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사~광려산삿갓봉/지맥분기점~
~상투봉~호암산~화개산~신당고개
버스에 오른지 네 시간을 꼬박 들여서 도착한 광산사(匡山寺)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리가 주소지다.화개지맥의 분기점인 낙남정맥상의 광려산 삿갓봉으로의 접근이 용이한
까닭에 광산사를 찾아 불원천리 달려온 것이다(11시5분).광산사는 창원의 광려산에 자리한
조계종 범어서의 말사이고,광려산은 산세가 중국의 여산(廬山)을 닮았다고 해서 '려'자를
따오고,그 여산에 살았다는 신선 '광유'의 이름인 '광'자를 한데 합쳐서 붙여진 이름이다.
'匡廬山匡山寺'(광려산광산사)라고 써 있는 현판의 오색단청 일주문을 지나면 광려산의 해가
떠오르는 동편의 오붓한 산기슭에 자리한 광산사의 당우들이 울긋불긋 물 든 단풍나무 사이
로 모습을 드러낸다.
광려산 삿갓봉으로의 산길은 일주문 언저리에서 두엇이 더 있는데, 광산사의 경내를 구경삼아
오르는 게 더 낫지싶어 경내를 거치는 산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10여 채는 됨직한 극락전을
비롯한 전각과 당우들을 우측으로 끼고 완만한 비탈을 오르면 범종각 뒤편 쪽에서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 등산로가 산객을 기다린다.PE로프와 통나무를 이용한 고정로프겸 난간의 안내
를 받아가며 비탈을 오르면 산길은 이내 크고 작은 돌과 바위들의 치받잇길이다.노랗고 누런
바탕에 울긋불긋한 곱고 아름다운 숲의 자태가 산객의 눈을 사로잡는다.그러나 산길은 한가
하게 산객의 한눈을 허락하지 않으려는지 대이구 너덜길만 내놓는다.

광산사 일주문
단풍이 익는 냄새인가? 낙엽의 발효로 인한 냄새인가? 오르막 숲길은 땅내음과 그들의 향기
가 한데 어우러져 구수함으로 가득하다.너덜의 산길이 사뭇 가파르게 꼬리를 잇는다.팥죽땀
은 연신 흘러내리고 가뿐 숨은 휘모리 장단으로 치닫기 시작한다.그런 헐떡거림과 땀을 들여
서 낙남정맥의 주능선으로 붙게 된다.일주문 앞에서 발걸음을 뗀지 40여 분이 걸렸다.주능선
에서 화개지맥의 분기점인 광려산 삿갓봉으로의 산길은 우측 방향이다.산길은 여느 지맥의
산길에 비하면 고속도로나 다름이 없다.주능선의 숲을 꾸며나가는 수목들의 이파리들은 거지
반 떨궈져 있어 숲은 다소 헐겁고 성긴 상태이지만 주능선에서 부감이 되고 조망이 되는 숲은
화려한 주단을 펼쳐 놓은 것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한차례 붕긋한 바위들만의 조망의 멧부리를 넘어서고 모든 잎사귀를 떨군 채 마른가지만의
철쭉과 진달래 등의 관목들의 숲길을 10여 분 발걸음을 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752m
의 광려산 정상이다.크고 작은 바위들이 질서없이 울퉁불퉁한 바위봉 한복판에는 반월산악회
에서 세워놓은 사각 기둥의 정상표시물이 세워져 있으며, 울퉁불퉁 제멋대로 생긴 암봉에서의
조망은 산객의 발걸음을 잡기에는 넉넉하다.함안군 일대의 산하가 사방으로 거침이 없이 시원
스레 조망이 된다.울긋불긋 아름답게 덧칠이 되어 있는 산하를 한 번 건너 뛰면 흑록의 거죽
으로 바뀌고 두어 차례 더 멀리 건너 뛰면 진보라빛을 거치며 어두운 기색을 보이더니 가뭇
없이 시야에서 사라진다.하늘과 사라져간 산하의 틈은 가늠할 수가 없다.어느 쪽이 하늘이고,
어느 쪽이 산하인지, 그리고 언제 어느 곳에서 사라져 버린 것인지.

해발752m의 광려산 정상을 뒤로하고 10여 분 발걸음을 보태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화개
지맥의 분기점인 해발720m의 광려산 삿갓봉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검은색의 빗돌이 세워져
있고 함안군 여항면 쪽의 조망을 위한 데크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다.그리고 낙남정맥상의
한치(1.7km)와 여항산(10.7km)으로의 산길이 좌측 9시 방향으로 나 있는 갈림봉이기도 하다.
화개지맥의 분기점인 광려산 삿갓봉을 뒤로하면서 지맥의 산행은 본격적으로 접어들게 된다.
철쭉과 진달래 등의 마른가지들이 거칠게 덤벼드는 산길을 지나고 가랑잎과 도토리 등으로
미끌거리는 가파른 비탈을 구르듯이 내려서면 아름드리 노송들의 숲길이 기다린다.
엄장한 허우대의 암봉을 지나서 노송들만의 둥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광산사(우측,0.7km)
로의 등하행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삿갓봉을 뒤로한지 20분쯤이 흐른 뒤다.울긋불긋한 단풍의
터널 같은 숲길을 지나고 걸때가 범강장달 같은 암봉의 곁을 지나면 키가 무릎께쯤의 조릿대
숲 사이로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725m의 상투봉이다.
상투봉 정상의 우측으로 나 있는 산길은 내서읍 신감리 신감마을로의 등하행 산길이고 지맥은
그 반대 쪽인 좌측의 9시 방향이다.지맥의 분기점 삿갓봉을 뒤로하고 40분이 지난 지점이다.

화개지맥의 분기봉
상투봉을 지나고나면 걸핏하면 바윗길이 나타난다.바위능선은 곧잘 전망바위를 내놓기도
하는데, 거개가 함안군 여항면 쪽이다.전망의 바위를 지나면 곧바로 삼거리 갈림봉이다.
맞은 쪽의 산길은 내서읍 삼계리 마을회관으로의 등하행 산길이고 지맥은 좌측의 9시 방향
이다.삿갓봉에서 2.5km쯤 떨어져 있는 지점이다.삼계리 갈림봉을 뒤로하면 아름드리의
하나의 밑동에서 여러 갈래의 굵직한 줄기가 활개를 펼치고 있는 노송 한 그루가 지키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끌밋한 노송들이 군데군데 고사목으로 변한 숲을 차례로 지나기도
한다.
그리고 크고 작은 바위들의 치받이 오르막을 한 번 올려치면 둥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데
이 봉우리는 해발623.5m의 지존봉이다.지존봉 정수리 한복판에는 주먹 모양의 바위가 하나
자리하고 있고 한켠에는 아름드리 노송이 한 그루 자리하고 있는 데, 이 노송도 조금 전의
삼계리 갈림봉에서 만났던 한 밑동에서 여러 갈래로 활개를 펼친 노송과 어금버금한 행색
이다.지존봉을 뒤로하는 산길도 바윗길이다.푸릇푸릇한 이끼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큼지막한
바위들 틈새를 거쳐 내려서고 한차례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신갈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목들의 누런 단풍이 걸지게 드리운 붕긋한 해발571m의 용수봉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나지막하고 작으마한 돌탑이 하나 옹송그리듯이 자리하고 있다.

해발571m의 용수봉에서 지맥은 우측의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으며 꼬리를 잇는다.용수봉
을 뒤로하면 산길 우측 저멀리 마산회원구(내서읍)의 시가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선바위 모양의 기암을 지나고 맨 땅이 고스란히 드러난 흙무더기 행색의 봉분의 묵묘를 지나
면 붕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데,평지처럼 평편하고 붕긋한 멧부리 주변에는 수목들도
거의 없는 대신에 팔각정이 세워져 있고 돌탑 하나만이 자리하고 있는 봉우리다.해발530m의
매봉산 침대봉이다.정수리 한켠에 세워진 팔각정에서는 내서읍 방면의 조망이 시원스럽다.
쉼터용의 긴 의자까지 정수리 주변으로 마련이 되어 있는 매봉산 침대봉에서 모처럼 기념
사진을 찍고 침대봉을 떠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의 시가지가 한층 가까이 다가섰다.매봉산 침대봉을 뒤로하고
10여 분 더 발품을 보태면 오르게 되는,평지처럼 평편한 행색의 해발535m의 삼자산 정상
이다.삼자산 정상은 '삼계리 숲속마을'(우측2.1km)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봉이기도
하다.쉼터용의 평상이 놓여 있고 한 밑동에서 여러 갈래를 친 아름드리 노송 한 그루도
정수리 한켠을 버젓하게 차지하고 있다.숲은 꺽다리 소나무들이 그들먹하게 들어차 있으며
산길에는 누런 솔가리가 마춤맞게 내려앉아 있는 고즈넉한 숲길이다.밋밋하고 부드러운
산길이 한동안 꼬리를 잇는다.

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손등 같은 붕긋한,울긋불긋한 단풍의 해발315.5m봉으로 이어지고
315.5m봉을 뒤로하는 산길도 마냥 부드럽게 이어진다.그런 뒤에 잘 닦여진 산길을 그대로
놔둔 채 좌측의 다소 희미한 산길로 접어들어 완만한 비탈을 올려친다.숲은 꺽다리 소나무들
차지이고 산길은 잡목들의 희미한 산길이다.5분여 완만하고 희미한 꺽다리 소나무들과
잡목들의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300.8m의 호암산 정상이다.호암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기대할 게 없다.꺽다리 소나무들이 그들먹하게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호암산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도 희미하긴 마찬가지다.호암산 정상을 뒤로하고 10여 분
발걸음을 더하면 꺽다리 소나무를 비롯한 여러 활엽수목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는 손등
같이 붕긋한 해발 291.4m봉을 오르게 된다.291.4m봉을 넘어서면 산길은 다시 가지런하고
번듯한 행색의 산길로 접어든다.산길 한켠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으슥한 구덩이가 하나
눈길을 끈다.하늘을 찌를 것처럼 우뚝한 송전철탑의 붕긋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말안장을
닮은 넉넉한 안부를 만나게 되는데, 안부 한가운데 두 아름은 되보이는 굵기의 해묵은
노거수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자리하고 있다.일산재다.

평지처럼 푼푼하고 넉넉한 품의 일산재를 뒤로하고 치받이 오르막 산길로 접어드니 산길
좌측은 온통 벌목지대다.키가 웬만한 수목들이 없는 탓에 해가 저무는 쪽인 좌측으로의
조망이 시원스럽게 열려있다.가파르게 꼬리를 잇는 벌목지 어름의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아름드리 편백 한 그루가 지키고 있는 붕긋하고 기름한 봉우리에 닿게 된다.해발419m봉
이다.이곳에도 한 밑동에서 여러 갈래의 가지를 친 아름드리 노송 한 그루가 버젓이 한 곳을
차지하고 있다.이러한 행색의 419m봉을 넘어서 한차례 더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454.3m의 화개산 정상이다.꺼뭇꺼뭇한 크고 작은 바위들로 울퉁불퉁한
정수리에는 정상임을 알리는 검은 빗돌이 세워져 있고 한켠에는 1992년에 재설된 삼각점도
의젓하게 자리하고 있다.
쉼터용의 평상까지 마련이 되어 있는 화개지맥의 간판 화개산 정상에서 지맥은 좌측의 9시
방향이다.가파른 내리받잇길은 희미하다.입산객들의 발길이 드문 탓에 잡목과 잡풀 등이
발걸음을 무디게 하고 넝쿨 등이 발목을 옭아매려 한다.차량들의 바람가르는 소리와 웅웅
거리며 헐떡거리는 엔진소리가 귓전을 두드린다.가파른 비탈 저 아래로 지맥을 크게 가로
지르는 고속화 도로와 남해고속도로가 부감이 된다.산길의 행색은 여전하게 희미하고 허섭
한 행색으로 꼬리를 잇는다.숲을 거의 벗어날 때까지 산길은 뚜렷하지 못하고 희미하고
게다가 흔적마저 사라지곤 한다.

오늘의 날머리 신당고개를 겨냥하고 어림으로 숲을 도망치듯이 빠져 나오면 왕복4차선의
도로가 앞을 막아선다.함안군 가야읍과 마산 사이의 1004번 고속화 도로가 넘나드는 고개,
오늘의 날머리 신당고개다(15시50분).광산사 일주문으로부터 발행이 되어 이곳 신당고개에
득달한 시각이 오후 3시50분쯤이니 대충 다섯 시간이 걸린 셈이다.실제의 산행거리가 14km
에 이르렀으니 시속 2.8km의,비교적 잰걸음을 쳤다고 해야 겠다.그러나 대부분의 산길이
번듯하고 가지런한 '국립공원급'의 산길이었으니, 발걸음이 가벼웠던 것은 당연지사다.
어쨌든 조석으로 선득선득하고 한낮은 따뜻한 전형적인 날씨의 만추지절이다.하늘은 쪽빛
이고 전국의 산하는 울긋불긋 곱고 아름답기만 하다.이러한 계절은 좀 더 길래 이어져야
하는데, 아름답고 고우면 웬 까닭인지 거개가 명(命)이 짧다. (2018,11/3)
매봉산 침대봉에서
(아래)화개지맥 지도1 광려산-신당고개(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로딩중 입니다.