 있기도 한 해발675.9m의 봉긋한 멧부리를 차례로 넘어서면 지맥은
이번에는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우측 북쪽으로 시야가 툭
터지면서 명성산의 주능선과 그림 같은 산정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10시52분).
675.9m봉을 뒤로하면 머지않아 벼랑 같은 내리막 비탈이 기다린다.깎아지른 듯한 벼랑
같은 비탈은 한동안 이어진다.게걸음을 치기도 하고 엉금엉금 잡목들을 홀더처럼 이용
하기도 하면서 기신거리며 구르듯이 절벽 같은 내리막을 벗어나면 하늘을 찌를 기세의
낙엽송 숲이 기다리고 낙엽송 숲을 벗어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차도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산정호수 방면과 일동면 쪽 사이를 잇는 387번
지방도로가 넘나드는 고개,낭유고개다(11시33분).
낭유고개
적군의 범접을 방비하기 위한 네모난 육면체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고갯마루 양측의 길섶
에 마련이 되어 있는 낭유고개에서 지맥의 산길은 곧장 도로 건너 쪽으로 꼬리를 잇는다.
낭유고개를 뒤로하는 산길에도 군시설물들인 벙커와 교통호 등이 자주 눈에 띈다.차광망을
이용한 그늘막의 진지와 벙커 등의 곁을 지나 비탈을 좀 더 오르면 헬기장이고,헬기장을
곧장 가로질러 숲으로 다시 들어서도 이러한 유형의 군시설물들은 변함이 없이 꼬리를
잇는다.
그런 뒤에 산길은 점차 가파른 오르막의 행색을 띠기 시작한다.가파른 오르막 비탈에는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마련이 되어 있다.돌니의 오르막 비탈은 좀 더 가파르게
이어지고,구슬땀은 뚝뚝 떨어지고 팥죽땀은 온몸을 적셔댄다.헐떡거리며 가파른 오르막을
애면글면 올려치면 헬기장 같은 공터에 이르고, 으슥한 곳을 택하여 은신하고 있는 벙커의
곁을 지나서 한차례 더 비탈을 올려치면 아름드리 노송 한 그루가 마치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는 기름한 멧부리다.
관음산 전경
이 기름한 멧부리 땅밑에는 벙커가 자리하고 있고, 정수리에는 쇠종이 마련이 되어 있다.
교통호가 생채기처럼 남아 있는 산길은 아름드리 노송 서너 그루가 차지하고 있는 봉긋한
멧부리로 이어지고, '군사보호구역'이라고 새겨진 콘크리트 재질의 사각기둥이 심어져 있는
봉긋한 암봉을 넘어서고, 크고 작은 바위들이 올망졸망한 신갈나무들의 붕긋한 봉우리에서
지맥은 다시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린다.밋밋한 신갈나무들의 산길은 크고 작은
바위들과 돌니의 둥긋한 해발570.5m봉으로 산객을 아금받게 이끌어 나간다.
570.5m봉을 뒤로하고 곧바로 오르게 되는 신갈나무 등의 납데데한 멧부리를 한차례 거치면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린다.헐떡헐떡 팥죽땀을 쏟으며 가풀막진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732.6m의 관음산(觀音山) 정상이다(12시48분).관음산 정수리
한복판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구덩이가 하나 파여 있고,1983년에 재설된 삼각점(갈말25)은
주변으로 밀려나 운신이 불안하다.그리고 한켠에는 산행안내를 위한 이정표가 번듯한 데,
관음산 정상을 가운데 두고,수입리와 성동리 파주골,관음골 방면을 잇는 산길을 위한 이정표
다. 관음산 정수리 땅 밑에도 역시 벙커가 은신하고 있다.
관음산 정상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 10시 방향이다.관음산 정상을 뒤로하면 산길은 한동안
제초작업이라도 거친 것처럼 멀쑥하다.그러나 그러한 산길은 길래 이어지지 못하고 다시
다갈색의 가랑잎의 산길로 돌아오지만 산길은 뚜렷하고 다소 가지런하다.그리고 들쭉날쭉
거리는 멧부리들도 거지반 행색이나 높이도 어금지금하다.이러한 행색의 지맥의 줄기는
부드럽고 다소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다.은밀하게 은신하고 있는 벙커가 땅 밑을 차지하고
있는 해발610m봉에서 좌측은 관음골을 거쳐 성동리 방면으로의 등하행 산길이고 지맥은
맞은 편이다.
610m봉을 뒤로하면 하늘을 찌를 기세의 낙엽송 숲이고,낙엽송의 숲은 이내 잣나무 숲이
뒤를 잇는다.그리고 잣나무 숲을 벗어나면 파란코팅의 철망울타리의 곁으로 지맥은
이어지는 데,이 때에는 울타리 좌측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지맥의 산길은 한동안 울타리를
우측으로 끼고 궤적을 함께 한다.그 울타리의 안 쪽은 '평강약용식물원' 영역이다.울타리가
우측으로 등을 돌리고 방향을 달리하면 지맥의 산길도 머지않아 우측의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린다.
잣나무 숲길
평강약용식물원의 울타리와 등을 돌리고 나면 산길은 완만하고 다소 펑퍼짐한 행색의
산줄기다.그리고 산길은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하다.그러한 행색의 밋밋한 산길은 해발
450m봉에서 우측으로 다시 한 번 방향을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변화를 꾀한다.
450m봉을 내려서면 곧바로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를 만나게 되는 데,이 임도는 영북면
야미리 봉화골 쪽과 산정리 우물목 사이를 잇는 등하행의 임도로 여겨진다.지맥은 이 임도
를 곧장 가로지르며 치닫는다(14시19분).
굴참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만의 납데데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크고 작은 바위들이
울멍줄멍한 등성이를 거쳐 한차례 오르막을 올려치면 둥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 데,
이 봉우리가 해발495.5m봉이다(14시30분). 495.5m봉의 정수리 땅 밑에는 벙커가 차지
하고 있다.이 멧부리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의 9시 방향으로 다시 급선회를 하며 꼬리를
잇는다.정수리 일대는 널찍하고 기름한 공터의 행색인 이 멧부리를 뒤로하면 크고 작은
바위들이 두어 곳 무리지어 있는 곳을 거쳐서 슬며시 솟구쳐 있는 납데데한 봉우리가
해발452.9m봉이다(14시41분).
도내지고개와 불무산
452.9m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의3시 방향으로 다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이끌어
나간다.산길은 머지않아 아름드리 노송 서너 그루와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의 기름
하고 납데데한 해발436.1m봉으로 이어지고, 으슥한 길섶 한구석에서 눈을 부라리고 있는
벙커 두 곳의 곁을 차례로 지나면 뽄새없이 허우대만 엄장한 송전철탑의 곁으로 지맥은
꼬리를 잇는다.송전철탑의 곁을 지나면 지맥의 등성이 도중(途中)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해발315.5m의 삼각점봉이다.봉우리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어색한 지맥의 능선 상의
삼각점봉이다.
315.5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는 산길은 진달래와 철쭉을 비롯한 관목들이 빼곡한 산길이다.
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곧바로 급박한 내리받이로 이어지고,급경사의 내리받잇길을 구르듯이
짓쳐 내려서면 울창한 잣나무 숲이 기다린다.잣나무 숲은 이내 산자락의 자드락밭으로
꼬리를 드리운다.자드락밭들이 온통 차지하고 있는 산자락 우측 저만치 문암리 탑동 부락이
있고, 맞은 편 서쪽으로는 지맥을 가로지르는 43번 국도가 보이고, 도로 건너 저멀리 흑록의
불무산 연봉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15시24분).
-철원군 방면과 포천군 사이를 잇는 왕복4차선의 43번 국도가 넘나드는 도내지 고개에는
문암리 버스승강장이 있는 데,이곳에서는 동서울 터미널 방면의 3001번과 3002번이 시간
마다 있는 데,정차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보니 거북이 운행이다.차라리 운천버스터미널로
가서 무정차 버스나 정차하는 곳이 적은 버스를 마음대로 골라서 타는 게 외려 낫지 않았
을까.운천버스터미널에서는 동서울행 버스가 비교적 연락부절이니 말이다.나의 파트너
상현과 나는 이러한 사정을 간과하고 편한대로 도내지 고개의 버스승강장 어름의 식당에서
뒤발을 한 꽃가루와 땀을 새신랑 얼굴처럼 깨끗히 씻어내고,엉금엉금 기어가는 거북이
버스를 멋모르고 타게 된다. (2019,5/14)
(아래)명성지맥 지도2 여우고개-대회산(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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